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다 (우주보다 복잡한 아이들과 함께)

그래도 학교가 희망이다 (우주보다 복잡한 아이들과 함께)

$14.06
Description
교직 생활 30년의 변화와 성장
이 책은 학교 안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부딪히며 만든 가지가지 사연과 일상들을 촘촘한 그물로 건져 올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점에서 이 책은 단지 교육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침통한 질문을 던진다. 이대로 괜찮은가. 이렇게 내일이 오고 10년이 지나도 되는가 하고. 학교와 아이들 일상으로 던지는 질문은 그래서 묵직하고 아프다. 그런데 이 책의 미덕은 학교 현실에 대한 고발과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저자 자신의 변화와 성장이다. 비판의 시선을 밖이 아닌 자기 안으로도 갈무리한 저자는 선배와 동료 교사,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서 달라진다.

초임 시절 저자는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 교사, 아이들의 공부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교사를 증오하기도 했다. 그러다 아이들의 자활을 위해 사비를 털어 심부름 교육을 하는 J선생님을 보며 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체벌이 예사롭게 여겨지던 때 회초리 없이도 한편의 마법 같은 수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배를 보고 또 다른 교육에 눈을 뜬다. 저자는 또 아이들에게서도 배운다. 소녀 가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두 동생을 지키는 어린 학생의 집을 다녀온 뒤 ‘공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한다. 저자는 “P의 집을 다녀온 이후 나는 아이들 앞에서 습관처럼 하던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워졌다.”고 고백하고 있다.

깐깐하고 원칙적이기만 하던 저자는 또 두 아들의 질풍노도를 겪으며 성장기 아이들의 일탈과 좌충우돌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진다. ‘아이들은 크면서 백번도 더 변한다’고 믿게 된 학부모의 넉넉한 시선까지 얻게 된 것이다.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교육의 토대로 삼은 것도 놀랍다. 저자는 ‘교사에게 버릴 경험은 없다’며 삶 전체로 아이들을 만난다.
저자

윤영실

한국교원대학교생물교육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교육학석사를,인하대학교대학원생물공학과에서공학박사학위를받았다.1989년부터인천에서교사생활을시작한필자는성장의기억을떠올릴수있는곳에서학생들을가르칠수있는것은행운이었다고말한다.
윤선생이나윤박사보다는후배들에게‘영실언니’라고불리는것을더좋아한다는필자는한국교원대학교1회졸업생으로서맏이의삶을운명으로받아들이며‘교실을풍요롭게할수있는것은교사다’라는신념을실천하려고애를썼다.
2011년교육개발원과SBS가공동주최한‘미래학교’에공모할보고서를쓰면서교육이만드는숲을비로소보게되었고이책은그고민의결실이다.

목차

머리말
다시학교를생각하며

1부세월이준선물
초임지의J선생님
“선생님이너한테잘못했구나!”
학교의3월
수업을버린후비로소교사가되었다
“엄마가없으면이런짓해도되는거야?”
할머니의심부름교육
20세기학교는없다
꿈이없는자유
미추홀의사계
어바우트타임
아들을키우며

2부길을잃은학교
벽관에갇힌교사들
스펙으로무장한수재
SKY캐슬에갇힌부모
교사가될수없는교사
심리적심정지를겪는아이들
공존을거부하는교실
베테랑이될수없는교사
유리창을깨는아이
협박당하는교사
예비학부모와늙은호박
길을잃은아이들
말하는이기심과말하지않는이기심
학교는멀리서보면비극이지만,가까이서보면희극이다
잡무도교육이다

3부그래도학교가희망이다
행복프로젝트
H의졸업식
노래도가르쳐야한다
후배가배운다
서성거림의교육
창영동마음충전소
인재를키우는기쁨
교실의작은희망,강강술래
수업속의작은수업
꿈엔들차마잊힐리야
아이들이희망이다
상생과공존의수업
작은거인
정떨어지는마녀선생

4부우리가꿈꾸는학교는
입학설명회
죽음을가르칩니다
동료를넘어선스승
학부모와교사사이에서
행복한교육
교실의실내화
작은희망
학력격차속에서본별빛

에필로그
희망을위해

출판사 서평

심리적심정지를겪는아이들과교실붕괴
학교에희망이있을까.책에서만나는몇몇아이들을생각하면우리는이질문에대해자신있게대답하기가난처해진다.이책곳곳에서우리는심리적심정지상태에빠진아이들을종종맞닥뜨리게된다.
습관적으로손목을긋는아이가있고우울증진단을받아정신과약을먹는아이도있다.무기력과나태의관성을이겨내지못해지각결석을되풀이하는아이들이있는가하면수업이지루하다고필통을던져유리창을깨는아이도있다.더러어떤아이들은대장의명령에따라교실을순식간에난장판으로만들기도한다.그런시장통같은교실한쪽에는또지적갈증으로학구열에불타는아이들이걱정스러운눈빛으로교사를바라보고있다.
아버지의학습압박에하루아침에문제아가되어가는모범생,부모의권위적훈육에학교밖으로폭주하는아이들,몸은고등학생인데정신은유치원생보다못해하나하나돌봐야하는아이들이한교실에서섞여하루8시간을생활하고있다.먼지를뒤집어쓴운동화대신실내화를신고급식실에들어가게하는일로교사들은진을빼고,아이들은식탁위에먹다남은뼈를산처럼쌓아두고식판만들고가기일쑤다.
이러니학교는어느순간교육보다는돌봄의기능이강화되었고복도와교실은늘평온함과위태로움의아슬아슬한경계에놓여있다.그경계이쪽저쪽에서의외로많은아이들이혼자만의토굴에자신을가두고누구와도대화하지않고밥조차혼자먹는다.
게다가학생부종합전형과격화된경쟁은몇몇아이를괴물로만들었다.교무실까지쫓아다니며악착같이자신의논리를관철하는괴물은당황해하는교사에게경멸의웃음을흘린다.온갖대회의스펙을쌓기위해격렬하게항의하고선생을논쟁의대상으로만여긴다.더러수행평가하나로온학교가전쟁터가되고시험문제하나에목숨을건다.

