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성x페미니즘

교차성x페미니즘

$15.40
Description
이 책을 기획하며 떠올렸던 말은 “우리 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고통을 받지만 모두가 억압을 받는 것은 아니며 억압의 정도가 균등하지 않다”는 벨훅스의 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은 어떤 식으로든 성차별적 언행과 성별위계적 일터의 관행, 매일 같이 보도되는 데이트폭력, 불법촬영, 여성을 향한 폭력과 여성들의 분노에 응답하지 않는 사법정의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겪는 억압은 모든 면에서 완전히 같지는 않으며 우리가 느끼는 고통 또한 서로 다를 것입니다. 이는 여성으로서 우리의 요구도, 정치화를 위한 전략도, 해방의 비전도 각기 다를 것임을 암시합니다. 여성으로서 겪어 온 우리의 경험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언어화하는 일은 중요한 변화의 첫걸음이자 페미니즘의 귀중한 자원입니다. 한때 페미니즘 운동이란 각자가 상처입은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경험을 넘어서는 페미니즘 이론 고유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샬롯 번치는 이론이란 그저 사실들의 집합체거나 개인적 의견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유용한 지식과 경험에 기반 한 설명과 가설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론은 우리의 경험과 관점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그러한 ‘대안적 지식’에서 나온 이론은 다시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보아야 할지 통찰력과 언어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이 글들은 모두 2018년 겨울,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진행된 겨울강좌의 내용을 다듬어 옮긴 것입니다. 한우리, 김보명, 나영, 황주영은 서로의 수업에 참여하고 미완성의 글들을 돌려 읽으며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러 질문을 던져주신 수강생 분들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패트리샤 힐 콜린스의 말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청자를 필요로 하며, 그러므로 관계를 형성하기 마련”임을 다시금 일깨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일은 그 자체로 완결된 행위가 아니라 듣는 이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며, 이는 둘 사이에 새롭고 다른 관계를 만들어냅니다.
저자

한우리

저자한우리
중앙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하고,여성주의교지편집위<녹지>와<대학원신문사>에서글을쓰며활동했다.현재는19세기미국근대시민사회의형성과인종및젠더관계를중심으로박사논문을준비중이며,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공부하면서책을기획하고번역하는일을하고있다.『페미니즘선언』,『모두에게페미니즘』,『시스터즈―만화로보는여성투쟁의역사』,『아우슈비츠의여자들』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여는글_한우리
1.교차로에선여자들,1968년,미국_한우리
2.공백으로부터,아래로부터,용기로부터시작하는페미니즘,교차성_김보명
3.페미니즘과퀴어,그리고적녹보라패러다임_나영
4.여자인동물과동물인여자:종차별주의를넘어교차성으로_황주영

출판사 서평

이책에서소개하는‘교차성페미니즘’은미국주류사회에서배제되고소외되어왔던흑인여성의경험을언어화하는것에서시작해대안적인지식체계이자인식론으로성장해왔습니다.
교차성이론은인종뿐아니라젠더,계급,섹슈얼리티,민족,이주상태,장애여부,시민적권리와같은차이와억압의축이맞물려서권력과지배가작동하는방식과구조를다룹니다.
여기교차성페미니즘에대한서로다른이야기를건네기위해네명의저자가모였습니다.한우리는1960년대후반미국유색인여성들의이야기를더듬어가며이들을재위치화,재역사화할때그들경험이갖는다른의미가포착되고,기존과는다른대안적관점과지식이생성됨을설명합니다.1968년에있었던인공임신중절합법화논의와강제불임수술근절논의,가사노동과공사영역분리,여성을향한폭력등의페미니즘의제를특정시대와공간에얽힌인종과젠더,계급의문제와함께고려할때‘여성’의문제란‘남성’과의관계뿐아니라특정‘인종’및‘계급’이라는권력관계안에서/통해서(inandthrough)구성되는관계적(related)인것임을이해할수있습니다.
김보명은교차성이여성들내부의차이를드러냄으로써누가더억압되었는지를밝힌다든지혹은단순히여성들의‘다양성’을강조함으로써차이의정치학을중립화하는데그목적이나의미를두지않는다는점을강조합니다.
교차성은억압의복잡성(complexity)과그안에서행위자로서의여성들이만들어내는저항의역동성을그려내는데유용한분석의관점을제공하며,이를통해페미니스트분석의범주로서의‘젠더’와페미니스트실천의주체로서의‘여성’을지속적으로문제화하고역사화한다는것입니다.
이때‘여성’은고정불변의범주가아니라구체적인역사적,문화적맥락속에서살아내고실천하는정치적정체성이자저항의위치성이됩니다.
마찬가지로페미니스트저항은초역사적,초문화적억압의기제로서의가부장제에대항하는‘여성’들의반복적투쟁이라기보다는지금이곳에서누군가가구체적으로경험하는억압과차별을그경제적,문화적,역사적관계망속에서분석하고그려내고싸우는작업이라고소개합니다.
나영은페미니스트들이처음으로제기했던“‘여성’이란무엇인가”에대한질문에서시작하여페미니즘과교차성이론,퀴어이론,적녹보라패러다임이나오기까지의문제의식과관점의변화를짚어봅니다.
글의흐름을따라논점을짚어가다보면각각의이론이서로별개의것이거나배타적인이론이아니고서로문제의식을진전시키고확장해온과정에서형성되어온것임을확인하게됩니다.
우리가살고있는세계를분석하고,은폐되거나드러나지못했던문제와주체들을드러내며,다른세계를향한행동의방향을만들어가는과정에서서로에게힘이되고용기가될수있는새로운가능성을찾아볼수있을것입니다.
황주영은여성에대한폭력,억압,착취,지배가동물에대한지배구조와유사하며가부장제와인간중심주의,자본주의,이성애중심주의,식민주의등이힘을발휘하기위해서로를필요로하며,상호작용하면서강화됨을강조합니다.
이글은섹슈얼리티와재생산의영역에서여성과동물에대한통제방식의유사성을밝히고,이유사성을구성하는논리구조와관념,경제체계에대한에코페미니스트들의분석을소개합니다.
이를통해교차성이여성의경험을더정확하고구체적으로설명하는방법이며,새로운사회를구상하는정치학으로서페미니즘이여성처럼타자화된이들과연대하는방법임을보여주고있습니다.

[추천사]
이책은지금여기다양한여성의제를걸고싸우는우리가어느지점에서서로만날수있는지,무엇을함께할수있는지를보여주는지도이다.여기실린네편의글은교차성페미니즘의기원과발흥,이론적진화의역사,핵심개념,쟁점,활용방법등을자세히논의하고있으며,나아가우리사회에서젠더,계급,섹슈얼리티,시민권,나이,학력,장애유무등여러권력구조들이어떻게서로맞물리며서로를강화하며작동하는지를규명한다.우리가그복잡성을정교하게인식할수록우리가처한상황을바꾸어낼힘을키울방법을발견하며,동시에우리주변을돌아보면우리역시우리만의길을찾아낼수있을것이다.
이책은현재의삶과상황을바꾸고싶은이들을고립된세계에서불러내따로또함께하는즐거운연대의세계로,신나는재발견과재구성의세계로인도한다.
-박미선(한신대영문과/페미니즘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