너의 하늘을 보아 (양장)

너의 하늘을 보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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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시집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조차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가슴에 벼락 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詩를 만난 적이 있는가. 내 안의 나를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 어둑한 앞길을 비춰주는 빛과 같은 문장을. 때로 그 한 줄에 기대어 힘겨운 날들을 버텨내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그런 시를. 상처 난 우리 가슴은 간절히 시를 부르고 있다. 세상의 분노와 혐오에 휩쓸릴 때, 하루하루 내 영혼을 잃어갈 때, 이 세계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무력하기만 할 때. 바로 그때, 박노해의 시를 꺼내 들어야 하는 순간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시집”이 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12년 만에 박노해 시인의 신작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가 출간된다. 3천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이번 시집에는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낭송되고 사랑받은 시들, 그러나 책으로는 처음 출간되는 「너의 하늘을 보아」, 「별은 너에게로」, 「살아서 돌아온 자」, 「경계」, 「이별은 차마 못했네」, 「동그란 길로 가다」 등의 시도 함께 담겨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밤하늘의 북두칠성처럼 언제나 나의 길을 밝혀줄 301편의 시를 건네며 박노해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삶이 빚어낸 이 시들은 이제 그대의 시이자 우리의 시라고. “나의 시는 어둠과 눈물 속에서 암시暗示받은 암시暗詩일 뿐, 이 시는 그대의 것이다. 그대가 말하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삶으로, 자신이 싸워낸 진실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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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노해

1957전라남도에서태어났다.16세에상경해낮에는노동자로일하고밤에는선린상고(야간)를다녔다.198427살에첫시집『노동의새벽』을출간했다.이시집은독재정권의금서조치에도100만부가까이발간되며한국사회와문단을충격으로뒤흔들었다.감시를피해사용한박노해라는필명은‘박해받는노동자해방’이라는뜻으로,이때부터‘얼굴없는시인’으로알려졌다.1989〈남한사회주의노동자...

목차

■그약속이나를지켰다

그약속이나를지켰다11내가좋아하는것들12꽃씨를심어요14작게살지마라16
죽은강아지를안고18내책이21누구일까,최초의그사람은22청매화향기날아오면24
비움의사랑25그러나그러지마라28못견딜고통은없어29눈을씻고가자31
문득나만홀로남았다32둘러싸이라34젊음은좋은것이다35광야의밤38
내가여행하는이유39그날아침죽음이내게로걸어왔다41비난자43무장봉기44
진정한멋4610억줄게감옥갈래47입춘立春이면49빌어먹을신神50한순간에,눈보라처럼52
만년필萬年筆53지고나르는고통56역사의무대에서57내가죽고싶은자리59
회상回想의말60사랑과의무63하얀봄날에64나는그냥66누군가있으니68늘단정히69
중독자들71자기해방의태도72돌의독백73신은감사를거절한다75
세상이조용해져버린날76가을은짧아서78살다보면그래요80누가보아주지않아도82

■내몸의문신

이유따윈85첫걸음마하는아이처럼87차마봄이란말대신88그한사람89
초고는쓰레기91접속과소통94얼굴속의얼굴들95사랑은끝이없다네97아이들의진실99
내몸의문신100진달래104홀로잠든밤이더많았네105미치지못한내눈빛106
나무를바라보자108지구별의자장가109사생관死生觀111기억하라112오늘의날씨114
삶이뭐라고생각하니115너무많아너무적다117젊음에대한모독118사랑한만큼보여요121
아이가온다122인생에서슬픈일124한밤에목을땄어125내가해봐서아는데127돌고돌고128
감염感染된사랑129진실의광부133그래도미움으로살지말거라134경계警戒136
그녀가지나갔다137계획을지우고비움을세운다139시인의사치140이무서운사랑142
한잠잘자라144한국사람들은요145최소한의것만을147다다르게불리기를148
그래도지구는돌고150별에대한가장슬픈말151내인생의모든계절153세발의총성154

