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 (프랑스 음악의 한 정신)

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 (프랑스 음악의 한 정신)

$13.15
Description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는 비록 56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이 땅에 머물렀지만〈야상곡Trois Nocturnes〉, 〈목신의 오후 전주곡〉,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같은 작품으로 음악사에 매우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당시 유럽을 휩쓸던 바그너의 장대한 음악과 구별되는 또 다른 음악, 프랑스 음악의 기치를 내걸었으며,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 평론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했고, 스테판 말라르메의 살롱에 드나들며 상징파 시인, 인상파 화가 등 당대의 인물들과 교유했다.

《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는 그가 가장 활발하게 평론 활동을 펼치던 시절 〈라 르뷔 블랑슈〉, 〈라 뮈지카〉, 〈르 피가로〉, 〈르 주르날 드 파리〉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엮은 음악평론집이다. 1921년에 처음 출간되어 그보다 3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8년에 사망한 작곡가 본인은 정작 이 책의 탄생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책 속에 담긴 이 비범한 작곡가의 정신은 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광채를 잃지 않았다.
저자

클로드드뷔시

저자클로드드뷔시는프랑스의작곡가.파리근교의생제르맹앙레Saint-Germain-en-Laye에서5남매중맏이로태어났다.1871년,쇼팽을사사했다고알려진피아니스트마리모테MarieMaut?deFleurville부인에게주목받아본격적으로재능을키우게된다.이듬해인1872년,열살의나이로파리음악원에입학하며그당시프랑스음악계유망주의전형적인코스를밟는다.1883년에는칸타타〈전투사LeGladiateur〉로로마대상(PrixdeRome)2등상을,그다음해에는역시칸타타형식의〈방탕한아들L’enfantProdigue〉로1등상을수상해이후4년간로마에유학하며여행과작곡을병행하지만,실제로드뷔시는이제도에매우회의적인입장이었다고전해진다.파리로돌아와스테판말라르메St?phaneMallarm?(1842-1898)의살롱에출입하며상징파시인및인상파화가들과가깝게지낸다.이때의교류가바탕이되어인상주의음악의시조로우뚝서게되는데,말라르메의시에서영감을얻어작곡한관현악곡〈목신의오후전주곡Pr?lude?l’Apr?s-midid’unFaune〉이대표적이다.1888-1889년경당시의많은음악가들처럼한때바그너음악에심취해바이로이트축제에드나들었으나,서서히이대가의음악에의문을품으며반反바그너적성향으로돌아서게된다.오페라〈펠레아스와멜리장드Pell?asetM?lisande〉는바그너의영향에서벗어나전혀다른음악적표현을시도한대표작이라할수있다.제1차세계대전말인1918년,직장암으로사망하였으며현재파리의파시묘지에안치되어있다.

목차

1928년에발간된영문판서문

1부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
1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
2로마대상과생상스에대하여
3교향곡
4무소륵스키
5폴뒤카스의소나타
6비르투오소
7오페라극장
8니키슈
9마스네
10야외음악
11회상
12장필리프라모
13베토벤
14민중극장
15리하르트슈트라우스
16리하르트바그너
17지크프리트바그너
18세자르프랑크
19망각
20그리그
21뱅상당디
22리히터
23베를리오즈
24구노
25글루크기사에게보내는공개서한

2부그밖의글들
나는왜[펠레아스와멜리장드]를만들었나
취향에대하여

옮긴이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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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
프랑스음악의한정신

“사실,음악은진정으로존재하지않을때마다‘어려워졌다.’
여기서‘어려움’이란음악의빈곤을감추려는병풍에지나지않는다.
음악은하나뿐이요,그음악은존재의권리를자기안에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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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낳은위대한예술가드뷔시가자신의분신
크로슈씨의입을통해전하는음악의정수
드뷔시가하지못한말,크로슈씨가대신전하는말


