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비망록 1

식민지 비망록 1

$21.92
Description
일제가 패망하여 이 땅에서 물러간 지 벌써 8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고 있다. 제 아무리 시간이 흐르더라도 해방의 감격이 쉽게 잊힐 리야 없겠지만, 그만한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그 시절을 몸소 체험한 세대의 인구구성비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바꿔 말하면 일제강점기의 일을 기억하는 방법이 그야말로 오롯이 간접체험이나 사료발굴에만 의존해야 하는 비율이 그만큼 더 높아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탓인지 일제강점기의 일이라고 하면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마치 남의 집 얘기인 듯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고, 일제침탈사와 관련한 잘못된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짚어 보지도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그것이 일제잔재에 속하는 줄도 모르고 그러한 용어나 제도를 버젓이 사용하기도 하고, 설령 그것이 일제가 남겨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서둘러 이를 바로잡지 않는 상황이 무심코 이어지곤 하는 것이다.

이번에 『식민지 비망록』(전3권)이라는 이름으로 펴내는 이 책들은 부제(副題)에 밝혀놓았듯이 「그 시절을 까맣게 잊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각권 24꼭지씩 도합 72꼭지(1,053쪽 분량)에 달하는 각각의 글은 컴컴한 망각의 문 안에 갇혀 있는 아스라한 기억 한 조각을 되살려 보려는 시도이다. 여기에는 참으로 고단했던 식민지의 일상, 혹독했던 전시체제기와 침략전쟁의 광풍, 그리고 이 땅에서 무수하게 벌어졌던 별스러운 일제침탈사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실상을 파헤친 내용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저자

이순우

(李舜雨)1962년경북경산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와대학원(비교정치전공,석사과정수료)을나왔고,10여년가량증권회사와투자자문회사에몸을담았다가돌연인생의행로를바꿔거의20여년째역사탐방과사료발굴에몰두하는삶을살고있다.
다큐멘터리방송작가이자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이던시절에일제강점기이후이땅에서벌어진문화재수난사에대한기록발굴과뒤틀린근대역사의흔적들에대한글쓰기에주력하여『제자리를떠난문화재에관한조사보고서,하나』(2002),『제자리를떠난문화재에관한조사보고서,둘』(2003),『테라우치총독,조선의꽃이되다』(2004),『그들은정말조선을사랑했을까?』(2005),『꼬레아에꼬레아니[사진해설판]』(2009;이돈수공저),『통감관저,잊혀진경술국치의현장』(2010)을펴냈다.이와함께근대서울의역사문화공간에관한시리즈로『정동과각국공사관』(2012),『손탁호텔』(2012),『광화문육조앞길』(2012)등의책을썼다.
그러다가오랜프리랜서의생활을청산하고2014년8월이후에는민족문제연구소책임연구원을거쳐특임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으며,서울특별시문화재위원회표석분과위원(2013.6~2019.5,2021.6~현재)으로도활동하고있다.최근에『용산,빼앗긴이방인들의땅1(일본군병영지와용산역)』(2022)과『용산,빼앗긴이방인들의땅2(효창원과만초천주변)』(2022)를냈으며,앞으로도여력에닿는한기억이희미해져가는일제침탈의현장과근대서울의역사공간에대한자료발굴과글쓰기에더욱힘을쏟을작정이다.

목차

제1부여전히우리주변에출몰하는일제잔재들

01서울거리에버젓이남아있는조선총독들의글씨흔적들
-식민통치자들의휘호가새겨진정초석과기념비의잔존상황
02일제의잔존기념물가운데유독사각뿔모양이많은이유는?
-사각주(四角柱)에방추형(方錐形)인일본군묘비석양식의기원
03일제잔재로곧잘오인되는응원구호‘파이팅’의어원유래
-투지(鬪志)의유사어투혼(鬪魂)이야말로전형적인군국주의식용어
04군부대소재지를일컬어‘〇〇대(臺)’라는별칭이생겨난연유는?
-1937년에일본천황이육군사관학교에‘상무대’로하사한것이최초용례
05일제때‘25주년’단위의기념행사가유달리성행했던이유는?
-사반세기(四半世紀)라는표현을남겨놓은그들의언어습성
06한강리(漢江里)가느닷없이한남정(漢南町,한남동)으로둔갑한까닭
-일제가이땅에남겨놓은고질적인지명왜곡의몇가지사례들

