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하고도신실한두기독교인,윤영배와김정원의2인시집.《하늘편지》의윤영배와《환대》의김정원이민주주의가퇴행하고경제적소외가세대별?계층별로극대화되는시대에기독교인으로서느끼는분노와슬픔,그가운데에서도하늘의섭리를기원하는마음을담아노래했다.총68편(윤영배35편,김정원33편)의시마다기독교인,가장,시인,교사로이시대를살아간다는것이어떤의미인지절절히배어있다.
영적인것을노래할수밖에없는시인과목사의운명
-“혁명은사산되었고민심은사막이되었다”
·윤영배시편
윤영배시인은목사이자시인이다.그러나이책에실린그의시몇편을읽다보면목사가이렇게염세적이고불순해도괜찮은지의문이든다.여느기도시집의아름답고,독실한신앙고백만을기대했다면분명히그기대는배신당할것이다.몇몇시의일부를살펴보면다음과같다.
“어째세상이진창같고/산다는일은/총알택시질주하는한밤중입니다/어머니,아들은여태피난처를찾지못해/들개되어긴밤을우왕좌왕합니다/…/다만시대와불화하며/빈방에갇혀죽음의식속들과배고픈현실을서러워하고있습니다”(<이유기>)“이땅에서혁명은사산되었다/민심은사막이되었고/폐기처분이더정확할게다/빗장질린대한민국”(<코리파판타지>)“무덤으로수채통으로진창으로/어렵게함들게걸음옮기다/…/모래무덤같은나의삶/신기루같은나의젊음”(<청년기>)“사랑할수도,사랑받을수도없는/민들레홀씨닮은나의중년기”(<중년기>).
목사라면,신실하고은혜로운기도시로꿈과희망을잃은사람들에게길을제시해주어도모자랄것이다.그런데“어째진창같은세상”에“우왕좌왕”하고“배고픈현실을서러워하고”“혁명은사산되었고민심은사막이되었다”고좌절하며,기어이“사랑할수도,사랑받을수도”없다고말해버린다.사실이런좌절감은누구라도공감할만한감정이다.민주주의가퇴행하고,경제적소외가극대화되는이진창같은세상에총알택시처럼바쁜시간을보내는이가바로우리이기때문이다.그러나그좌절의주체가목사라면반발감이들수도있다.십자가구원의섭리를설파해야하는사람이절망할정도의세상이라면정말우리에게꿈도희망도없다는암울한신호가아닐까싶기때문이다.
그러나역시그의노래는여기서그치지않는다.
“당신은제혈관입니다/살았을때도죽음의순간에도/끝이없는세계에서도”(<러브스토리>)“나는오늘도가슴추운노래를/부르고있습니다/당신이나를아신것처럼/나도당신을알수있을까해서”(<가슴추운날의기도>)“내작은수고가한영혼이라도따뜻하게하는/모닥불이될수있다면/…/내맑은기도가한영혼이라도축복받게하는/비상구가될수만있다면”(<비나리>).
우리는날마다도처에만연하는불의와불평들을감내하고살고있다.시인은이사실을피하지않고정면으로마주했기에절망하고분노하고슬퍼한다.그러나그의노래는여기에서끝이아니다.그의시선은어렵게생을꾸려가고있을게분명한호떡장수아낙네에게로이어지고(<땅에계신하나님>),‘나의죄책감을덜어주려부활하신그를위해나도날마다부활한다’로연결되며(<하늘살이>),기어이‘내설익은믿음이한영혼이라도영광체험하는무지개가될수있다면’(<비나리>)으로귀결되고야만다.그의결론과바람이이러하다면,그가부르는절망과슬픔의노래는하나의‘과정’으로반드시있어야할아름다운선율아닐까.
소외된이들을위한노래
-“자신의발등을찍는도끼날에도리어향을바르는나무예수”
·김정원시편
김정원의시선이머무는곳은아주정확하다.때아니게죽음을아이들,부리나케뛰어다니며번수십만원으로단칸방에서아슬하게살아내는사람들,젊은이를먼저보내고마음아파하는노파,어깨위에잠시내려앉은어린참새,눈물흘리는수인(囚人)들,바닷가언덕에조촐한십자가를달고있는교회등이다.그러고선자신을채찍질한다.주일에한번씩면회하는신자가되지말고때묻은작업복입고땀내나는사람들속으로가라(<기독교인에게>),예수를해결사로욕망하는싸구려은혜를갈망하지마라(<두가지은혜>),주린이웃의배를채우는쌀밥이되는기도를해라(<기도>),높고화려한대형교회뾰족탑이아니라낮고소박한삶에무게를두어라(<성자걸레>).읽다보면마치엄중한규율에맞추어수행하는종교인이아닌가하는생각마저들정도인데,<수행>의“세상을바꾸려면내가먼저변화해야한다”는구절을읽으면그가수도하고있다고확신하기에이른다.