작곡가클로드드뷔시(1862-1918)는비록56년이라는그리길지않은시간을이땅에머물렀지만〈야상곡TroisNocturnes〉,〈목신의오후전주곡Pr?lude?l'Apr?s-midid'unFaune〉,오페라〈펠레아스와멜리장드Pell?asetM?lisande〉와같은작품으로음악사에매우뚜렷한족적을남겼다.그는당시유럽을휩쓸던바그너의장대한음악과구별되는또다른음악,프랑스음악의기치를내걸었으며,작품뿐아니라다양한음악평론을발표하면서자신의생각을적극적으로피력했고,스테판말라르메(1842-1898)의살롱에드나들며상징파시인,인상파화가등당대의인물들과교유했다.
《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MonsieurCroche,Antidilettante》는그가가장활발하게평론활동을펼치던시절〈라르뷔블랑슈〉,〈라뮈지카〉,〈르피가로〉,〈르주르날드파리〉등여러매체에기고한글들을모아엮은음악평론집이다.1921년에처음출간되어그보다3년전제1차세계대전중인1918년에사망한작곡가본인은정작이책의탄생을지켜보지못했지만,책속에담긴이비범한작곡가의정신은백년이지난지금까지도그광채를잃지않았다.
제목의‘딜레탕트’는비직업적인(음악)애호가를지칭하는말로,드뷔시가자신의분신으로내세운‘크로슈씨’는속물스러운예술애호가(딜레탕트)의‘안티’를자처한다.크로슈씨는드뷔시가한때가까웠던폴발레리의《테스트씨와의저녁》으로부터착상한것으로보인다.출간당시대부분의사람들은이를눈치채지못했지만위대한지성발레리는이를알아보고한친구에게이렇게편지를썼다.“나의옛날작품을음악평론이라는형태로다시금읽으면서위안을받는다.”(p.159)
크로슈씨가책속에서실제로등장하는부분은그리많지않지만,그의이름을책의제목으로삼았다는점에서그가음악평론가드뷔시의입장을대변한다고볼수있다.직접본인의입을통하지않고가상의인물을창조해그와대화하는형식으로글을써나가는이런방식은독자에게호기심과흥미를불러일으킨다.《음악의역사HistoiredelaMusique》로잘알려진프랑스의작곡가이자음악학자인에밀뷔예르모즈의말을빌리자면,드뷔시는“하고싶은말을과감하게하려고일부러자기모순적인인물로설정한,실제보다더신랄하고냉소적인드뷔시”를만들어내“그가차마하지못하는과격한말을이분신은신나게쏟아낸다.”

