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선
출간작으로『잘못찾아온손님』등이있다.
해설
멋대로살기와살고싶기사이
―두편의수필로구자선따라잡기
살펴보기
사람마다살아가는방법이다다르다.그러나가만살펴보면사는것이다비슷비슷하다.이렇게다르면서비슷한것을차이성속의유사성이라고한다.이는글쓰는과정에서비유로유용하게활용된다.
내가낳은자식도나와생각이나좋아하는음식이나취향이다를수있다.사랑하는사람과도성격이나취미가다를수있다.다르다는말은그래서거부나부정의표시가아니라인정해주고끌어안아야하는일이다.나와다른부분을강요해서비슷하게만들일이아니다.강요의결론은폭력으로가기쉽다.
여기서다르다는말은매력적이다.수필은남과다른이야기를쓰는일이다.남과똑같은이야기를한다면무슨가치가있겠는가.이때다르다는말은개성과도연결된다.자기만의특징을살리며인생을살아갈때나름매력이발견되는것이다.남을따라가면내길을잃어버릴수도있다.이당연한말이수필에서차지하는비중은크다.
비슷하다는말은보편적인이야기이다.너나없이살아가는과정에서만나게되는평범한일상일수있다.이는소통과공감을불러일으키기에유용하다.첨단과학시대에휴대폰이기본이되고컴퓨터가차지하는비중이커졌다든지,환경문제에민감해졌다든지,자식낳고기르는일이라든지하는큰틀에서공동관심사를공유하는것으로이는수필의바탕이되어준다.
구자선수필가의이번수필집에서는나름다르다는것과비슷하다는것을느낄수있는이야기로채워져있다.다르다는밑바탕에는자유분방한모습으로남과다른분위기를연출하고있다는것이다.<멋대로살아>라는제목도괜히나온것이아니다.자유는나만의색깔로나만의목소리로나만의이야기를한다는것이며이는수필이가지고있는특징을살리는일이기도하다.
비슷하다는것은너나없이살아가면서느끼게되는기쁘거나슬프거나재미있는이야기들이다.이는수필을수필답게만들어주는역할을충실하게한다.이낯익은이야기들을어떻게남과다르게표현하고새로운이야기를통해의미를만들어낼것인가가관건이다.
이렇듯다르면서비슷한이야기를끌어안고다독이며소통과공감이라는분위기까지만들어낸구자선의수필속으로동행해본다.
고백하기
구자선은현실세계에살지만꿈에서나타나기도한다.여기서꿈은꼭자면서꾸는꿈만이아니다.꾸지않는꿈도꿈이고희망도기원도상상도꿈이될수있다.현실세계는한계와만나는일이많다.그러나꿈의세계는엉뚱하기도하지만무한자유를누릴수있다.
수필에서상상을금기시하던일은이제폐기처분해야한다.첨단과학으로치닫는시대에어떻게현실세계만그려나갈수있단말인가.수필세계를활발하게발전시켜나가기위해서는과감하게상상을끌어들여야한다.그런차원에서꿈의세계는일단긍정적이다.
지난밤꿈속에서금반지를주웠다.하나도아니고두개도아니고무려다섯개다.그중가장크고빛나는금반지를가슴에품고집으로돌아왔다.가슴에품은금반지를바라보며활짝웃고행복해한다.금반지…뭐지?
머리맡에얌전히놓여있는휴대폰을열어‘금반지꿈해몽’을찾아본다.결혼을하게되거나새로운집을장만하게되거나재물이풍족하게되는꿈이라한다.아하,오늘꿈은대박이다.그런데나는결혼도했고,집도있는데그래도오늘은재물이들어온다니기대가된다.어디로또라도사볼까.즐거운상상을하며아침을시작한다.
―요즘아줌마에서
꿈이야기로아침을,수필을시작하고있다.꿈은현실과반대라든지현실적결핍을만난다든지하는이야기를하려는것이아니다.이후펼쳐지는고백을통해구자선의삶을환히들여다보게된다.착실하게하루를이야기하는사이로구자선의수필세계까지관조할수있다.
아침준비를시작하며컴퓨터를켠다.함께동아리활동하는카페를열어밤새올라온글이있는지확인하고방송통신대학교홈페이지를연다.어제듣다만방송강의를열고화장을한다.물론공부할준비를마치고얌전하게시작해야하지만바쁜일상에서시간을아끼고자주강의를들어야한다는생각에화장하는동안에도컴퓨터를열고강의를듣곤한다.이렇게강의를듣고나면책을읽을때이해가쉽기때문이다.다시공부를시작한것이나의일상에는더없는즐거움이다.
