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마녀 (신단향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상록마녀 (신단향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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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단향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누구나 겪는 삶의 무게, 구체적 현실을 무림의 어휘들로 치환하며 아주 이채롭고 개성 있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어 가히 ‘낯설게 하기’의 전범을 이룬다 할 만하다. 시인이 술과 음식을 팔며 생을 영위하는 장소를 명명한 ‘상록객잔’. 이곳은 황량한 현대사회의 반영하기도 하고 연민과 격정과 순정, 그리고 시가 한몸으로 불타오르는 연탄불 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여성으로서 홀어미로서 가장이 되어 쉬는 날도 없이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지고 가는 신산한 삶이 여실한데 무사, 협객, 검객들과 그들의 무기인 장검, 단도, 쌍칼, 표창, 철퇴 등이 등장하고 이와 관련된 검술, 권법, 신공과 같은 어휘도 나타난다. 물론 고수도 있고 졸개도 있다. 관원이 있고 잡졸도 있다. 방주, 내시까지 등장하여 한몫 거든다. 특히 “객잔의 지붕 위에서 사막의 모래바람이 나의 치맛자락을 찢는다”(?금연구역?)와 같은 화자의 발화는 무협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자신이 직접 연탄불에 돼지고기를 굽고, 수많은 강호의 무사들을 겪지 않았다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정황들이 작품집 전체에 걸쳐 생생하게 망라된다.

호병탁 평론가는 “그녀는 “무사들의 호주머니 속 엽전을” 노리는 노련한 ‘마녀’다. 또한 “치명적 미소”를 지닌 성적 매력에 넘치는 마녀이기도 하다. “주정부리지 않고 세전 깔끔히 내고 점잖게 객잔의 문턱을 넘어갈지” 노려보는 프로정신이 충일한 장사꾼이도 하고, 마녀답게 “빗자루에 걸터앉아 기울어진 잔의 각도를” 보기만 해도 “무사의 가슴속 잔이 얼마나 비워지고 채워지고 하는지” 알아내는 능력자이기도 하다.”고 시 ?마녀론-상록객잔?을 펼쳐보이며 “자신의 거짓 없는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음을 안다. 문학작품의 강한 호소력과 감동은 이런 진실성의 제시에서 온다.”고 말하고.

이진명 시인은 “늘 푸르고 내일의 희망이 크는 상록수 그 나무이름 역 근처에 차려진 객잔. 마녀 아닌 마녀, 검객 아닌 검객이 되어 절망과 상처로 헐벗은 철지난 무사들을 상대하며 또는 대적하며 세상과 삶을 밀고 가는 상록마녀. 그녀 여검객의 만 가지 마음이 전면적으로 진하고 붉게 펼쳐진다.”고 헌사하고 있다.

붉을단 향기향의 시인. 신단향 시인의 남다른 삶과 내공 깊은 시적 검무는 숙연하고 통쾌하기도 하고 아름답고 슬프기도 하다. “현실을 연민하는 어미와 마녀여성과 옛 고향소녀의 수줍고 밝은 세계가 어느 것도 서로 가리지 않고 시의 여정에 들어 풍성하고 참신한 가족을 이룰 것이라 기대”하는 이진명 시인의 말에 크게 공감하는 이유이다.
저자

신단향

저자신단향
경북군위에서태어났다.2007년시집?고욤나무?를내고2012년<시를사랑하는사람들>로등단하였다.2017년12월<우리시>작품상을수상한바있다.

목차

제1부상록객잔
상록수역
마녀론
마녀의하루
껍데기론
독수무정
혈겁의거리
금연구역
무모한열정에대하여
졸개들
행복
잔영들
단향보검
태풍전야
반성
독수천국
취권
대결
안부
피알
굽쇼!