멀리서보면비극이지만,가까이서보면희극인학교의현실
이런지경이니누가선뜻학교에과연희망이있다고단언할수있을까.어른인학부모들과교육당국은더점입가경이다.학부모들은상처받은학생이더다치지않았으면하는마음으로전하는교사의충고에대해다짜고짜인권위고발을운운하며협박한다.어떤일도주체적으로결정을하지못하는아이가안타까워조심스럽게건네는충고에대뜸“죄송한데선생님아이는어느대학을갔어요?”라고묻는학부모도있다.교양넘친얼굴로교사를깔보는속내를이렇듯서슴없이드러낸다.
고등학교입학설명회에참석한중3학부모들의관심은온통상위10%대학뿐이다.고등학교3년동안겪는아이들의변화와학교생활자체에대해서는질문조차없다.고등학교3년을대학입학을위한통과의례로만여기는이같은학부모들이비가오면“선생님,비가오니우리아이우산좀구해서씌어주세요.”라고전화를한다.당황스러운전화는여기에그치지않는다.수시로전화를걸어“선생님,왜우리아이가열심히했는데금상이아니고동상인거죠?”라고따진다.어쩌면이런학부모들과세상이아이들을무기력하게만들고더러는괴물로만들었는지도모른다.
교육당국은크고작은사건이일어날때마다온갖지침과규정을만들어교사의손발을옭아맨다.지침이또다른규정을만들고,나아가규정을지키기위한규정까지만든다.교사의자율성과창조성을갉아먹는이러한현실을보며저자는서대문형무소에본‘벽관’을떠올린다.

이같은학교의민낯과학생들의아찔한모습에사람들은깜짝깜짝놀란다.학교가어쩌다이지경이되었고이아이들을어떡하냐고탄식한다.마치새삼스러운일처럼.그러나학교도아이들도전혀다른세상에서난데없이던져진것이아니다.
사람들은학교가늘한걸음뒤에선그림자처럼세상이변한만큼변해왔다는사실을종종잊는다.학교가아무리삭막하기로이미지옥이자거친정글로변한학교밖세상에댈까.아이들이아무리거칠어졌다해도어른들보다는건강하고순수하지않은가.학교는여전히세상의거울이자축소판일뿐이다.

단한명의아이도잠들지않게하는교육실험
저자의이같은성장못지않게빛나는이책의백미는의미심장한교육실험에있다.한때저자는길을잃은적이있다.석사과정을마치고2년만에다시학교로간때였다.저자는수업시작10분만에거의모든학생들이책상위에기절하는모습을본다.
자는아이들은어차피대학못간다는동료들의위로아닌위로속에서도저자는단한명의아이들도잠들지않게하려고혁신적인기획을한다.일방적으로가르치는‘티칭’을버리고‘코칭’으로수업을바꾼것이다.저자는50분수업을10분이나15분으로나눠과제를주고,학생들이스스로해결하게한후확인하는방식으로시간을재구성하고교재도새로만들었다.능력이없는학생들에게는옆에가서개인지도를하는방법으로참여도도높였다.빨리해결할수있는학생들은늦은학생을도와주게했다.교육이오로지입시만을위한미친교육으로퇴행하던20여년전의일이다.그이후저자의교실에서자는학생은단한명도없었다.
급우들간의소통과교감의시간을만드는강강술래수업,일명‘워킹’수업또한주목을끈다.자는아이들을깨우기위한고육책이었던시도가뜻밖의소통기적을만들어냈다.
저자는이같은교육실험과다른동료교사들의치열한노력을보며작은희망을발견한다.엄마와의갈등으로자퇴를결심하는아이를끝까지포기하지않는교사,지각결석을줄이기위한동료교사들의‘행복프로젝트’추진들을보면서그래도학교가희망이다고단언한다.또한저자는선생과학생관계가아니라실험실동료로1년간학생의연구실험과논문지도를하며학생이과학자로성장해가는것을지켜보며교사로서사는감격과교육의무한한희망을표현했다.
그래서이책은성실한기록으로학교의민낯을드러낸정직한보고서이자비판서이면서동료이자스승이었던선생님들을보며변화한저자의성장소설이기도하다.또한편으로이책은언론의과장과왜곡이만든무형의‘벽관’에갇혀신음하면서도선생이면서상담사이고심리치료사이자행정가였던동료교사들에게바치는가슴저린헌사다.학교가병들고죽어간다면세상은그보다빨리병들고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