―요즘아줌마에서
일차공부이야기다.대학에서국문학을전공하고또미디어영상학과를졸업한구자선은공부하는즐거움을알고있다.공부는글쓰는사람에게숙명같은일이다.왜공부하는가.나를위해서가아니라나보다더어렵고소외된사람들을위해하는것이다.그배운것을글을통해많은사람과나눈다면이보다더기쁜일이어디있겠는가.
글속에는분명아는즐거움이라는것도포함되어있다.바쁜일상에서꾸준히새로운분야에도전하고공부한다는일은자신에대한채찍일수도있다.거듭깨어나려는의지이다.그어려운길을걷고있는모습도글속에서보인다.
출근하고어느정도일이자리잡히면다시휴대폰을연다.내가하는일은프런트에서회원이오면카드를찍고안내를해주는일이다.다음회원이올때까지특별한일없이기다리는데,그시간에휴대폰을켤수있다.유튜브를검색한다.내가좋아하는자연다큐멘터리나걸어서세계여행을시작한다.외국여행간사람이있으면가는곳마다소식을들으며나도따라유튜브를보면서여행을한다.내가유튜브로본여행지를글로정리한다.직접만나고만져본느낌보다더자세하게글을쓰기도한다.
자연다큐에서도마찬가지이다.‘흙’이라는다큐멘터리가있었는데흙속에사는유기물이어떻게분해되고어떻게양분이되는지자세하게설명하고있다.왜농약을쓰지않고낙엽이나흙을유기농으로살려야하는지,건강한땅속에서온갖미생물이꿈틀거리는모습을영상에담아보여주고있다.땅이나물속에서미생물이번식하고생명이살아나는모습을관찰하기쉽지않지만전문가의영상에담겨자세히관찰하며볼수있어유튜브를시청하며배우는기쁨이더없이크다.
―요즘아줌마에서
고백이라는말다음에는진실이따라올가능성이크다.그뒤를이어인간적으로감동이라는말도따라나오고사회적이거나문학적인분위기와참이라는말도자연스레나타나게된다.공감이니의미니하는분위기가고고하게자리잡기쉽다.수필을고백의문학이라는특징으로잡아냈을때유추할수있다.거짓이판을치고가짜가행세하는세상에서진실이라는것은오래그빛을발하게된다.고백이수필에서차지하는비중이크다는것을알수있는것이다.똑같은고백도어떻게풀어내느냐에따라상반된느낌으로나타난다.세상만사진리는하나로통한다.하나의진리속에는또다른모습이자리잡고있다는말을이렇게풀어본다.
구자선의고백은정점을향해거침없이치닫고있다.주부로살림도하지만직장다니는일도그대로쏟아놓고있다.그리고잠시여유시간을할애하고있는모습도보여준다.유튜브를통해부족한자료나이슈를보고세계여행까지세세하게하는것은바쁜시대의지혜이다.이렇듯시간을절약하여지적면모까지갖춰나가며이를수필에접목하여의미도만들고있다.
수필을고백의문학이라고말하는사람들도자신의개인적이야기를일부만공개하는데비해구자선은가감없이고백의본질에다가서고있다.
이번엔음악이다.하루를마무리하며음악을켠다.멋진오디오장치가따로없어도된다.손안에있는작은휴대폰을열면내가좋아하는음악이수두룩하다.예전에좋아했던이승철의‘그런사람없습니다’,‘그사람’과요즘우리아이가좋아하는'죽어도못보내’노래를듣고아이유의청아한감성에빠져들기도한다.경음악을들으면마음까지센티해지는느낌도이유튜브음악이없다면경험하기쉽지않은대목이다.또한세바시명강의나영화도휴대폰하나면다해결된다.
또있다.이번엔은행이다.이제은행에가지않아도엄마에게용돈을보낼수있고생일파티에가지않아도케이크를보낼수있다.시장에서장을보면서현금을주고싶을때는바로계좌이체로물건값을결제할수도있다.길찾아갈때는‘맵’을이용하고내일상을친한사람에게보여주고싶을때는카카오스토리를열어사진과소소한여행이야기를할수있다.서로안부가궁금할때는그사람이름을치고들어가면보여주고싶은그의일상이고스란히올라와있기도하다.