음악계를향한애정어린질타와격려

책의1부는위에서언급한단행본《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를번역하여1928년에발간된첫영문판의서문(로런스길먼)을추가하였으며,2부는1971년에발간된《크로슈씨외여러글MonsieurCrocheetAutres?crits》에서오늘날의우리에게도여전히흥미롭게다가올만한글두편을뽑아엮었다.
1부에는라모,베토벤,베를리오즈,바그너,무소륵스키,마스네등당시이미전설이되었거나드뷔시와동시대를살던음악가에대한글부터,로마대상大賞,오페라극장,야외음악등기타음악관련한글까지다양하다.2부는1902년드뷔시가오페라코미크감독인조르주리쿠의요청을받아어떻게해서그가걸작으로남은〈펠레아스와멜리장드〉를만들게되었는지에대한이야기와‘취향’을주제로쓴글두편으로구성된다.
드뷔시가음악가들에대해쓴글을살펴보노라면그의호불호가분명하게감지된다.예를들어베토벤의〈합창교향곡〉을이야기하면서는작곡가와작품에대해한껏찬양한다.그러다가드뷔시가한때우러러보았다결국에는단호하게돌아선인물인바그너와베토벤을비교하며다음과같은말을쏟아낸다.“최근에〈합창교향곡〉은리하르트바그너의숙성된걸작들과나란히연주되었다.탄호이저,지그문트,로엔그린은다시한번라이트모티프를큰소리로주장하고나섰다!실질적권한도없이감투만쓴이허망한작품들곁에서베토벤의엄격하고도충실한솜씨가쉽사리돋보였다.”바그너에대한이야기가단골로등장하는가운데드뷔시는또다시그를바흐와비교하며,청중들이바그너의연주를듣고바흐의연주때와달리휘파람을불며환호를보낼지언정,그것이반드시‘영광’과연결되는것은아니라고잘라말하기도한다.그렇다고그가바그너를무턱대고깎아내리는것은아니다.그는자신의옛우상과다른길을찾기위해고심했다.“우리는바그너의천재성을부정하지않고도빅토르위고가자기이전의모든시를통합했듯이바그너는자기시대의음악에마침표를찍었다고말할수있겠다.따라서우리는‘바그너를따라(d’apr?sWagner)’가아니라‘바그너이후(apr?sWagner)’를연구했어야했다.”(‘나는왜〈펠레아스와멜리장드〉를만들었나’중p.148)
한편크로슈씨를내세운이작곡가의안티딜레탕트기질은‘오페라극장’같은글에서뚜렷이감지된다.드뷔시는여러매체에기고한글가운데과격하거나수위높은표현들을단행본으로편집하는과정에서삭제하거나정제했다고하는데,그럼에도불구하고솔직하고날선감정이곳곳에서감지된다.오페라극장을‘철도역’,‘터키탕’등으로표현하는가하면,차라리극장에화재가일어나기를바란다는발언도서슴지않는다.음악을들으러와서는권태,무관심등의표정으로일관하는연주회청중들,즉음악을진정으로듣지않는겉만번지르르한애호가들이앉는호화판박스석(loges?salon)을‘수다를떨기에안성맞춤인최신식살롱’이라고비꼬기도한다.
그렇지만행간을잘들여다보면자국의음악기관,정책,관습등에대한이러한비난이면에는문화강국인프랑스국민의한사람으로서가지는애정과자부심이묻어난다.영국의코번트가든극장을소개하면서프랑스의극장도이에버금가도록예산을늘려좋은작품을제작하고눈밝은예술총감독을두어프로그램들을잘선별하고구성하며,공연의횟수를늘리고무엇보다청중의무관심을깨뜨려야한다는충고를잊지않는다.

치열하고도겸허했던프랑스음악의위대한정신

2부‘그밖의글들’에담긴글두편은드뷔시의창작과정과예술관을엿볼수있는귀한자료이다.오페라〈펠레아스와멜리장드〉에관한글에서드뷔시는1895년작품의완성후장장12년에걸쳐끊임없는수정을가했노라고백한다.기존의극음악이가진전개를뛰어넘고자필사적으로노력했던흔적이엿보이는대목이다.이러한일화의진실성은“나는다른어느것과구별되는하나의화음을결정하기위해일주일내내매달렸다”는그의유명한고백을통해서도확인된다.드뷔시에게있어음악이란“자연을다소간정확히재현하는데그치지않고자연(Nature)과상상(Imagination)의신비로운상응을추구하는”예술이었다.
취향에대한관점은또어떠한가.그에따르면취향과개성따위는오히려“따져봐야”하는것이다.누구에게나끌려다니는,번드레한허울로둔갑한거짓취향이아닌신비를간직한‘우리만의취향’을되찾기위해노력해야한다는드뷔시의진심어린충고는우리시대에도시사하는바가크다.
“음악은겸허히즐거움을주고자노력해야한다”고했던클로드아실드뷔시.아마도이한문장은그가음악을대하는태도의많은부분을대변할것이다.드뷔시가안티딜레탕트를자처했던것도따지고보면그들이겸허한것,그리고순수하게음악을즐기는것의대척점에있었기때문이아니었을까.작곡을할때는무엇보다감각을중시하며혁신의면모를보여주었고,글을쓸때는당대의보수적분위기에괘념치않고소신껏자유분방한필치를선보였기에그로부터거의한세기가지난현재까지도이예술가의혼은시대를초월한생명력을획득한다.
드뷔시의주요작품들이탄생한시점은그가한창평론가로서거침없고활발하게글을발표하던시기와겹친다.이런배경을알고이글들을읽은후듣는작품은이전과는다른모습으로우리에게다가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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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글’시리즈
‘음악의글’은음악전문출판사포노가선보이는새로운시리즈로,음악을좀더깊이읽고폭넓게이해하는통찰이담긴글들을한데모읍니다.제1권은최초의근대적음악평론가가운데한사람인작곡가로베르트슈만의《음악과음악가_낭만시대의한가운데서》,제2권은리트의아름다움을알리는데평생헌신했던성악가디트리히피셔디스카우의《리트,독일예술가곡_시와하나된음악》,제3권은20세기를대표하는음악가,‘미국음악의목소리’에런코플런드의음악사용설명서《음악에서무엇을들어낼것인가》,제4권은프랑스음악의위대한정신클로드드뷔시가자신의분신크로슈씨를통해들려주는음악이야기《안티딜레탕트크로슈씨》,제5권은우리시대를대표하는신학자한스큉의《음악과종교_모차르트,바그너,브루크너》(근간)입니다.

