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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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윤대녕의 '소설 밖 삶'을 고스란히 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윤대녕의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문단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저자가 삶의 절박함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산문집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롭게 인식하게 된 생과의 거리, 생을 바라보는 관점, 생에 대한 감각, 그리고 자신과 세상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한다. 소설가를 꿈꾸던 고등학생 시절의 이야기뿐 아니라, 문단에 등단하기까지의 이야기 등도 들려주고 있다. 저자의 '문학하는 삶'을 만날 수 있다. 문학에 대한 순수한 떨림과 빛나는 열정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어 의혹마저 느끼게 된 사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읊조린다. 간절하고 애틋한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있다.
문단에 등단한 후 소설을 쓰는 동안 틈틈이 세상에 발표해온 산문을 엮은 것이다. 저자의 '소설 밖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제5부는 저자의 독서일기를 실었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서커스가 지나간다>,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 배수아의 <랩소디 인 블루>,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 그리고 김열규의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등 살뜩하게 읽어온 책 중 29권의 책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독서란 미처 알지 못한 자신과 세상의 비의를 깨닫는 것임을 일깨우고 있다.
저자

윤대녕

1962년충남예산출생.단국대학교불문과졸업.1990년문학사상신인상으로등단.소설집『은어낚시통신』『남쪽계단을보라』『많은별들이한곳으로흘러갔다』『누가걸어간다』『제비를기르다』『대설주의보』,장편소설『옛날영화를보러갔다』『추억의아주먼곳』『달의지평선』『미란』『눈의여행자』『사슴벌레여자』『호랑이는왜바다로갔나』,산문집『그녀에게얘기해주고싶은것들』『어머니의수저』등이있다.오늘의젊은예술가상ㆍ이상문학상ㆍ현대문학상ㆍ이효석문학상ㆍ김유정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동덕여대문예창작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목차

1내어머니의이름은란
빛
빛의기억들
한그루나무처럼
사람의소리
김대포집연탄구이
김혜자의신발끄는소리
아날로그변환
내어머니의이름은란
달력과어머니
부모의집
아버지의냄새

2이모든극적인순간들
버려진것들을위하여
막국수의맛
이모든극적인순간들
삶과죽음에대한가벼운단상
사람과만나는법
바람의기억
어느봄날하루
불면의괴로움
몸살이라는손님
나만의장소
여인,그것은하나의쓰라린조국
안개의섬에서

3나의기차이야기
딱따구리의선물
두부두루치기
도깨비들이다어디로갔을까?
우체통이있는집
나의기차이야기
동강기행
바다와매화
나와연등이야기
나는아직도출가를꿈꾼다
바다에고백한다
제주도해안도로일주하기

4나는왜문학을하는가
글복통
청회색의시절
나는왜문학을하는가
어머니의숲
그때미당을만나다
내소설속의사랑
오대산하늘구경
원주에서보낸한달
신화의시대는가는가
더큰사랑을위하여
‘재미’라는괴물
다시원주에서
겨울에서봄으로
5윤대녕의독서일기

■나는이런책을읽어왔다

『서커스가지나간다』―파트릭모디아노
『여수의사랑』―한강
『광고와에로티시즘』―김덕자
『달에울다』―마루야마겐지
『밤에용서라는말을?들었다』―이진명
『고종석의유럽통신』―고종석
『존재의세가지거짓말』―아고타크리스토프
『랩소디인블루』―배수아
『꿈꿀권리』―가스통바슐라르
『카파의손은떨리고있었다』―로버트카파
『천년동안에』―마루야마겐지
『윤리21』―가라타니고진
『양화소록』―강희안
『메멘토모리,죽음을기억하라』―김열규
『미륵』―요헨힐트만
『타클라마칸』―브루노바우만
『침묵의세계』―막스피카르트
『음예공간예찬』―다니자키준이치로
『바둑두는여자』―샨사
『냄새』―송인갑
『텔레비전』―장필립뚜생
『숲과한국문화』―전영우
『달의궁전』―폴오스터
『내몸속에잠든이누구신가』―김신우
『살모사의눈부심』―쥴퓨리반엘리
『절터,그아름다운만행』―이지누
『나그네는길에서도쉬지않는다』―이제하
『봄빛』―정지아
『그남자의가방』―안규철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을대표하는작가‘윤대녕’의신작산문집출간!