휴대폰하나에하루는짧다.하고픈일보고싶은일들이가득한내손안의친구,미디어가일상이되어혼자이면서도혼자가아닌멋진소통의장을손안에들고다닌다.카톡,카톡.쉼없이달려오는함께하는사람들의일상을오늘도나는손안에품고달린다.
―요즘아줌마에서
구자선의고백뒤에는휴대폰이자리하고있는데이는현대인에게있어가장가까운친구요동료이며분신같은존재이기때문이다.휴대폰하나만가지고있으면하루가해결된다는말은휴대폰이차지하는비중이얼마나큰가를가늠하게한다.효율적으로활용하면몇사람일을대신해줄수도있다.그휴대폰하나로구자선의하루는적나라하게이어지며고스란히명암을드러내고있다.
아줌마는바쁘다.빨래도해야하고밥도해야하고돈도벌어야하고남편도챙겨야하고그게다는아니다.시간날때마다수다도떨어야하고치장도해야하고지적수준도높여야하니틈틈이공부도해야한다.아이가다컸다고손놓을수도없다.작으면작은대로크면큰대로챙겨야할일들이수두룩하다.하지만아줌마는거뜬하다.힘센팔뚝하나면만사오케이다.오늘도아줌마는새벽부터밤중까지열일하신다.
―요즘아줌마에서
고백이라는말다음에는반성이따라올가능성이크다.그뒤를이어종교적으로회개라는말도,도덕적윤리적인분위기와노력이라는말이판에박은듯나타나기쉽다.그뒤로사랑이니,희망이니하는분위기가잔치판을벌이기도쉽다.수필을고백의문학이라고할때유추할수있는분위기다.사랑의고백도아니고낭만적인고백도아닌다음에야살아가는과정에서만나게되는고백은대개빤한형태의흐름을가지게된다.고백이오히려수필분위기를망칠수도있다.세상만사그렇다.좋았던일이오히려독이되기도하고나빴던일이전화위복의기회를만들기도한다.
이때구자선은막연한희망을귀결로삼지않고솔직한자기고백으로방향을잡고있다.그고백속에서살아가는모습과좋아하는일들과관심있는분야를?요즘아줌마?수필한편속에서찾아보았다.이는구자선의다른수필을이해하는데에도열쇠역할을하고있다.
멋대로살아가기
‘봄은멋대로왔다멋대로가는가보다.그러나멋대로인것이어찌봄뿐이랴.거리를달리는버스도멋대로요,일요일마다교외로몰려나가는택시,관용차,자가용차들또한멋대로이다.’
시와수필을엮은장만영시인의<그리운날에>라는책에실린앞부분이다.
세상만사멋대로보면다멋대로요,규칙대로보면다나름대로규칙이있다.버스도멋대로달리는것같지만노선이있고택시나그외차들도다목적지가있다.
필가는대로쓴다는것이수필인데이를쉽게이야기하면멋대로쓰는글이라고도할수있다.멋대로쓰는글이라서누구나쓸것같지만실상은그렇지않다.멋대로쓰는일이더어렵다.스스로터득하고마음의여유가있어야가능한일이기때문이다.
시나소설은장르특징이강해서멋대로쓴다는말은엄두가나지않는다.그시와소설틈사이,중간선에있는장르가수필이다.시는아닌데시적요소인짧은분량의글이고,소설은아닌데이야기가있어야한다는데있어서수필은나름의특징을가지게된다.그래서크게규칙을따지지않고그렇다고멋대로를허용할수도없는부분이있다.여기서규칙과멋대로사이에수필이있다고또결론내려본다.
규칙은때로딱딱하고답답한부분이있다.멋대로는혼란한느낌으로찾아오기도한다.그런데구자선은<멋대로살아>라는제목을들고당당하게독자앞에나섰다.선천적인자유분방함때문이다.구속받기싫어하고부딪치기보다피하고싶고스트레스보다자연과만나고느끼는감정이말그대로멋대로살기에안착한것이다.
멋대로산다지만앞에서살펴본<요즘아줌마>에서보면규율에짜인하루를보내고있는사람이구자선이다.반대로생각하면그러한각박한현실에묶여사는구자선의입장에서멋대로산다는말은희망사항일수있다.그리고근무하는중간에간간이주어진시간안에서자유를찾아다니고있다고할수있다.
