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 무라카미 류 셀렉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 무라카미 류 셀렉션

$12.80
Description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길을 묵묵히 끝까지 가야 하는 인생에게 건네는 축배 같은 소설!
무라카미 류의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민감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룬 작품들을 선별해 현재 한국 사회가 마주한 여러 현상들을 소설을 통해 되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한 「무라카미 류 셀렉션」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의 데뷔작으로 기존 문학의 경향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아쿠타가와 상과 군조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하기에 이른다. 원전의 의미에 가장 가깝게 전달하는 양억관의 번역과 장정일의 해설 역시 만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젊은 날에 간접적인 통과의례 역할을 하는 듯, 특별한 줄거리가 없는데도 마치 내가 책 속의 화자가 된 듯이 빠져 읽게 되는 마력을 지닌 작품이다. 그 도특한 매력 속에서 이상과 현실, 욕망과 책임, 질주본능과 안정성 추구, 유혹과 절제 사이 등 살아가면서 겪게 될 무수한 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말 왈드론’, ‘루이스 본파’, ‘제임스 브라운’ 등 한 시절을 풍미한 음악 역시 만나볼 수 있는데 주인공 류의 결정적인 장면마다 등장해서 음악적 장치를 제대로 활용한다.
저자

무라카미류,장정일(해설)

1952년나가사키현사세보시에서태어났다.나가사키현은태평양전쟁말기원자폭탄이떨어진나가사키시가속해있는곳이며,사세보는2차대전이후미국제7함대(태평양함대)의주요기항지인곳이다.양친이모두교사인가정환경속에서미국식문화의영향을받으며성장했다.미해군기지가있는사세보가미국길거리문화일본유입1번지중의하나였다는사실은,미국과일본의문화색이공존하는그의작품성향에...

목차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
리리에게보내는편지‥후기를대신하여

해설현실에대한완벽한자기부인과헤테로토피아

출판사 서평

현실에대한완벽한자기부인과‘헤테로토피아’
‘구토·벌레·부패’에대한압도적이고생생한이미지는모든것이썩어버린세상에서저홀로명징성을유지하고자하는소설속주인공류의것이기도하지만,스물네살먹은작가무라카미류의것이기도하다.세상의모든젊은이들이세계에대한환멸과거부의식으로무장되어있듯이,이소설을쓸즈음의류또한자신이살고있는사회를온몸으로부정했던것이다.소설속의열아홉살짜리실존주의자류와스물네살먹은실제의류는청춘의감각으로맺어진도플갱어다.
‘다른’과‘장소’의합성어인‘헤테로토피아’는임재하지않는유토피아와달리,우리들이살고있는일상의공간속에접혀들어와있다.화자인류를비롯한이소설의등장인물모두는사회부적응자들이면서,동시에헤테로토피아의건설자들이다.이소설의주요무대인레이코의바,섹스파티가벌어진오스카의집,로큰롤공연이벌어진히비야야외음악당은기존의사회관습·권력·도덕이통용되지않는그들만의해방구다.이들은그곳에서비로소주인이된다.누구도이들에게그들이속한헤테로토피아의당당한주인역할을내버리고주류사회에안착하라고말할수없다.그들은주류사회의일원이되기보다오히려강고한주류사회에구멍(헤테로토피아)을뚫고자한다.-장정일해설중에서

언어적표현의한계를넘는‘음악’이라는또다른장치
이소설에서간과할수없는부분은바로‘음악’이라는매개다.이소설에등장하는‘음악’은주인공류의결정적인장면마다등장해서,작품의분위기를좀더풍요롭게만드는역할을할뿐만아니라,이소설이단순히‘청춘의한때’를묘사하는것을떠나언어적표현으로담을수없는한계까지표현하고자하는작가의치밀함을읽을수있다.
‘도어스’,‘롤링스톤스’,‘바케이스’,‘말왈드론’,‘루이스본파’,‘제임스브라운’,‘찰스밍거스’,‘레드제플린’,‘재니스조플린’,‘핑크플로이드’,‘버즈thebyrds’,‘밴모리슨’등한시절을풍미한엄청난음악의향연이이소설속에펼쳐진다.특히‘루이스본파’의늘어진삼바,<흑인오르페>와아프리카리듬을담은<오시비사>는,주인공류의정신적인피폐함을보여주는광란의파티현장을마치영화속의한장면들을떠올리듯,진한감정을전달하는중요한매개로작용한다.

