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게 묻다

길에게 묻다

$11.26
저자

동길산

<b>글쓴이:동길산</b>
1960년부산에서태어나부산대경제학과를졸업했다.1989년무크지『지평』으로등단했으며시집『을축년詩抄』『바닥은늘비어있다』『줄기보다긴뿌리가꽃을피우다』『무화과한그루』를펴냈다.dgs1116@hanmail.net

<b>사진:박정화</b>
부산에서태어났다.2006년인도기행사진전을연바있다.chand14@hanmail.net

목차

제1부

합천밤마리들길11
창원주남저수지둑길18
사천선진리성성길25
삼천포노산공원돌나무길32
마산산호공원‘시의거리’39
부산영주동시장통46
함안말산고분길53
진주경남수목원침엽수길60
‘밀양’역광장68
태종대등대길75
하동포구물길82
해운대청사포오솔길88
부산이기대해안길95
남해다랑이마을논길102
거창빼재109
최계락외갓길115
부암동굴다리123
부산영락공원묘지길130

제2부

산청산천재141
김해천문대147
낙동강하구의노을153
함안채미정159
통영남망산과한려수도165
범일동증산171
밀양감내177
의령설뫼183
영도다리189
지리산백무동195
창녕비봉리유적201
사천굴항과군위숲207
양산삼수리212
진해웅천도요지218
거제도외포224
마산중앙부두229
고성대가저수지235

출판사 서평

천자는마차를타고천재는걷는다

언제부턴가인간이라는동물은걷기를잊어버리고있다.진화론적으로볼때도인간이인간일수있게하는가장혁명적인사건은직립보행이었다.천자는마차를타고,천재는걷는다고한다.니체는“창조력이가장풍부하게흐를때는언제나나의근육이가장민첩하게움직이는순간이었다”라고말하기도했다.바로이책은시인이근육을가장민첩하게움직이면서얻은사색의결과물이다.

시인동길산이등단20년만에낸첫산문집

저자동길산은20년전인1989년등단한전업시인이다.경남고성의시골에서살면서시쓰기에전념하고있는저자는그동안『을축년詩抄』『바닥은늘비어있다』『줄기보다긴뿌리가꽃을피우다』『무화과한그루』등여러권의시집을펴낸바있다.하지만산문집을펴낸것은등단20년만에처음이다.이책은저자가부산곳곳을비롯하여경남20개시·군을한군데빠짐없이발품해서쓴부산·경남기행산문집이다.그러나책의제목『길에게묻다』에서짐작해볼수있듯이이책이단순한기행소감문이나여행안내서는아니다.저자는길을자신의정체성을찾아가는통로로생각하고,바로그길에서나와다른남과소통하는광장을발견한다.

들길한가운데나를세우다

모든사유는걸음에서비롯된다고한다.끝없이펼쳐진길을걸으며바라보는풍경에끝없는생각이꼬리를문다.자동차를타고한바퀴휙둘러보는걸로는결코대신할수없는마음의평화와풍요로움이있다.걷기는바쁘고힘든일상에서상처받은나를치유하고,지치고찌든몸과마음에에너지를불어넣는일이다.들길한가운데나를세우면몸이낭창대고마음이낭창댄다.싱그러운마늘밭과버드나무를보면서나를바라본다.
800km산티아고순례길에세계여러나라사람들이몰려들고있다.그리고그순례길을걸은사람들은한결같이말한다.나를찾는여정이었다고.하지만굳이그먼나라가아니면어떤가.시인은살고있는고성집인근의부산경남에있는길들을새롭게걸어본다.오광대의발상지인합천밤마리들길을걸으며부당한권위를거부하던저항의길을느낀다.창원주남저수지둑길을걸으며둑길이쪽과저쪽이하나로이어져상생하고화해함을기대한다.뫼비우스의띠처럼안과밖이넘나드는사천선진리성성길에서는안이면어떻고밖이면어떠냐고말하는성의소리를들으며,삶의낙천성에대해생각해본다.

부산경남의인문지리지

합천밤마리들길,거창빼재고갯길,부산이기대해안길등18군데의길이실린1부에서는주로아름다운산책길을소개한다.혼자서걸으며사색에잠겨도좋고,연인끼리걸으며다정한말을나누기도좋으며,혹은사이가틀어진가족이함께걸으며화해하고상처를치유할수있는길이다.2부에서는길을걸으며문화를만날수있는곳17군데를소개하고있다.카랑카랑한지리산아래산청산천재에서남명조식을만나고,숲길을한참이나올라간김해천문대에서는인도아유타국의공주허황옥을만난다.또통영남망산에서는박경리,윤이상을비롯한통영의예술가들을추억한다.사천굴항과군위숲에서는조선바다를지키기위해왜적에맞서싸우다죽어간이순신과이름없는조선수군을애도한다.길하나하나에서려있는우리역사와문화를돌아다보게만드는것이바로이책이다.

문체에대한저자의꿍꿍이

『칼의노래』저자김훈선생은라디오대담프로에나와자신의문체에대해언급하면서문체는음색이라고표현한적이있다.사람마다목소리가다르듯이사람마다문체도다르단얘기였다.맞는말이다.시인동길산은거기에서한걸음더나아가문체는지문이라는생각을가지고있다.이번산문집은문체에대한저자의꿍꿍이다.

동길산의문체는굳이말하자면벽돌쌓기문체이다.한장한장벽돌을쌓아가듯한문장한문장글의담장을쌓아간다.벽돌한장이라도빠지면위태해지는담장처럼한문장이라도빠지면위태해지는글이저자가추구하는문체이다.저자는자신이추구하는문체를세가지로말한다.짧게,현재형,그리고‘남보다먼저안웃기’.

짧은문장은속도감을준다.그러나글이짧다고짧은문장이아니며글이길다고긴문장이아니다.짧아도긴문장일수도있으며길어도짧은문장일수있다.일사일언처럼결국적재적소의문제이다.문장이길어야할때짧은문장은잘못된문장이며반대의경우역시마찬가지다.

현재형은생기가있다.생동감을준다.현장에있는느낌을준다.일분일초만지나도과거가되는현실에서현재는얼마나짧은가.얼마나귀한가.욕심일는지몰라도나는현재를진득하게붙잡고싶고내가붙잡은현재를글읽는이와함께나누고싶다.현재형문장은그러한나의욕심이다.욕망이다.

남보다먼저안웃기.우스운얘기를들려준다며동네조무래기들을모아놓곤얘기도중에먼저웃던형들의기억!글에도표정이있다면표정관리가잘된글이좋은글이리라.나의감정을드러내기전에읽는이가감정을드러내게하는글이좋은글이리라.슬슬터져나오려는웃음을참으며글을쓴다는게말처럼쉽지는않지만썼다가지우고썼다가지우면서나는웃음을참는다.(동길산)

이상이문체에관한저자의생각이고,그런글을쓰기위해끊임없이노력하고있다.문체에대한저자의생각이고스란히드러나는이책은비록산문집이기는하지만한편의시라고생각하고읽어도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