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또 어머니로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솔안등 부엉이』는 한두 편만 읽으면 약간 슴슴할 수 있다. 어떤 작품도 특별할 것 없는데 또 어떤 작품도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지근한 것도 아니다. 안정된 문장과 절제된 수사, 간간이 무심하게 흘리는 빛깔 고운 고유어와 방언들, 그 모든 것이 수묵화처럼 아련하고 차분하다. 녹차향기처럼 은은한 그녀의 글은 자극에 중독된 사람은 읽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슴슴히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녀의 안온한 서정에 물들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다가 어쩐지 세상으로부터 멀리 떠나온 듯 고요하고 편안해진다면 그건 전염의 징조다. 일단 전염이 되면 치명적 매혹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서 어쩌면 우리는 이미 잃어버린 가정이라는 안온한 울타리를 다시 세울 의욕을 느낄 수도 있다.
솔안등 부엉이 (이영순 수필집)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