책속으로_완전한자기상실을통한‘청춘’의종말과깨달음의세계!

이책의주제를호사카유지(세종대인문대학교양학부교수)는,“그는나락으로떨어진자기상실상태에서인간본연의자세로회귀하는모습을하나의주제로서그리고있다”고말한다.그의말처럼,젊은시절의무라카미류는자신의삶과작품세계의모티브를이작품에서그대로보여주고있다.

빨리죽여줘,빨리죽여.나는빨간줄이그어진목을잡았다.
그때시공의끝자락이빛났다.
파란섬광이한순간모든것을투명하게드러냈다.리리의몸에도내팔에도기지도산들도하늘도다드러나보였다.그리고나는투명해진그것들저편을달리는한줄기곡선을보았다.지금까지본적이없는형태의곡선,하얀기복―부드러운커브를그리는하얀기복이다.(107쪽)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의주인공류는,‘나’를버린자기상실상태에서‘나’의진정한모습을찾아내고,그제야세상을덮고있는‘검은새’의품속에서벗어난다.이는한젊음의끝에이른젊은이의고뇌에세상에대한스스로의결단이다.하나의세계를깬그는비로소‘청춘’의한순간을벗어나,그의길을찾아낸것이다.

숨을쉴때마다나를잊어간다.몸에서온갖것들이하나씩빠져나가고,내가인형같다는느낌이든다.방은달콤한공기로가득차고연기가폐를마구긁는다.
내가인형이라는감각이점점더강해진다.놈들생각대로움직이면된다.나는최고로행복한노예다.(79쪽)

리리,저게새야,자세히봐,저도시가새야,저건도시가아니야,저거리에사람같은건살지않아,저건새야,몰라?정말몰라?사막에서미사일에게폭발하라고외친남자는새를죽이려했어.새를죽이지않으면안돼,새를죽이지않으면난나를알수없게돼,새가방해한단말이야,내가보려하는것을나에게서숨겨버려.나는새를죽일거야,리리,새를죽이지않으면내가죽어.리리,어디있어,같이새를죽이자니까,리리,아무것도안보여리리,아무것도안보여.
나는바닥을구른다.리리가바깥으로달려나간다,자동차소리가난다.
전구가빙글빙글돈다.새가날아간다,창바깥을날아간다.리리는어디에도없다.거대하고시커먼새가이쪽으로날아온다.나는카펫위에있던글라스파편을주워들었다.꽉쥐고떨리는팔에꽂아넣었다.(184-185쪽)

최고의번역가의새번역,최고의서평가의새시각으로만나는
무라카미류문학의정수精髓!<무라카미류셀렉션>완간!

이상북스에서펴내는<무라카미류셀렉션>은민감한사회적문제들을다룬작품들을선별해,완전히맞지는않겠지만현재한국사회가부닥뜨린여러현상들을소설을통해되짚어볼수있게했다.<무라카미류셀렉션>은또한‘새로운시대에맞는새로운번역’에의의를둔다.‘무라카미류최적의번역가’로알려진양억관번역가가류의여러작품들가운데<무라카미류셀렉션>기획의도에적합한작품들을골라낸후,기존번역의오류를수정하고현시점에서재해석하는작업을했다.또한한국최고의서평가이자소설가,장정일의해설로좀더진지하고명쾌하게무라카미류의문학세계를읽어내려갈수있다.
독자들은<무라카미류셀렉션>에선별된작품들을읽어내려가며,진지한성찰을통해여러사회적문제들을치밀하게천착하는작가무라카미류의새로운면모를발견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