등단20주년을맞은소설가윤대녕의신작산문집『이모든극적인순간들』이도서출판푸르메에서출간되었다.2006년출간된맛기행산문『어머니의수저』이후4년만이다.지난3월출간된소설집『대설주의보』가이제는‘일상과현실’로향하는작가의시선이동을보여주었다면,이번산문집역시그러한변화가책곳곳에드러나있다는점에서그와맞닿아있다.이책『이모든극적인순간들』은생과의거리,생을바라보는시선,그리고생에대한감각등많은것들이점차변해가는속에서새로이마주친작가자신과자신을둘러싼세상에관한이야기이다.
총5부가운데앞선1~3부에서는점차나이가듦에따라세상과주변사람들을바라보고감각하는바가어떻게변해갔는지,그리고새삼깨닫게된일상의아름다움에대해이야기한다.4부에서는소설가를꿈꾸던고교시절의이야기를포함해,여러차례낙선을경험한후마침내문단에들어서기까지의일등작가윤대녕의‘문학하는삶’을만나볼수있다.마지막5부는‘윤대녕의독서일기’로꾸며졌다.책을읽는것은“미처알지못했던자신과세계의비의를깨달아가는과정”이라고말하는작가가그동안살뜰하게읽어온책가운데스물아홉권을선별해소개했다.
작가라는이름을잠시내려놓은‘윤대녕’은누군가의자식이자남편이고또한아버지이다.한사람으로서작가윤대녕은세월의흐름을따라어떻게변해왔을까?오랜만에만나는산문의향기로가득한이책에는세월에따른변화를이제는묵묵히받아들이며평범한일상의풍경속에서아름다움을발견해가는작가의‘소설밖삶’의모습이고스란히담겨있다.그냥놓쳐버리기아까운“여름한나절뒤란의소박하고아름다운풍경”과도같은글들을만나볼수있다.

“세상이이렇게아름다워도되는것인가”
‘새삼스럽게아름다운’생의순간들,의혹에시달리듯서글픈그신비의체험


“내가봄을탄다는것을알게된것은마흔살무렵이었다.바야흐로나뭇가지에연둣빛새싹이돋고산마다진달래꽃이피어있는것을보면좀처럼감정을주체하기힘들었다.세상이이렇게아름다워도되는것인가?라는새삼스러운의혹에시달렸다.”―본문에서

어느봄날새삼스럽게다가온초록의아름다움에작가는의혹에시달리는듯한순간과맞닥트리게된다.이뿐인가.이른아침에보는창틀의빛과5월의싱그런숲,고기비늘처럼반짝이는먼바다의물결,기쁨에사로잡혀있는여인의흰이마,물기가마른그릇을찬장속에하나씩쌓아놓는소리,베란다에서빨래의주름을펴기위해옷을터는소리등작가는이렇듯특별하지않은것들속에서아름다움을발견하고거기깃들어있는온갖섭리를차츰깨닫게된다.이제야비로소감각했기에더욱간절하고애틋한생의순간들,“축복처럼다가왔다새벽의그림자처럼흔적없이사라져가는”그순간들을작가는매일매일의삶속에서찬찬히돌아본다.

“나는숲에서들려오는그소리를처음들었다.긴가민가했는데숲쪽으로귀를기울이니따르르르르……혹은또르르르르……하는소리가규칙적으로들려오는것이었다.마치목탁소리의후렴처럼말이다.나는그소리가신기했을뿐더러몹시도반가웠다.오랫동안잊고있었던옛친구가어느날찾아온기분이었다.더이상의심할나위없이그것은딱따구리소리가분명했다.”―본문에서

언제부턴가작가의연구실창밖숲속에서들려오기시작해매번온갖사념에젖어들게하는딱따구리소리,어려웠던시절끼니때마다가족들에게남모를위안을준두부두루치기,경부선ㆍ호남선ㆍ경춘선기차에얽힌옛사람들과의인연등을통해작가는비록어려웠더라도지나고보면모두아련한추억으로남는일들을기억속에서하나씩불러온다.그기억들은작가의삶에소리없이퇴적되어온세월의온기와매순간이불러일으켰던최초의감각을그대로머금고있다.

