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베토벤은 바흐를 ‘바다’라 칭했다. 무한한 음의 조합, 무한한 화음을 이루어낸 바흐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우리에게 이 ‘바다’는 음악예술의 근원이며 무한한 원천이라는 뜻으로 더 가까이 다가온다. 1750년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바흐는 늘 ‘바다’였다. 이 책, 〈바흐는 바흐다〉는 흔히 바흐가 잊혔던 시기라고 알려져 있는 18세기 후반기부터 21세기까지 부단히도 ‘바다’였던 바흐의 면면들을 좇는다. 그 면면들은 때때로 은근하며 때때로 노골적이고, 때때로 전통적이며 때때로 놀랍도록 혁신적이다. 그렇게 지난 300여 년 동안 바흐는 음악의 창작과 연주, 음악의 비평과 연구에 늘 존재하며 그것들을 참으로 풍성히 했다. 또 그것들을 끊임없이 새롭게 했다. 그것들의 역사적 흐름을 타며 참으로 다채롭게 이해되고 수용되었다. 예컨대 바흐는 고전주의자였고 천재였으며, 교회음악가였고 계몽주의자였으며, 세속음악가였고 대중음악가였다. 바흐와 바흐의 음악은 미술의 영역으로도 흔쾌히 맞아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추상미술의 탄생을 도왔다. 팝음악으로까지 파고들어 창작의 기틀이 되어준 바흐의 음악은 그 수용 가능성의 끝을 알 수 없게 한다. 〈바흐는 바흐다〉는 아직 끝에 도달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한계를 알지 못하는 300년의 바흐 수용사를 섬세하고 진지하게 서술한다.
바흐는 바흐다 (시공을 넘은 바흐 수용사)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