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파 류희의 가훈과 인생관 (산골농부로 동아시아 실학자 99인에 선정된 대학자)

서파 류희의 가훈과 인생관 (산골농부로 동아시아 실학자 99인에 선정된 대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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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활인으로서의 경험과 의학지식이 깊이 밴 가훈
서파 류희(西陂 柳僖, 1773~1837)는 조선 후기 『문통(文通)』이라는 방대한 문집을 남긴 저술가로 동아시아 실학자 99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그가 말년에 후손을 경계하고 깨우치기 위하여 『이손편(貽孫篇』이라는 가훈집을 남겼는데 이번 출간한 책은 그중 시의성이 있는 인생철학 부분을 선별하여 번역하고, 중국과 우리 고전에서 비슷한 주제의 문장들을 보완 자료로 소개하고 편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더하여 엮은 것이다.
서파는 자신이 가훈을 남기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죽을 나이에 이르러 아들을 낳았으니. 너희들을 선(善)으로 아직 가르치지 못하여 두렵다. 또 내가 죽고 나면 나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니 그것 역시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경전의 뜻을 풀이한 것, 용렬한 자질로 묻고 논변한 것, 이런저런 잡다한 기록, 평소 세상사를 겪으면서 깨달은 점을 적고 간간이 나의 박덕(薄德)을 드러내어 너희 후손들에게 남긴다.”
서파는 가훈을 통해 후손들이 사람답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에게 이빨과 손톱은 있으나 뿔과 발굽은 없다. 그러니 서로를 심하게 상해(傷害)하지 말라”, “혀를 입술과 이빨이 막고 있다. 그러니 혀를 마음대로 놀리지 마라.”, “눈이 먼저 사물을 본 다음에 귀가 소리를 듣는다. 그러니 마땅히 다른 사람의 표정을 살핀 후 말을 하라.”, “여색을 즐기면 신장이 손상된다. 그러니 성욕을 잘 다스려라.”, “자주 걸어 다니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앉아만 있으면 각기병에 걸리기 쉽다.
그러니 일을 찾아 사방으로 다녀라.”
서파는 벼슬에 나가지 않고 직접 농사를 지어 가난한 집안 살림을 꾸려나갔고, 생계를 위하여 의술을 베풀며 살았다. 이런 까닭에 그의 인생철학은 생활인으로서의 실제적 경험이 드러나고 무엇보다 의사로서 의학 지식이 깊게 배 있다. 더하여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이 없으면 사람 도리를 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작은 기술이라도 배워서 식충이가 되지 말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이 역시 그의 인생철학이 지닌 색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서파의 가훈은 바로 그의 인생관이었고, 이는 조선의 선비정신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의 선비정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일어볼 가치가 있는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편저자 김성태는 현재 경기문화재단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중견의 고고학자이지만 우연한 인연으로 문중사에 관심을 가져 『서파 류희와 진주류씨 목천공파(2021)』도 편저한 바 있다.
저자

김성태

성균관대사학과및동대학원석사,박사학위를수료했다.
성균관대박물관연구원을거쳐국립문화재연구소학예연구사,경기도박물관고고미술부장,인하대겸임교수,아주대겸임교수를역임했다.
1999년부터경기문화재단에근무하면서2015년까지경기도지역문화재의발굴·조사·연구·보존·활용사업을주관했고2016년부터현재(2023)까지경기학관련사업을수행하고있다.
전공은고고학이나최근에는문중사와지역학에흥미와관심을갖고조사연구를진행하고있다.
논문및저서로는「삼국시대무기체제의연구」,『신석기혁명과도시혁명』,『고고학레시피』,『고고학책뷔페』,『익화군김인찬』,『야만사회의섹스와억압』,『개국공신황희석장군과평해황씨양무공파』,,『원주이씨강릉공파의인물과유산』,『서파류희와진주류씨목천공파』등이있다.

