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와 신비로운 이야기 (삼국유사의 인물, 신령, 괴물들)

삼국유사는 우리 고대사를 기록한 역사책이자 단군신화를 비롯한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설화집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와 신비로운 이야기』는 삼국유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은 ‘인물사전’과, 신령스럽고 괴이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괴사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학자 최희수 교수가 집필한 인물사전은 널리 알려진 영웅이나 사건의 주인공만이 아니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들을 소개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함으로써 삼국유사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소설가이자 역사작가 이문영이 집필한 영괴사전은, 동물이나 괴물 등 신이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민족의 상상력의 원천이자 이야기의 원형질이라는 할 수 있는 삼국유사 속 인물과 영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부록에서는 삼국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그 의의를 7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여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언론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자주 언급해온 유네스코의 등재 유산 프로그램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미있는 역사 인물 이야기-삼국유사 인물사전

역사는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의 인물사전에서는 비범하고 출중한 능력으로 나라를 세운 단군이나 고주몽, 혁거세, 뛰어난 지략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 김유신이나 백제의 무왕 같은 인물은 물론 주인공의 그늘에 가려져 2인자로 머물거나 쓰라린 패배자로 남은 김인문이나 김주원 같은 인물도 등장한다. 충성과 배신의 인물도 있으며,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과, 모사로 주군을 돕거나, 신비한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관리나 무당도 등장한다. 당연히 기존의 질서와 속박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사람들도 이 사전의 한 면을 차지한다. 저자인 최희수 교수는 역사 속 인물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처한 상황과 주변 관계, 사건의 경과와 사후 처리까지 사건과 인물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사전 속 인물들을, 자신의 시대가 맞닥뜨렸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사람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른 세계로 이어주는 상상력의 원천-삼국유사 영괴사전

삼국유사에는 많은 신령스러운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런 존재들의 모습은 동물이기도 하고, 귀신이기도 하고, 또 석탑이나 돌종, 악기 같은 사물이기도 하다. 이들은 때로 인간처럼 감정과 지능을 갖고 있을뿐더러 사건의 주역의 되기도 한다. 영괴사전에는 우리 민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곰을 비롯하여 호랑이, 말, 용, 뱀 같은 동물을 비롯하여 산신과 여신, 불교의 신이한 존재들, 신비한 자연적 현상과 징조들, 신기하고 희한한 보물 등 이제까지는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세계가 아닌 우리가 닿지 못하는 다른 세계의 존재들인 것이다. 저자는 이런 기이하고 신비한 존재를 고리로 우리는 다른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 상상력의 원천을 깨달음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삼국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이 책은 삼국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을 기념하고, 독자들이 삼국유사라는 고전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록에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하여 삼국유사가 가진 세계사적 가치와 의미, 그 중요성에 대해 7개의 키워드로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결론적으로 삼국유사가 인류가 보존해야 할 세계적 가치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기록이 세계사 속에서 보편성을 획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의 등재 과정에서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삼국유사가 몽골의 침입으로 인한 고려의 극한 상황에서 민족의 단합과 역사의 유구성을 내세워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집필된 저작이라는 점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삼국 이전의 여러 역사적 상황, 즉 고대사에 대해 더욱 풍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