■젊음은,조심하라

우는걸좋아한다157위대한눈을가져라158영혼의연루자161수선화가처음핀날162
후에,그아이들이163비상등과사이렌의세계165핵존심166말이없어도168책은위험하다169
그냥먹는게아니제171여자한테차인날172젊음은,조심하라176어머니가그랬다178
누가우리를여기에179봄이네요봄181누구보다열심히살아온나는182
저기사람이있습니다183거목의최후185오늘처럼만사랑하자186
사방으로몸을돌려싸웠다188모두가아무도190여행자의기도192고요한봄194
괜찮아괜찮아196고문후유증이기습한밤에197돌위에앉은개한마리199씨앗은알아서200
푸른물빛은붉게물들고203너도한번털어보자204두마음205아이에겐필요해206
다공짜다208대중성이라는무덤210사랑이일하게하라211메시는영원하다212
행복을붙잡는법214고맙다적들아216사람이영물이다217묻지말자219싱그런레몬한개220
죽은자들이산다221예수를패버리러지옥으로쫓아갔지223이별은차마못했네225

■나는다만나자신을

이름대로살아야겠다229무화과無花果231모처럼사람을만났다232안타까워라235
별일이야236나무가먼저였다238아버지내아버지239거룩한바보처럼242
나를죽이던시간이확돌아서243새떼와나무245회갑回甲에247장기와인생249
정직한시詩250나라가망하는길252그래도복덕방253살아서돌아온자255
바보의대답257마음의기척259설마,그럴리가260더없이263넌아주특별한아이란다264
나는다만나자신을266동행자267상처를남겨두라268돌려라힘271봄불272
선물은신중히273나눔의신비275수위水位를바라본다276추억은뜰채와같아서278
취한밤의독백279어쩌면좋습니까281여자문제라니282생각의힘285젊은날엔남겨두라286
매듭을묶으며288내뒤에는백두대간이있다289지구가그랬다291나는꽃도둑이다292
정면으로바라볼때295성상聖像296너의때가온다298미래로추방된자299

■악에대한감각

자유는강력한사로잡힘303알리의한마디305안에서들리는소리306
옥수수처럼자랐으면좋겠다308시대의폭풍이자신의내면을310탁,둥근알이깨질때311
악에대한감각313내품속의수첩에315나무들이걸어간다316좋은것은좋게쓰라318
아픈심장을위하여320나의독자는삼백명이다321박정희가죽던날323어린짐승325
동그란길로가다327뉴스뒤에는사람이있다329저하늘어딘가에330해거리331
삶이불타고있다333신이된과학335뱃속의아이는이미336지는게이기는거란다338
시묘侍墓의생339가시가있다343다큰어른이345유랑자의노래347상처는나의것349
가을나그네351수수수수수352니체를읽는밤354수리매,올빼미,호랑이356
아득하여라357과자봉지의뒷면을읽듯이359뒤를돌아보면서361이런날,할머니말씀363
선한영향력이있으니365연말정산367좌우左右에서369너의어휘가너를말한다370
내인생의주름372눈물대신노래를374최후의부적응자로375끝에서나온다378

■언제나사랑이이긴다

꽃은짧아서381하늘을보는소년382봐라,돌아온다384과거의씨앗들이꿈틀대고385
나의귀인이되어주실라요386주목注目한다389좋은사람을좋아할뿐391
밤은반란자들의공화국392그대로두라394엄마에게395목화는두번꽃이핀다397
스승과제자399태양만떠오르면우리는살아갈테니400사랑은가슴에나무를심는것402
비는땅에서내린다404무겁게가볍게406그런밤이있다407게릴라의노래409
악몽속에계시가온다411언제나사랑이이긴다412어떤일이든415오늘은선거날416
혐오가나를오염되게하지말라419당나귀420사랑이되기422관상觀想휴가423
맞춰가면밟히리라426인간은서로에게외계인이다427좋은죽음428사인을받았다429
숲에서시작되죠431네안의시인432성장하기위해서는434가혹한노년435가난한가을날에437
코로나성탄절439촛불을켜라442사랑은죽음보다강하다443사라진별들445
누구의것인가446나무야부탁한다447새푸르게기억하라450우주끝까지가볼참이야452

■별은너에게로

진짜나로455냉정한것같이456동백꽃457폭풍의끝에459길잃은희망461
우는능력462나를갖고논다464존재의정점466사랑이그러네요467세상의끝에469
떨림의생470가을볕이너무좋아473인간은영원한신비다474산닭의잉태476
새해에는간절하게478진실은찾아오라한다479시가괴로운밤에480어머니의꽃등불483
맑은눈의아이야484행복은비교를모른다486그대가없는이지구는487안되면안한다489
위선자들490그냥참아요492첫눈이함박내리면493침향沈香495형벌처럼이렇게497
금이가는가슴499다시꿋꿋이살아가는법500내옷을입고죽고싶다501
향사전언香死傳言504늘새로운실패를하자505고독의나무507자유는위험과함께508
내인생의마지막계절이오면509봉숭아꽃물511말라죽은나무에512별은너에게로515
끝에서청춘516그리움이길이된다518시인의각오520가라,아이야521너의하늘을보아524