나는왜문학을하는가
―등단20년,소설가윤대녕의‘문학하는삶’


‘윤대녕’이라는한국문학의대표작가에게도날마다소설가가되기를꿈꾸던시절이있었다.가난하고누추하지만행복했던고교시절,작가는이청준ㆍ김승옥ㆍ오정희ㆍ윤흥길ㆍ윤후명ㆍ조세희ㆍ박완서ㆍ최인호선생등떠올리기만해도가슴벅찬이들의작품을읽으며소설가의꿈을키웠다.대학졸업후직장생활을하며여러차례중앙일간지신춘문예에응모했으나매번낙선의결과가돌아왔다.그러다마침내스물여덟의나이에『문학사상』을통해어렵사리등단을하게되었다.당선소식을들은후공중전화부스안에서비로소작가가된자신의이름을마음속으로불러보았다는작가의고백은이제그이름만으로도확고한존재감을전해주는작가의문학에대한순수한떨림과열정을새삼빛나게한다.

“문학으로뜨거운국과밥을먹고있다는사실에어느날눈물을쏟고야말았다.그래,그것뿐이다.지금껏아비에게도단한번굽히지않았던내가기어이문학에항복하고말았다.(……)세상과매끈하게어울리는재주는없으나땀을흘리고뛰어와야안으로들여보내준다는건안다.그러나입장권을얻기위해고개를숙이지는않는다.그것이내가문학을하는진짜이유인지도모르겠다.”―본문에서

소설가윤대녕에게소설을쓰는일은“세상에속해있는”자신을발견하는일이었지만어느순간그것이자신의삶을구속하고있음을자각한그는거기서벗어나려애썼다.하지만누구나저마다의운명을갖고있듯,그것이결국자신의운명에속하는일임을깨닫고문학에항복하고만다.그렇게20년이라는세월동안그는독자의곁을떠나지않고소설을써왔다.작가는요즘도‘글복통’을앓는다.소화도제대로되지않고울렁증에구토감이동반하기도한다.“작가에게는휴가조차글쓰기에속한다”는롤랑바르트의말처럼작가는어느한순간글로부터온전히분리될수없는운명을타고난존재인지도모르겠다.그운명을받아들인작가는이제자기자리에뿌리를굳건히내리고,더이상길을잃지않고살아가겠노라다짐한다.
이책『이모든극적인순간들』은“서둘러말하고한줄의글을쓰는일보다스스로세상의섭리를터득하고무릎꿇고받아들이는것이먼저”라고말하는작가윤대녕의깊이가그어느때보다선연하게전해져오는글들로가득하다.

[책속으로추가]
문학으로뜨거운국과밥을먹고있다는사실에어느날눈물을쏟고야말았다.그래,그것뿐이었다.지금껏아비에게도단한번굽히지않았던내가기어이문학에항복하고말았다.이제남자나이마흔이됐으니이일을숙명으로받아들일수밖에없게돼버렸다.-p.160

5월말에회사에서당선소식을받고나는밖으로나갔다.그리고공중전화부스안에서비로소작가가된내이름을마음속으로불러보았다.퇴근후에나는광화문세종문화회관계단에앉아혼자밤늦게까지세종로를내려다보고있다가,다시공중전화부스를찾아가어머니에게전화를걸어당선소식을알렸다.-p.164

자연의변화란곧우주의섭리일테고사람살이의질서도바로여기서비롯된다.서둘러말하고한줄의글을쓰는일보다스스로세상의섭리를터득하고무릎꿇고받아들이는것이먼저라는생각이든다.-p.179

“돌아오니눈속에서꿈을꾸다깨어난느낌이었다.주위의모든게낯설게느껴지고가족도처음만난듯생소해보였다.그동안나는어디에가있었던걸까.두달동안산속에서쓴소설을읽어봐도역시뭔가실감이나지않는다.다음날아침아내가차려놓은식탁에앉아서야비로소나는현실로돌아왔음을확연히깨달았다.된장국에서진한냉이냄새가났다.그것은기다림의냄새였다.그동안나는너무나많은짐을지고살아왔다고생각했다.또한그만큼힘든삶을살아왔다고생각했다.그래서제풀에길을잃고말았던것이리라.그러나기다리는삶보다더힘든삶은없다는것을이번에나는알게되었다.”-p.197

이청준,김승옥,오정희,윤흥길,윤후명,조세희,박완서,최인호선생등등떠올리기만해도가슴벅찬이들의작품을읽으며나는가난하고누추하지만행복한고등학교시절을보낼수있었다.그리고날마다소설가가되고싶다는꿈을꾸며살았다.그때가바로내삶에서‘돌아보니푸른파도’의시절이었다.-p.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