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 : 88세 노인의 마지막 인생, 22일 동안의 호스피스 이야기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 : 88세 노인의 마지막 인생, 22일 동안의 호스피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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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명윤리학(죽음학)’을 연구하기 위해 호스피스에 뛰어든 ‘간병사’로서의 기록이 빛발하다!
88세 노인(도미니코)은 후손에게 영향력을 전하는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 호스피스에서 자신과 보낸 시간을 “훗날, 글로 써!”라며 간병사(저자)에게 허락해 주었다.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의 저자 유성이는 2007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16년 이상 ‘죽음학’을 연구하며 박물관, 호스피스병원, 학교 등에서 죽음과 삶을 성찰하는 교육을 해오고 있다. 2011년에는 아동 대상으로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생명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가족과 사별로 인한 상실의 비탄에 빠져 있는 이들의 애도 과정을 돕는 일에 종사해왔다. 또한 어머니보다 12년을 더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쓸쓸한 죽음을 지켜보며 노년의 말기 삶과 인간적 임종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2020년 11월 본격적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21년 1월부터 호스피스(hospice 임종이 다가온 환자를 전인적으로 돌봄) 병원에 뛰어들며 ‘간병사’로서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저자는 말한다. “이 글은 2021년 1월 22일 호스피스병원에서 만난 88세인 어르신(도미니코)이 죽어가는 시간 속에서 생명을 지닌 한 인간으로 존재했던 22일간 이야기다. 어르신은 ‘편안하게 죽고 싶다’며 죽음을 맞이할 준비된 마음으로 입원했으며, 나는 어르신을 간병하면서 그의 행동, 생각, 감정 등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보고 느낀 점을 기록했다. 어르신은 호스피스에서 자신과 보낸 시간을 ‘훗날, 글로 써’하며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2022년 12월 2일 오후, 완성된 원고를 손에 들고 어르신의 부인을 만나면서 ‘기록을 남기길 잘했구나’ 안도했다. 무엇보다 도미니코 어르신의 부인께서 떳떳하게 ‘이 책에 담긴 내용이 네 아버지의, 네 할아버지에 관한 글이란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책이 되어 정말 기쁘다.”
죽음을 앞둔 환자는 어둡고 암울하기만 할까.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에게도 생명수 같은 간병사(저자)의 행동으로 환자를 천국에 실어나르기도 한다. 매일 저녁마다 일과를 마무리하듯 얼굴과 발을 마사지해주는 저자에게 어르신은 “남에게 발마사지는 평생 처음 받아봐. 최고야! 천국이다!”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 발로 열심히 사셨잖아요. 감사합니다.” 어떻게 이런 별세계가 가능할까. 이 글에는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자신을 ‘내어줌’이란 무엇인가 ‘영적 돌봄’이 무엇인가, 의문을 던지며 성찰케 한다.
저자는 말한다. “호스피스환자는 여러 봉사자로부터 목욕 봉사, 발마사지 봉사, 음악치료 봉사, 미술치료 봉사 등 다양한 봉사를 받는다. 한 번 발마사지를 받은 어르신이나 환자들은 대다수 그 시간을 기다렸다.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요한복음 13:14 참고)’ 말씀대로 병실에서 간병사 자격으로 내어주는 사랑의 실천을 할 때, 어르신은 행복한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였다. 어르신은 죽음 이후의 마무리 절차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만큼 가족을 믿었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동안 그는 ‘황혼 일기’를 기록했는데, 의식을 잃기 전 간절한 마음으로 황혼 일기장에 “성령의 나라가 함께 하시길 비나이다,”라고 썼듯이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시리라 믿는다.”
궁극에는 한 개인의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책은 인간적인 죽음을 맞기 위해 개인 스스로가 자기 돌봄을 하며 현실적 준비도 해야겠지만, 타인의 도움이 절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일례로 다음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제가 사는 임대 아파트에는 104세 비비안나 할머니가 살고 계셨는데, 85세의 골롬바 자매님이 할머니의 임종 말기 삶과 임종 과정 그리고 장례절차를 거쳐 화장과 유분 처리까지 해주었다. 임종을 맞기 전 열흘 동안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는 이웃 교우들이 교대로 할머니를 돌보았고, 열하루 만에 퇴원한 어르신은 이웃의 돌봄을 받으며 집에서 임종했다. 골롬바 자매님의 사랑과 책임의식이 공동체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104세 할머니의 죽음이 바로 ‘인간적인 죽음’의 모델이지 않을까. 골롬바의 이러한 행동이 바로 자신을 선물로 내어준 사랑이라 확신한다.”
정재우(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는 “생의 말기를 지내는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담긴 이 책은 ‘돌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라고 했으며 이명아(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재무이사)는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가 어떻게 편안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이 책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과 환경 구축에 귀한 자료로 쓰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저자는 끝으로 말한다. “죽음을 맞이할 때 본인이 할 일은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모든 것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본인의 태도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절대적 고독의 시간. 이 순간을 다짐해본다. 무엇으로부터 위로를 얻으며 의연하게 죽음을 마주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늘 죽음을 기억하며 삶에서 준비하고, 하루를 차곡히 살아야겠다. 인간적인 죽음으로 삶을 완성하기 위해.”
저자

