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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
저자이윤경은1954년경북상주에서태어나어린시절청화산을휘감아부는푸른바람으로시심을키웠다.1996년[문학공간]으로등단하였으며시집『빈터』를냈다.한국작가회의회원,[시천]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시인의말제1부분홍빛/오래된사과밭/눈부신고독/환절기/공양/고구마/바닥의말/어머니의거름/약/속수무책한나절/서랍속에침묵/바람의상처/오해제2부적막속에소란/팔월/틀/한평/기다리는가방들/푸른점하나/아모과를읽었네!/겨울포도밭을지나며/엄마의기다림/떠나는풍경/잡초제3부달맞이꽃/그곳에두고온꽃/가을과겨울그사이/슬픈새벽강/향일암오르며/너처럼나도간다/늙은저녁/낙엽/억새밭/소설小雪/우는손/그말은제4부삼월의눈/어여쁜봄날/아카시아꽃잎을따라서/섬진강변에서/꽃무늬의자/맨드라미/할슈타트의오후/나의별아/춘자/강가에서/저녁구름으로만난우리는
늙은나룻배한척/달달떠는달하나싣고/밤새삐그덕거렸다//무수한비늘이치켜세운/지독한그리움/날카로운창끝이되어/그달을사정없이찌르고//그밤/그달은/하얗게죽어서/새벽강깊이떠내려갔다-「슬픈새벽강」전문이윤경시인의두번째시집『눈부신고독』(도서출판애지)에는아픔과번뇌와비움과깨달음의서정이가득하다.지아비를잃고온통그리움에젖어오체투지(五體投地),기나긴세월을건너온순정한언어들이도처에서성거린다.“휘어진등뼈에굵은줄기하나세우려고/숨소리가빠지는/노송한그루”로그려내는눈부신고독이다.해설을쓴소종민평론가는이번시집을두고“생의시련으로흔들려온자기본성을튼튼하게붙드는과업의중간결산이다.견딜수없는외로움을견딘만큼서러움의그늘은넓어지고무거워졌다”고.안상학시인은“아침,점심,저녁-봄,여름,가을을지나초야-초겨울앞에선영혼의언어다.벌써부터아침-봄을기다리는것이아니라밤-겨울을건널채비를긍정의손길로매만지고있다.어둠은별빛으로족하고추위는입김으로도충분하다는데이쯤에서무슨말을더하랴.”라는말로헌사하고있다.죽음같은어둠의삶을정면으로관통하는과정에서실낱같은삶의기미들,알갱이같은빛조각들을만나고찾아가는이번시집.그리하여검은딱지를뜯어낸자리에돋는‘분홍’을노래하는시인의언어가향기롭게번져나가기를기대해본다.[책속으로추가]빈몸들입니다더이상비워낼것이없는옆구리에품고있던토실토실한생의자루뚝뚝분질러내주고바람앞에경문을외우고있습니다피한방울의흔적도보이지않는깡마른뼈대들서로부대끼고비벼가며부스러지는꺼풀들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저마른뼈대들이성스러운몸짓을따라할수있다면지상에서하루하루피흘린날들이저렇게누렇도록순해져서상처로패인기억의살점들마저부서지고부서지면서삭아가는몸까지공양으로바칠수있습니까비워낼것이없는소리조차공손한늦가을,옥수수밭-「공양」전문나는갑오년양력오월생이다어릴때부터녹색을유난히좋아했고싱그러운들녘그림을많이그렸다들판을보면한없이내달리고싶어졌고그어디서휘파람소리가들리면누군가나를부르는소리로들렸다가끔꿈속에서드넓은요동벌판같은곳을내달리고빗발치는화살을피하다가피흘리며땅에떨어진전사들의몸을보고몸서리치기도했다나는하루종일여기저기휘돌아다니며햇빛바람나무꽃돌풀들을만나고새소리물소리를많이듣고온날은푸근히깊은잠을잤다아마도등에있는푸른점하나는어느전생청마(靑馬)의흔적일것이다-「푸른점하나」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