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물·동맹

인간·사물·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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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과 사물이 맺은 은밀한 동맹을 파헤쳐라!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본격적인 소개서 『인간 사물 동맹』. 이 책에서 소개하는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 형성되는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기계 같은 비인간들이 인간처럼 행위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연구자들이 인간과 비인간을 동등하게, 대칭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세상을 이해하는 힘은 인간이 아닌 사물이 쥐고 있으며, 인간과 사물이 맺은 동맹에 따라서 세상사가 움직인다는 것이다. 행위자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세상읽기를 시작해본다.
저자

브뤼노라투르

브뤼노라투르(BrunoLatour)
브뤼노라투르는철학자이자인류학자로1947년프랑스동남부의버건디,본지역의와인양조집안에서태어났다.1982년부터2006년까지파리국립광업학교(EcolesdesMinesdeParis)의신기술사회학센터(CentredeSociologiedel’Innovation)교수를,2006년부터2017년까지파리정치대학교수를지냈다.
그는아프리카와캘리포니아에서의현장연구이후과학자와엔지니어분석의전문성을갖게되었으며,철학,역사,사회학,과학인류학분야외에도과학정책및연구관리분야의많은연구에참여했다.대표적인저서로는《실험실생활LaboratoryLife》,《젊은과학의전선ScienceinAction》,《프랑스의파스퇴르화ThePasteurizationofFrance》등이있으며,근대성에대한독특한관점을담은에세이《우리는결코근대인이었던적이없다Wehaveneverbeenmodern》와‘과학전쟁’의결과를탐구하기위한에세이를모은이책《판도라의희망Pandora'sHope》을펴냈다.또한환경위기와관련한논문여러편을모아환경의정치철학에관한《자연의정치PoliticsofNature》를출판했다.
현재프랑스파리정치대학미디어랩과정치예술(SPEAP)과정의명예교수이자,2018년1월부터독일의카를스루에미디어아트센터(ZKM,ZentrumfurMediaKunst)펠로우,오펜바흐미술대학(HfG,HochschulefurGestaltungOffenbachamMain)의교수로재직중이다.다수의학회멤버이자,여섯개의명예박사학위를받았으며,2013년에는홀베르그상(HolbergPrize)을수상했다.스무권이넘는책과150편이상의논문을발표했다.
http://www.bruno-latour.fr/



홍성욱
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강의및연구를담당하고있다.서울대학교로오기전에는토론토대학교에서가르쳤다.인간과사회를이해하는데과학과기술에대한깊은이해가꼭필요하다고생각하여,과학과기술에대한STS적관점을설파하고있다.또한인간과기계의접면으로서의자동인형에관심을가지고있으며,최근에는과학과종교,포스트휴머니즘,인공지능의윤리적문제등을연구하고있다.지은책으로『그림으로보는과학의숨은역사』『홍성욱의STS,과학을경청하다』『인간의얼굴을한과학』등이,주요공저로『욕망하는테크놀로지』『과학철학』『시민을위한테크놀로지가이드』『과학은논쟁이다』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행위네트워크이론:불확실하고변화하는수상한사물에주목하라(홍성욱)

프롤로그
제1장7가지테제로이해하는ANT(홍성욱)

제1부ANT해부하기
제2장ANT에대한노트:질서짓기,전략,이질성에대하여(존로)
제3장번역의사회학의몇가지요소들:가리비와생브리외만의어부들길들이기(미셸칼롱)
제4장행위자네트워크이론에관하여:약간의해명,그리고문제를더복잡하기만들기(브루노라투르)
제5장인간과기계에대한'발칙한'생각:ANT의기술론(홍성욱)

제2부ANT확장하기
제6장경제행위자조합하기:헤지펀드의아장스망(이언하디&도널드맥켄지)
제7장위험의실재성:독일의유전자기술(로즈메리로빈스)
제8장ANT관점에서본한국최초우주인논쟁:PUS와의만남(안형준)
제9장현실정치에서물정치로:혹은어떻게사물을공공적인것으로만드는가?(브루노라투르)

에필로그
제10장'두문화'와ANT의관계적존재론(김환석)

출전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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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국내최초로발간된
행위자네트워크이론에대한본격적인소개서!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낡은사회과학에도전하는가장유력한이론중하나로손꼽히는이론이다.근대성이론과그대안에해당하는탈(脫)근대이론모두에대한실망에서시작되었으며,칸트,헤겔,후설,하버마스등기라성같은대가들의사상체계를현대적시각에서재평가할수있을만큼완전히새로운안목을우리에게제시해주는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새로운사회과학을선도하는새로운이론으로서각광받고있다.
하지만바다너머에서들려오는무성한소문에비해,국내에서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접한다는것은결코쉬운일이아니었다.얼마전번역된브루노라투르의어려운저작한권을제외한다면제대로된책한권이없었기때문이다.
1970년대부터이미그이론적작업을같이해온동료들과브루노라투르본인이,어떻게해서이런이론적성취를이루게되었으며현재는어떤분야에서이용되고있는지를직접설명하고있는책이출간되었다.유수한외국의학자들뿐만아니라,우리나라에서이이론을가장잘이해하고있는홍성욱·김환석이함께참여하여만들어낸성과물이다.인문학과사회과학의새로운지평을보고자한다면제일먼저이책에서시작해야만할것이다.

