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안락사가 온다 (특권적 연민과 완결된 삶 사이에서)

우리에게 안락사가 온다 (특권적 연민과 완결된 삶 사이에서)

$16.80
Description
세계 최초의 안락사 합법화국 네덜란드는 어디까지 가 있나?
의학, 법률, 사회, 윤리를 넘나들며 전방위로 펼쳐지는 지적 모험의 최전선!
2002년 4월 1일,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비범죄화”했다. 네덜란드식 안락사법은 삶의 마지막 단계를 두고 사회적 이해당사자들이 치열하게 논쟁한 끝에 점차 형성된 결과물이었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확립된 이후에야 비로소 나섰고, 입법자는 그 합의를 법률로 봉인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합의는 완성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네덜란드 사회는 안락사의 경계와 조건을 놓고 활발히 논쟁하고 있으며, 그 논쟁은 법의 윤곽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외면만 하고 있는가? 이 책 『우리에게 안락사가 온다』는 아이러니하지만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죽음”의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보게 할 아주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저자

마르틴부이선

저자:마르틴부이선MartinBuijsen
마르틴부이선교수는네덜란드로테르담에라스무스대학교(ErasmusUniversityRotterdam)법과대학및보건정책관리대학에서보건법(HealthLaw)을가르치고연구하고있다.그는의료윤리,생명법,환자의자기결정권,안락사제도,원격의료및인공지능시대의헬스케어거버넌스등보건의료규범과실제가만나는지점을오랜기간탐구해왔다.본서『우리에게안락사가온다』에서는네덜란드안락사법제도의역사와최근동향을개관하고,의사능력상실자의사전의향서,비의료인에의한안락사,삶이완성되었다고여기는고령자의요청등다양한쟁점을법제·윤리·정책의관점에서깊이있게분석하고있다.특히의사에게부여되는‘특권적연민’과개개인의자기결정권을강조하는‘완결된삶’이라는두개념의충돌을본격적으로다루고있는이책은의료·법학·윤리분야연구자뿐아니라의사,간호사,보건관리자,정책입안자,그리고일반독자들에게도중요한통찰을제공할것이다.

역자:김영수
김영수는2001년부터책을만들어왔다.2024년『메모의즉흥성과맥락의필연성』을썼고,옮긴책으로는『러너의세계』,『엄마,나도논리적으로말하고싶은데논리가뭔지정말모르겠어요』,『헤이그랜쥬드!』,『닥터포스터대본집』,『햇살처럼너를사랑해』,『건축가처럼낙서하기』,『내생애한번은,그림잘그려보기』등이있다.

목차

서문7
1장안락사법과그기원15
2장네덜란드안락사시행의동향39
3장의사능력이없는이를위한안락사47
4장비의료인에의한안락사81
5장연령관련조건들107
6장맺음말129
주석135
참고자료147
감사의글159

출판사 서평

세계최초안락사제도의진화―실제사례로드러나는‘네덜란드모델’의속살

2002년안락사를비범죄화한이후,네덜란드는지난20여년간수많은실제사례를통해제도를끊임없이점검하며안정화시켜왔다.이책은말기암,신경계질환,노쇠,정신질환,치매등복잡하게얽힌현실의사례들을폭넓게소개하며,법과임상현장이어떻게서로의방향을조정해왔는지생생하게보여준다.의료진과환자가족,검찰과심의위원회가맞닥뜨린갈등,그리고법의문구가실제삶의현장에서어떻게전혀다른의미로작동하는지를구체적사례를통해입체적으로그려준다.이책의가장큰장점은,안락사문제를추상적인윤리논쟁이아니라‘살아있는사람들의이야기’로보여준다는점이다.

‘특권적연민’인가,‘완결된삶’인가―네덜란드를가르는두개의세계관

현재네덜란드에서는크게두가지흐름이팽팽히맞서고있다.하나는제도의안정성을위해안락사허용요건을엄격히해석하려는입장으로,저자는이를‘특권적연민(privilegedcompassion)’이라부른다.즉,의학적으로규정가능한고통을갖춘,‘진정한대상자’에게만연민에기반한도움을제공해야한다는관점이다.반면,다른한쪽에는생의자율성과기본권을앞세워,질병이아니라‘삶의완결성(완결된삶,completedlife)’을이유로조력죽음을선택할수있도록문턱을낮추려는움직임이있다.고령화,고독,타인에대한의존성,인지적쇠퇴,삶의의미상실등의료적정의를넘어선고통을어떻게다룰것인지에대한사회적논쟁이첨예하게전개되고있다.이두관점의충돌은단순한의견차이가아니라,현대복지국가가삶과죽음을어떻게정의할것인지에대한근본적도전이다.

‘죽음’을통해비로소드러나는‘삶’의질문들

한국사회는이거대한화두앞에서아직본격적인논의를시작하지도못한상태다.이책은네덜란드가축적해온사례와논쟁의역사를따라가며,우리가반드시마주해야할질문들을던진다.무엇이‘참을수없는고통’인가?어떤고통이‘의학적으로분류가능’한가?의사의역할은어디까지인가?국가의권력은어디에서멈춰야하는가?『우리에게안락사가온다』는안락사제도를옹호하거나반대하는책이아니다.대신삶의마지막단계에서사회가어떤선택을해야하는지,그리고그선택이개인의삶과존엄을어떻게재구성하는지묻는다.죽음을말하지만,결국은‘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질문으로우리를이끄는책이다.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