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함순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함순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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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함순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는 현재를 살아가는 ‘뜨거운 발’들의 궤적, 그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생의 지도에 관한 형상화이다. 즉 근대산업사회의 그늘에서 반복되고 순환되는 노동과 허기, 사랑과 욕망, 그 속에 스민 비의와 존재의 흔적들을 추적하면서도 슬프고 아픈 기미를 찾아 온 마음으로 꿈을 꾸고 동시에 치열하게 맞서는 단독자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그동안 민중적 서정을 몸체로 한 리얼시즘 시편으로 우리의 ‘자화상’을 이루는 가족, 밥과 사랑, 환대와 나눔을 통해 아픈 시간을 위무했던 함순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도시의 무관심 속에서 점점 몸집이 불어나고 있는 맨발의 걸인, 쇼윈도에 갇힌 젊은 청춘, 소낙비에 기울어도 심장이 파닥거리는 ‘무서운 여자들’에 이르기까지 ‘당신’을 향해 뻗은 수많은 에움길을 모더니즘 형식으로 전유하며 리얼리즘과의 결합을 꾀하고 있다. 타자와의 불화와 합일, 단절과 차이를 은근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따듯하면서도 냉정해 보이는 시인의 시각과 절제된 시적 진술들이 절묘한 미감을 거느리고 있어 새롭다.


고봉준 평론가는 “함순례의 시에서 ‘당신’은 텅 빈 기호, 즉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대상과 관계 맺을 수 있는 다의적인 기호로 사용되고 있다.”고. ‘당신’은 “슬프고 아픈 기미”를 겪고 있는 모든 존재들, 그리고 시인이 “이름을 붙여주고 이름을 불러주는 일”을 행하도록 촉발하는 모든 대상”이라고 해설하고 있고,

이승희 시인은 “스스로 “오수”가 되고 “그늘”이 됨으로써 세상에 “손 잡아줄 만한 내력들”조차 없는 것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그 허름한 내력의 빈 곳이 왜 이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충만이 될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스스로 “살아있음으로 매일매일 격렬”한 시인의 생에 대한 존재적 성찰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것은 궁극적으로 이 포악한 삶에 맞서는 힘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인은 “웃는 별을 낳아/나, 당신의 방에서/낭만적으로 빛나고 싶었으나”(시인의 말) 생명의 희로애락을 받아 적으며 ‘먼 곳’의 그리움을 응시하며 이번에도 맘껏 웃거나 빛나진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담백한 발화와 낭만적 정서를 아우르며 장면과 장면, 그리고 그 사이 여백에 역동성과 자신만의 의미와 색채를 기입하며 한사코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함순례 시인은 1966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1993년 ≪시와 사회≫로 등단하여 시집 ?뜨거운 발?, ?혹시나?를 냈으며 제9회 한남문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대전작가회의 회장, ‘작은 詩앗 채송화’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함순례

1966년충북보은에서태어났다.1993년≪시와사회≫로등단하여시집?뜨거운발?,?혹시나?를냈으며제9회한남문인상을수상했다.한국작가회의회원,작은詩앗채송화동인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제1부
까막까치/저녁강/걸인의식사/자정의작용/점원,우아하게/나는하수다/지네가툭/소낙비/무늬들/블랙홀/쿠바리브레/헌화/공기인간

제2부
노을/유월은하양/비행운/환승/역마/장미사원/그래가자/악수/멀미/무위사/공원,봄밤/공원/제비가날아갔다/여름,쌍계사가는길


제3부
정북토성/옥주/코르사코프의검은개/더그린라인/인디언식이름은/고비/고비3-목동/고비5-에미/고비6-전봇대/고비7-수컷을다루는법/고비8-푸른늑대/고비9

제4부
가을밤/명경/씨알/못/시인의세금을면제하라/강력반형사에게시집을주다/고양이/도둑의전모/따루주막/꽃사기/사월/바람이바람의귀를찢으며/봄인데말이야

출판사 서평

[추천사추가]
함순례시인은“사라지고다가오는것들을물끄러미/마주하”(?나는하수다?)기위해물이되고자한다.그런시인의자세는이세상작고사소한것들에대한모성이면서이세계를바라보는연민과깊은애정을동반한다.지금은비어있는듯,어두워보이는그것들의상처에제상처를가만히포개어보면서오래아파할줄안다.이를위해스스로가장낮은곳이면서가장깊은곳의마음속으로묵묵하고정직하게걸어들어가는모습을보인다.그것은“뻘에발목을묻고죽어가는버드나무의얼굴”을“깊이들여다볼때”처럼스스로“오수”가되고“그늘”이됨으로써세상에“손잡아줄만한내력들”조차없는것들을어떻게사랑해야하는지,그허름한내력의빈곳이왜이세계의가장아름다운충만이될수있는지를역설적으로보여주고있는동시에스스로“살아있음으로매일매일격렬”한시인의생에대한존재적성찰이기도하다.그리하여그것은궁극적으로이포악한삶에맞서는힘이라는것을증명하고있다.
시인이바라보는삶의시선은다양하다.까막까치로부터사할린과몽골초원을지나고쿠바의어느골목을걸으며만나는수많은인간과사물속에서그녀가주목하는것은그런낮은자세에서비로소보이는것들이대부분이다.그녀가거기서바라보는것들에대한다정은스스로그러하다는‘자연’처럼따뜻하고그윽하다.또한이따뜻함은그것자체로단순함을넘어서역동성을가진다는데에서그녀의시가갖는차별성이드러난다.시인의시편들은그렇게낮고익숙한곳에서출발하지만그것이비로소이삶을,이세계의바탕이고가장아름다운무늬가된다는것을보여주고있다.“내일은도무지알수없는세계”(「무늬들」)속에서시인은이순정한언어를가지고진정성있는뚝심으로밀어가고있다.이애틋한시인의시선을,그언어들을어떻게사랑하지않을수있겠는가.
이승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