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열매

은행나무 열매

$18.00
Description
『비에도 지지 않고』에 이은 미야자와 겐지 컬렉션 둘째 권
한 그루 은행나무에서 길어 올린 자립과 이별의 순간!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하고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믿었던 미야자와 겐지의 철학과 섬세한 감성, 탁월한 상상력과 언어 감각이 빚어낸 걸작이다. 은행나무를 어머니로, 은행 열매를 아이로 빗대어 삶의 통과의례인 ‘자립’과 ‘이별’의 순간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뭉클하고도 경쾌하게 펼쳐냈다.

올해 태어난 천 명의 은행 아이들이 한꺼번에 여행을 떠나는 날, 어머니 나무는 너무 슬퍼서 황금 머리카락을 모조리 떨군 채 말이 없고,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로 시끌벅적 이야기를 나눈다. 마침내 북풍이 불어오자 아이들이 비처럼 뛰어내리고 어머니 나무는 죽은 듯이 서 있다.

이별함으로써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 어머니 나무는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 길을 안내하는 북풍이 있고 온 힘을 다해 눈부신 빛을 던져 주는 해님이 있으니, 그 길이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자기 역할에 충실한 은행나무의 삶은 언젠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이름이 같은 오이카와 겐지의 단순하고 절제된 그림, 박종진 번역자의 정갈한 우리말이 만나서 은행 아이들과 어머니 나무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은행나무 열매』, 단행본 그림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초등 교과 연계
2학년 1학기 국어 8. 마음을 짐작해요
2학년 2학기 통합 2. 가을아 어디 있니
저자

미야자와겐지

1896년일본이와테현에서태어나1933년급성폐렴으로세상을떠났다.일본에서가장사랑받는동화작가이자시인,농업과학자이다.종교와자연에대한깊은관찰과뛰어난상상력을담은작품을많이남겼는데,특히부처님의뜻을알리기위해동화와시를썼다.산과들을산책하며자연을관찰하고농업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가하면,농업과학을연구해서농사지도에힘을쏟았다.1921년부터동화를쓰기시작했으나살아있을때나온책은시집『봄과수라』와동화집『주문많은요리점』뿐이고,삶을마친뒤작품들이알려지기시작하여지금은세계적으로사랑받고있다.주요작품에『비에도지지않고』『은하철도의밤』『첼로켜는고슈』『바람의마타사부로』『오츠벨과코끼리』『구스코부도리의전기』들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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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은행나무를어머니로,은행을아이로의인화하여
부모에게서독립하는순간을섬세한언어로빚어낸작품!

90여년전어느가을날,미야자와겐지는노랗게빛나는은행나무의잎과열매가우수수떨어지는모습에서우리삶의통과의례인‘자립’의순간을상상했습니다.그리고은행열매를아이로,은행나무를어머니로의인화해은행아이들이여행을떠나는날의새벽부터한낮까지,시간의흐름에따라아이들과어머니의마음을섬세하고도명징한언어로이야기를펼쳐나갑니다.어머니나무와이별하고새로운세상으로나아가자신의길을가야하는‘홀로서기’의순간을요.

“오늘,아이들모두한꺼번에여행을떠납니다.
어머니는그것이너무슬퍼서부채모양황금머리카락을
어제까지모조리떨구었습니다."

은행나무에서싹이트고씨가맺히고마침내열매가익어나무에서떨어지는과정은,부모에게서태어나자라고때가되면독립해야하는우리인생과도같습니다.아이들이모두떠나고빈가지로서있는어머니나무는어떤심정일까요?아이들과의이별이너무슬퍼“황금머리카락을모조리을떨구”고침묵하지만,말할수없는슬픔과벅찬감회,염려와기대같은다양한마음의소리가들려오는것같습니다.올해할일을다마치고해님에게몸을맡기고서있는어머니나무.자연의순환을따르며자기역할에충실한은행나무의모습은슬픔을넘어숭고함을안겨줍니다.

