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에서 일주일을 (통일 후 넘어야 할 일곱 개의 장벽)

동독에서 일주일을 (통일 후 넘어야 할 일곱 개의 장벽)

$12.80
Description
“이제는 동독의 목소리를 들어라”
〈동독에서 일주일을〉, 이 책은 라이프치히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저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찾아낸 동독의 이야기다.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경계로 나뉜 독일의 현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머지않은 미래 어느 시점에 맞닥뜨리게 될 우리나라의 남북통일 또한 독일인들이 지난 30년 동안 겪어 왔거나, 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제들을 끌어안은 채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

오정택

라이프치히12년차.독일라이프치히대학교커뮤니케이션및미디어학박사.지금은라이프치히프라운호퍼연구소의프로젝트매니저로일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거기동독인데괜찮겠어?12
첫번째장벽:교육/높아지는자존감,낮아지는교육장벽19
두번째장벽:대학/장벽의흔적을지우는동서독대학생들43
세번째장벽:도시재생/동독의예술,장벽을넘는무지개사다리75
네번째장벽:음악/선율은장벽을넘어흐른다:라이프치히의두음악축제이야기103
다섯번째장벽:주택양극화/시대가바뀌어도여전히견고한부동산장벽135
여섯번째장벽:경제/여전히허물지못한동서독의경제장벽159
일곱번째장벽:정치/소외된땅에세워지는분노의장벽179
에필로그/라이프치히프로젝트194

출판사 서평

이념의장벽을허물자차별의장벽이...

동독인의눈으로바라본통일독일30년,
여전히남아있는7개의장벽

“만약남북한의통일이현실화된다면이때남한사회는북한주민들이통일후사회적소외층으로전락하지않도록이들을제대로포용하고지원할수있을까?만약이런준비와노력이제대로이루어지지못한다면,북한주민들은통일한국에서‘압게행텐(사회적소외층)’의운명을피할수없을것이다.”
-책속에서

동독에서일주일을지내다보면,관광객들이바글거리는베를린장벽에서는보이지않았던인간의삶이보인다.통계와숫자가보여주지않는동독의이야기,동독인들의목소리를들어보자.

보도자료:
1989년,베를린장벽이무너진지올해로30년.한국의수많은학자와공무원들이독일을찾는다.주요기관을방문해고위관료들의이야기를귀담아듣고,베를린장벽앞에서사진을찍는다.하지만많은이들이놓친다.독일통일의민낯은바로없어져버린국가,동독에사는이들의일상에있다는사실을.

구동독의대표도시라이프치히에사는저자들이뭉치게된계기도여기에있다.라이프치히에사는내내‘동독괜찮냐’라는편견의소리를들었다.물론서독의시선에서온질문이었다.여전히대상화되어있는동독을좀더살펴보고자했다.아주보통의삶,먹고살며아이를키우고,공부하고,일하고,문화를즐기는일상에서동독의어제와오늘을찾았다.눈에띄게변하는라이프치히의풍경과경제정치적일상에서통일의흔적을찾았다.

2019년오늘.독일에서는‘다시장벽을세우라’는이야기가들린다.독일정부는매년통일을기념하며성과를알리기바빴지만,끊긴철도에버려진녹슨기차마냥외면당하던이들에게혐오와분노가싹텄다.구동독,통일의상처가곪는곳에서외국인과난민을혐오하는극우정당AfD가태어났다.분노와혐오는다시동서독을가르고,인간들은마음의벽을세웠다.

독일주간지〈디차이트(DieZeit)〉가지난10월공개한설문조사에따르면동독주민의58%가“통일이후국가의전횡이더나빠지거나변한게없다”고답했다.41%는“통일이후표현의자유가더욱나빠지거나변한게없다”고생각하고있다.‘그때가좋았지’라는마음은두말할것도없다.동독에서태어난AfD가독일전역에서지지를받고,혐오가독일전체의문제로확대되고나서야사람들은다시동독을보기시작했다.통일30주년이되어서야‘이제는동독의목소리를들어라’는이야기가나온다.