책에는행위자네트워크이론의핵심주장들을잘소개하는글들(1부),그리고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기술,금융,기술위험,과학의대중적이해와같은STS와사회과학의여러주제에응용한글들(2부)이포함되어있다.


불확실하고변화하는수상한사물에주목하라!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1980년대초반에과학기술학(scienceandtechnologystudies)을연구하던프랑스의브루노라투르(BrunoLatour),미셸칼롱(MichelCallon),그리고영국의존로(JohnLaw)와같은학자들에의해서정립되었다.이들은1970년대후반부터각자,혹은공동으로과학기술의사회적특성과관련된사례연구를수행했으며,1980년대중엽이후에는그동안진행되었던심포지엄의결과를포함하여여러단행본을집중적으로출판함으로써과학기술학계에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확실하게각인시켰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사회구성주의과학기술사회학과의격렬한논쟁을불러일으켰다.과학지식과기술디자인이사회적요소의개입을통해어떻게만들어졌는가를탐구하던사회구성주의자들에게는,이러한문제에별반관심이없는행위자네트워크이론가들의연구가눈엣가시였다.게다가사회구성주의자들은행위자네트워크이론가들이고수하던비인간행위자라는개념에동의할수없었다.아니이를잘이해할수없었다고하는편이정확하겠다.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프랑스철학과기호학에서가져온개념들을광범위하게사용했는데,이러한개념들은영미철학과영미사회학의전통에있었던주류과학기술학계에쉽게‘번역’될수있는것들이아니었기때문이다.
그러나이러한논쟁을거치면서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더욱정교한모양새로다듬어졌다.“우리는근대였던적이없다”는주장으로요약되는근대성에대한라투르의작업은사회구성주의자들과의논쟁에서탄생한것이었다.1980년대후반과1990년대를통해행위자네트워크이론가들은점차자신들의원칙에동의하는사람들을늘려나갔으며,또이론의응용범위를넓혔다.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인간과사물사이에만들어지는변덕스러운네트워크라는개념을이용하여실패한기술과사회적요소의관계를분석하는과정에서흥미로운성과를냈으며,불확실이고유동적인세상을분석하고자하는의료사회학,지리학,조직이론,경영학,IT(정보기술)이론,이론금융학등으로점차확산되어갔다.최근에는,자연과학의방법론을따라가려고했던사회과학계에과학적방법론에대한본질적인의문을제기하면서점점더많은사회과학자들의주목을받고있다.


인간과사물이맺은은밀한동맹을파헤쳐라!세상의놀라운비밀이드러난다.

어느깊은산속에세상의모든것에대해모두알고있는현인이살고있다고하자.이현인이정말모든걸알고있다는것을어떻게알수있을까?그가아무도만나지않고세상과어떤소통도하지않는다면,그의지식과지혜는현인의머릿속에서머물다가그가죽으면서사라져버릴뿐이다.
지식은어떤형태로든세상밖으로나와서돌아다녀야한다.주변에말을들어주고옮겨줄사람이없다면,메모장과펜이없다면,책이나논문같은인쇄물이없다면,도서관이없다면,블로그가없다면,인터넷이없다면나의지식은더이상지식이아니다.나도내가아니다.
많이아는사람이그렇지못한사람에비해더큰힘을갖는경우는분명히있다.지식의힘은전쟁에서더직접적으로드러난다.영국이철선(鐵船)을앞세워중국을위협했을때,철선은당시까지유럽이축적한지식의정수를담고있었다.나무가아닌쇠로만든배가안정적으로뜨고항해할수있다는것은19세기수력학과조선학의개가였다.그배의엔진에서사용된증기기관은기체의성질에대한오랜연구와실린더와피스톤을깎는정밀한기계공학이없었으면가능하지도않았을것이다.위력적인포탄은18~19세기화학공학의산물이었다.제각기발전해왔던이런지식들이철선에한데집적되었고,수천년의문화와기술을자랑하던중국은철선앞에무릎을꿇었다.결국중국이굴복했던것은서양의지식이었다.
17세기과학혁명기이후호기심으로시작된자연철학중어떤지식은새로운기술로이어졌으며,그기술중어떤것들은다시새로운지식체계와신기술들의가능성을열었다.이러한지식과기술은그래프,표,설계도,그림,사진,샘플,표본,표준,실험기기같은‘인공물’의형태로변형되었다.사람의머릿속에서나온지식이다른곳으로이동하기쉽게바뀐것이다.이런‘인공물’들은쉽게이동했고비교되었으며,18~19세기에는학생들의교육을위한교재와실험지침서에사용되었다.비슷한내용을교육받은학생들은일종의‘지식기반’을공유했으며,그위에더전문적이고깊은지식을축적할수있었다.지식이권력으로탈바꿈하게된데에는그래프,표,설계도,그림,사진,샘플,표본,표준같이사소해보이는것들의역할이결정적이었다.뉴턴이고민했던보편중력의종교적의미는두세대가지나지않아희미해져버렸지만,뉴턴역학을이용하여탄도를계산한표와그래프는수백년동안실전에서사용되어온것처럼말이다.


