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와 성좌 (마르크스와 프루스트)

질주와 성좌 (마르크스와 프루스트)

$28.00
Description
왜 지금 마르크스와 프루스트인가?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비상한 사유와 통찰, 그리고 창조적인 글쓰기!
“문장들의 질주, 문장들의 성좌”

이 책은 마르크스의 『자본』과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은 독서의 기록이자 두 책을 빽빽하게 채운 활자와 문장들이 이룬 숲에 대한 묘사다. 글쓴이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이 남긴 책과 문장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신하고,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種) 자체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르는 기후 위기 시대에 마르크스와 프루스트의 책을 읽고 말하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지금 인류가 맞닥뜨린 불멸과 절멸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금에 이른 우리의 과거를 비춰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데 마르크스만한 책이, 시인들이 줄곧 노래해온 지나간 우리의 시간을 되찾는 데 프루스트만한 책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두 책에서 인간과 세계, 역사를 읽어내고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비상한 사유와 통찰, 그리고 독특한 글쓰기는, 전례를 찾기 힘든 유형의 글이라는 면에서 우리 독서 세계에 상당한 충격과 파동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독자들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접하기 힘든 신선한 지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진리를 말하는 과학과 문학의 언어

흔히 진리는 세 가지 언어로 표현된다고 말한다. 수학과 과학, 그리고 문학의 언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와 프루스트의 책이 과학과 문학의 언어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내보이자고 한다. 근대 과학은 물체의 운동에서 소재의 차이를 추상하고 오로지 양과 양들 간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탐구하는 데서 출발했다. 마찬가지로 『자본』은 인간의 노동시간을 사회적 평균으로 추상하고, 그 시간적 궤적을 분석하여 세계가 생산되고 재생산되는 양식을 제시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자 한다. 그는 노동자와 자본가와 토지소유자를 오로지 사회적 기능 혹은 사회 형태로 다룬다. 이렇게 그가 괄호 안에 넣은 인간에 끊임없이 눈길을 던지는 것은 프루스트다. 그가 욕망과 사랑과 사교와 우정을 샅샅이 살피는 것 또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서다. 인간은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을 때만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이 책은, 그렇게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저자

장재현

1964년출생.연세대건축공학과졸업.어쩌다책이곧길이라,책만이길이라여기게되었는지모른다.생활에떠밀렸는지의지에따른것인지그실마리또한책을뒤적이며찾을것이뻔하다.지나온시간이필연이라면책의그늘아래서성이는지금여기또한운명이라할수밖에없겠다.세상으로나올길을잃은,칙스콧(ChicScott)의캐나다등반이야기Pushingthelimits를우리글로옮겼다.

목차

여는글004
일러두기014
서론:항행혹은글쓰기,출발의어려움025
1.인간,두가지시선
11.인간,사회적범주혹은욕망의장소044/12.인간과인간,계급과종족052
2.세계
21.세계,양식과무늬127/22.세계,공간204
3.역사혹은시간
31.시간,세계와인간의척도236/32.역사와시간,표상들246/33.모순과계시260
4.인식과법칙
41.인식이란무엇인가,앎과과학289/42.법칙327/43.보론‐철학적독법346
5.오지않은과거,지나간미래
닫는글450

출판사 서평

왜질주와성좌인가?

흔히고전으로불리는책들은,다양한인간군상은물론인간자체에대해말하는경우가많다.그리고시간은주제이자대상이면서서술의틀이된다.남은것은세계에대한앎이어떻게가능하며,그것이인식의과정을통해어떤법칙으로전화하는가이다.이책이인간,세계,시간,인식으로구성된까닭이다.마르크스는말의숲을헤쳐개념으로나아가고,프루스트는개념의틈에빠진말을구출하려한다.마르크스는포이어바흐에대한테제에서철학의임무는세계를해석하는것이아니라변혁하는데있다고썼다.그로부터22년뒤에나온『자본』은그테제를실천한결과다.프루스트의작품에는인간과사회,욕망과앎이씨줄과날줄로엮이면서때로는세련되게,때로는날것그대로표현되어있다.마르크스가세계의구조를이야기한다면,프루스트는그속살을수많은문장과낱말로장식한다.그리하여마르크스의문장들은‘새로운구조’를향해나아가려질주하고,프루스트의문장들은인간의모든것을보여줌으로써하늘에올라성좌가되려한다.

읽기에서쓰기로,

이책은읽기의소산이다.저자의글쓰기는읽기가어떻게책이되었는가를여실히보여준다.책은독자의몸과정신을통과한다.옛책은눈으로들어와손으로이동하여마침내새로운책을거듭난다.두번째문장이첫문장에서풀려나오듯마지막문장도앞선문장의부름에이끌려나온다.문장이불러내는문장이어찌한권의책에갇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