유성이

처음몸의상실은어릴때앓은귓병으로오른쪽청력0퍼센트였다.돌이켜보면청력상실은삶에여러영향을미쳤다.소통을놓치지않기위해기록했고,이후기록은몸기능의일부로작동했다.최초의기록은1991년쌍둥이아들의탄생으로시작되었고,부모님의죽음그리고호스피스에서만난사람들의기록으로이어졌다.

2007년어머니가돌아가신이후‘죽음’과‘사후’를통찰하며‘신’을만나게되었다.박물관학예사로서2011년아동대상으로‘죽음과삶을생각’하는생명교육프로젝트를시작했고죽음의연구여정은현재진행형이다.그리고2019년아버지의쓸쓸한죽음을접하면서죽음은좀더현실적인문제로다가왔다.현대많은노인이요양병원이나병원에서고립된채죽어간다는것.인간적인생의마무리를위해서는생애말‘돌봄’이전인적으로필요하다는것.문제는개인차원을넘어사회와국가공동체가발벗고나서고립속에방치된채죽음을맞이하는노인들을위해적극나서야한다는점이다.어떤체계적인‘돌봄’이필요한것인가,나와우리모두에게일어날일이라는인식하에나부터나서야했다.그래서2020년11월요양보호사자격증을취득하고,2021년1월부터호스피스병원에서직접체험한것을기록으로남기기시작했다.『인간적인죽음을위하여』는간병사로서호스피스병원에서체험한바,생애말기죽음을앞둔노인들에게어떤‘돌봄’이필요한가,화두를던지는기록의산물이다.

아무리현대의료가발전하고AI인공지능시대라해도한인간의존엄성은불변하다.인간은착상되는순간부터임종에이를때까지생명권을지닌유일무이한존재다.그래서한생명이마지막순간까지소중한일개인의존재의미와가치를지닌채임종하는길을밝히기위해나의‘생명윤리학(생애말과임종)’연구는계속될것이다.현재가톨릭대학교에서‘생명윤리학’박사과정중.

저술로는『괜찮아엄마,미안해하지마』(2019년출간단행본),〈통합예술프로그램을통한공간별아동죽음교육모델방안〉(2016년논문),〈아동을대상으로한박물관에서의죽음교육〉(『어린이와박물관연구』제13호,2017년)등이있다.
*https://connectlove.org/세상끝사랑기록보관소

목차

추천사정재우(가톨릭대학교생명대학원장)
이명아(가톨릭의과대학서울성모병원종양내과교수,현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재무이사)
서문

제1부쌍둥이의탄생,부모의죽음
최초의‘탄생’과‘죽음’에대한기록

열두평아파트/기록강박증/엄마의죽음이남긴선물/날개잃은홀아비/한지붕아래고독/지팡이와마지막성찬/미끄러운경사길/저를알아보시겠으면눈을깜빡여보세요!/이제아버님한분남았네요/아버지는이제엄마와나란히/아버지의죽음이남긴의미

제2부88세노인의마지막인생,22일동안의이야기
‘호스피스간병사’로서의생생한기록

24시간간병

1일차(1월22일)병상과어울리지않은첫인상/여한없어,편안히죽고싶어/걸어서화장실까지/천국이다,이런경험처음이야/몸의증상과꿈의공통점

2일차(1월23일)선택한풍경과햇살/불쑥불쑥나타나는죽음의그림자/환자를대하는것/우리나라는네모문화/간병사님은증상만말해주세요!/황혼일기

3일차(1월24일)발마사지로하루를맺는의식/20년의결실,개인전시회와도록

4일차(1월25일)나흘째부터시작된잠과의씨름/꿈/1인실로가는대기실

5일차(1월26일)악몽,버려두지않을것이니낙심하지말라/병자성사/첫번째어르신임종실이야기/잃고싶지않은것다섯가지

6일차(1월27일)코로나19를뚫은후배교장의총각김치/귀여운머리컷/내게남긴말

7일차(1월28일)떨어지는기력과빛을발한정신/탐춘,진리는가까운곳에있습니다/사랑의‘치’오자/미의정의

8일차(1월29일)의사가건넨희망/태어나처음있는일/옆침상의괴성

9일차(1월30일)수난의시간예고/계속된수난의영양주사

10일차(1월31일)잠/가족

11일차(2월1일)간호사와간병사의불통

12일차(2월2일)기다렸어/수면제

13일차(2월3일)2인실에서1인실로이사하다/202호실/너무너무나를사랑했어/우거지탕같다/원상태로해주세요!

