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지는 가족

토라지는 가족

$13.30
저자

이현민

나는화가입니다.내가그린그림들가운데는간혹,가만히있지않고자꾸자꾸페이지를펼치며나아가려는것들이있습니다.어느날,나는이그림들이책이되고싶어한다는걸깨달았습니다.이런이유로그림책을만들기시작하였습니다.북한산자락에서작업하고있으며,쓰고그린책으로『토라지는가족』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가장익숙한,
그래서가끔은낯선‘가족’

아침에방을나서면매일같이마주치는가족,자주안부를묻지않아도될정도로익숙하지만,슬쩍눈을마주할때마다소리없는대화가오간다.그대화속에는서로에대한바람과서운함등다른공동체의사람들간에는느껴지지않는…가족만의특별하고묘한감정들이담겨있다.가족은사랑으로탄생되지만사랑은어느새서로에대한기대를만들고,그런기대에못미치는서로의모습에실망과상처를만들기도한다.제3자가보면아무렇지않은작은일들로가족들은싸우기도하고,침묵하기도하며갈등을겪는다.
작가는그러한가족의모습을‘토라지다’라는단어에함축에그려낸다.그렇게토라진가족이집을나서서서로가너무나다른사람인것처럼각자의공간에서지내는모습은여느다른공동체의사람들과다를바없어보인다.하지만그들은너무나익숙하게도각자의공간에서나와저녁이되면집으로향한다.그리고아무런일도없었다는듯이함께모여저녁을맛있게먹는다.

내게‘가족’이란서로닮아있고,가장애정어린존재들의영역이지만,어떤이유에서인지때로는가장낯설고먼지역이기만하다.그래서때로그들은소리내어다투기도하고,때로는돌처럼침묵하며,차갑게얼어붙기도하고,집밖에머물면서각기다른계절의체온을몸에익힌다.그러다시간이지나면어느새다시원래의자리로돌아와같은온기를나누고같은밥상을나눈다.비록텔레비전드라마에서처럼감동적인화해를선언하거나하지는못하지만말이다.-작가의말중에서-


허기진마음을다독여주는
가족이가진따스함

아침부터뿔뿔이밖으로나간가족들은슬슬배가고프기시작한다.그때야비로소가족들은하나둘집으로향한다.‘꼬르륵!꼬르륵!’,‘쪼록쪼록!쪼로록!’배꼽시계에반응하는막내를보고조약돌같이앉아있던형이,고양이처럼숨어있던누나가움직인다.깃털같은할머니의몸에힘이들어가고,엄마는엄마의자리로,아빠는아빠의자리로!어느새가족이라는공동체에마련되어있던자리로돌아가아무일이없던것처럼함께밥상에둘러앉는다.그리고태어나서처음먹는것처럼따뜻한온기를나눈다.
토라졌던가족이화해하는데는복잡한과정이필요하지않다.집나간아들이며칠있다집에들어와서밥먹는모습을보고,부모가“밥먹으니됐다!”라고말하는것처럼,특별히서로를용서하거나화해하지않아도함께모여식사를한다.
이책의마지막장면에다다른독자들은어느주말아침,가족들과시끄럽게싸웠다가도어느덧가족옆에찾아온평온함에오순도순이야기를나눈추억이자연스레떠오를지도모른다.


회화적인그림과시적인글

이책은아침부터저녁식사를하기전까지,가족들이집밖에머물면서각자가지닌감정세계를계절의색채에덧입혀풀어낸작품이다.짧지만감각적인작가의말투는토라진가족들이처한각각의상황들에대한몰입을높이고,빛의강약과온도,감정의변화에따라시시때때로변화하는그림은평범할수있는가족이야기를평범치않게풀어냈다.
시적인텍스트와한폭의회화작품처럼그려진그림은페이지를넘겨볼때마다눈앞에갤러리전시장이펼쳐진듯하다.책의전반부에선환상적이면서도정밀한묘사로가족들이가지는개개인의감정을표현했다면,후반부가족이차례로집으로향해가는그림들은전반부와다른과감한붓질과색상,그리고작가의독특한시선이가져다주는장면연출을통해토라졌던가족들의기분이점점풀어지는느낌을담아냈다.
그리고집에모여언제그랬냐는듯맛있게식사하는장면은눈앞에서가족들과식사하는듯생동감을안겨주며우리의마음을따뜻하게감싸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