“‘엄마,안녕.’
‘엄마,안녕.’
아이들은다같이한꺼번에비처럼
나뭇가지에서뛰어내렸습니다.”

새벽,올해태어난천명의은행아이들은한꺼번에잠에서깨어나오늘이바로여행떠나는날이라며시끌벅적대화를나눕니다.뿔뿔이흩어져야하는아이들은준비물을챙기고,서로에게고마움을전하거나사과를하고,미래에대한이야기를활기차게나눕니다.그러나생김새가다른만큼천명의아이들은홀로서기를맞이하는자세또한모두다릅니다.엄마와헤어지고싶지않은아이,빨리여행을떠나고싶은아이,황금빛별이되고싶은아이,살구나라공주님을잡아간괴물을물리치고싶은아이등등,한부모에게서태어났어도모두성향이다르지요.준비가덜되어있어안쓰러운아이도,의지가강해듬직한아이도모두여행을떠나야합니다.아이들은어떤세상을만나고어떤모험을하게될까요?

“해님은타오르는보석처럼동쪽하늘에걸려
슬퍼하는어머니나무와여행을떠난아이들에게
온힘을다해눈부신빛을던져주고있었습니다.”

한낮,빛다발이황금화살처럼쏟아지고북풍이불어오자,아이들은한꺼번에“비처럼”뛰어내립니다.북풍이아이들을데리고떠난언덕은쓸쓸하지만,“슬퍼하는어머니나무와여행을떠난아이들에게온힘을다해눈부신빛을던져주“는해님이있으니,얼마니다행인지요.마치한해동안수고했으니이제올한해를기억에품고다음해를위해자신을위한시간을가지라고어머니나무를토닥여주는듯합니다.동시에아이들여행길이춥지않도록따스하고환한빛을던져주며응원하는것같습니다.과연더큰자연의품이이들을안아줄것입니다.


미야자와겐지의섬세하고투명한언어,
오이카와겐지의단순경쾌한그림,
박종진연구자의정갈한우리말의조화!

사후90여년이지났지만끝없이사랑받고있는일본의대표동화작가미야자와겐지는시인이자농업과학자로서자연관찰을좋아했고,섬세하고탁월한언어로자연만물과의교감을소재로한동화도여럿남겼습니다.생전에동화집시리즈를구상한겐지는꽃과새,나무등을주인공으로한화조동화집에단편동화「은행나무열매」를포함할계획이었으리라추측하는데(책말미의작품해설참조),겐지특유의독특한상상력과언어표현은이작품에서도빛을발합니다.이러한언어들은미야자와겐지연구자로서겐지의세계를깊이이해하고있는박종진번역가의해석을거쳐정갈하고투명한우리말로되살아났습니다.

겐지는자연현상을자신만의독특한언어로묘사합니다.차가운새벽하늘은“담금질을해댄강철덩어리”로,동트는하늘은“연한도라지꽃잎같은오묘한빛”으로,날이밝은하늘은“하얗게타오르는”듯하며,한낮에쏟아지는햇살은“빛다발”이“황금화살”처럼날아온다고표현합니다.또은행아이들의대화는아이들다운생각과상상으로경쾌하게이어나가는반면,어머니은행나무는“부채모양황금머리카락을모조리떨구”고“죽은듯이가만히서있”는모습으로그슬픔을표현합니다.

이렇게미야가와겐지가펼쳐놓은세계를그림작가오이카와겐지는절묘하게이미지로구현했습니다.아이가그린듯간결하고자유로운터치로최대한색깔을절제하고검정,노랑,회색을주조로이모든감정과시간의흐름을표현했지요.밝은노랑으로그린은행아이들은표정이모두달라어떤마음일지추측하게하고,어머니나무는검정으로슬프고도복잡한심정을묵직하게담았습니다.또아이들을안내하는북풍도,이모두를비추는해님도다정하게의인화해홀로남은어머니나무와자기길을가는은행아이들에게결코혼자가아니라고말해주는듯합니다.90년전에도지금도,다시90년뒤에도독립을위한이별과성장의통과의례는이와같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