가꾸지않아서버려진땅.그땅에도생명은있어,푸르게붉게풀밭이되었다.지난여름무성했던망초와양귀비,듬성듬성황금빛금영화,수레국화,말뱅이나물이제터전인양활짝꽃을피웠다.복잡한도시를떠나시골한적한곳에자리잡은어느농가같다.붙어있지않아서헐렁한듯여백사이로바람이사이사이숨바꼭질한다.어느젊은처자의환한웃음같다.나는지금고잔역을지나초지역으로향하는철길아래에서여름을기다리고있다.아직은꽃의계절을아쉬워하는듯봄과여름사이에서한낮을견디는법을알아가고있다.산다는것이매양봄처녀처럼들떠살순없는것이라는생각을한다.이뜨거운햇살을견디어야다음을기약하며씨앗을품을수있는거라고,여러해건너온선조들은이미다아는사실이라고말하는듯하다.
―멋대로살아에서
구자선의자유분방함은이렇게가까운고잔역이나화랑유원지나갯골공원에서구체적으로펼쳐지고있다.주어진분량만큼시간을할애해야하기때문이다.왜멋대로살고싶은지알수있는대목이다.지금멋대로살지못하기때문에나온제목이라면이야기는달라진다.이는구자선뿐만아니라이시대를사는바쁜현대인들에대한제유로봐도좋다.
계절은소리없이겅중겅중건너서다음계절에도착한다.나도오십년을건너서뜨거운여름을지나간다.여기가끝은아니다.아직씨앗도부풀려야하고,내몸의수분을다빼내야비로소다음을기약하는씨앗으로여물것이다.하지만그것도모르는일이다.내작은씨앗이모래밭에뿌려질지가시덩굴에던져질지가보지않은길이기에알수는없다.곱게자라여문호박도때로는빈방구석창에던져져잊힐지모르기때문이다.
―멋대로살아에서
구자선은멋대로돌아다니는것이아니다.그사이사이에서고뇌하고되돌아보고자연의이치를보며깨닫고미래에대한막연한기대도풀어내고있다.수필가의자세를잊지않고꼿꼿하게지키고있는것이다.
“멋대로살아.다른사람신경쓰지말고멋대로살아.살아보니그래.”텔레비전프로그램다큐공감이라는방송을보고있다.106세의최돈춘할아버지에게어떻게살아야하느냐고물으니‘멋대로살라’고한다.멋대로살라는말이가슴에박힌다.남신경쓰지말고하고싶은것하면서멋대로살아보라는말이참멋있는말이구나한다.나는때때로멋대로하는버릇이있다.보고싶은것만보고듣고싶은말만듣는경향이짙다.가끔은듣고도못들은척,보고도못본척외면할때가있다.그러면마음의풍랑이잔잔해지기때문이다.그렇게오래지내다보니누가뭐라해도내고집대로일때가많다.가끔고집불통이라는말을듣긴해도잘바뀌지않는다.원래사람은잘바뀌지않는습성이있다고하니그러려니한다.
―멋대로살아에서
구자선보다곱을더살아온106세최돈춘할아버지이야기에의한자기확인이다.먼저살아본사람의이야기는예언처럼소중하다.그에게서들은‘멋대로살라’는말이가슴에박힌것도실상은그렇게살기어렵기때문이다.머리로는알겠는데현실적으로어렵기때문이다.남과의관계에서나직장에서는내멋대로할수없다.그러나나혼자만의세계에서는크게구애받지않고멋대로살수있다.보고싶은것만보고듣고싶은말만듣는다는것은나이들어가면서생기는고집이면서지혜이다.굳이스트레스를몰고오는말이라면피하는것도좋은방법인것이다.나주의한작은마을에‘죽설헌’이있다.이곳은박태후화백이고등학교때부터화가의꿈을키우며가꾸어온한국전통정원이다.나무가좋아서,자연이좋아서조금씩좋아하는꽃과나무를심다보니이제는만오천평이나되는멋진정원이되었다.정원에서는꽃과나무를가꾸고시간이날때마다그림을그렸다.그그림속의소재는언제나정원에있는꽃과나무이다.나무는우리에게많은인생의비밀을가르쳐준다고말하고있다.젊은시절,그는농촌진흥청공무원이었다.열심히공무원생활을하면서틈틈이그림을그리고자연을가꾸었다.어느날,공무원은퇴직을해도어느시점이되면평생연금이지급된다는것을알았다.그리고그시점에도달했을때과감히사표를내고고향나주에들어간것이다.문득참멋진인생을시작했구나하는생각이들었다.
