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인환은 동시대 문인에게 ‘경박한 모더니스트’라는 속명을 얻고 있었으나, 그는 그 시대 그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지식인의 고뇌’ 와 ‘강렬한 시적 에스프리’의 소유자였다. 그 원천은 그의 ‘불안’의 심연이기도 하였으며 그의 ‘욕망’과 ‘이상’의 솟구침이기도 하였다. 특히 ‘미국’의 ‘디셉션패스’ 다리 아래, ‘파란 피’의 물결은 시인의 ‘불안’을 전연 다른 국면으로 나아가도록 하였다. 그에게서 ‘불안’은 ‘불안한 연대’의 깊은 틈에서 피어오르는 것이었으나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불행한 신’과 ‘귀에 울려오는 폭풍’을 기록하도록 하는 ‘광장의 전주(電柱)’였다. ‘욕망’과 함께 가동하는 시인의 ‘불안’은 ‘위태로운 자아’ 너머에서 ‘거대한 자아’와 ‘새 시대의 이상’ 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생과 사의 눈부신 외접선(外接線)’을 떠받치는 공기의 부력(浮力)이었다. 박인환은 ‘불안의 연대’에서 세계와 그 세계의 현실적 이면들을 직시하는 ‘분열된 정신’이고자 하였고, 과거와 미래의 ‘십자로’에서 현재의 ‘거울’이자 ‘선지자(先知者)’이고자 하였다. 한편, 시인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적’ 세계에서 상처입은 전후(戰後) 시대인들에게 ‘페시미즘의 미래’를 꿈꾸도록 하는 ‘목마의 종소리’였다. 박인환은 1950년대를 대표하는 ‘전위적 모더니스트’이자 ‘인간주의’에 기저한 ‘리얼리스트’이며 당대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시적 에스프리’를 지닌 시인이다. 그는 현대의 어떠한 관점에서 비춘다 하더라도 언제나 새롭게 그 곁을 열어주는 단연, 현대적, 입체적 작가이다.
-서문 중에서
-서문 중에서
박인환 시 연구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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