〈동독에서일주일은〉은라이프치히에서오랜기간살아온저자들이직접경험하고,찾아낸동독의이야기다.언젠가는다가올우리의통일과정에서놓치지않기를바라는것들에책갈피를꽂았다.동독에서일주일을지내다보면,관광객들이바글거리는베를린장벽에서는보이지않는인간의삶이보인다.통계와숫자가보여주지않는동독의이야기를이제는한번쯤들어보는것도좋겠다.

■작가의말

프롤로그:거기동독인데괜찮겠어?

독일라이프치히에사는우리들이이곳으로오기전가장많이들었던말이다.우리뿐만이아니다.서독에살던독일인들도,독일이외의국가에서온‘외국인’들도,동독으로들어오는길목에서한결같이똑같은말을들었다.

독일통일이된지30년.동서를가르던장벽은무너졌다.장벽은이제파편이되어기념품으로팔리고있지만,동독으로들어가는‘외부인’들은여전히장벽검문소를지나듯이질문에답해야한다.

“동독에서살아도정말괜찮겠어?”

모두각자저마다의이유로라이프치히에자리를잡았다.우연과필연들이얽히고,선택과선택들이모여지금이순간,그곳에있는여러분들처럼우리도라이프치히라는도시로흘러들어왔다.‘구동독’이라는딱지가지워지지않은곳.라이프치히에살면서오해와편견을풀어내고나면,또다른오해와편견이다가왔다.동서를가르는장벽은무너지고또다시세워지고를반복했다.우리의프로젝트는그렇게시작됐다.

라이프치히에서몇번의사계절을보냈다.라이프치히의내면을좀더들여다볼수있었다.대학에서,회사에서,집에서,광장에서라이프치히에대한이야기를풀어놓기로했다.편견의시선을지워보자.구동독도시라이프치히가진짜어떤곳인지이야기해보자.동시에우리나라의지금을생각해봤다.언젠가통일이된다면,우리는북한의어떤도시에서삶을꾸려나갈수있을까?그삶은과연어떤모습일까?라이프치히이야기를통해서다시,우리의모습을바라보고자했다.

글을이어가는순간에도라이프치히는계속변했다.모든변화가아름답지만은않았다.라이프치거의시선으로구동독도시에서의삶과그도시의생을솔직하게담았다.

사실라이프치히는억울하다.‘구동독’중에서도라이프치히는조금특별한도시이기때문이다.통일의시발점이된촛불혁명의시작점이었고,그때나지금이나자유와민주주의를향한열망이높은곳이다.독일에서두번째로오래된대학이있고,일찍이지식산업과문화예술이번성했던곳이다.

라이프치히는지금구동독을휩쓸고있는신나치와극우파들사이에서유일하게좌파성향을유지하고있는도시다.라이프치거들은종종구동독과라이프치히를분리해서생각해야한다고이야기한다.이런생각조차‘구동독’에대한이미지를여실히드러낸다.라이프치거들도구동독스스로를부정적으로생각한다는뜻이기때문이다.
“그래서동독에서살아도괜찮겠어?”

결론부터말하자면물론괜찮았다.과거형인이유는미래까지장담할수는없어서다.장벽은정말로무너진것일까.라이프치히에서살면서경험한일곱가지장벽이야기를하나씩하나씩들여다보았다.우리가본장벽이,우리가지워낸장벽이물론다는아니다.장벽은무너지고,또다시세워지기를반복한다.도시는지금이순간에도끊임없이변하고있으니까.