14일차(2월4일)섬망/돌아온현실/애덕으로하느님께가야겠어!/죽는다고해서내려온거예요?

15일차(2월5일)때때로좋을때가있다/엄지척!

16일차(2월6일)답답해

17일차(2월7일)쉬고싶어/가족의방문

18일차(2월8일)밤도새고낮도새고/소원/54세사진작가의죽음

19일차(2월9일)사흘간의콜/수난의시간/의사의은밀한대화/문열어/죽음이다가올수록죽음에다가가는몸짓

20일차(2월10일)세상젖줄을떼기위한임종고통

21일차(2월11일)턱근육으로숨쉬며버텨내는생

22일차(2월12일)마침내해냈다/‘좋았다’라는한마디로삼킨말/혼자태워보낸앰뷸런스/분노와상실의슬픔사이,어딘가에있었다

제3부남은인생,어떻게맞이할것인가
마지막‘편안한죽음’을맞이하기위한기록

하루/‘영적돌봄’속에서어떻게죽음을맞이할까

출판사 서평

기획의도

《인간적인죽음을위하여》의저자유성이는2007년어머니의죽음이후,16년이상‘죽음학’을연구하며박물관,호스피스병원,학교등에서죽음과삶을성찰하는교육을해오고있다.2011년에는아동대상으로‘죽음과삶을생각’하는생명교육프로젝트를시작하며가족과사별로인한상실의비탄에빠져있는이들의애도과정을돕는일에종사해왔다.또한어머니보다12년을더살다돌아가신아버지의쓸쓸한죽음을지켜보며노년의말기삶과인간적임종을위한연구에박차를가한다.2020년11월본격적으로요양보호사자격증을취득하고,2021년1월부터호스피스(hospice임종이다가온환자를전인적으로돌봄)병원에뛰어들며‘간병사’로서직접체험한것을기록으로남기기시작했다.

저자는말한다.“이글은2021년1월22일호스피스병원에서만난88세인어르신(도미니코)이죽어가는시간속에서생명을지닌한인간으로존재했던22일간이야기다.어르신은‘편안하게죽고싶다’며죽음을맞이할준비된마음으로입원했으며,나는어르신을간병하면서그의행동,생각,감정등일거수일투족을세세하게보고느낀점을기록했다.어르신은호스피스에서자신과보낸시간을‘훗날,글로써’하며허락해주었다.그리고2022년12월2일오후,완성된원고를손에들고어르신의부인을만나면서‘기록을남기길잘했구나’안도했다.무엇보다도미니코어르신의부인께서떳떳하게‘이책에담긴내용이네아버지의,네할아버지에관한글이란다’이렇게말할수있는책이되어정말기쁘다.”

죽음을앞둔환자는어둡고암울하기만할까.죽음을기다리는환자에게도생명수같은간병사(저자)의행동으로환자를천국에실어나르기도한다.매일저녁마다일과를마무리하듯얼굴과발을마사지해주는저자에게어르신은“남에게발마사지는평생처음받아봐.최고야!천국이다!”하며감탄사를연발한다.“이발로열심히사셨잖아요.감사합니다.”어떻게이런별세계가가능할까.이글에는마지막죽음을맞이하기전까지자신을‘내어줌’이란무엇인가‘영적돌봄’이무엇인가,의문을던지며성찰케한다.

저자는말한다.“호스피스환자는여러봉사자로부터목욕봉사,발마사지봉사,음악치료봉사,미술치료봉사등다양한봉사를받는다.한번발마사지를받은어르신이나환자들은대다수그시간을기다렸다.‘서로발을씻어주어라(요한복음13:14참고)’말씀대로병실에서간병사자격으로내어주는사랑의실천을할때,어르신은행복한마음으로기쁘게받아들였다.어르신은죽음이후의마무리절차는전혀걱정하지않았다.그만큼가족을믿었기때문이다.죽어가는동안그는‘황혼일기’를기록했는데,의식을잃기전간절한마음으로황혼일기장에“성령의나라가함께하시길비나이다,”라고썼듯이하늘나라에서평안하시리라믿는다.”

궁극에는한개인의죽음에초점을맞추고있는이책은인간적인죽음을맞기위해개인스스로가자기돌봄을하며현실적준비도해야겠지만,타인의도움이절대필요함을강조하고있다.그일례로다음의일화를소개하고있다.“제가사는임대아파트에는104세비비안나할머니가살고계셨는데,85세의골롬바자매님이할머니의임종말기삶과임종과정그리고장례절차를거쳐화장과유분처리까지해주었다.임종을맞기전열흘동안할머니가병원에입원해있을때는이웃교우들이교대로할머니를돌보았고,열하루만에퇴원한어르신은이웃의돌봄을받으며집에서임종했다.골롬바자매님의사랑과책임의식이공동체와함께했기에가능했다.104세할머니의죽음이바로‘인간적인죽음’의모델이지않을까.골롬바의이러한행동이바로자신을선물로내어준사랑이라확신한다.”

