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지은이 ●詩作 노트
어릴 적 우리 집 대문 옆에 두엄자리가 있었습니다. 닭똥, 소똥, 돼지똥, 지푸라기 썩은 것, 개밥 남은 것 등을 내다 버린 곳이었지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 쓰고 남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모아두는 곳이었는데 무더기 위에는 늘 김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 못난 것들이 모여서 함께 섞여 썩어가면서 화를 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분노의 표출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그 김 서린 부근을 지나칠 때면 콧구멍에 확 끼쳐오는 냄새와 함께 어떤 훈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열을 내고 있었던 게지요. 세상에서의 마지막 몸부림이었어요. 그냥 이렇게는 사라질 수 없다는 그 몸부림.
그들은 높이가 올라갈수록, 잡것들이 더 많이 어우러질수록 진한 열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은 그 진한 열기 속에 비닐로 싼 홍어를 밀어 넣기도 했어요. 삭히는 거죠. 그렇게 삭혀진 홍어는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 귀한 음식으로 쓰였습니다.
버려짐 속에서, 그 끓던 분노조차 녹여버리는 발효였습니다. 그들은 또 한 번 자신들의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었어요. 그렇게 속이 다 타들어 간 뒤에는 호박밭으로, 배추밭으로, 혹은 뒤뜰에 있는 감나무 아래로 이사 갔어요. 거기서 호박 모종과 어우러져 실한 호박덩이가 되기도 하고, 김치가 되어 식탁에 오르기도 하고, 또 감나무 뿌리에 스며들어 알 굵은 홍시가 되어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던 것들. 바쁜 생활 속에서 큰 것만 좇다가 자칫 흘리고 가버린 것들. 이런 것들을 두엄자리처럼 한곳에 모아 썩히려고 합니다. 그게 삶이고 시니까요.
어릴 적 우리 집 대문 옆에 두엄자리가 있었습니다. 닭똥, 소똥, 돼지똥, 지푸라기 썩은 것, 개밥 남은 것 등을 내다 버린 곳이었지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 쓰고 남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모아두는 곳이었는데 무더기 위에는 늘 김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 못난 것들이 모여서 함께 섞여 썩어가면서 화를 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분노의 표출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그 김 서린 부근을 지나칠 때면 콧구멍에 확 끼쳐오는 냄새와 함께 어떤 훈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열을 내고 있었던 게지요. 세상에서의 마지막 몸부림이었어요. 그냥 이렇게는 사라질 수 없다는 그 몸부림.
그들은 높이가 올라갈수록, 잡것들이 더 많이 어우러질수록 진한 열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은 그 진한 열기 속에 비닐로 싼 홍어를 밀어 넣기도 했어요. 삭히는 거죠. 그렇게 삭혀진 홍어는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 귀한 음식으로 쓰였습니다.
버려짐 속에서, 그 끓던 분노조차 녹여버리는 발효였습니다. 그들은 또 한 번 자신들의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었어요. 그렇게 속이 다 타들어 간 뒤에는 호박밭으로, 배추밭으로, 혹은 뒤뜰에 있는 감나무 아래로 이사 갔어요. 거기서 호박 모종과 어우러져 실한 호박덩이가 되기도 하고, 김치가 되어 식탁에 오르기도 하고, 또 감나무 뿌리에 스며들어 알 굵은 홍시가 되어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던 것들. 바쁜 생활 속에서 큰 것만 좇다가 자칫 흘리고 가버린 것들. 이런 것들을 두엄자리처럼 한곳에 모아 썩히려고 합니다. 그게 삶이고 시니까요.
그만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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