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에 분홍 꽃 피면 비구니 스님 행장기

자귀나무에 분홍 꽃 피면 비구니 스님 행장기

$9.93
저자

김영옥

글김영옥
1953년경남마산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했으며,월간잡지뿌리깊은나무와해인등에서기자로일했다.지은책으로봐라,꽃이다!―우리시대의스님들이있다.
사진허경민
1974년경북구미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사진을전공하고대학원에서민속학을공부했다.계간디새집에서일했으며책한권으로도모자랄여자이야기를함께엮었다.

목차

목차
추천의글(이지누)---봐라,잎이다!잎도꽃이다!
책머리에---꽃지니그깊이가한척!
두세월보태니삼십년이넘네―상덕스님/청암사후원살림
저찻잎에쌓인눈은―서림스님/고흥천등산금탑사
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혜은스님/운문사농사울력
내가너를위해노를저으마―일운스님/울진천축산불영사
해와달이함께짜는베―본각스님/한국비구니연구소
백천알곡이한톨쌀에서나오느니―정안스님/오대산남대지장암
섬돌앞땅은비에젖건만―보명스님/경주보광암
산자락노는밭한뙈기―금당선원/석남사금당선원
두사람이한길로가지마라―진명스님/불교방송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더이상낮출몸이란제게없나이다
더이상가리고숨길것이없나이다
절집을드나들고불교에대한공부가깊어지면깊어질수록커졌던의문중하나는,이땅에불교가전래된지이천여년을헤아리고그긴세월동안비구니스님들도함께계셨지만지금남아있는기록들의대부분은비구스님들에관한것일뿐비구니스님들에대한그것은찾아보기힘들었다는것이다.비구니스님들의책을엮은것은장좌불와의안거를마친것이나다르지않다고본다.이책속에는모두아홉분의비구니스님들이마음을열고나누어준귀한삶의...
더이상낮출몸이란제게없나이다
더이상가리고숨길것이없나이다
절집을드나들고불교에대한공부가깊어지면깊어질수록커졌던의문중하나는,이땅에불교가전래된지이천여년을헤아리고그긴세월동안비구니스님들도함께계셨지만지금남아있는기록들의대부분은비구스님들에관한것일뿐비구니스님들에대한그것은찾아보기힘들었다는것이다.비구니스님들의책을엮은것은장좌불와의안거를마친것이나다르지않다고본다.이책속에는모두아홉분의비구니스님들이마음을열고나누어준귀한삶의이야기와수행담이알곡과도같이빼곡하다.
-이지누(사진가·기록문학가)
??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은경학과울력의조화를이루어가며불법의즐거움을누리고펴가는비구니스님들의아홉가지행장기를담은책이다.저자김영옥이전국에산재한비구니선방들을돌아다니며만난우리시대의비구니스님들은다양한방편으로불법을실천하면서진정한자기를찾아가는여법如法한날들을살아내고있다.한국비구니역사의초석을놓는스님,산중의삶을시로쓰는스님,외국인상좌를여럿둔스님,도심에서포교에힘쓰는스님,선원을외호하는주지스님,방송으로불법을전하는스님,그리고비구니선방,농사울력,후원살림의현장…….
우리땅에불교가전해지고2천년의세월이지나는동안많은여성들에게불교는위안이고희망이었다.조선시대국가권력도,유생들도그녀들이절로가는발걸음은막을수없었다.잡초와도같은자생력을가지고비구니의명맥을이어온그이들은신분의제약을벗어나중요한직업여성단체를이루었고세계에서가장활발한비구니승단의모태가되었다.이렇듯문화유산적의미로뜻매김될만한우리의비구니역사는그럼에도한국불교사에서거의누락되어있다.신라때(263)경북선산에살던모례(毛禮)의누이사씨(史氏)가비구니가되었다는이야기로부터이어져오는우리나라비구니승가의수행사가비구승가의그것에비해거의전해지지않은것은,여성에대한폄하라는사회적관습과분위기때문이다.그러나초목을키우는것이해를우러르는나뭇잎만이아니라어두운땅속깊이내리고있는뿌리이기도하듯이우리역사를함께한수행자들도비구스님만있었던것이아니다.??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은우리시대비구니스님들의숨겨진삶과수행사의계보를섬세한시선과탁월한문장으로그려낸의미있는책이다.