정재우(가톨릭대학교생명대학원장)는“생의말기를지내는환자를돌보는모습이담긴이책은‘돌봄’의의미와가치에대해우리에게많은것을가르쳐줍니다.”라고했으며이명아(가톨릭의과대학서울성모병원종양내과교수,현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재무이사)는“임종을앞둔말기환자가어떻게편안하고품위있는죽음을맞이할것인가,이책은호스피스완화의료시스템과환경구축에귀한자료로쓰일것입니다.”라고했다.저자는끝으로말한다.“죽음을맞이할때본인이할일은미리준비해둘필요가있다.…모든것에서가장중요한건어떻게죽음을맞이할것인가,본인의태도다.한번도경험하지못한미지의세계로들어갈절대적고독의시간.이순간을다짐해본다.무엇으로부터위로를얻으며의연하게죽음을마주하고받아들일것인지.늘죽음을기억하며삶에서준비하고,하루를차곡히살아야겠다.인간적인죽음으로삶을완성하기위해.”

중요내용

제1부쌍둥이의탄생,부모의죽음···
최초의‘탄생’과‘죽음’에대한기록

아이들이초등학교5학년때이사를하여세모자가‘열두평아파트’생활을시작하는내용으로포문을여는제1부에서는‘기록강박증’에걸리게된사연,1991년쌍둥이아들이태어났을때로기억을되살린다.24시간육아를도맡아야했던당시수첩두권을마련해누가,몇시에,분유는얼마큼먹었는지,변은무슨색인지,시시콜콜기록하기시작한다.삼십년이지난수첩을얼마전발견했다며메모한내용을들여다본다.
쌍둥이가다섯살끝무렵,미술교사로서아동들을가르칠때도수첩에는물론이고사진과영상으로기록을남겼다며어려서귀를앓아오른쪽청력0퍼센트인저자는‘청력이약해말을놓치는경우가많았는데,기록은장애를채워주는장치였다’고술회한다.
육아일기로시작한기록습관은엄마의암투병시절이야기와‘어머니의죽음’기록으로이어진다.역시저자가어머니에대한영상기록,첫시작부터시선을끈다.“노트북을열고2006년초부터1년간‘엄마의투병기록’을영상으로담은‘회상’폴더를클릭했다.뭔가를응시하고있는엄마의얼굴을클로즈업한장면.항암치료로듬성듬성해진엄마의머리를받친베개를연신바로잡는아버지,소매를걷어붙인아버지의팔뚝이눈에띈다.이어발끝에놓인노트북을바라보는엄마….”
마치한편의영화를보는듯하다.엄마는아버지와가족들의지극한정성속에서죽음을맞이했지만,‘단독주택에아버지도살아계셨으니집에서충분히돌아가시게할가능성이있을텐데….왜병원으로옮겼을까?’의문을품으며병원관계자가엄마를바로영안실로실어갔던씁쓸한기억을되뇐다.
2007년엄마의죽음이후‘죽음’에대한모든것을알기위한여정이시작되었다고술회하며가까이서처음접한엄마의투병과죽음을통해비로소‘죽음이란무엇인가?’,‘어떻게죽음을맞이할것인가?’,‘삶을어떻게살것인가?’의문을던지며죽음에관련된서적을닥치는대로탐독했다는것.급기야엄마의영혼은어디로갈지,‘죽은영혼의이후’를생각하기에이르렀다.게다가당시녹록지않은삶에서바닥을치고서야진정신앞에무릎을꿇고기도할수있었고그렇게죽음을인문학과철학그리고영성으로풀어내는시간을보냈다고한다.몇년이지나고,우리나라상례(喪禮)문화가전시된박물관의학예사로서아동을대상으로죽음과삶을생각하는장기프로젝트를기획했고이것이죽음과관련하여첫번째로시도한일이었으며엄마의죽음이남긴의미있는첫선물로기록된다.