브루노라투르와행위자네트워크이론,사회과학의새로운영역을개척하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actor-networktheory)은우리가세상을제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그래프,설계도,표본,표준,기관,병균과같은‘비인간’,사물에주목해야한다고주장한다.인간개개인의사이에는그리큰차이가없지만,비인간과어떤동맹을맺는가에따라서엄청난차이가생기기때문이다.세상의모든것을모두안다고할지라도그지식을전달할매체가없다면이는없는것이나마찬가지이다.증기에대한해박한엔지니어와정밀한선반을제작하는장인의지식이만났을때,증기기관의실린더는만들어질수있었다.권력을가진인간이란반드시다양한사물을‘길들여서’이들과동맹을맺고,이들의힘을빌린인간인것이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인간과사물사이에형성되는네트워크를주목한다.사물을잘동원해서네트워크에편입시키는데에는여러가지이점이있으며,다양한전략을구사할수있다.그렇지만이과정은거의항상불분명하며결코쉽지않다.네트워크의형성을특징짓는여러단계중에사물을‘길들이는’것이가장어려운부분이다.이를위해필요한것이바로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혹은행위자네트워크이론의용어로테크노사이언스(technoscience)란사물을우리에게의미있는존재로바꾸어주는인간의활동이다.더많은행위자들을포함하고더오래지속되는네트워크를건설한자가그만큼의권력을갖는다는사실을생각해보라.과학기술은권력을생성하는데,따라서권력의속성을이해하는데가장중요한관건이된다.테크노사이언스의핵심은인간-사물로구성된세상을움직이기쉽도록표준화된지식요소로바꾸는작업인것이다.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여기서더나아가서,기계같은사물들또한인간과마찬가지로행위주체성(agency)을갖고있으며,연구자들은이런의미에서인간과사물을동등하게,대칭적으로다뤄야한다고주장한다.
과학기술학은아주전형적인학제간분야로서우리가과학기술사회학이라고부르는분야는물론,과학기술인류학,젠더연구,과학사와과학철학의일부,위험연구,과학기술과법,기술혁신연구의일부등을포함한다.첨단과학기술이미래에대한희망과공포를동시에불러일으키는21세기에,서구사회에서는과학기술학이대학에서교육해야만하는핵심적분야로자리를잡았으며이미활발히연구되고있다.그러나국내에서는행위자네트워크이론에대한논의가이제막본격적으로시작된셈이고,따라서아직이를적용한실증적연구가충분하지않다.
국제적으로는이렇게활발한과학기술학이국내에서활성화되지못한데에는여러가지요인이있지만,우선은기존학문들간의높은벽을생각할수있다.다른한편으로는과학기술학이과학기술과인문사회과학을넘나드는학제간분야라는속성을무시할수없다.특히우리나라에서는이과와문과의벽이매우높기때문이다.


역사의조연이었던사물을주인공으로바라보다.
전혀다른시각에서세상을조망하는라투르만의방법론!

그러나과학기술과사회를가로지르는노력이부재한상태에서는,과학기술이발전하는만큼사회의취약성이커질뿐이다.그리고바로이것이과학기술의발전속도와사회적인식의발전속도가제대로맞아들어가지못하는21세기대한민국의현실임과동시에미래의모습이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지금까지의인문사회학이별로관심을두지않았던과학기술을핵심적으로분석하면서,지금까지의철학이무시했던비인간행위자,즉사물을인간행위자와대칭적인존재로다루고있다.행위자네트워크이론은인간과비인간의동맹의사회학이다.인간은비인간행위자를자신의목적에맞게변화시키지만,비인간행위자또한인간행위자를바꾸어버린다.과학이갖는‘인간중심의’합리성도,‘인간위주의’법칙도없다.브루노라투르에따르면,인간과사물은동등한위치에서대등한동맹을맺어야만권력을유지할수있는존재인것이다.
이책<인간·사물·동맹:행위자네트워크이론과테크노사이언스>는그야말로인문과학자에서부터사회과학자,그리고자연과학자에이르기까지,아니그런학자들뿐만아니라사고하고생각하는인간이라면꼭읽어야만할책이다.프랜시스베이컨의말그대로,‘지식과권력은하나’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