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 향긋한 책장 3 (양장)

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 향긋한 책장 3 (양장)

$18.00
Description
만약 쓰레기가 되어 버린 물건의 시선으로 우리의 세계를 바라본다면?『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은 지나치게 많이 태어나고, 쉽사리 폐기되는 물건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신선한 시각으로 쓰레기 문제를 재조명하는 그림책이다. 환경이나 쓰레기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쉽게 인간의 윤리나 도덕의 잣대를 끌어오곤 한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게도 감정이 있다면, 그 물건들이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면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그림책은 쓰레기 문제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함께 인간 사회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와 이에 무관심해진 채 방관하는 인간의 심리를 건드린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전연령 그림책으로,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고 탐구하는 시금치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향긋한 책장’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저자

최은영

고려대학교에서서양사학과국문학을공부했습니다.창작모임‘작은새’동인이며,작가이자번역가,기획편집자로활동하고있습니다.글을쓰고,두고양이를사랑하며살아갑니다.가끔가사를짓고,뮤지컬대본도씁니다.주요작품으로『일곱개의방』,『한숨구멍』,『나는그릇이에요』,『불어,오다』등이있고,『아이비와신비한나비의숲』,『펭귄과바닷새들』,『올빼미와부엉이』등을우리말로옮겼습니다.

출판사 서평

무심코사온여행의기념품,
냉장고자석과머그컵이어느날말하기시작한다,
다시여행을떠나겠노라고

이탈리아베네치아의한기념품상점.관광명소답게수많은물건들이놓여있고,그가운데두사람은각각머그컵과냉장고자석을집어든다.즐거웠던여행을추억하기위한기념품으로.비행기를타고집으로돌아온두사람은천사가새겨진머그컵에는‘안젤로’,곤돌라모양의냉장고자석에는‘곤돌라’라고이름을붙여줄정도로이물건들을아낀다.하지만좋았던시절도잠시,안젤로와곤돌라는곧새롭게사들인다른머그컵과냉장고자석에밀려집안구석에버려진채잊히고만다.먼지가쌓이고더러워져도그자리에놓인채움직일수없는두물건앞에는이제기나긴시간만이남았다.우리가사놓고잊어버려방치된수많은물건들과마찬가지로.
이책은버려진안젤로와머그컵이속삭이는작은목소리에귀를귀울이게한다.둘은집을떠나,고향베네치아와연결되어있는바다로돌아가는기나긴여행을떠나기로작정한다.고양이가장난을치는틈을타서책장에서뛰어내려보지만,머그컵은망가지고결국쓰레기통에버려진다.

“이조그만건뭐지?아휴,더럽다.쓰레기통에버리자.”

한때는예쁘다며안젤로와곤돌라를사들였던사람들은이제더럽다며둘을버린다.안젤로와곤돌라는집앞쓰레기장에서재활용쓰레기선별소로,또예상치못했던다른곳으로옮겨다니면서쓰레기가되어버린다른물건들과만나는기나긴여행을하게된다.둘의여행은한편의로드무비와같다.장면장면마다쓰레기가처리되는공간의모습을무심히보여주고,그공간을거쳐갈때마다조금씩낡고황폐해가는두주인공의모습을대조적으로연출해,우리가버린물건들이어떻게취급되는지,쓰레기는과연어디로가는지를독자에게생생하게펼쳐보인다.

“이렇게냄새나고시끄러운곳은참을수가없어.나는이탈리아에서태어난근사한냉장고자석이라고!”

곤돌라는이렇게항변해보지만,사람들의눈에곤돌라와안젤로는더이상냉장고자석도머그컵도아닌쓰레기일뿐이다.이렇게사람들눈앞에서는사라졌지만,안젤로와곤돌라는세상곳곳에흔적을남기며떠돈다.우리가어제버린플라스틱볼펜이나작은병뚜껑,유행이지나버린머리핀들과함께.이둘은과연바다에갈수있을까?또,바다에도착한뒤에는어떤일이벌어질까?곤돌라는자신의외침에귀기울여주는사람을만날수있을까?

로드무비의마지막종착지는플라스틱바다
곳곳을떠돌다끝내바다에도착했지만
기나긴여행은아직도끝나지않았다!

기나긴여행으로닳고낡아버린안젤로는바다에서편안히흙으로돌아가는영원한잠에빠진다.흙으로빚어진머그컵이었기에가능한일이다.하지만플라스틱으로만들어진냉장고자석인곤돌라는그래서불행히도홀로플라스틱바다에남게된다.

‘안젤로,듣고있니?이세상에친구가없다는상상은해본적이없었어.이렇게쓸쓸할수있다는것도처음알았어.’

곤돌라는자신의목소리에귀기울여주는유일한친구였던안젤로를잃고,자신도차라리편안한잠에이르기를바란다.하지만플라스틱바다에서만난다른플라스틱쓰레기를통해,자신은영원히잠들수없는운명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

“우린그런운명이야.잠들수도없고,다른생명의몸속으로들어가면그생명을죽이지.”

곤돌라앞에는인간이가늠하기힘든긴삶이아직도남아있다.심지어는모든생명체들이자신을환영하지않는삶이.안젤로의여행은바다에서막을내렸지만곤돌라의여행은이제시작일뿐인것이다.
글작가는어머니에게서물려받은오래된머그컵에난가느다란금에서영감을받고이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우리가지닌물건들은우리의죽음이후에도이세상에남아있을텐데,그끝을책임지지도못하면서물건을계속사들여도과연괜찮을까,하는질문과함께.물건이세상에존재하는기간으로그값을매긴다면,가장값싼플라스틱이야말로가장비싼물건이될지도모른다.
글작가와그림작가는안젤로와곤돌라의목소리에독자들이공감할수있도록두캐릭터에인간성을부여했다.꿈꾸는몽상가이자느릿하고신중한안젤로는점점낡아가며결국잠에이르는데,이는인간삶의후반부즉노인세대를상징하기도한다.반면수다스럽고불평이많지만안젤로와함께끝까지꿈을이루려노력하는곤돌라는새로운미래를꿈꾸는청년세대의모습과도비슷하다.안젤로와곤돌라는우리가버린쓰레기를대변하는동시에인간의모습을지닌캐릭터들로,독자의마음에잊을수없는인상을남길것이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