어머니의죽음다음으로아버지에대한죽음의기록으로이어진다.아버지는엄마가죽고12년후에돌아가시는데,요양병원에입원한지6개월만인2019년3월에돌아가시고마지막임종을가족이지켜볼수없었음을아쉬워한다,엄마돌아가시기두달전부터남동생부부가부모님과함께살았고아버지는늘며느리가“잘한다!”고말해왔으며어머니죽음이후,그옛날꼬장꼬장하고엄했던아버지모습은사라지고사소한은행일조차며느리에의존하는모습에안타까움을느낀다.아버지의구십세생신을펜션에서1박2일보낸후,해운대에서마지막성찬을하고헤어진지두달여만에아버지는새벽녘에화장실을기어서가는사태에이르렀고,아버지는남동생에게며칠만병원에입원시켜달라고부탁한다.
요양병원에가기전날아버지는온종일손님한명오지않는가게에기어코나가전깃불도끊긴가게의자에우두커니앉아도로변으로무수히지나가는사람과자동차를바라봤다는것.그날이후,더이상집에돌아올수없었던아버지의모습이그려있다,
저자는요양병원에있는아버지의슬픈눈빛을잊지못한다.입원할즈음,파킨슨병과치매초기진단을받은부친은틀니빠진입에서“집으로가자.나는요양병원에서죽기싫다”는말이새어나오고일주일후,다시패혈증때문에다른병실로옮겨지며다시그렇게여러날이지나고쓸개에고름이생겨다른병원에옮겼다는소식을받는다,결국가족의의견은충분히반영이안된채병원에서는쓸개옆에고름이찬것을빼냈고,의료처치를받은후아버지가간곳은시내에서떨어진한적한요양병원이었던것.시내한복판과달리공기가맑고외곽에위치한요양병원이었지만,이것이결국대중교통이불편한외곽에있다는점에서매일찾아갔던여동생마저새요양병원으로옮긴후로는발길이뜸해지게되었다고적고있다,
새요양병원에서있던저자의부친은몸에균이들어갔다는이유로좁은1인격리실에있었고숨은산소호흡기에의지하고다리는구부린상태에서굳어져갔다.그나마오른팔과손조차호흡기줄을만진다는이유로손에는장갑이끼인채침대에묶여있었던것.체위를자주바꿔주지않아몸이굳고욕창이생겼는데도체위를바꾸기는더어려운지경에이르렀다.
아버지는저자를알아보지못했고침대에묶인장갑낀부친의손을꺼내서잡자손가락을꿈틀거렸다.“이렇게온기있는손을만져,아버지가살아있음을느끼게해주셔서감사합니다.”감사기도가절로나왔고,한편활짝열려있는창문,이불은젖혀있고환자복바지는밀려내려그대로드러난아버지의차가운배,아버지의슬픈눈빛을바라보며그이후로저자는눈물흘리며기도한다.“하느님,저의아버지를구원하여주소서.평안히영면할수있도록어서불러가주소서!”
본가에서유일한가톨릭신자인저자는일본에서사목(司牧)을하는신부님이“아버지에게본당신부님이세례를하면가장좋겠지만,사정이안되면마리아가대세(代洗사제를대신해서세례를주는일)를드리면어떻겠냐”며대세주는방법을문자로보내왔고망설임을접고용기를내서아버지에게대세를주는장면이본문에등장한다,옆에불교신자인큰언니도지켜보는가운데“아버지,성부와성자와성령이신하느님을믿으세요?영원한생명을믿으세요?”,“지금까지지은죄가있으면용서를청하시겠어요?”,“나는아버지에게성부와성자와성령의이름으로세례를베풉니다.”아버지는가장어린아이같은모습으로매번딸이질문할때마다고개를끄덕였다고한다.저자는그모습을‘이마에물을조금뿌리며대세를마칠때까지아버지는가장어린아이같은모습이었다’고적고있다.
사흘전에봤던아버지는요양병원에입원한지6개월만인2019년3월21일오후5시22분에하느님품으로돌아갔다.아버지의마지막임종순간을아무도지키지못한가운데아버지는죽음을맞이하였고,엄마의묘지곁에나란히묻혔다고기록하고있다.
삼우제를마치고일상으로돌아가는고속도로에서차창밖을바라보며저자는이렇게적고있다.〈하늘을보면서‘아버지는인생놀이를마치고하느님의사랑이기다리는영원한집으로들어가셨구나.’내안에서평안한따뜻함이올라왔고감사의눈물이흘러내렸다.〉

