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고고학 (어른의 나이테에 대한 추적)

소년의 고고학 (어른의 나이테에 대한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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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른이 된 K들이 화자인 설흔의 중단편 소설 모음집 『소년의 고고학』. 이 소설집은 K들이 성인이 된 후 일상에서 혹은 충격적 사건을 접한 뒤에 자신이 어렸을 때 겪었던 사건을 회고하고 감정들을 곱씹으며 자신의 현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르렀는지를 추적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너희의 오늘로부터 어른의 삶이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국가든, 학교든, 제도와 구조는 개인을 보호하지 않는다. 그러한 세계에 짓눌렸던 소년 K들은 이제 어른이 된 K들을 소환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한다. K들은 감당 못할 질서에 나약했던 소년이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는지를 가슴속에서부터 캐낸다. 싸우고, 타협하고, 싸우고, 후회하고, 그래도 싸우고……. 이것을 파헤쳤던 과정. 벌레처럼 커 갔던 소년의 고고학이다.
저자

설흔

저자설흔은서울에서태어났습니다.고려대학교에서심리학을공부하며소설을썼습니다.
지은책으로는『연암에게글쓰기를배우다』(공저),『소년,아란타로가다』,『퇴계에게공부법을배우다』,『멋지기때문에놀러왔지』,『살아있는귀신』,『책의이면』,『추사의마지막편지,나를닮고싶은너에게』,『칼날눈썹박제가』,『우정지속의법칙』등이있습니다.

목차

학교에서7
1/허들8
2/불심검문15
3/광장21
4/대표이사29
5/외교관36
6/기적43
7/벌레51
학교혹은추억59
사회에서143
다시학교에서183

출판사 서평

나는벌레처럼어른이되리라

“남아는가련한벌레,죽을걱정을품고문을나선다.”
_유만주,『일기를쓰다』중에서,본문에서재인용

저자는,모멸감을주는욕지거리에등장하는벌레가아니라시인이말한대로‘가혹한환경과전쟁때문에언제죽을지모르는북방이민족남자의심정을대변하는’단어로‘벌레’를선택했다.국가든,학교든,제도와구조는개인을보호하지않는다.그러한세계에짓눌렸던소년K들은이제어른이된K들을소환하여자신의이야기를하도록한다.K들은감당못할질서에나약했던,그마음으로사랑에뒷걸음질치던,커다란세계에웅크렸던소년이어떻게어른이되어가는지를가슴속에서부터캐낸다.싸우고,타협하고,싸우고,후회하고,그래도싸우고…….이것을파헤쳤던과정.벌레처럼커갔던소년의고고학이다.

■출판사서평

어른의나이테에대한추적

서늘하고도유려한문체로이름을알린작가설흔이역사소설이아닌,독창적인현대소설로돌아왔다.
대개의청소년소설은청소년을주인공으로,청소년의관점에서외부세상을바라보고부딪혀가며성장한다.반면『소년의고고학』은어른이된K들이화자인중단편소설모음집이다.이소설집에등장하는주인공K들은동일인물일수도,각기다른인물일수도있다.그것은큰문제가되지않는다.중요한것은K들이성인이된후일상에서혹은충격적사건을접한뒤에자신이어렸을때겪었던사건을회고하고감정들을다시금곱씹으며자신의현재가어떤과정을거쳐여기에이르렀는지를추적한다는것이다.예를들면이런식이다.

어느날,외교관피습사건이벌어졌다.사건도충격적이었지만뉴스에대한사람들의반응은더욱충격적이었다.성인K는예전,외교관의아들에대한기억을떠올린다.
학교에외교관의아들이전학왔다.K는그의자랑하는듯한태도가못마땅했고,우등생이었던자신의지위가위협받을지도모른다는생각에경계했다.그의친절도애써거절했고,얼마못가녀석이전학을가게되었을때,녀석이준비한‘친구들의말’노트에“잘가라.하지만난너의친구가아니다.”라고적으며거리를둔다.나중에그녀석은실은수리공의아들이며거짓말을했던것임이밝혀진다.

K는반장에게가서아이의말을확인했다.사실이었다.반장은정신나간놈이라며큰소리로웃었다.그순간K는무엇을했는가?후회를했다.녀석의노트에썼던그말,너는친구도아니라는그말을가슴을치며후회했다.---p40~41

그녀석의실체를알려하지않고그저전해들은대로판단했을뿐이었던자신의헐거운마음을자책했던어린K는어른이되어서뉴스의진위를가리지않고확대재생산하는여론을보며상념에잠긴다.

