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카프카 (어떤 베이비부머의 유년시절)

골목길 카프카 (어떤 베이비부머의 유년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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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새벽, 빈 아파트 침대 위에서 잠이 깬 나는, 내 손에 쥐어 있는 핸드폰을 보았다. 문득 내게 남은 건 핸드폰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떠오른 풍경이 골목길에 있던 돈암동 한옥집이었다.
‘골목길 카프카’는 ‘어떤 베이비부머의 유년시절’이란 소제목이 말해주듯 6.25전쟁 이후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시행된 1955년과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이야기이다. 우리 시대에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남녀들의 성장기 이야기인 동시에, 가장 많은 아버지ㆍ어머니들의 과거사이다.
저자

고원영

1958년서울출생.카메라를메고4년째서울의골목길을답사,우리시대의숨은행복을찾아다닌끝에‘골목길카프카(2018년)를썼다.‘어떤베이비부머의유년시절’이란소제목이말해주듯1955년부터1963년사이에출생한베이비부머세대의추억이며,우리시대에가장많이살고있는남녀들의성장기이야기인동시에,가장많은아버지,어머니들의과거사이다.무엇보다‘아버지와아버지가살았던시대를조금이나마이해하고싶은자녀’가이책을읽어주었으면하는것이저자의소망이다.
쉰셋늦은나이에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해장편소설‘나뭇잎병사(2010년),불교에세이’저절로가는길(2015년),그대가아프니밥을굶는다(2018년)‘를발표했다.EBS‘한국기행’과BBS교양프로그램,불교계신문과잡지에다년간출연하거나칼럼을연재했다.

목차

여는글

골목의돛배15
양철북을두드리고싶었던기억20
돈암동이발사26
개천건너불구경33
뚫어37
김장과연탄39
박치기왕김일44
지하실47
만화경49
공동우물53
가끔신이다녀가셨다59

없다,그래라64
뇌신67
파출소로간아기예수67
아버지의야전점퍼70
엄마가부르면집에가야한다74
오이짠지도시락83
모든새는떠난다90
어부바94

골목에서의연가99
돈암시장의미친년106
카타르시스의여왕109
오수미와키치111
축대위의집116 
수수께끼산에도봄은오고120
정릉천,황금수의기억을덧대다129
새를잡자137
범인이누구냐141
봉투의진실145
학교폭력148
수우미양가151
식모의꿈159
시다의꿈163
장녹수뒤에가발공장있다167

그많던타일집은어디로갔을까175
전차179
분유깡통185
외할머니와옥수수188
옥수수빵의행방을묻는다194
달고나,그게임의법칙198
승리원짜장면201
떡국205
고독한라면210
냉차공짜로먹는법216
원기소중독221

골목길카프카226
별233
별의정거장236
별에게로의망명240
말타기245
펠레가되고싶었던시절249
미아리고개256
크리스마스씰과편지262
아라비안나이트264
락희268
반갑다친구야274
행복한죽음278

닫는글287

출판사 서평

-골목길카프카‘를쓴배경은?
한때고도경제성장이개인의성공이나행복으로연결되리란믿음이강했다.비록민주주의로가는길이요원했지만,국가가주도하는‘성장신화’에기대를걸고묵묵히일한사람이적지않았다.2020년이가까운지금,그랬던그들이불행을호소하고있다.저유리빌딩은양보를모르는사고방식만큼이나차갑고,저아파트는누구에게도지지않으려는언어를빼닮아숨막히게촘촘하다.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잘구획된도시,깔끔한거리위에서통증처럼고독을호소하지만아무도들어주는사람이없다.세계최고의이혼율,어디서든볼수있는노숙자,점점연령대가낮아지는고독사…….어디서부터가잘못일까.사람들은두차례경제위기를지목하지만,저자고원영은재건축의이름으로탄생한저유리빌딩과아파트너머를바라본다.바로그곳,과거세계를언제부턴가카메라를메고떠돌아다녔다.무엇이행복일까.손바닥에스마트폰을올려놓고세상을일목요연하게들여다보지만,행복은어디서든깜깜무소식이다.우리의욕심이지나쳤다.그옛날가난했던골목길에서도분명히행복은있었다.금전으로환산할수없는종류의행복이었다.무심코지나쳐버린그것이무엇이었는지저자는독자와골목길을거닐며함께찾아보려고‘골목길카프카’를썼다.

-빈부의양극화,노령인구증가,총체적인고독을부각하려글을쓰면서왜카프카라는소설가를언급했는가?
카프카애호가인저자는,카프카의미완성소설성(城)의주인공K를우리자신의페르소나라고생각한다.자본과계급의세습이라는,불공평하고불가해한시스템속에놓인현대인의운명을카프카가100년전에이미소설속의가공인물로그려냈다고이야기한다.우리대다수는기득권세력이형성해놓은성안으로들어서지못하고미로와도같은구불구불한골목길을고단하게걷고있다고도주장한다.그러면서저자는덧붙인다.카프카의인생은실패투성이였다.어느출판사로부터도인정받지못한소설가여서낮에는먹고살기위해보험회사를다녀야했다.문학은결혼을방해하는요소라생각하고독신으로생을마쳤다.아버지와는평생서로를원망하는사이여서,아버지가던진사과가등에박히는‘변신’의그레고르로자신의아픔을표현했다.그렇게섬뜩한상상력을지닌채늘불면증에시달렸다.그런데생각해보라.카프카만큼은아닐지라도우리역시크고작은실패의유전자를지닌채살아가는것은아닐까.과거의상처는좀체아물지않는현재진행형이고,희망의조짐이보이지않는미래는안개처럼불투명하다.카프카는실패를받아들였다.그는결코완성을위한힘겨운싸움을벌이지않았다.우리도우리앞을가로막는막다른골목길을받아들어야한다.카프카는죽기전에자신이쓴글들대부분을불태워버리라고했다.자신의인생과마찬가지로글또한실패작이라고생각했기때문이다.카프카의위대한업적은실패를통해서얻어진것이다.

-저자가주장하는궁극적인행복은어디에있는가?
베이비부머의현재는,성실하게노동해야만바라는것을얻으리란지난시절의믿음에무차별배반당한나날이다.무엇보다성공해야한다는강박이우리모두를망쳤다.성공에의기대가컸으므로상처도깊었다.이건빈곤층만의문제가아니다.부유층이나기득권층도그들대로상처를안고있다.상처를치유해야한다는생각이계층을초월하는국민정서가돼버렸다.이제라도프란츠카프카처럼실패를받아들여야한다.곤혹스럽겠지만그래야만약간의희망이라도얻게된다.카프카는끔찍할정도로정직하게실패를기록했다.도통한선지식처럼행복=이것이라고제시하지는않았지만,피도눈물도없는자본체제를적나라하게보여줌으로써작가로서의의무를다했다.오늘날우리가겪고있는거대자본아래서의무기력은19세기에태어난카프카가이미여러차례경고한것이었다.모호하게만느껴지는카프카의소설은알고보면매우명징한사실에기반하고있다.카프카의눈을빌려자본에잠식당한나자신을바라봐야한다.물론소설가카프카만이대안이라는뜻은절대로아니다.굳이행복해지려고애쓰지말자.우리는이미과거의골목길에서충분히행복했는지도모른다.오래된골목길을걸으면처음에는방황하는느낌이들기도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모든욕심을놓아버린선사(禪師)처럼마음이편안해진다.가족의소중함을알며,어떤과거와도화해할수있다.심지어는다시살아볼수있으리란희망과용기도생긴다.
분명히내게는그랬으니,당신도한번골목길을걸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