책속으로추가

베토벤이후로교향곡이쓸모없다는사실은증명된것같았다.실제로슈만과멘델스존은동일한형식을경건히반복했을뿐,박력은떨어졌다.그러나교향곡‘9번’은천재의증명,기존의형식에프레스코화畵의조화로운균형미를부여함으로써그러한형식을확장하고해방시키는숭고한욕망에다름아니었다.
따라서베토벤의진정한가르침은오래된형식을그대로지키라는것이아니다.그의초기행보를답습하라는것은더욱더아니다.창문을활짝열고확트인하늘을바라보아야했다.내게는창문이영원히닫힐뻔했던것처럼보였다.이장르에서몇몇천재가성공을거두었다고해서우리가으레교향곡이라고부르는지루하고경직된작품들까지용서가되는것은아니다._p.46(교향곡)

실제로무소륵스키는시간을조금도낭비하지않았고,그를좋아하거나앞으로좋아하게될사람들의기억속에지울수없는자취를남길것이다.우리안의가장좋은것을그보다더다정다감하고심오하게말했던사람은아무도없다.그는독창적이고,상투적이고무미건조한표현방식에서벗어난예술을했기때문에영원히독창적일것이다.이토록섬세한감성이이토록단순한수단으로표현된바는일찍이없었다.감정을따라한발짝한발짝옮기다가음악을발견한원시인의예술이이런것일까._p.48-49(무소륵스키)

요컨대,공연을아주많이해야하고청중의작정한무관심을깨뜨리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
일부예술가들은이무관심에상당한책임이있다.그들도한때는싸울줄알았다.시장에서한자리얻기위해필요했던바로그것을쟁취하기위해서싸웠다.하지만일단장사가자리잡히면그들은무섭게퇴보한다.마치대중에게자기네들을받아들이느라수고했다고사과하기라도하는것처럼.그들은자신의젊은날에결연히등을돌리고성공속에웅크리고눌러앉는다.그들은복된영광의경지에결코오르지못한다.그러한경지는언제나새로워지는감각과형식의세계를연구하는데일생을바친자들에게만허락된다.그사람들은참된과업을완수했다는기쁜신념속에서생을마쳤다.이사람들은이른바‘마지막에찾아오는’성공이라고할만한것을누렸다.‘성공’이라는단어가‘영광’이라는단어와나란히놓여도천박해지지않는다면말이다._p.61-62(오페라극장)

어떤예술가들은자신이모방했던대상을쓰러뜨리는것이야말로현명한처사의기본이라믿는다.그들은이비난받을만한짓거리를“예술을위한투쟁”이라부른다.곧잘동원되는이표현에는뭔가비열한구석이,나아가예술을스포츠와동일시하는오류가배어있다.
예술에서싸워야할상대는대개자기자신뿐이다.그리고이싸움에서거둬들이는승리보다아름다운것은아마없으리라.하지만그무슨아이러니인지,자기자신과싸워이기기가겁나는것도사실이다.그래서안온하게대중과한통속이되거나친구들하는대로따라하기를?결국그게그거지만?더좋아한다._p.70(마스네)

하지만순수한프랑스전통은라모의작품에있다.그의작품에는섬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