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네 집

윤미네 집

$24.38
저자

전몽각

전몽각
평북용천출생으로,서울대학교토목공학과를졸업하고,네덜란드델프트공과대학준석사과정수공학(水工學)전공을졸업했다.국립건설연구소에재직하며경부고속도로건설사무소에근무했고,호남고속도로,영동속도로건설에참여했다.대학재학시절부터사진가모임‘싸롱아루스’산하연구단체인현대사진연구회에서활동하며사진작업을했으며,장녀윤미가태어나서시집가는날까지의모습을기록한사진집『윤미네집』(1990)은많은이들에게지금까지도꾸준한사랑을받고있다.



출판사 서평

수많은독자들이헌책방을돌며애타게찾던
알콩달콩‘윤미네집’이야기가다시이어진다.
故전몽각선생의유작<마이와이프>와함께
20년만에다시세상에나온<윤미네집>


“왜장가못가느냐고주변에서핀잔받던내가어느사이엔가1녀2남의어엿한가장이된것이다.아이들을낳은후로는안고업고뒹굴고비비대고그것도부족하면간질이고꼬집고깨물어가며그야말로인간본래의감성대로키웠다.공부방에있다보면아이들의깔깔대는웃소리가온집안가득했다.그소리에이끌려나도몰래아이들에게달려가함께뒹굴기도일쑤였다.그야말로사람사는집같았다.나는이런사람사는분위기를먼훗날우리의작은전기傳記로라도남겨야겠다는생각을하고있었다.그래서집에만돌아오면카메라는언제나내곁에있었다.”-책속에서

故전몽각선생(2006년작고)의『윤미네집』은바로진정한아마추어리즘이무엇인지보여준다.태어나서시집갈때까지딸의모습을26년동안(1964년부터1989년까지)담은아마추어사진가전몽각선생님의끈기는존경의차원을넘어선다.끈기도끈기지만『윤미네집』에는큰딸윤미씨의성장을바라보는전몽각선생님의따뜻한시선이넘친다.부제도'윤미태어나서시집가던날까지'다.

빼어난구도도번쩍이는아이디어도선명한화질도가슴먹먹한아빠의부정(父情)을넘어설순없다.『윤미네집』은사진에있어서가장중요한것이렌즈너머대상을바라보는사진가의따뜻함(끈기를포함해서)이라는것을가르쳐준다.

『윤미네집』초판본은사진가주명덕선생의편집으로1990년약1,000부가출간됐다.‘윤미네집’사진전을위해출간됐던이사진집은쉽게서점에서구할수없었다.하지만『윤미네집』은오랜세월을두고사람들의입에서오르내렸다.『윤미네집』을구하기위해헌책방을뒤지고사진동호회게시판에“『윤미네집』꼭구하고싶습니다”수소문하는글을남기는사람도많았다.세련되고화려한이미지가넘쳐나는시대에딸이태어나는순간부터시집갈때까지사진에담아사진집으로내겠다는염원을이룬아빠의‘성공담’이담겨있는이사진집의가치를알아보는사람들이그만큼많았다는증거다.

『윤미네집』은아직채한국전쟁의상흔이가시지않은1960년대중반부터1980년대후반까지중산층생활모습이오롯이담겨있다는점에서도재평가받아야할사진집이다.페이지를넘길때마다아이들이성장하는모습뿐아니라서울이변해가는모습까지함께관찰할수있다.단칸방에서시작한‘윤미네집’살림살이가조금씩나아지는모습을담은사진들은한국의현대사를읽는소중한‘기록’이다.

전몽각선생과막역하게지냈던선우중호광주과학기술원원장은“『윤미네집』은이러한의미에서역사성을지니게된다.60연대에우리사회가어떤과정을거쳤으며중산층이어떻게구성되어있는지또는이러한중산층의삶이어떻게변화를이루어왔는지를보여주고있다.하나의평범한가족의이야기이기도하지만역사적인기록물로서매우가치있는사진집”이라고평가했다.