제2부88세노인의마지막인생,22일동안의이야기
‘호스피스간병사’로서의생생한기록

어머니의죽음,그리고12년만에아버지의쓸쓸한죽음을맞이하며저자는더욱‘생애말돌봄과임종(생명윤리학)’연구에박차를가하며2020년11월요양보호사자격증을취득하고,2021년1월부터호스피스병원에서직접체험한것을기록으로남기기시작했다.
간병사로서세번째돌봄을했던88세노인(도미니코)을맞기까지저자는두번의어르신임종을지켜보며간병인으로서최선을다한다.2021년1월2일첫번째돌봄을해드린어르신을만나9일동안돌보며임종까지지킨다.간병한지나흘째된날오후.임종을앞둔환자라고는믿기지않을정도로어르신은등받이없이허리를펴고앉는모습을보이기까지했다.저자는간병사로서최선을다하며다리를주무르며기도하거나성경을읽어드릴때는덤덤했던어르신이휠체어에타고성당제대앞에서멈추었을때는고요히십자가를바라봤다고기록한다.
1월12일에만난두번째어르신은기저귀에소변을보니,윗옷까지젖을때가자주있었고,워낙체구가좋은데다몸을전혀움직이지못해애를먹었다고기록하고있다.두어르신은공통으로변비가심했고‘오죽하면간호사가손가락으로딱딱하게굳은변을빼냈을때반가운나머지냄새마저구수하게느껴질까’이런심정을이해하는글귀를기록으로남긴다.
두어르신모두노부인에외동딸을두고있어마지막임종시까지가족이함께하길원했다,두번째어르신의가족에게저자는“마음놓으세요.제가빈소까지함께있어드릴게요.”라고수락하고새벽임종직후에는“귀가열려있으니기도해요.”라며함께연도를바친다.‘영적돌봄’이무엇인가생각하게하는대목이다.
세번째로맞이한88세노인과의만남은,두번째어르신이임종실로옮겨가기전까지있었던205호실,그자리에서시작된다.2021년1월22일부터돌봄을시작하여2월12일까지22일간88세노인(도미니코)이죽음을맞이하기까지의기록이제2부의골격을이룬다.
88세어르신과의첫만남에서저자는간병사로서자신을소개한다.“가족만큼은아닐지라도마음을다해서도와드릴게요.…그동안박물관학예사로일했고죽음학을공부했고,현재생명윤리학박사과정에있어요.”이에어르신은“내가제대로잘왔군.”이라화답한다.그의아들이“아버지가교장선생님이셨거든요.그래서자꾸가르치려하실거에요.”이러한대화장면에서88세노인이전직교장선생이었음을드러내고있다.이러한각별한인연이“훗날,글로써‘라며환자가자신의죽어가는모습을기록으로남길것을허락하는계기가되었으리라미루어짐작할수있다.
이렇게88세의노인이호스피스병원에서어떻게죽음을맞이하는가,이야기를따라읽고있노라면마치,독자는병실에서환자와같이보내고있는느낌을받을것이다.그만큼작가는날짜별로생생하게기록하고있다.
1일차(1월22일)첫날환자와간병사로서의만남의기쁨이있고,하루일과를마무리하듯천국을맛보는발마사지의행복이존재하며,가르치고가르침을받는것에대한기쁨의순간을기록으로남기고있다.3일차(1월24일)기록에는88세어르신이과거를회상하며어린시절동네서당에서천자문을배우고초등학교일학년때는가감승제와《명심보감》〈계몽편〉을배웠다는얘기가등장한다.퇴직후서예를시작하면서제2의인생을살았다며”하루에세시간씩십년을목표로목욕재계하고서실을찾았고‘만시간법칙’으로훈련받았으며여러선생님에게서예이론과실기지도를받았고한문과한학공부를할정도였다”고기록하고있다.그러면서그룹전과단체전도여러번가졌다는데2017년도개인전(서문전)을열어발행한도록을저자에게건네주며‘민족시인윤동주선생을사모하는소녀시인을위하여’라고붓펜으로저자에게써주기도한다.
호스피스병원생활초기에는따뜻한햇살이있는창가로옮기길소망하는마음과‘황혼일기’를쓰는어르신의모습이수채화처럼담겨있다.6일차(1월27일)에는“머리좀잘라드릴까요?”라며노인의머리를평화롭게자르는모습이며평소친하던후배교장으로부터온총각김치를맛있게먹는모습등일상적인병원생활이소소히담겨있다,‘探春탐춘’이라는시를음미하는가하면,고린도전서13장의‘사랑’을붓글씨로쓴그의작품이병원중앙홀을지나벽면의맨오른쪽에걸려있고이어앞으로임종할다른사람의작품이쭉걸릴거라고말하면서자족의마음으로“내흔적을내가죽을자리에남겨두었구나.오케이!”라고한그의말을그대로담고있다.적당한장소에적당한물건이놓였을때아름답다(!)는‘미의정의’를내리기도한다.이렇게호스피스병원생활초기에는환자와간병사의지적예술적교감을나누는장면이아름답게펼쳐진다,
8일차(1월29일)새희망의전조인가?의사가오전에회진하며“복수는불편할정도가되면뺄겁니다.조금안정이됐으니까집에갔다가다시와도좋아요.”이런뜻밖의제의가있었지만,“집에서돌봐줄사람도없고,호스피스병원에서두달이든계속있기를원합니다.”라며단호한어조로두아들이뜻을밝혔고,간병을하는저자에게도“자매님도흔들림없이그렇게알고있으면좋겠습니다.”덧붙였던것,노부인은평생운영한약국을벗어나지못하는데다그의병시중을들기에는무리였으리라.
그런말이오가기무섭게같은날오후네시쯤잠이든상황에서설사를한어르신은“내평생처음있는일이야…”하며당혹해하며이런실수가집에가겠다던그의생각을거두게했을지모른다고적고있다.