제2부참으로고단했던식민지의일상

07일제의폭압정치를상징하는총독부관리의패검(佩劍)
-한때제복은폐지되었으나전시체제기에‘국민복’으로부활
08경성소방서의망루에서울리는싸이렌소리의의미는?
-소방출초식(消防出初式)으로시작되던일제치하의새해풍경
09일제의대륙침략과조선인강제동원의연결창구,관부연락선(關釜連絡船)
-‘현해의여왕’으로일컫던금강환(金剛丸)과흥안환(興安丸)의흔적
10병합기념일을제치고시정기념일이그자리를차지한까닭
-일제강점기의공휴일에는어떤날들이포함되어있었나?
114년새4.5배의살인적인담배값인상이자행되던시절
-조선총독부의연초전매에얽힌생활풍속사의이면
12일본천황에게바쳐진헌상품행렬은또다른지배종속의징표
-성환참외와충주담배에서호피(虎皮)와비원자기(秘苑磁器)까지

제3부잊혀진항일의현장을찾아서

13아무런흔적도없는‘안국동’이준열사의집터를찾아서
-헤이그특사의출발지이자최초의부인상점이있던역사공간
14권총을지닌그는왜이완용을칼로찔렀을까?
-이재명의사의정확한의거장소에대한재검토
15이토특파대사가탄열차를향해돌을던진한국인의항거장면
-술취한농민의고약한장난으로치부된원태우투석사건의내막
16단재신채호선생의집터에표석을세우지못하는까닭은?
-‘삼청동(三淸洞)’집터의실제위치는‘팔판동(八判洞)’
17통감부판사였던이시영선생이거소불명자가된까닭은?
-한국병합기념장을끝까지수령하지않았던사람들
18항일의터전을더럽힌홍파동홍난파가옥의내력
-베델의집터이자신채호선생의조카딸이살던공간

제4부결코잊어서는안될친일군상의면면

19이토통감일가족은왜한복을입었을까?
-조선귀족이지용과그의부인홍옥경(洪鈺卿)의친일행적
20뼛속까지친일로오염된애국옹(愛國翁)들의전성시대
-일장기밑에서세상을하직한청주노인이원하(李元夏)의추태
21조선문화공로상(朝鮮文化功勞賞),전시체제를독려하는교묘한통치수단
-유일한조선인수상자는‘신바라카츠헤이(眞原昇平,신용욱)’
22죽어서도호사를누린친일귀족들의장례식풍경
-용산역전,독립문앞,동대문등은영결식장으로애용하던공간
23근대사의현장마다단골로등장했던어느일본인순사의일생
-『백범일지』에도언급된와타나베타카지로(渡邊鷹次郞)의행적
24왜곡된시선으로근대한국을담아낸무라카미사진관
-통감부의어용사진사로출세한무라카미텐신(村上天眞)의행적

출판사 서평

각권은편의상4개의파트로이뤄져있는데,우선제1권은(1)여전히우리주변에출몰하는일제잔재들,(2)참으로고단했던식민지의일상,(3)잊혀진항일의현장을찾아서,(4)결코잊어서는안될친일군상의면면,이렇게네묶음으로구성되어있다.

▲이순우l민연주식회사l신국판l18,000원l34쪽l2024.09.27.lISBN978-89-93741-43-8

여기에는구체적으로서울지역에남아있는역대조선총독들의글씨흔적들,일본군묘비석양식을딴각종기념비의잔존상황,응원구호‘파이팅’의유래와군국주의식용어인투혼(鬪魂)이라는표현,‘〇〇대(臺)’라일컫는군부대소재지명칭의유래,사반세기(25주년)와관련한언어습성,지명잔재한남동(漢南洞),총독부관리의제복과패검(佩劍)및국민복(國民服),소방출초식(消防出初式),관부연락선(關釜連絡船),병합기념일과시정기념일을비롯한일제치하의공휴일,연초전매와살인적인담뱃값인상행진,일본천황에게바쳐진헌상품행렬등에관한얘기가정리되어있다.

그리고항일인물과친일군상과관련된글도곁들여져있는데,안국동이준열사집터의고증확인과정,이완용을칼로저격한이재명의사의정확한의거장소,이토특파대사에게돌을던진원태우투석사건의내막,신채호선생집터의위치고증문제,한국병합기념장의수령을거부했던이들의명단,항일의터전을더럽힌홍파동홍난파가옥의내력,한복을입은이토히로부미와조선귀족이지용내외의친일행적,애국옹(愛國翁)청주노인이원하의추태,조선문화공로상과유일한조선인수상자신용욱,친일귀족들의장례식풍경,『백범일지』에도등장하는일본인경찰와타나베타카지로(渡邊鷹次郞)의일생,통감부어용사진사로출세한무라카미텐신(村上天眞)의행적등에관한내용이여기에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