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3년 이후, 그 행성 이야기

2053년 이후, 그 행성 이야기

$35.00
Description
촘촘하게 구성된 세계관, 그리고 책의 물성에 담아 판타지로 전하는 지구환경에 대한 경고
전 우주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우주평화단은 "살펴보되 참견하지 않는다."는 규율을 깨고 지구 파괴의 주범인 인류를 2053년 12월 30일 오후 4시 23분, 단 13초만에 멸종시킨다. 이후 200여 년이 지나 지구환경이 회복되자, 우주평화단은 제3태양계 KOI-7711 행성의 오징어 박사로 하여금 지구 생명체의 복원과 리셋된 지구에서 살아갈 새로운 종에 대한 연구를 맡게 하는데, 그 실험실은 바로 '코스모빌라'이다.

치밀할 정도로 촘촘하게 세운 작가의 매력적인 세계관이 돋보이는 이 책은 본책 ‘코스모빌라’와 별책 ‘오징어 박사의 연구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모빌라’는 스크롤 타입의 접이책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제본은 빌라 각 층의 실외 모습(겉)과 실내의 모습(안)을 위 아래에서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한다. ‘코스모빌라’의 주민은 지구에서 멸종되었거나 멸종 예정인 동물들로 구성되었으며, 우주에서 가장 평화로운 와우스프치족과의 유전자 결합으로 복원된 그들의 모습은 동물도 사람도 아니어서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또한 이들은 각자의 삶을 일인칭으로 이야기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불이 꺼지면, 자신들이 지구에서 존재했던 원래의 모습을 야광으로 나타내며 지구 멸종의 역사를 말한다. 전체 약 1695mm에 이르는 8층 코스모빌라의 외관에 드러나는 야광 이미지는 시각적으로도 아주 인상적일 뿐 아니라, 의미적으로도 지금은 없지만 분명 존재했던 멸종동물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별책 ‘오징어 박사의 연구 노트’는 ‘코스모빌라’에 입주민으로 위장한 오징어 박사가 복원된 인간 남자와 새로운 종들의 연대, 공존의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코스모빌라의 실험체들을 바라보는 오징어 박사의 시선은 남녀노소 및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간 군상의 현재를 따끔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건드린다. 더불어 자신이 왜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실마리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본책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하게끔 돕는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4 아침독서 추천 도서 선정

저자

조수진

홍익대학교와대학원에서그림을공부했어요.쓰고그린책으로『2053년이후,그행성이야기』,『거울책』,『달토끼거북이오징어』,『우진이의일기』,그린책으로는『동박새의노래』,『오늘이』등이있습니다.2017년와우북그라폴리오그림책위너,이탈리아스테판지브렐재단주관34회판타스틱이미지선정,2016년볼로냐아동도서전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에선정되었습니다.

출판사 서평

내용과형식의새로운조합으로2333년의미래에서보내는오징어박사의메시지

작가의기발한상상력은지구를오직자신들만의터전이라여기며다른생명체들에게이기적이고야만적인행태를보여온인류를단13초만에멸종시켜지구상에서사라지게만든다.신체적고통은물론스스로의죽음도인지하기전에지구에서멸종된인간이라니!드넓은우주를품에안고경계없이상상의나래를펴며시각적으로도온전하게그이미지를구현해내는조수진작가의창작세계와지구환경에대한메시지가이책을통해재미있게발화됐다.

코스모빌라외관과내부를동시에볼수있는스크롤타입의접이책형식과야광으로나타나는멸종동물

책은글과이미지만이아니라,물성을통해서내용을확장하고심화시키도하는데,『2053년이후,그행성이야기』는그부분을잘살펴볼수있는좋은예이다.표지를펼치면‘코스모빌라’팻말과함께8층의외관이,바로아래에는8층의실내모습이동시에보인다.페이지를아래로한번더펼치면7층의외관과7층의실내가함께보이며,이런순서로1층까지이어진다.전체를다펼치면1965mm길이로8층의코스모빌라가드러나는구조의이책은벽걸이로어둠속에있을때작가의완전한의도가드러난다.빛속에서컬러이미지로는코스모빌라에살고있는새로운종의모습을보여주지만,불을끄면‘코스모빌라’팻말이‘멸종의역사’로바뀌며이세상에존재했지만멸종된동물,그리고인간을포함한멸종위기의동물들이야광의모습으로나타나기때문이다.이는과거에존재했지만현재는볼수없다는멸종동물의의미를시각적으로완벽하게전달하는장치로,작가가말하고자한멸종의역사와위기를한눈에보여준다.

