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되옵니다!”
중국과 한국의 과거 왕정에서 이 말로 시작하여 제왕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가로막다가 목숨을 잃은 신하들은 부지기수다. 한국은 대통령의 절대 권한이 외국에 비해 강고한 상태로, 현재까지도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할 때 견제할 수 있는 국정 시스템과 민관의 합의 시스템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최근에 열린 제9회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들이 합의를 해야 하는 자리에서 15개 안건이 25분 만에 심의, 결의되었다. 전 국민의 삶에 속속들이 미치는 주요 국정 아젠다 하나를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씩이었다. 또, 이 자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수많은 시민들의 반대가 4년 내내 이어져온 4대강에 대해서도 ‘흠집내기 대응해야 한다’고 만 못 박았을 뿐이다. 정부는 언론을 통해 ‘사전 심의, 협의’가 이미 이루어져 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으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이었던가가 아니다. 많은 국민들과 실무공직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라 할 수 있는 견제와 비판을 수용하고 국정의 오류를 수정하는 데 반영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아직도 민주적인 절차와는 거리가 멀다는 데 있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아니되옵니다’의 중요성은 매한가지다. 이는 과거의 정권도 마찬가지였으며 미래의 국정 운영도 마찬가지로, 비단 현 정부만의 문제에 국한될 수 없다. 또한 정부만의 문제도 아니다. 기업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조직, 모든 리더와 실무자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이 책은 공영방송 KBS에서 30년을 방송기자로 살아온 문화 방면의 대기자 저자 이동식이 정권의 진퇴를 오랜 세월 겪고 지켜보면서 권력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언론(과거에는 대간의 역할)의 기능을 고민하고, 원활하고 합리적인 소통과 민주적 절차에 대한 농익은 고민을 축적해오면서 북경특파원으로 근무하며 파고들게 된 동양사(특히 중국사, 한국사), 40편에 달하는 원전을 번역 ? 해설하고 80인에 달하는 역사의 실존 인물들, 사건 기록을 방대한 문헌에서 종횡무진 추적하여 2012년 현재 격동하는 정치의 소용돌이속에서, 마치 여러 편의 드라마와 같은 역사의 명장면에 비추어 국가라는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 특히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시국에서 권력과 인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다각도에서 제시하는 한편 개인들의 삶에도 적용되는 인생 성공의 길과 실패의 길을 가늠할 수 있는 지혜(기준, 원리)를 담았다.
“올바른 권력이란 무엇인가”
『아니되옵니다』는 이같은 관점에서 모두가 염원하는 ‘올바른’ 권력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고대로부터 축적된 역사의 ‘증거자료’를 통해 밝힌다. 권력은 통치만을 일삼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크든 작든 조직에서 실재하면서 공동의 일을 이루어가는 모든 구성원들의 힘이다. 그래서 권력 자체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없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어떤 정권, 어떤 인물이 왜 실패했으며 왜 성공했는지를 상세히 알려준다. 또한 어떤 권력(힘)이 어떻게 정당성을 지킬 수 있으며 반대로 어느 때에 그 ‘힘’을 스스로 또는 합의에 의해 내려놓거나 그럴 수밖에 없게 되는가를 밝힌다. 한마디로 역사의 리얼 스토리가 입증하는 ‘권력, 지도자, 개인의 흥망성쇠 법칙’이다.
기획의도
2012년, 올해는 모든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정치’의 계절이다. 한국 뿐 아니라 아메리카, 유럽 대륙에서도 일제히 선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전 세계가 이곳저곳에서 격동하는 선거의 해가 바로 올해다. 한국은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미국, 베네수엘라, 멕시코가 대선을 치른다. 유럽에서도 러시아, 프랑스, 핀란드가 선거에 돌입한다. 선거철만 되면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 남발되고, 수많은 인물들이 과거의 평가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사람으로 돌변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권력을 잡기 위해 과거의 실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로운 당명을 짓고 철저히 국민만 섬기겠다고 말한다. 상생을 말하고, 소통(대화)을 약속하며, 통합을 말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하겠다고 지키지도 못할 급조한 정책을 함부로 발설한다. 국민은 다시 한번 속을 것을 감안하고 무기력하고 냉소적인 표정으로 투표장에 간다.
유권자들도 후보의 정책과 인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당장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칠 정권을 이성적으로 꼼꼼히 판단하기보다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한계 안에서 극한 이념과 정파의 대립으로 두 동강이 난 채 습관적, 맹목적, 감성적으로 지지나 불신을 표하기도 한다. 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지도자를 선출하든, 자신이 국민을 이끄는 자리에 있든, 당파나 이익을 위해, 국가라는 공동체의 미래 비전과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실천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이제 더는 이런 과거의 모습은 통하지 않는다. ‘안철수 현상’으로 한국은 충격을 받았듯 20~40대에 이르는 젊은 세대는 완전히 신물이 난 구태가 아닌 완벽하게 새로운 정치, 얼룩진 정치권 너머의 이색적이고 신선한 인물을 원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 쾌속 성장 신화처럼 민주주의마저도 ‘쾌속’으로 제도권을 구축해야 했던 것이 급선무라 외형적인 시스템을 뒷받침해주는 민주성과 시민의식, 전위전 이후 “민주주의 공고화” 과제를 여전히 떠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사와 한국사에 등장하는 고대로부터 근세까지의 왕권 통치체제와 사실상 내용적으로 크게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의 대통령(또는 정권)의 절대 권력을 제어할 합의된 장치가 아직도 부족하다.