20년만에복간되는『윤미네집』에는초판본에실렸던사진뿐아니라전몽각선생이작고하시기전정리했던‘마이와이프MyWife’사진과원고가덧붙여졌다.전몽각선생의마지막소원은사랑하는아내를담았던사진을모아사진집으로묶는것이었다.5권의파일에꼼꼼하게정리된‘마이와이프MyWife’사진은췌장암으로몸을가누기조차힘든상태에서도암실에서작업한것이다.그가운데일부를전몽각선생이아내에게남긴글과함께실었다.

『윤미네집』은세상살이가점점각박해지고화려한이미지만뒤쫓는요즘시대에행복의의미와사진의의미를되새김해볼수있는소박하지만소중한사진집임에틀림없다.
가족이해체되는시대,더따뜻해지는책

사진을사랑했던생활인,고전몽각선생의사진歷

불과1,000권남짓제작되었던책,그것도국내에서한대받는사진작품집이20년세월이지난지금까지입에서입으로전해지며조용히생명을이어왔다는것은놀라운일이다.어느중견사진가는자신의강의에서가장소중한교재로『윤미네집』을첫손에꼽았다.한청년이사랑하는이를만나소박한가정을꾸리고,자녀를낳고,출가시키고,손자손녀를맞고,마침내는사랑하는이들을뒤로하고삶을마감하는한인생의흔적이『윤미네집』에는아름답게담겨있다.찌그러진냄비에밥을나누어먹고,좁은방한간에서모로누워잠을청해도,간혹비치는고단한표정에까지『윤미네집』에는늘행복한기운이감돈다.

전몽각은1931년평안북도용천에서태어났다.대학4학년때받은장학금으로카메라를마련한이래그의손에는늘카메라가들려있었다.사진좋아하던이들과함께모여해외의사진경향에대해토론하고촬영하면서훌륭한사진친구들을많이만났다.그가몸담았던현대사진연구회는한국현대사진의산실이었는데,이모임은1955년이해문,이형록,정범태,손규문,한영수,안종칠등이모여창립한신선회가3번의전시를끝으로해체되면서1960년싸롱아루스와함께탄생하였다.새로운시각을표방하던신선회는사실의기록을통해작가가이야기할수있다는리얼리즘에기반을두고,당시주류를이루던아름다운화면만들기를벗어나일상에카메라를들이댄선구적인사진단체였다.전몽각외에도박영숙,주명덕,황규태등현재까지한국의현대사진을이끌어온원로작가들과조천용등일간신문의데스크를담당했던굵직한보도사진가들이현대사진연구회를거쳤다.

그가사진에한창빠져있을무렵인1957년,경복궁미술관에서는'인간가족전TheFamilyofMan'이열렸다.1955년미국의사진가에드워드스타이켄EdwardSteichen의기획으로미국뉴욕현대미술관에서선을보였던이전시는273명사진가의500점이넘는사진들로구성된대형기획전으로,생김이나환경은달라도인류는모두한가족이라는보편성을호소하며많은이들에게감동을주었다.한국전쟁후인구200만명이채안되던서울에서10만이넘는인파가이전시에몰렸다.

작품연구를위한자료가절대적으로부족했던한국의1960년대,사진가들에게제2차세계대전이후시각문화시대를열었던룩크Look,라이프Life등과같은화보잡지는좋은교재였는데,우리보다앞서산업화를거친서구에서는60년대와70년대'가족'의변화에대한관심이깊어져여러잡지에서이를주제로다루었다.'가족Family,Ridgepressbook,1965'(문화인류학자마가렛미드MargaretMead와사진가켄하이만KenHeyman이함께작업한작품집)같은인상적인단행본들도여럿출간되었다.
현대사진연구회에몸담으며얻은현실기록의중요성에대한자각,인간가족전을통한사진의힘에대한인식,서구의화보잡지등을접하며얻은가족주제의가치공유가막가정을일구던젊은전몽각에게이후『윤미네집』을엮어낼수있는밑거름이되었음을짐작할수있다.

토목공학자로경부고속도로를건설하고대학교수로제자들을키워내는가운데도그는카메라를놓지않았다.그가생활인으로살며사진가로서가족에대한애정을담아펴낸『윤미네집』은한아마추어사진가가사회에어떻게큰울림을줄수있는지알려주는귀한안내자가될것이라믿는다.

최재균_포토넷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