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와예술,그리고모든일상에서
비범함에이를수있는길
활쏘기를통해선禪을실천한독일의철학자오이겐헤리겔과
일본활쏘기의명인아와겐조가나눈
일상에서비범함에이르는깨달음의대화
“젊은시절,나는이매혹적인책을읽었다.”
《연금술사》《11분》의작가파울로코엘료
현대사진의문을연앙리카르티에브레송
그들의영감과열정을일깨워준세기의고전!
위대한사진가앙리카르티에브레송은1944년6월6일노르망디상륙작전이일어났던날,이책을조르주브라크에게받고인생의전기를맞는다.1952년그는126장의사진이담긴《결정적순간》으로현대사진을문을열어젖혔다.
조르주브라크는카르티에브레송이초상사진을찍었던위인들중에서이후까지도그의인생에가장커다란영향을미친인물이었다.1944년6월6일두사람은두아니에루소가에있는화가의집에서환담을나누고있었는데,배경음악이흘러나오도록볼륨을낮춘채틀어놓은BBC방송에서연합군이노르망디에상륙했다는속보가전해졌다.그순간브라크가어찌나놀랐던지,카르티에브레송은그가지은표정을잊을수가없었다.그뿐만이아니었다.브라크는이날의만남을기념하기위해가벼운마음으로그에게선물하나를건네주었다.대수로울것없는평범한선물이었는지모르지만,이로인해카르티에브레송의인생은완전히달라졌다.
브라크는자기가장폴랑으로부터선사받은책을선물로주었는데,애초에폴랑도여러경로를거쳐서얻게된책이라했다.이책은마치마법에라도걸린듯이이손에서저손으로끝없이전해진끝에카르티에브레송에게당도했던셈이다.이책은초기초현실주의저작들과더불어카르티에브레송에게정신적으로가장커다란감화를안겨주게될것이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어떤문학서적이나철학모음집에도소개되지않았을뿐더러거의인용되지도않았기때문에,쉽게구할수있는책이아니었다.어쨌든카르티에브레송의생에는이책을전후로해서완전히둘로갈린다고말할수있을정도이다.바로독일인오이겐헤리겔이쓴《마음을쏘다,활(활쏘기의선Zendansl'artchevaleresquedutiral'arc)》이란책이었다.
《앙리카르티에브레송》(피에르아술린지음,정재곤옮김,을유문화사,2006)230p에서인용
출판된지60여년이지났음에도
여전히현재성을잃지않고있는세기의고전!
《연금술사》《11분》의작가파울로코엘료,그리고현대사진의문을연앙리카르티에브레송에게는공통점이하나있다.작가로서그들에게예술적영감과열정을일깨워준동일한책이있었다는것.그책은1948년에독일에서처음출판된
<활쏘기기예에서의선zeninderkunstdessbogenschiessens>
으로,최근걷는책에서
<마음을쏘다,활>
이라는제목으로번역,출간되었다.
예술과는상관없는활쏘기에관한책이어떻게그들의마음을사로잡으며영감의원천이될수있었을까?또한어떻게출판된지60여년이지났음에도10개국어로번역되어세계적인베스트셀러가되고,오늘날까지도자기계발의길을찾는수많은사람들에게‘경이적인’고전으로인정받고있는것일까?
그것은이책이활쏘기를,단순히물질적능력이나솜씨를의미하는‘기술’로서의궁술이아닌기술과정신이균형있게결합된상태인‘기예’,즉궁도로서이해하며기예를습득하는과정이단지기술적통달에그치지않고,필연적으로정신적깨달음과결부되어있음을사실적으로증언하고있기때문이다.여기서활쏘기는선禪을실천하는하나의도구이며,궁극적으로는활쏘기뿐만아니라다른기예나스포츠,예술,그리고일상생활의행위를통해서도선을실천하며정신적비범함에이를수있다고이야기한다.그것이많은사람들,특히세속의명리名利에서벗어나마음을다스리고정신적의길을찾으려는사람들에게이책이회자되는이유이다.