목차

여는글

01서파류희의삶과인품,그리고인생관
서파류희와그의문집『문통』
서파의인생관과인품
소실이기록한서파의언행과인품
서파가추구했던삶과인생관
몸에빗댄서파의인생관

02건강과양생
불안과스트레스는만병의근원
탐욕은건강의적
몸을수고롭게해라
너의심신으로너의병을치료하라
기름진음식을삼가고담박한소식을하라
육류는적당히,수육으로
서파의일상속건강관리법

03음주와여색
과음은후회와망신의씨앗
여색을밝히면패가망신
미색은독주,아내는단술
끽연의유혹과금연의이유

04태교와교육
심신의건강은태교에서결정
어릴적습관이평생건강의바탕
자녀를수단이아닌목적으로대하라
말이아닌몸으로가르치자
시간을금쪽같이여기자

05징분과질욕
100초의분노를참으면100일의근심이사라진다
가진것에만족하고자신의분수를지켜라
과욕은화를부른다
권력에빌붙어얻은부귀는꽃병속의꽃

06안분과지족
자신의분수를알고운명에순응해야
오직본분을다할뿐
세상사는맛

07검약과근면
과시욕을버리고검약한생활을하길
부자라도검약해야오래간다
근면과검약은복의원천

08치심과수양
중도의길을걷길
신독,마음에어그러짐이없어야
심지가돈독해야외물에끌리지않는다
마음을하나로모아야헛된잡념이사라진다
마음이맑고바르면모든일이순조롭다
너의마음속을잘관조하길
자강불식,쉼없이힘써노력하길

09처세와성찰
언행에앞서자신을거듭성찰하길
비열기만,안일태만하지않길
조심또조심하면과오가줄어든다
교만하면망하고,분발하면흥한다
자기자랑을삼가길
자신을속이지말고남을배려하길

10인정과처세
야박한것이세상인심
사람은겉보고는모른다
말에는반드시신의가뒤따라야
비방에는무대응이상책
상하관계에서중도실천하기
순자가맞고맹자가틀렸다
군자의사귐은물같이담백해야
충고와직언을아끼는자,복받으리라
여론재판에는사실확인이필요
남의눈에눈물내면,나의눈에피눈물

11학문과덕행
학문의효용과필요성
독학으로는기예의정수를깨칠수없다
베푸는삶을살자
선행은더하고탐욕은줄이길
인심을잃으면재앙을받는다
덕은반드시보답받는다

12항산과항심
부자라고무조건욕해서야
가진것에만족하며살자
돈의효능과오용,그리고부작용
무위도식식충이가되어서야

출판사 서평

고을지키며자식반듯하게교육시킨선비

신종원(한국학중앙연구원명예교수)

우리사회의선비라면교직에종사하거나학자가떠오른다.학창시절흠모했던은사들도적지않지만막상그분들의덕목을꼽으라면순번매기기가쉽지않다.이책은선비란어떤사람이며어떻게살아야하는지를서파류희(柳僖)선생이자손에게남긴이손편(貽孫篇)을중심으로고금의사례나명언ㆍ명구도인용하면서풀어쓰고있다.선생의이름이생소할수밖에없는까닭은,벼슬을마다하고『문통(文通)』이라는100여권이나되는저술을남겼지만문집간행할정도의여력도아니되는서생이라어쩔수없었다.근래와서그의『물명고(物名考)』라든가『언문지』를볼수있게되어이제야인문학의밑거름이되고있다.우리역사에서나라를건진위인이나권력다툼에휘말린사람뿐아니라고을을지키고자식교육반듯하게한선비하나쯤은실어주었으면역사교과서가덜삭막했을터이다.조선시대가‘의리’에치우쳐너무살벌하고,사람냄새없는풍토라고알기쉽다.학문이허공중에뜬것이아닐진대이런선비를알게됨으로써말로만듣던‘실학’이무엇인지그요체를알것같다.
서파선생은벼슬길을마다하고농사지으면서스스로익힌한의학으로이웃의병환을고쳐준경기도용인모현면어른이다.그의어머니는『태교신기』를지은사주당이씨로서자신의학문은이러한집안분위기에서나왔다.
서평자는퇴직한서생으로서,책을읽다보면서평자자신에게곡진히타이르는아버님의‘맞춤교육’같다.‘야박한것이세상민심’,‘비방에는무대응이상책’,‘과음은후회와망신의씨앗’같은소제목만보더라도이런책이진즉에세상에나왔다면지금보다는‘훌륭한’사람이되었을텐데라고생각하니후회스럽고부끄럽다.
편저자의안목과실력이놀랍다.한문서적을해독해야하고,그가운데서갈래를잡아순서를세우고현대인에게알려주는일은또하나의저술이다.자신이‘실학자’로서고고학을시작으로인문분야전반에걸쳐해박한지식을펼쳐나가면서도어디까지나자신은비켜서있는미덕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