그중에서도김정원의시가읽는이의가슴을가장많이울리는지점은그자신이교사로학생들을바라볼때이다.
“보도블록틈에서돋아나는민들레새싹만보아도/…/분식점에서깔깔깔,아이들의웃음소리만들어도/…/눈물이납니다//당신혼자살아나셔서무엇하게요/아이들과되살아나셔야지요//아무것도할수없다니요/봄볕같은엄마아빠품으로영영돌아갈수없다니요/이게말이나되는소리입니까/딱한당신,예수님!”(<뼈아픈부활절>)“너를사랑하는/나는//부모같은교사가되고싶고/그런교사를만난학생은복이있다”(<교단의산상수훈>)“수달,원숭이,넋잃고맹골수도를바라보는어머니,죽은예수를안은<피에타>의마리아와한점다를바가있으랴하나뿐인자식을잃은어버이마음이!”(<부모는죽은자식을가슴에묻는다>).
아이들을사각교실우리에서풀밭으로풀어놔마음껏꿈을뜯어먹게하고싶은,그런목자같은교사가되고싶다는시인의고백(<교단의산상수훈>)은,자본이자유롭다고말하는재벌,성적이너를자유롭게하리라고말하는학교,누구나간첩이될수있다고말하는조작과고문이달인(<은밀하게잔인하게>)이득세하는이불의한세상에서그것이얼마나어려운일인지알기에더욱마음을울린다.
그도이사실을알기에결국“자신의발등을찍는도끼날에도리어향을바르는나무예수”(<향나무>)에다시한번기댈수밖에없다고고백한다.구원의길을묻는세리에게가진것을모두팔아가난한이웃을도우라고했던예수의가르침이실종된한국교회에김정원의시전체를바치고싶어지고만다.
이토록불온한기독교인들의노래
윤영배와김정원의시는하나님이창조하신이세상이마냥아름답다고노래하지만은않는다.예수믿으면천당가고안믿으면지옥간다고겁주지않는다.대신그들은혁명이사산되었다고,도시대형교회에는진정한기독교인이없다고,자식을바닷속에두고창자가끊어진다고,그러니예수님은제발아이들과함께부활해달라고절규한다.그러고는절망하는자기자신을깊게응시하고,그렇게되지말아야함에도소외되고죽음을맞은자들을안타깝게바라본다.말하자면이들은참으로불순하고불온한기독교인이다.이세상에대해좋은말거의없이이것저것잘못되었다고,사산된혁명의불씨를평화생명세력이다시살려야하지않겠냐고말하는이들에게만약요즘유행하는엄혹한정치검열을들이댄다면과연어떤판결을받을지궁금해진다.그러나예수도당대에는불온한혁명가로십자가처형을당했다.예수가사람의몸으로현존해있다면이들의시야말로바로나의노래라고말했으리라.자그러니이제“그런데,아무것도할수없다니요/이게말이나되는소리입니까/딱한당신,예수님!”(<뼈아픈부활절>)이라고기도해보지않은기독교인이있다면부디이시집을찬찬히읽어보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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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나이쉰에하늘의명을알게됐다는데,나에게삶은여전히미스터리고버겁다.윤영배,김정원시인의진솔한고백을들어보니나만그런것같지않아맘이놓인다.늙은어머니와아내,자식에대한연민은보통의대가장’이라면누구나짊어져야할삶의무게다.그가목회자라면,그리스도인이라면그무게는더가벼워질까.교회는부활과구원을밤낮전파하지만의인은찾기어렵다,라는게우리의아픈현실이다.하지만희망을포기할수없어우리는“정의평화생명의세력”(〈2012년은기적이다〉)이새세상을여는‘기적’을꿈꾸고,4대강공사와세월호참사에분노한다.그리고다시,세상을바꾸려면“내가먼저변화해야한다”(〈수행〉)고다짐한다.이런것이하늘의섭리일까.시인들이바라는세상이어서왔으면좋겠다.박경만,한겨레신문사회부기자
윤영배,김정원시인은세계를기독교적존재의궁극에있어신의구속사역에순응하는것으로‘땅에서사는하늘’의공간으로인식한다.두시인의노래는그저종교적인목가적풍경이아니고,기독교생명사상과일체가되어있으며,생명주체로서시대적현실에감개와변화의의지로물들여져있다.두시인은불의한현실에서상실한인간의진정한자유와평화와행복을내면의영적충만함으로되찾아보려노래하고있다.일종의대상적불만족을구원자예수가허락한거룩한영적충만함과참진리에의지함으로써이불온한시대를회복하려는선지자적의지가담겨있다.특히두시인은기독교가치의고유성을지켜가면서문학의독창성을놓치지않는기독교문학의범례를제시한매우의미있는문학적결실로평가할수있다.김윤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