기예와예술,그리고모든일상에서
비범함에이를수있는길
이책은일찍부터동양의신비주의사상과선사상을흠모해오던독일의신칸트학파철학자인오이겐헤리겔교수가일본궁도의명인아와겐조로부터6년간활쏘기를배우며선사상을체득하고,그과정에서일종의‘해탈’을경험한후독일로돌아가당시의이야기를책으로펴낸것이다.
서구적이성주의관점에서궁도를이해하려는저자에게활쏘기란과녁을명중시키는것이그목적이고,그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는어떤기술적인요령을빨리체득하는것이중요했다.그러나스승아와겐조는기술적인방법들은전혀가르쳐주지않는다.그는시종일관,활쏘기가기술을뛰어넘어기예가되어야하며,활과화살은모두그것들과독립해있는어떤것을얻기위한수단이며,목표자체가아니라목표를달성하기위한도정이고,마지막의결정적인도약을위한보조물이라고이야기한다.
처음에저자는스승의가르침을이해할수없어끊임없이의문을품으며서양식이성주의적논리로재단하는일을반복하다그일은자신에게아무런답을주지못한다는점을깨닫게된다.결국저자는합리적지성의접근이불가능했던초월적인영역,어떤기술을완전히익힌다는것의본질,모든예술적작업의본질,난관을넘어선삶의실천을두루일관하고있는가르침을받아들인다.
그리고결국엔의식하지않음에도활이쏘아지는경지에이르며‘해탈’을경험한다.이것은어떤한가지행위에깊게몰입하고끊임없는반복의과정이쌓이고쌓일때의식의전환이이루어지며그행위의의미가확장됨을보여준다.그리고그것이정신적완성단계에이르면기술적인부분에서는이미통달해있어그야말로비범함의경지,즉명인의경지에이르게된다는사실을암시하고있다.
저자와이책의서문을쓴스즈키다이세츠는이러한과정이활쏘기외에검도,사격,골프,유도,탁구를포함한모든기술·스포츠분야와사진,문학,그림,춤,음악의예술분야,그리고다도,꽃꽂이,서예,침술,요리,바느질등일상의모든행위에도적용된다고이야기한다.“십년동안대나무를관찰하고,스스로대나무가되어라.그리고모든것을잊고,그려라”라는말처럼그림을그리는이와그리는대상사이에구분이없어지며그림또한손으로그리는것이아닌의식으로그릴수있을때붓은절로움직인다고이야기한다.
이는선이라는것이우리의일상생활에서결코소멸되지않고,또실제의삶에서응용할수있을만큼구체적이면서도동시에세속의얼룩지고번잡스러운연극으로부터초탈한어떤것을포함하고있다는것을보여주는사례이다.
두번,세번다시읽을수록
깨달음이깊어지는책
이책은자칫어려울수있는선사상과초월적인개념들을‘서양의제자가동양의스승에게배우는활쏘기’라는과정을통해하나의이야기로흥미롭게풀어간다.얇은책이지만그행간과여백에는방대한깨달음의내용들이함축되어있는데,저자가직접체득한활쏘기의단계별과정을따라가다보면독자도진정한기예로서의활쏘기를궁금해하며마지막장까지책을놓을수없게된다.
그러나혹어떤독자들은책을읽으며,궁도를배워가는과정에서힘들어했던저자와같은경험을하게될지도모른다.처음엔이책이이야기하는많은가르침이‘완전히’이해되지않아어려움을겪을수있겠으나,이책의저자처럼‘한번’‘두번’‘다시’를‘반복’하며,읽고곱씹으면저자가그랬던것처럼진한깨달음의화살이독자들의마음한가운데를명중하게될것이다.
마지막으로표지에관한팁하나.‘책속에책이꽂힌’《마음을쏘다,활》표지는선문답과같은메시지를전하며책속에담긴이야기를상징적으로드러내고있다.
서문_스즈키다이세츠鈴木大拙(1869-1966)
선불교연구의최고권위자가운데한사람이다.일본의선사이자불교철학교수로서교토대학과뉴욕컬럼비아대학에서강의했으며,동양의선사상을서양문화권에많이전파했다.
<선불교입문>
등선에대한많은책과논문을남겼다.
선불교>
마음을>
활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