별책,‘오징어박사의연구노트’는이책전체를이해하는핵심열쇠로역할

본책에서특별한형식으로멸종의위기에대한경각심을보여주었다면,책속의책인별책‘오징어박사의연구노트’에서는등장인물과배경을촘촘하게연결시켜빈틈없는세계관으로지구환경의위기와중요성을설파한다.#우주평화단,#2053년,$2333년,#제3태양계,#오징어박사등픽션의요소들과멸종동물의역사인논픽션을씨실과날실로직조해하나의작품으로완성해가는과정에서한올의어긋남도없이매끄럽게이어지는서사는감탄을자아내며책에몰입하게만든다.인물의성격형성부분으로그예를들면코스모빌라에서소개되는402호의멜로미스씨는골디락스영역의우주보안관으로해마다온도가오르는것에대해걱정한다.이를관찰하는오징어박사는그의연구노트에서멜로미스씨가우주보안관이될수있었던것은기온과날씨를포함한모든변화를누구보다도빠르게알아챌수있기때문이라고말하며,지구를지키기위해애쓰는자신의모습을멜로미스씨에게투영해동질감을느낀다.실제브램블케이멜로미스는2016년에멸종되었는데,그원인은이상기후로인한해수온도상승으로서식지가없어져떼죽음을당했기때문이다.이와같은멸종동물에대한자세한설명은‘오징어박사의연구노트’참고자료부분에실려있다.인물하나에대한연결고리가이러하다면,책전반에대한연결고리가담긴세계관은이책의중심인물인오징어박사를통해살펴볼수있는데,‘오징어박사의연구노트’마지막페이지가특히인상적이다.

이내용은‘지구생명체복원과리셋된지구의미래를위한새로운종의연구’를목적으로탄생된실험체들에대한이해를돕고자지구의언어로기록되었으며,특히인간을학습시키기에가장효율적인매체였던‘책’의형태로만들어질것이다.

매혹적인이미지로구현된새로운생명체,판타지에구체성을더하다

작가는자신의상상력을내용구성만이아니라,시각언어를통해서도완벽하고도매력적으로표현하고있다.초점이흐려몽환적으로보이면서도빈티지의친근함을풍기는이책의이미지는15~18세기드로잉에서고판화느낌의선을추출하는것으로시작해드로잉과페인팅,디지털드로잉등으로일차적인이미지를만들어리소그라피로출력한다음,이들을다시디지털에서편집하는기법을이용했다.과거와현재를넘나드는미술표현을통해경험해보지않은기묘한세계를자신만의작품세계로자연스럽고아름답게끌어내어하나의미래종족을탄생시킨작가에게진정한크리에이터라는이름을붙여주고싶다.

작가의말

이야기의시작은사람들에대한관심이었습니다.다양한사람들을바라보며관찰하던중“저사람은어떤집에서살까?”,“그집은문이어떻게생겼을까?”라는궁금증에구체적인상상을더해보았습니다.처음에는문패의형상을떠올리며그집에살것만같은인물을함께그렸지요.문패의모습에따라그곳에사는이들의성격도규정하면서요.이러한과정이이책의기초작업이었던것같아요.?

이를발판으로이미지와이야기를확장시키며인물간의유기적인관계를만들어나가던중자연스럽게동물과인간의모습이혼재된형상들이나오게되었고,그과정에서다른이야기씨앗으로2013년부터품어두었던?‘멸종의역사’를합쳐멸종된동물을복원하는오징어박사의연구실을다룬현재의프로젝트로발전시켜나갔습니다.지구는모든생명체가그들의삶을당당하게영위해나가야할터전임에도불구하고인간은이기심을앞세워다른종들을해하며멸종에이르도록하고있다는사실,그리고그로인해인간역시곧멸종을앞두고있다는사실을그림책이라는인쇄매체가가진특성과가능성을통해의미있게전달하고싶다는목표를세우고긴시간을쏟았습니다.?

시각적인아름다움과그림책이가진물성의매력,그리고전달하고자하는메시지가각각의경로에서독자님들께잘가닿을수있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