출판사 서평

시인이자혁명가이며유랑자로살아온인생
젊은날의약속이있어,“그약속이나를지켰다”

“저주받은시인이고/실패한혁명가이며/추방당한유랑자”(「취한밤의독백」)박노해.그는가난한청년노동자시절을지나,민주화운동으로사형구형과무기징역감옥살이,석방후에는“과거를팔아오늘을살지않겠다”며새로운혁명의길을걸어왔다.그의길은어둠이었으나그는언제나‘빛을찾아가는여정’에자신을두었다.
『노동의새벽』(1984)을썼던27살의‘얼굴없는시인’은이제머리에흰서리가내려앉은70을바라보는성상星霜이되었다.그럼에도『너의하늘을보아』는마치시간을거슬러온‘푸른마음’의소년을마주하는것같다.박노해시인은“그약속이나를지켰다”고말한다.“널지켜줄게/그말한마디지키느라/크게다치고말았다/비틀거리며걸어온내인생//세월이흐르고서나는안다/젊은날의무모한약속,/그순정한사랑의언약이/날지켜주었음을”(「그약속이나를지켰다」).변함없는‘첫마음의길’을걸어온그의힘은바로그‘약속’이었다.
『너의하늘을보아』에는“오직나자신만이증인”인그의삶과사랑,투쟁과상처의고백이오롯이담겨있다.그렇기에이푸른빛의시집은잊고있던‘내안의소년소녀’를일깨운다.선함과사랑의길로손내민다.“자신안에자리한악의능력을/끊임없이상기시키는자가있다//자신안에커오는선의능력을/쉬임없이고무시키는자가있다//(…)아무리무력한듯해도선한사람은/선한존재자체로내뿜는영향력이있으니”(「선한영향력이있으니」).

삶과죽음,청춘과사랑,아이와노년,관계와휴식,
인생의모든순간이담긴한권의시집

『너의하늘을보아』는528쪽의두께만큼다양한이야기가펼쳐지고,한사람이쓴시라고여겨지지않을만큼수많은목소리가울려온다.탄생과사랑과죽음이라는인생의굵직한순간사이로아이와부모,교육과배움,연애와이별,청춘과노년,정원과농사,독서와여행,고독과관계등삶의모든순간이이한권의시집에담겨있다.평범하다여겼던일상이순간비범한행위로비약하고,이렇게풍요로운의미로빚어질수있음을실감하게된다.내영혼을맑게하는시,인생의고비마다꺼내읽고인용하고싶은시가가득하다.
특히이땅의청춘에게보내는애정과격려의시편들이많다.흔한‘위로’가아닌정신이번쩍나는‘직언’을건넨다.“젊음은,조심하라//젊은너의마음을얻으려/온갖위로와재미를바치며/화려한유행의분방함으로/고귀한젊음을탕진케하리니”(「젊음은,조심하라」).“고통에도습관의수준이있어/그러니까,고통을견뎌내는/자기한계선을높여놓아야해//(…)고통받을그무엇도하지않으면/그무엇도아닌존재가되고말테니까”(「못견딜고통은없어」).젊음을위로하고젊음에편승하는시대,박노해시인은뜨거운믿음으로말한다.“청년을위한다며동정하고위로하는건/청년에대한최고의모독이다/젊음은젊음그자체로힘이다//(…)젊음은위로가아닌활로가필요하다”(「젊음에대한모독」).어쩌면아프고불편하기까지한박노해의시는,바로그렇기에우리영혼을강인하게하는힘이있다.

