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비망록 2

식민지 비망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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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제가 패망하여 이 땅에서 물러간 지 벌써 8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나고 있다. 제 아무리 시간이 흐르더라도 해방의 감격이 쉽게 잊힐 리야 없겠지만, 그만한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그 시절을 몸소 체험한 세대의 인구구성비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바꿔 말하면 일제강점기의 일을 기억하는 방법이 그야말로 오롯이 간접체험이나 사료발굴에만 의존해야 하는 비율이 그만큼 더 높아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탓인지 일제강점기의 일이라고 하면 대체로 무관심하거나 마치 남의 집 얘기인 듯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고, 일제침탈사와 관련한 잘못된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짚어 보지도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그것이 일제잔재에 속하는 줄도 모르고 그러한 용어나 제도를 버젓이 사용하기도 하고, 설령 그것이 일제가 남겨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서둘러 이를 바로잡지 않는 상황이 무심코 이어지곤 하는 것이다.

이번에 『식민지 비망록』(전3권)이라는 이름으로 펴내는 이 책들은 부제(副題)에 밝혀놓았듯이 「그 시절을 까맣게 잊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각권 24꼭지씩 도합 72꼭지(1,053쪽 분량)에 달하는 각각의 글은 컴컴한 망각의 문 안에 갇혀 있는 아스라한 기억 한 조각을 되살려 보려는 시도이다. 여기에는 참으로 고단했던 식민지의 일상, 혹독했던 전시체제기와 침략전쟁의 광풍, 그리고 이 땅에서 무수하게 벌어졌던 별스러운 일제침탈사의 흔적을 찾아내고 그 실상을 파헤친 내용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저자

이순우

(李舜雨)1962년경북경산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와대학원(비교정치전공,석사과정수료)을나왔고,10여년가량증권회사와투자자문회사에몸을담았다가돌연인생의행로를바꿔거의20여년째역사탐방과사료발굴에몰두하는삶을살고있다.
다큐멘터리방송작가이자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이던시절에일제강점기이후이땅에서벌어진문화재수난사에대한기록발굴과뒤틀린근대역사의흔적들에대한글쓰기에주력하여『제자리를떠난문화재에관한조사보고서,하나』(2002),『제자리를떠난문화재에관한조사보고서,둘』(2003),『테라우치총독,조선의꽃이되다』(2004),『그들은정말조선을사랑했을까?』(2005),『꼬레아에꼬레아니[사진해설판]』(2009;이돈수공저),『통감관저,잊혀진경술국치의현장』(2010)을펴냈다.이와함께근대서울의역사문화공간에관한시리즈로『정동과각국공사관』(2012),『손탁호텔』(2012),『광화문육조앞길』(2012)등의책을썼다.
그러다가오랜프리랜서의생활을청산하고2014년8월이후에는민족문제연구소책임연구원을거쳐특임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으며,서울특별시문화재위원회표석분과위원(2013.6~2019.5,2021.6~현재)으로도활동하고있다.최근에『용산,빼앗긴이방인들의땅1(일본군병영지와용산역)』(2022)과『용산,빼앗긴이방인들의땅2(효창원과만초천주변)』(2022)를냈으며,앞으로도여력에닿는한기억이희미해져가는일제침탈의현장과근대서울의역사공간에대한자료발굴과글쓰기에더욱힘을쏟을작정이다.

목차

제1부혹독한전시체제기의나날들

01대나무철근과콘크리트선박을아시나이까?
-총체적인전쟁물자의수탈이빚어낸대용품(代用品)의전성시대
02서울거리에오백마리의제주조랑말이무더기로출현한까닭은?
-전시체제기의물자절약과연료부족사태가만들어낸택시합승제도
03총알도막아낸다는일제의비밀병기,센닌바리(千人針)
-천명의남자들에게글자를받는센닌리키(千人力)도함께성행
04미영격멸을구호삼아달린부여신궁과조선신궁간대역전경주
-징병제를대비한매일신보사의조선청년체력향상프로젝트
05일제패망기에매달8일이특별한의미를지닌까닭
-이른바‘대조봉대일(大詔奉戴日)’은전시체제를다잡는날
06거물면장(巨物面長),말단행정을옥죄는전시체제의비상수단
-전직도지사와참여관들이잇달아면장자리에오른까닭은?

