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사리 (최영욱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다시, 평사리 (최영욱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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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父子시집 『꽃가지 꺾어 쳐서』를 첫 시집이라 치면, 최영욱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두 번째 시집 『평사리 봄밤』 이후, 8년여 만에 낸 이번 시집도 『다시, 평사리』이다. 평사리는 최영욱 시인이 하동문학의 부흥과 고양을 위해 힘쓰며 중장년 보내고 있는 곳으로 그의 시와 삶이 함께 어울린 존재 형성의 근원이다.
평사리 최참판댁 주변에 아주 많은 대봉감은 개치나루와 하동포구로 가는 길을 밝히는 가로등이었다가 농부들 웃음이었다가 까치밥이었다가 따뜻한 호롱불이라고 비유한다. 손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드러낸 「황홀한 착지」 등 아름다운 시편이 있는가 하면 쓸쓸하고도 간절한 삶의 풍경을 전통서정과 서사로 버무려 그려내고 있다.
저자

최영욱

저자최영욱시인은1957년경남하동에서태어났다.정공채시인의추천으로[제3의문학]으로등단하였으며시집『평사리봄밤』,산문집『산이토하면산이받고』가있다.토지문학제운영위원장과하동평사리문학관장,이병주문학관장.

목차

제1부황홀한착지
反轉/황홀한착지/수컷들/혼돈/되살기/다섯끗/작심즉불作心卽弗/대봉감/달콤한상상/천원天元/안경/어떤의식儀式/나림那林생각/이의있습니다/신

제2부섬진강시편
평사리봄밤을위하여/그나마다행이라는말/섬진강1?노을/섬진강2?자진/섬진강3?겨울/강의독법/노량포구/하동포구/화심나루/호암나루/화개나루/다시,평사리/개치開峙나루

제3부미조에서
미조彌\助/갯바위/합장/강화시편1?만중에게/강화시편2?홍이포/강화시편3?이별/노도에서?노도/노도에서?묵즙/노도에서?꿈/노도에서?너머

제4부차밭법당
차밭법당1/차밭법당2/덖기?살청/비비기?유념/말리기/맛내기?加香/우리기/나누기/妙用/감로甘露/비수/섬진강대로3492

출판사 서평

날이저물면저녁이찾아들듯/날이새면어김없이오르던평사리-行/늙은자동차도길을다외워차도나도편안했던/평사리-行이십여년//이젠늙어기다릴사람도,받을기별도더는없어/빈곳간들을사람으로,문장으로채워놓고//내언젠가는최참판댁솟을대문을등뒤로두고/개치나루쯤에서나룻배하나얻어타고/흐르듯떠나가겠지//나는늘평사리에서누군가를기다렸지만/이제평사리가나를기다려도좋지않을까/싶은것이다//평사리-出
-「다시,평사리」부분

평사리에서늘누군가를기다려왔다는시인.언젠가는그가출퇴근을하던“최참판댁솟을대문을등뒤에두고/개치나루쯤에서나룻배하나얻어타고/흐르듯떠나가겠”다는것이다.더불어이제는“평사리가나를기다려도좋지않을까”하고고백하고있다.

『다시,평사리』는4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인생에대한성찰과비유를담았고,2부에서는하동의역사와전통,섬진강을역사적상상력으로읽고기록했으며,3부에서는미조와노도를통해서포김만중의유배시절을상기하고강화도까지제재를확대하고있다.4부차밭법당에서는차밭과차이야기를담고있다.

공광규시인은“자신이살고있는섬진강역의하동과서포김만중의유배지인남해,그리고찻잎을따고덖고우려서마시는행위를중심으로지역의지리와역사,현실과기억을비유적방식으로다양하게형상화하고있다.삶의주변에서포착하고채집한사물과과거와현재의사건을변주하며시편하나하나에담아가는시인의면모가아름답게장엄된한권의시집이다.”라고해설하고있다.

정호승시인은“시인이여이제울지마시라.평사리가달빛처럼시인을기다리고악양골대봉감이호롱불처럼불을밝혀가난한시인의가슴을환히밝혀주지않는가.시는바로삶의토지이거늘,그토지에뿌리내려매화처럼열매맺는시인의시적착지는참되고황홀하다.”고헌사하고있다.

시인은서문에서“자신이기획하는삶을살지못하고,돈도사람도안되는시인으로살아왔다고.산다는것도쓴다는것도속절없어쓸쓸했다”말하고있다.

[책속으로추가]
예서시작이다
바람도순해물길이순한하동포구팔십리가시작되는포구
오늘은보름사리,그밀물에배를앉히면뱃길은편안할터
여기서물길백리,팔십리는정감의거리
초저녁에하동포구닿아야만하동장날대목을보고
다른밀물에얹혀화개장터까지올라야하는긴물길

희게번득이는달빛에젖은포구는“노량”하고불러보면
1598년장군의피묻은갑옷이노량바다에어려
한쪽가슴이저려오고멀리관음포불빛만
섬처럼떠그날만큼멀었다

예서팔십리
하동포구팔십리,바다를버리고강으로드는길
오백리먼길을달려온섬진강이남해로스며드는포구
그노량포구에서면
옛것의비린내는멀어아득하고
사람들은순해져정처를잃고
나또한순해져문장을놓치는

그러하니
노량에서는연필을꺼내들지말고
부디묵념만하시라.
-「노량포구」전문


스스로매장해버린
내가뱉거나쓴
말들이단어들이문장들이
유령처럼살아나
이승한자락을아귀처럼그러잡고
달빛서린백사장을어슬렁거리고
스스로힘을거두는것도잃어버린채
그말그단어그문장들과놀아난세월

길다

돌아보면
오소소소름돋아떨치고픈부끄러워도망가고픈
반쯤자르고픈혓바닥과잡지말았어야할수많은
펜들과먼지낀자판들과환청처럼기어들던산만한
잡소리까지가그렇다

다시생각하면
달빛서린백사장에적막처럼눕고싶은것이다.
-「되살기」전문

차밭에든다
든다는것은인기척이다
늘먼저와있는손님때문이기도할터
고라니가주인일때도그렇고
멧돼지나뱁새의둥지도그렇다
그러므로늘“듭니다”라고고함치지만
이는사람의말이라서
그들은언제나나를기겁하게하고
손님과손님들이
서로가늘놀라는차밭

그래도차밭에엎드리면세상은멀어
아득한데
차밭에무릎꿇으면찻잎은더욱선명하여
연두로물결치는데
그연두색멀미에열이뜨는데
달뜬손놀림은허방을짚기일쑤

찻잎의목을꺾는다는것은
한모금의차를얻기위함이나
염치를가르쳐준잎이기도하여

봄날의차밭은
나만의법당이었다.
-「차밭법당1」전문


야윈곳간이늘문제였다
비우면언젠가는채워질거라는말은
꽃이피면다시올거라는말처럼
헛된것이라서쓸쓸했다

날이저물면저녁이찾아들듯
날이새면어김없이오르던평사리-行
늙은자동차도길을다외워차도나도편안했던
평사리-行이십여년

이젠늙어기다릴사람도,받을기별도더는없어
빈곳간들을사람으로,문장으로채워놓고

내언젠가는최참판댁솟을대문을등뒤로두고
개치나루쯤에서나룻배하나얻어타고
흐르듯떠나가겠지

나는늘평사리에서누군가를기다렸지만
이제평사리가나를기다려도좋지않을까
싶은것이다

평사리-出
-「다시,평사리」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