게다가새로들어온옆침상에서환자가시도때도없이괴성을지르는바람에9일차에는‘황혼일기’를처음거르는일도생겼다,9일차(1월30일)에는옆침상에서밤새삼십분간격으로괴성을지르는바람에영양주사한번맞으려다환자의혈관을찾지못해,또는주삿바늘이빠지는바람에네번이나수난을겪었다는것.그런데도“그럴때가있지.인생을살다보면.”이라며환자가너그러이이해하고넘기는모습에서그의인품을엿볼수있다.한시간간격으로여섯번을깨는이런와중에13일차(2월3일)에2인실에서1인실(202호)로이사를하게된다.
14일차(2월4일)부터는섬망증세를보이는환자상태에대해소상히적고있다.새벽1시30분.잠든지한시간만에깬환자가하는말,“창자가어떻게생겼지?무엇이있어?궁금해서.”게다가1시40분을가리킨시침을“여덟시십분전이네?”반대로읽고있었다.“아드님이착해?”“네?네….”저자는이때쯤엔환자가분명한섬망(?妄)상태임을눈치챘고수면제를먹은후나타난부작용이었음을알았다.그는침상에서휠체어로옮겨앉는것도힘겨워하며간병사(저자)의손길을필요로했으며죽음이다가왔다고직감했는지티브이로본미사강론에서‘애덕(愛德)’이란말을접하며황혼일기장을달라고하더니겨우메마른글씨체로문장을완성했는데‘년’자는빠트린채,〈성령으로하느님나라성령의나라가함께하시길비나이다.20212월4일도미니코〉이렇게유언을기록했다.
16일차(2월6일)에는하루저자가쉴동안그의아들부부가왔는데,“니들이할수있을지모르겠다.”하며아들부부가자신의대소변을어떻게받아낼것인가걱정했다.어쩌면직업으로돌봄하는간병사에게자신의몸을맡기는것이오히려덜부담스러웠을지도모를일이라고기록하고있다.며느리는집에돌아갔고남은아들은매우잘해냈다.
“아버님,왜날짜,시간을자꾸보세요?”물으니“죽을날짜.”생전처음겪는‘죽음’이란큰일을바로앞두고“하루보내기가이렇게힘들어.”하며불안해한다.그의말에서‘하루’보내기가죽고싶을만큼힘들었다던성당근처를배회하던한노숙인을상기하기도한다.저자는직접대중목욕탕에데려가목욕탕주인에게부탁해노숙인이1년만에목욕하도록도왔다.“하루버티기가두렵다며죽으려고건물옥상에올라갔지만,그한발을못떼어죽지못했다”던노숙인은코로나19발병이후로보이지않았다고적고있다.
17일차(2월7일)에는부인이면회를왔는데“솔직히말씀해보세요.집에잠시가고싶으세요?”라고저자가부추기자,부인이그를쳐다보며저자에게말한다.“하루도안빠지고,묵주기도를했어요.세시면자비의기도를했고요.”부부가함께늘기도했다는말이듣기좋았다는저자는그가부인에게손을내밀며“이제,그만헤어져.악수.”하며건네는말조차그답다고생각했다고적고있다.
18일차(2월8일)에는매일불면속에서악몽에시달리는환자에게수면약이들어갔고,환자가작게중얼거리는말을못듣고몇차례되묻자,급기야“염병할….”하고신음하듯내뱉는어르신에게“저한테욕하셨어요.…사과해주세요.”하고저자가요청하자,끝내“잘못했습니다.”사과하는환자의모습에서‘용기있다’고기록하고있다.
이제환자의몸에는소변줄과복수를빼기위한줄그리고수액줄이달려있었는데,처음에의사는마취주사약을넣었고수액줄을연결할중심정맥관에두꺼운주삿바늘을꽂았지만,한번에되지않아세번을시도하다겨우바늘을꽂았고그사이마취주사약을한번더넣었다는것.몸서리치며광경을지켜보며몸이감당할까?그의입술에서“하루아프기가힘들어.”라는말이새어나왔다고기록하고있다.
19일차(2월9일)밤에는마약성진통제용량을높인주사액을넣는순간잠이바로들었고,약에취해눈은풀어지고몸을잘가누지못하는환자를지켜보며'이제정말들어선거구나'직감하며복잡한마음에빠져든다.그럼과동시에그가가족을매일보면위안이될거라는생각에그의둘째아들에게전화하여가족이한꺼번에오지말고나눠서자주왔으면좋겠다는뜻을전한다.
정맥주사여러번잘못꽂히고목욕하면서주삿바늘빠지고,혈변쏟아내고마지막에는마약진통제로의식상실에이르기까지계속이어지며,말기환자의진통제사용에관한기준을가톨릭〈새의료인헌장〉에서확인하며‘임종자에게의식상실을일으킬수있는약물을투여하기전에는임종자에게진통제와진정제용량을높이면의식을잃고더는깨어나지않을수도있음을설명해줘야한다’고지적하고있다.
오전에있었던일들로위기감이들었는지부인을찾았고,그의부인이“가만히소변줄하고있어.…당신이하느님곁에가있으면나도뒤따라가.”라는말에그는귀담아듣는듯했지만,그것도잠시,다시소변줄을빼달라고호소했다는것.
21일차(2월11일)에는‘턱근육으로숨쉬며혼수상태에빠지면서당시저자는거의메모조차하지못했다고적고있다.숨이곧멎을위기가왔고아들은“아빠!잘사셨어요.큰집짓고기다리세요!엄마하고조카는제가잘챙길게요.가면만나요!”저자가“저도,끼워주세요.”하자“네,유마리아자매님도요.”라고했다는것.밤이깊어지면서아들은그의노부인,그다음에는큰아들의마지막음성을들려줬고,막둥이손자와셋째며느리의마지막목소리를들려주고,맏손자의음성으로가족의인사는모두끝이났다.
22일차(2월12일)2021년2월12일새벽6시17분.88세노인은삶의마지막을완성했고,그의아들은평소대로아들의역할을충실히해냈으며,저자는정신을가다듬고수세하러사람들이오기전침상주변을정리한다.간호사들과함께수세에참여해서몸도닦아주고다리도잡아주며마지막한쪽양말을신겨주기도한다.수세를마칠무렵신부님이“어땠어요?”묻자저자는“좋았다’라는한마디로많은말을삼킨다.