제2부침략전쟁의광풍이휘몰아치던시절

07국세조사(國勢調査),효율적인식민통치와전쟁수행을위한기초설계
-전시체제기에는병역법실시와배급통제를위한인구조사도빈발
08“금을나라에팔자”,황금광시대에도금모으기운동이있었다
-일제는왜금헌납과금매각독려에그렇게열을올렸나?
09총독부박물관이오후4시만되면문을닫는까닭은?
-전쟁따라출렁이는총독부관리들의출퇴근시간변천사
10현수막(懸垂幕),결전체제를다잡는또하나의전쟁무기
-건물외벽마다시국표어들이주렁주렁매달렸던시절
11병참기지조선반도를관통하여달린성화(聖火)계주행렬의정체는?
-이세신궁에서조선신궁으로옮겨진기원2600년봉축불꽃
12일제가독려했던또다른전쟁,인구전쟁(人口戰爭)
-해마다자복가정표창(子福家庭表彰)이이뤄지던시절의풍경

제3부곳곳에남아있는그들만의기념물

13수원화성방화수류정언덕에자리했던순직경찰관초혼비
-3.1만세운동때처단된일본인순사들을위한기념물
14“덕은봉의산만큼높고,은혜는소양강만큼깊도다”
-세곳에남아있는‘이범익강원도지사영세불망비’탐방기
15일제가인천항부두에세운대륙침략의‘거룩한자취’기념비
-경성보도연맹기관지에수록된‘성적기념지주(聖蹟記念之柱)’의건립과정
16역대조선총독과정무총감이잇달아벽제관을시찰한까닭은?
-사쿠라와단풍나무동산으로구축한그들만의성지(聖地)
17벽제관후면언덕에솟아오른‘전적기념비’의정체는?
-침략전쟁의길잡이가되기를바랐던그들만의기념물
18내금강만폭동계곡에아로새긴친일귀족민영휘일가의바위글씨
-금강산사진첩에보이는일제강점기수난사의몇가지흔적들

제4부뒤틀어진공간에대한해묵은기억들

19군대해산식이거행된옛훈련원(訓鍊院)일대의공간해체과정
-이자리에들어선경성부민회장(京城府民會場)의정체는?
20일본황태자의결혼기념으로세워진경성운동장
-하도감(下都監)자리에있던정무사(靖武祠)의건립내력
21의외의공간에출현한저비행기의정체는무엇인가?
-조선일보사옥상위에전용비행기를올려놓았던시절
22식민지의번화가를밝히던영란등(鈴蘭燈),금속물공출로사라지다
-파고다공원의철대문과조선총독부청사의철책도그대열에포함
23소설「자유부인」에도등장하는중화요리점‘아서원’의내력
-역관홍순언의일화가얽힌‘곤당골’지역의공간변천사
24‘반민특위’표석은왜아직도제자리를찾지못하나?
-반민특위청사로사용된옛제일은행경성지점자리의공간내력

출판사 서평

제2권은(1)혹독한전시체제기의나날들,(2)침략전쟁의광풍이휘몰아치던시절,(3)곳곳에남아있는그들만의기념물,(4)뒤틀어진공간에대한해묵은기억들,이렇게네묶음으로구성되어있다.

여기에는구체적으로대나무철근과콘크리트선박으로상징되는대용품(代用品)의전성시대

,물자절약과연료부족사태로인한제주조랑말활용과택시합승제도의등장,총알도막아낸다는센닌바리(千人針)제작,징병제를대비한부여신궁과조선신궁간역전마라톤,대조봉대일(大詔奉戴日),거물면장(巨物面長),국세조사(國勢調査),황금광시대와금헌납독려,전쟁따라출렁이는총독부관리들의출퇴근시간변천사,결전체제아래성행했던현수막(懸垂幕)설치와시국표어제작,이세신궁에서조선신궁으로옮겨진기원2600년봉축성화(聖火)계주행렬,인구전쟁(人口戰爭)독려를위한자복가정표창(子福家庭表彰)등에관한얘기가담겨있다.

또한일제강점기를통틀어친일관료및친일귀족또는식민통치자들이이땅에남겨놓은몇가지기념물의흔적으로수원화성순직경찰관초혼비,이범익강원도지사영세불망비,인천항부두에세운‘성적기념지주(聖蹟記念之柱)’의건립과정,사쿠라와단풍나무동산으로구축한그들의전승지벽제관일대와벽제관전적기념비의조성경위,금강산곳곳의암벽을할퀴어놓은바위글씨[石刻]등을주제로한글들을정리해놓았다.

그리고우리가기억해야할역사공간들에관한것으로군대해산식이거행된훈련원(訓鍊院)터의공간해체과정,일본황태자의결혼기념으로세워진경성운동장,조선일보사옥상위에출현한비행기의정체,파고다공원의철대문까지뜯어갔던금속물공출시대,소설「자유부인」에도등장하는중화요리점‘아서원’의내력,반민특위청사로사용된옛제일은행경성지점자리의공간내력과떠돌이상태에놓인반민특위터표석에얽힌사연등도함께풀어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