나의오늘로부터어른의삶이비롯된다
이책의어린K들은유약하고소심한모습으로그려진다.사랑을처음대하는태도는그절정이다.좋아하는감정을표현못해괜히여자아이의집대문에신발을던지고도망치고,그아이에게‘문학의밤’홍보전단지를건네러갔으면서도만나자마자자기가방에쑤셔넣는모습이영락없는겁쟁이샌님이다.그리하여결실을맺지못한사랑의마지막장면은어떠했던가?돌연한그녀의죽음으로장례식장에선K는환하게웃는그녀의사진만마주할뿐이다.
허망한결과를반복하지않기위해소년은어떻게어른이되어야하는가?작가가되기직전의K는자신의꿈을독자들에게들려준다.

6개월전회식후K는집벽에서나오는소년을처음본다.그뒤직장에서억울하게성희롱의혹을받은K는사직을결심한다.아내는이혼을결심하고집을나갔다.책들을정리하다우연히떨어진흑백사진한장.중학교1학년백일장사진인데아이들중단두명만이모자를쓰고찍었다.하나는몇달뒤죽었고다른하나는연합고사를얼마앞둔어느겨울날,강물에뛰어들어죽었다.둘중하나가그소년일까?알수없다.
K는책장에서보르헤스의책을기억하곤찾아낸다.보르헤스가말한‘업’을생각한다.보르헤스는자신이눈먼이유가업때문이라고했다.K는침을한번삼킨뒤눈을감는다.그는소년을따라지하공간을지나넓은초원에다다른다.소년은사라지고다른소년들이그곳에서놀고있다.소년들에게다가가려하지만닿지못하고외려집채만한파도가덮쳐꿈을깬다.꿈은반복되고K는지쳐갔지만마지막꿈은달랐다.K는지팡이를들고있었던것이다.소년들은다가와부드러운목소리로지팡이를넘기고자신들과이곳에서영원히살자고한다.K는지팡이를넘기지않는다.

소년들은K의머리며,몸이며,손발을마구걷어찼다.한대얻어맞을때마다숨이멎는고통이엄습했다.그러나K는결코지팡이를놓지않았다.소년들이빼앗으려는마음이강하면강할수록K가지팡이를지키려는마음또한커지는것같았다.K는자신의몸안에서자신도몰랐던활력이솟아나는것을느꼈다.전에는한번도느껴보지못했던감각이었다.---p178~179

사진에서발견한,죽은두아이는결국K의청소년시절을대유한다.첫번째아이는백혈병이었다.문병간자리에서신해철테이프를사달라는부탁을받은K.하지만K는가난했으므로슬쩍말머리를돌렸다.두번째아이는원래단짝이었다.그러나반이갈리면서그들사이도금이갔다.3학년11월도다갈무렵,이제는양아치가된그아이는K에게술을마시러가자는제안을했지만K는만나러가지않았다.그것이마지막이었다.
신해철테이프를주지못한것,만남을거절한것은모두K의청소년시절성격이다.이것이K이다.이기억,혹은업들을업고,미래를걸어가야만한다.혼자의힘만으로는힘들지만지팡이(이것이사람이든,혹은그무엇이든)와함께그것이가능해진다.청소년기를상징하는꿈속소년들은지팡이를거부하려하지만,사회에선어른은끝끝내지팡이와함께헤쳐나간다.
부조리하고획일화된질서로인해자신의자유와정체성이위태로워졌을때,어떻게행동하고대처하는지는어른이라고자연스럽게슬기가생겨헤쳐나갈수있는것이아니다.어른이되어서도자신의삶을지키기위해과거를반추하며,지팡이를깎고,언제죽을지모르는‘벌레’처럼꿈틀거리고발악하면서살아내야하는것이다.K가눈을감고소년들을찾아나선것은이글귀를읽은뒤였다.

걸어온곳에도길은없고걸어야할곳에도길은없다.
그러나걸어온곳과걸어야할곳없이는길또한없을것이다.
_p.162.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보르헤스의불교강의』재인용

『소년의고고학』은청소년들에게너희의오늘로부터어른의삶이비롯된다는말을넌지시건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