제3부남은인생,어떻게맞이할것인가
마지막‘편안한죽음’을맞이하기위한기록

세번째어르신의임종후간병사일을그만둔저자는2월13일.어르신의빈소를찾았으며2월14일.성당에서장례미사를마치고화장터로가한줌의재가된어르신은묘원에묻혔다고기록한다.그후,일상생활로돌아와자신의삶과마주하며애도의시간을보낸다.
생애말년을보내는어르신들의삶을좀더경험하고싶어거동이불편한어르신집으로찾아가돌봄하는일을3개월,치매나신체가불편한어르신을온종일돌봄하는주간보호센터에서7개월더경험한다.
그리고저자가살고있는임대아파트에서있었던일을소개하며‘내어줌’이무엇이고‘영적돌봄’이무엇인지되새긴다.자신이살고있는임대아파트에는장애인이나독거노인들이많이살고있는데,하루는골롬바자매님을집으로초대,그에게서놀라운소식을접한다.85세인골롬바자매님이같은연배의어르신을만나혼배성사를했다는것.이는축복해줄일이며,저자는카뮈의소설《이방인》을떠올리며뫼르소가어머니를떠올리며왜눈물을흘리지않았는지,‘왜어머니의죽음을슬퍼할권리가내게없다’고했는지알수있을것같다며골롬바자매님의혼배성사를적극응원한다.무엇보다골롬바자매님은같은임대아파트에사는104세비비안나할머니를보살펴왔는데,내막은이렇다.‘2009년도당시72세인골롬바자매님이현재사는집으로이사를오니,같은층에94세비비안나할머니자매님이홀로살고있었다.골롬바자매님은성당반장을맡고있어교우인할머니에게신경을많이썼으며그렇게할머니가104세될때까지10년을이웃자매님들과함께돌봐주었다’는것.
골롬바자매님은비비안나할머니의임종말기삶과임종과정그리고장례절차를거쳐화장과유분처리까지해주었다는것이다.임종을맞기전열흘동안비비안나할머니가병원에입원해있을때는이웃교우들이교대로할머니를돌보았고,열하루만에퇴원한어르신은이웃의돌봄을받으며집에서임종했다고한다.골롬바자매님의사랑과책임의식이공동체와함께했기에가능했다며저자는104세할머니의죽음이바로‘인간적인죽음’의모델이며,골롬바자매님의사랑이바로자신을선물로내어준사랑임을확신한다.
끝으로‘영적돌봄’속에서어떻게죽음을맞이할것인가,독자들에게화두를던지며자신은‘병이나사고로병원에실려가든,노환으로천천히죽음에이르든어떤경우에도연명의료를받지않겠다는‘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작성해뒀다’고밝히고있다.생명유지를위한연명조치가인간으로서마지막까지받아야할돌봄인지,이에관련해서인격적죽음을이해하고수용할따뜻한마음을가진의사를만나는것도행운이라면서평소살던집에서죽음을맞이하려면국가와지역공동체역할이절대적으로필요함을지적하고있다.
누구나한번은맞이하는죽음,저자는독자를향해다짐한다.“죽음을맞이할때개인의바람을평소가족에게말하고,미리글로적어두면좋겠다.그리고자신이할일은미리준비해둘필요가있다.…가장중요한건어떻게죽음을맞이할것인가,본인의태도다.한번도경험하지못한미지의세계로들어갈절대적고독의시간.이순간을다짐해본다.무엇으로부터위로를얻으며의연하게죽음을마주하고받아들일것인지.늘죽음을기억하며삶에서준비하고,하루를차곡히살아야겠다.인간적인죽음으로삶을완성하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