불교가배척당해온오랜역사기간동안에도비구니의명맥을이어온이들은의지할데없는과부,열녀지도를지킬수없었던아낙,옥사가난집안의아녀자,도망친관비나사비들이었다.그들은스스로삭발염의하고비구승들이사는절에기생하거나,그옆에초막을치고살았으며,모녀간,모자간,또는시모,며느리,손녀3대가함께출가하기도했다.비구니는기생,무녀,의녀,궁녀와함께조선사회5대직업여성단체를이루었으며머리를깎지않은여성들에게도불교는해방구이자안식처가되어주었다.비구니의역사는비단종교사라고만할수없다.갈곳없이의지할데를찾는여성들,현실의삶에평온하게안주할수없었던남다른조건과성향을지닌수많은여성들이어떤곳에서어떻게자기자리를찾고자기존재를일구어갔는지보여주는,우리여성들의기나긴역사이기도한것이다.
??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은비구니스님들의진솔한삶이야기와그들이수행하는참의의를제대로그려냄으로써그늘에가려져있던비구니스님들의다양한행장기를전해주면서오늘날우리의삶을돌아보게하는에세이다.이제까지시나소설등을통해지나치게서정적이고미화된모습으로혹은현실과동떨어진왜곡된모습으로그려지거나,역사책과보고서위의건조한사실들만을통해그려진비구니스님의모습과상이한,또다른대안적삶의방식과또다른수행의진면목을우리에게현실로보여주는비구니스님들의이야기가이책에담겨있다.
??뿌리깊은나무??와??해인??등의잡지에서오랜기자생활을한저자김영옥은선가(禪家)의그윽한향기를그대로살려내는예의그만의독특한글쓰기로비구니스님들의삶을충실하게그려냈다.그의글은,단정히꿇어앉아한자한구절경문을베끼는마음으로씌어진,수행자의마음그자체를느끼게하는글이다.계간??디새집??과웹진??프레시안??연재물(2002~2006)을바탕으로구성된이글들은저자가취재를위해여느때보다도각별한인내와공력을들여야했다.수행승은제살림살이를드러내지않음을미덕으로삼는다는선종의가풍이육중했던데다가남겨진기록도미미했다.게다가비구니스님의자기폐쇄적경향은비구스님보다더욱심할수밖에없었고문전박대당하는일도부지기수였다.저자가비구니스님들을만나‘기록’의의미를되새기게하여취재를추진하고만남의경험을글쓰기로풀어낸것은‘장좌불와’의수행과다름없는것이었다.이책에삽입된허경민의흑백사진60여컷은비구니스님의삶의향취를가감없이진솔하게전해준다.??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의글과사진들은,대상을관찰하는입장이아니라,비구니스님들의편에서서이심전심의마음을스스로구하며애써이뤄낸것들임을알수있다.아름다운우리말,선가의언어들,속세에서잘쓰지않는스님들의일상어들로씌어진이글들은따라서마음의수행을담는글쓰기의또다른실험이라고도볼수있다.
오늘날비구니스님들은무엇이도(道)냐는물음에대한운문의‘가거라!’라는대답속에‘나누라’라는뜻또한숨어있음을알고있다.수행자로서의삶을선택한여성들에게얼마나다양한방편들이존재하는지,그리고수행자인자신이세상사람들에게얼마나많은힘을전할수있고,수행자의자리가어떤책임을지닌자리인지를잘알고있다.‘비구니스님행장기’는,기록이되지않으면전설이되고말일,그러나기록이되면역사가되는일이다.??자귀나무에분홍꽃피면??을통해사회적조건들에걸림없이스스로자기자리를선택한아름답고용기있는수행자들의삶을가까이서만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