에필로그:

수십년간분단되었다가다시합쳐진통일국가.우리는아직경험하지못한요원한대상이다.남북한이나눠지기이전을경험했던부모세대와달리,분단된국가에서태어나고자란우리세대에게는평양과개성이도쿄나베이징보다더멀고낯설게느껴진다.때문에통일된한반도를상상하고그려보기에는젊은세대가가진경험과상상력이턱없이부족하다.북한이나통일관련해서는기껏해야TV프로그램의가십정도아니면아예나와상관없는먼나라일쯤으로여기는게우리에게주어진선택지다.

라이프치히프로젝트를진행하고이렇게책까지내게된저자들도별반다를바없었다.그러다독일에오게되었고,그중에서도구동독의도시라이프치히에서생활하게되었다.이곳에서공부하고생활하면서통일된독일,그리고통일후의구동독지역의변화를경험할수있는특별한기회가우리에게주어졌구나하는생각이들었다.통일의길에먼저들어선독일을경험하며과연통일된한반도는어떨까,통일이후남북한의사람들은모두더나은삶을살수있을까,통일은우리에게어떤새로운기회와문제들을안겨줄까하는물음들을얻게되었다.그리고이물음들을갖고통일독일의현재를좀더자세히들여다보고싶어졌다.통일독일이라는구체적인현실을통해서한반도통일이라는미래를보다잘그려볼수있겠다는기대감에서였다.

그렇게해서라이프치히의주거,일자리,교육,문화등이곳구동독지역의생활환경을1년간글과사진으로담아보는라이프치히프로젝트를시작하게되었다.애초계획과달리작업은한해를넘기고지금이책을내기까지3년의시간이지났다.이곳라이프치히가애초생각했던것보다더흥미롭고풍부한이야기들을지니고있어이를글로담아내는데더많은시간과노력이필요했다.그리고처음시작때에는생각지도못했던중요한사건과변화들이그간생겨났다.특히그간독일내,특히구동독지역에극우파들이세를불리고2017년독일총선에서주요정당으로자리잡은사건은통일독일의현재를함축적으로보여준다.무엇보다독일의통일이아직미완의과정에있다는사실,베를린장벽은무너졌지만눈에보이지않는장벽들이여전히남아있음을알게해주었다.이책의저자들이지난3년간프로젝트를진행하며느끼고경험했던것도같은선상에있다.독일의사례가우리에게주는메시지라생각한다.한편반가운것은프로젝트를진행하는동안남북한관계가극적으로변화한사실이다.누구도예상못했던남북한정상회담과교류행사,그리고북미정상회담까지놀라운사건들이2018년한해동안숨가쁘게이어졌다.라이프치히프로젝트를진행하며고무된시간이었다.통일에대한,남북한관계에대한국민적관심이높아지고건설적인논의들이활발해질수있는기회가만들어졌기때문이다.

한편걱정도됐다.몇번의극적인이벤트후관심과기대가금세사그라지지않을지.통일은한순간의장밋빛사건이아니라오랜시간의인내와노력이요구되는과정의산물임을독일의통일은말해주고있다.장기적인관점에서통일된한반도를구상하고구체적인논의와준비를진척시켜나가야만,통일을남북한주민모두에게불행이아닌축복이되는길로만들어갈수있을것이다.지금이이를위해국민적공감대와논의의장을만들수있는기회라생각한다.한편이책이출간되는2019년은베를린장벽이무너진지30주년이되는해라더욱뜻깊다.독일내에서도통일후30년을되돌아보고현재를진단하는작업이활발히이뤄지고있다.독일사회는자신들의현주소를어떻게진단할지궁금하다.또독일인들스스로인식하는자화상과이방인의눈으로본통일독일의모습이어떻게닮아있고,어떻게다를지궁금하다.

분단의아픔을공유하는한국과독일이기에통일독일을바라보는한국인의시선이남다르고의미있을것이라생각한다.독일통일30주년을맞으며이책이통일독일의한면을이해하는데,그리고독일사례를통해한반도의통일을보다구체적으로생각해보고논의하는데작은보탬이되었으면한다.

2019년11월
독일라이프치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