이 책은 장구한 역사를 지닌 중국과 한국의 과거 왕정 가운데서 국태민안과 태평치세를 이룬 제왕들과 신하들, 국민들의 모습을 방대한 원전들(역사 기록)에서 발굴하고, 정권의 성패와 중요한 기로에서 선택한 조치들이 왜 옳았던 것인지, 왜 잘못되었던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역사 기록의 특권은 동시대적 사회적 현실(social reality)가운데서는 쉽게 판별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을 통시적 시각과 근거 자료를 통해 치우침 없는 입체적인 균형 감각으로 한 눈에 판별하도록 해준다는 데 있다. 당대의 인물, 정책,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원전을 들여다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가야 할 길, 공동체뿐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진정한 성공을 위해 취해야 할 잣대, 버려야 할 잣대를 제시한다.
*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 서영훈(전 KBS사장, 적십자 총재) 추천!
사랑하는 방송인이자 언론인인 이동식 씨는 원래 문화방면의 대기자였는데 어느 틈엔가 동양의 고전뿐 아니라 역사 원전 속으로까지 깊게 들어가서 정치뿐 아 니라 우리 삶이 성공하는 비결을 찾아내어 책으로 엮어냈다. 다시 정치의 소용돌이 에 휘말려 들어가는 우리나라의 현 시점에서 이동식 씨의 노력은 매우 유용한 나침 판이 될 것이다. 이동식 씨가 찾아낸 정치 성공의 비결은 아주 어렵고 복잡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서영훈 전 KBS사장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후대 사람들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당대를 대처하고 미래를 준 비하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는 말로는 역사를 공부한다, 안다고 하 지만 입시용으로 사지선다형의 지식만 배우고 몇 대 왕은 누구라는 식으로만 배울 뿐 실제로 옛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어떻게 했고 당면한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갔 는지를 전혀 공부하지 않는다. 역사를 깊게 들여다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이는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말을 패러디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반영하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올 한해 정치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사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 때에 저자가 동양의 역사 속에 서 발견한 정치의 원리, 방법을 함께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동양의 정치는 어떤 때 성공했으며 어떤 때 실패를 했는가? 정치의 폭풍 속에서 붙잡을 기둥, 혼란 속에서 실체를 파악할 거울이 하나 새롭게 만들어졌음을 여러분들에게 전한다.
--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책의 내용
● 권력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란 무엇인가를 밝히는 역사의 명장면들!
권력을 향해 ‘아니되옵니다’를 말할 수 있던 자들의 성공 비망록
“전하, 아니되옵니다!” 머리를 조아리고 침묵을 지키거나 때로는 입 속의 혀처럼 왕에게 아첨과 동의를 해야만 자신의 자리와 이익이 보존되는 상황에서, 이 말로 시작하여 왕의 면전에서 직간으로 목숨을 내건 선조들의 비결은 무엇이며 결국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로 고려시대 주자학의 비조, 오늘날도 <역동서원>이 보존되어 있으며 ‘역동 선생’으로 기리는 우탁은 “내 말이 틀리면 도끼로 내 머리를 쳐 달라”는 뜻의 목숨을 건 관직자의 상소(지부 상소)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조선시대 최익현의 지부 상소가 있기 훨씬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왕을 보필하는 관료들의 강직한 간언이 있었던 것이다. 벼슬자리를 내걸고, 더 나아가 목숨을 내걸고 왕에게 올린 상소의 극단적 모범이었다.
고대로부터 중세와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정치는 중국도, 우리나라도, 심지어 고려왕조나 조선왕조에서도 왕정이라 해도 국왕에 의한 일방향 통치제제가 아니었으며, 오늘날 되돌아봐도 손색이 없는 민주주의가 수많은 올곧은 신하들과 국왕의 쌍방향 상호작용, 그리고 민심과의 소통을 통해 실현되고 있었다는 대전제 하에서 이 이야기는 펼쳐진다.
이 책은 고금의 변치 않는 인간 사회의 원리와 법칙, 곧 “최고지도자의 길과 공직자의 길, 그리고 국민의 길(How To)”의 드라마틱한 성패를 5천년 역사를 지닌 동양 원전들, 그중에서도 우리와 가장 긴밀한 중국사와 한국사를 통해 샅샅이 탐색한다. 한마디로 국가적으로는 망국의 길과 발전의 길, 개인적으로는 진정한 성공의 길과 처절한 실패의 길을 역사 문헌기록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동문선>에 기록된 고려시대 몽골점령기 문장가 김구의 글, 정조대왕의 세손시절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