세상을바라보는새로운시선,인식의전복
‘시를읽기전의나로돌아갈수없다’

박노해시인의시는사건과사물,세상과자신을다른시선으로바라보게한다.무심한돌하나에서도,풀꽃과나무,책과만년필에서도그존재의전혀다른빛을비춰낸다.그의통찰과성찰,상식을전복하는관점은기존의세계관을번쩍확장시키고,그시를읽기전의나로돌아갈수없는강렬한체험과감동을선사한다.“당신은사랑받기위해/태어난사람이,아니다/그런게아니다인간은//사랑받기보다/사랑을하기/사랑이되기”(「사랑이되기」).“내손바닥에세상을놓고/스마트폰을갖고놀다보니/스마트폰이나를갖고논다//편리가나를갖고논다/검색이나를갖고논다/재미가나를갖고논다//(…)아무래도크게걸려든것같다”(「나를갖고논다」).“인생이길어졌다/아니/수명이길어졌다//시간이짧아초조하다/시간이길어불안하다/인생은짧고,노년은길다//삶이이리길줄알았더라면,/(…)다르게배우고다르게일하고/다르게살아왔을텐데”(「가혹한노년」).
전대미문의사태였던‘코로나19팬데믹’에대해서도그는말한다.“하얀천에씌워진인간의봄날에/벚꽃날리는시대의상여喪輿길에/나는검은옷을입고애도하듯/최후의게릴라처럼홀로걷는다//문득죽음같은고요가밀려온다/하이얀얼굴들의차가운공기가/거리마다혁명없는잔싸움이/병적인우울과무력한일상이//(…)다죽은듯황량하던대지에/얼음속의꽃씨하나처럼/견디고지키고은신한그대가/여기요,나살아있어요,/거기누구살아있나요,/꽃눈처럼떨림으로부르는소리//(…)그렇게다시봄이오고/그렇게다시빛이오고”(「하얀봄날에」).그의예리한정신의시어들은시대모순의급소를찌르면서도,상처입은영혼들에게바치는한송이들꽃같은깊은서정을담고있다.

맑은눈물로마음이씻기며
더크고고귀한존재가되는‘시의체험’

박노해시인의시는쉽다.난해한의미를해석하느라복잡하게머리를맴돌지않고바로가슴으로꽂히는시이다.기교와장식없이시퍼렇게벼린시어들은단순하고아름다울뿐아니라리듬감에흡입력이있어,마침표한번찍지않고끝까지휘몰아치며빠져들게한다.내면의심연에서우주의대서사시까지,그시의공간과시간속으로단숨에이끌며시를읽는순간그것을‘체험’시켜버린다.박노해의시는생생히살아있다.눈물이터지는시,웃음이나오는시,가슴에불을붙이는시,고요히잠겨드는시,그렇게시를읽는동안제대로웃고제대로울면서‘내안에이렇게많은내가살아있었구나’를느낄수있을것이다.
“눈물이날때의그진실한기분/허위가씻겨져내려가는기분//비를쏟은하늘은얼마나해맑은가//(…)사랑은우는걸좋아한다/하늘은우는걸좋아한다/나는우는걸좋아한다”(「우는걸좋아한다」).그가사랑한이들이아프고상처난존재였기때문일까.눈물그렁한전쟁터의아이들,독재에저항하다스러진청년들,영혼의총을든소년소녀게릴라들,곧은마음으로어려운날을견뎌온민초들,그들이미처울지못한시대의울음이크게터져나온다.맑은눈물로마음이씻기며더크고고귀한존재가되는진정한‘시의체험’을선사한다.

우리모두에게는자신만의하늘이있다
“힘들고앞이안보일때는너의하늘을보아”

“가난이서러울땐하늘을보았어요/죽은아빠가그리울땐하늘을보았어요/억울하고따돌림당하고외로운날엔/홀로먼길을돌아가며하늘을보았어요//(…)나는하늘을보는소년이었어요//(…)나에겐하늘이있었어요/하늘이눈에담은내가있었어요/오늘도난하늘을보는소년이에요”(「하늘을보는소년」).우리모두에게는자신만의하늘이있다.아무것도없다고생각되는순간조차.하늘같은마음의그대에게,오래도록사랑의불씨를품어온박노해시인의시집『너의하늘을보아』를전한다.지구의끝간데까지밀어나간박노해시인이검푸른우주를품고‘끝에서나오는새로운길’을별의지도처럼펼쳐내는시집.어느쪽을펴보아도,삶으로살아낸지혜를기꺼이나눠주고,나만의길을찾아갈용기가되어줄것이다.표제시「너의하늘을보아」가수많은10대들의“내인생의시”가된이유이기도하다.별빛쏟아지는이푸른빛의시집을아이들곁에꼭놓아주면좋겠다.“너무힘들어눈물이흐를때는/가만히네마음가장깊은곳에가닿는//너의하늘을보아”(「너의하늘을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