―멋대로살아에서
이글에서구자선의멋대로산다는말의뜻을확연히알게된다.차분하게자기인생을원하는대로만들어가는것ㅡ.크게욕심부리지않고자기에게맞는일을찾아가는것ㅡ.이는말처럼쉬운일이아니다.살아가다보면내뜻과다르게살아가는사람도,억지로하는일도많다.그렇게힘들게살아간다는것은억울한삶이다.내뜻이있는일이나자신있는일을찾아사는것은누구나의바람이지만현실이발목을잡아엉뚱한삶을살아가는일이빈번한까닭이다.그래서멋대로산다는것은용기가필요하다.멋대로산다는것이방임이나나태에빠진것이결코아니라는의미가강하게느껴지는예이다.
사람들은평생자신의꿈보다생활에대한책임으로살아갈때가많다.설령많이가졌다해도일을손에서놓는것은삶을놓는것처럼생각하는경향이있다.그래서사람들은쉽게일을놓지못한다.그런반면과감히하던일을정리하고꿈꾸던꿈을향해과감히사표를던진화가의선택이참멋있어보였다.나도언젠가는과감히사표를던지고나의터전을찾아떠날수있을까?생각해본다.
―멋대로살아에서
구자선의행로는아직도진행형이다.직장일은노동그자체에서오는충족감도있지만결국은사표를내고내멋대로살기위한과정이며방편이다.설사그과정이뜻대로진행되지않아기간이연장되더라도,꿈으로만남을지라도한편으로멋대로사는멋진꿈을꾸며요즘아줌마에서처럼‘오늘도새벽부터밤중까지열일하고계신것이다.’
문득내게두발이있어가고싶은곳으로갈수있어다행이라는생각을한다.하루를시작하며어디를가야할지,무엇을바라보아야할지생각해본다.오늘은강아지미용을하는날이고,그강아지가미용하는동안어제지나오면서언뜻본들꽃을찾아가기로마음먹었다.그리고나는지금이곳고잔역양귀비그늘아래에서꽃바람을맞고있다.가볍게망초와양귀비사이를지나온바람이장난이라도걸듯선뜻어깨를스치며지나간다.
―멋대로살아에서
요즘대세는반려견이다.저녁산책길에나가보면반려견과나온사람들이대부분이다.구자선도또다른꿈의하나인반려견과행복한시간을보내고있다.변하기쉬운시대에올곧게주인을섬기는반려견의모습은이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의얄팍한변심에경종을울리고있다.늘한결같은사람으로살아가는심지깊은마음이여기서도읽힌다.그리고틈틈이카메라들고자연과만나는마음은때로수필가이전에시인같은구절들도남겨놓고있다.
조용히휴대폰을열고듣다만노래를듣는다.노래에는사랑이있다.노래에는슬픔도아픔도기다림도있다.하지만무엇보다전하지못한마음의말도고스란히담겨있다.조용히노래가사에사랑을담아다음이야기를띄워본다.그리고생각한다.‘그래,멋대로살아.그래야후회가없어.’백세를넘긴할아버지의말을되새긴다.그래,멋대로살아보자.마음이후련해진다.
―멋대로살아에서
구자선은음악적감각도뛰어나다.그는노래를좋아한다.이는수필속에서리듬을확보하는데효과적이다.리듬이좋다는말은문장속에흐르는나름의자연발생적인형식때문이다.이미음악적으로무장된구자선의문장은막힘없이시원시원한모습으로읽히고있다.
그의음악사랑은한때음악속에서살아가게한적도있다.그의곁을지켜주고있는이러한자연과여행과음악과약간의노동의즐거움속에문학은필연으로다가와그의또다른동반자가되어주고있다.
가만보면구자선은이미멋대로살아가고있다.완전하지는않지만상당부분멋대로살아나가는전형적인예를여기저기서보여주고있다.그가완전하게멋대로살게되었을때,그것을자유분방이라고의미있게이야기할수있을때,가깝게지내는사람몇몇이슬쩍동행해준다면그의멋대로살기는완성되는것아닐까.그때를기다려보며두편의수필을전제한구자선의수필세계를꼼꼼살펴보았다.큰틀에서제유를활용한특이한해설을누구나읽어보라고마지막장에현수막처럼걸어놓는다.
배준석
시인ㆍ문학이후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