제2부하루가하루로하루를
04시30분의테이블에는재떨이가있다
하루가하루로하루를
어머니피다
25시편의점사내
꽃핀
프로메테우스의퇴근
서더리탕
무릉도원
찹쌀떡과망개떡사이
오아시스는어디인가
지하도에서

제3부펄럭이던치마가잠들때까지
가장
펄럭이던치마가잠들때까지
외삼촌
백설기
나를휘젓는다
사과꽃아이들
양말한짝
극기
춘천닭갈비속엔춘천이없다
나비와꽃
미안해사랑해
쑥을사다
깊은잠
열기구

제4부어디에가더라도
이삿짐
박하향
콩새
늦장마
쫄랑쫄랑간다
뽑힌자리엔허공이
맑음또는흐림
유리문사이에두고
초생달
이슬의무게
어디에가더라도

해설|호병탁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추가]
45도로허리굽히고
탱탱한오줌통괄약근을조이며
부글거리는배싸매쥐고
호흡가다듬고공손한목소리로
‘굽쇼!’
가래침여기저기뱉어놓으시고눈부라리셔도
‘굽쇼!’
화장지코풀어식탁여기저기쌓아놓으시고
서비스가뭐이따위야,젊은이에게도
네,네,‘굽쇼!’
혀꼬부라지신소리로야!야!삿대질하시어도
네,네,‘굽쇼!’
커다란손이느끼한미소로엉덩이를툭치시어도
버르장머리없는제엉덩이를용서해주시‘굽쇼!’
술한잔따르라시며잔들이대시는손에게
아!네,집에계신사모님을모셔오시지‘굽쇼~!’
흩뿌린지폐를이녘이주워라‘굽쇼?’
금연스티카밑에서굳이담배를태우시려‘굽쇼!’
폭언은막차태워보내드리시‘굽쇼!’
차버린식탁과뒹구는기물사진찍어간관청나리로부터는
사건이종결되었다는문자만오‘굽쇼!’
내멱살대롱대롱잡힐때,
삼십육계줄행랑친직원배시시들어서는얼굴이예쁘‘굽쇼!’
월세밀려주인나리로부터독촉전화가온날에는
이놈의가게확처닫아버릴까흰소리도터트리‘굽쇼!’
일년삼백육십오일객잔거리밤마다
멱살잡힌외줄타기마녀의끝나지않는쇼‘굽쇼’
―?굽쇼!-상록객잔?전문

막개방의방주가된김씨는품속엽냥에고이꾸려둔어음쪼가리를꺼내어내밀다눈물을글썽인다목숨을걸고수십년만에이룬방주의자리는부도로위태롭단다

마녀가김씨의어깨를토닥이며미소검법을전파해준다

너의육신과마음이힘에겨울때사계절피는꽃을입에문필마를선물할것이니,너는너의아이들을준수하게연마케하여개방에서제일가는용맹으로천금준마를타도록하게할지어다

킬리만자로의표범이되어부도난어음을입에물고으르렁거리거라

범의고삐를죄며신천지의등고선에오를무렵눈물에젖었던눈이웃는다그래순간의신명이평생의흥이될것이니신념의눈빛으로너의성을쌓을때웃음소리가밤하늘을들썩일것이다화인을되짚으며쓰라렸던가슴을신트림으로토할때나또한미소를입에걸지않겠는가웃음을선사하는마녀의마술은밤하늘위로번져오르고객점의지붕은밤이슬에물맛에젖는다
―?행복-상록객잔?전문

어린쑥을사는데주머니속전화소리가울린다
나보다먼저전화가쑥냄새를맡은것같다

쑥이걸어온전화를받는다

내속에서끓고있는쑥국한그릇내민다

채워도채워지지않는빈속
깨어진장독의허기진뱃속에쑥을심는다
그의얼굴에쑥물이밴다

잠든방문마다냄비긁는소리만곤두선다
강한번식력으로땅속을헤집고다니던
뿌리는늘행진하는방향이모호했다
전화가발신돼올때마다
굶주린아이의눈처럼끔뻑거렸다
모난돌부리를비집고쑥이다시돋아나고
멱살을쥐어잡고쏴한쑥향을뱉어내다보면
질긴쑥줄기엔매듭만도드라진다
식탁위빈국그릇엔먼지만고이다
쑥국은빛바랜기억으로동이나고
어느사이피어있는곰팡이꽃

멱살을쥐어잡고쏴한쑥향을뱉어내다보면
검은비닐봉지에싸인쑥이떨고있다
뿌리를떠난쑥이물끓는소리듣고있다
식탁위에떠도는후루룩소리로빈속을돌아보면
말라엉킨뭉치,향이라곤없는내속의쑥뿌리들
냄비가득끓고있는쑥국
―?쑥을사다?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