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성철스님께서는 『임제록』 중 전반부이며 중요한 대목이라 할 ‘마방의 서’, ‘상당법문’, ‘시중’의 앞부분까지 평석하시다 중단하시어 안타깝게도 ‘시중’ 나머지 부분과 ‘수시’, ‘감변’, ‘행록’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원택스님께서는 이 부분이 늘 마음에 걸려 있었는데, 이번에 봉암사 결사 70주년이자 해인총림 백일법문 50주년에 즈음하여 성철스님께서 평석하신 부분은 그대로 정리하고 남기신 부분은 번역만 하여 정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성철
지은이:성철
퇴옹당성철스님(1912~1993)은20세기한국불교를대표하는인물이자,‘우리곁에왔던부처’로서많은사람들의추앙을받고있다.1981년1월대한불교조계종제7대종정에추대되어“산은산,물은물”이라는법어로많은사람들에게알려졌다.
1936년스물다섯의나이에당대의선지식인동산스님으로부터‘성철’이라는법명을얻고수행의길에들었다.장좌불와8년,동구불출10년으로세상을놀라게하였고,그독보적인사상과선풍으로조계종종정에오르면서이땅의불교계에새로운지평을열었다.
1993년11월4일해인사퇴설당에서“참선잘하거라”는말을남기신채법랍58세세수82세로열반에들었다.생전에“자기를바로보라”“남을위해기도하라”“일체중생의행복을위해기도하라”고이르시던성철큰스님의참되고소박한가르침은오늘도가야산의메아리가되어영원에서영원으로울리고있다.
벽해원택
1967년연세대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1971년친구를따라찾아간백련암에서성철스님과처음만났다.이러한인연으로1972년출가한이후22년동안성철스님을시봉했다.조계종총무원총무부장을역임했으며,현재조계종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도서출판장경각대표,부산고심정사주지를맡고있다.≪성철스님시봉이야기≫≪성철스님화두참선법≫≪성철스님의짧지만큰가르침≫등을펴냈다.
1시작하는말
1.본분사를찾아서
2.임제스님과??임제록??
3.선(禪)과교(敎)
4.모든법문은독약
2마방의서문
1.??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마방(馬防)의서(序)에붙이는말
2.??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에마방이붙이는말
Ⅰ.상당
1.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1)어찌근본도리를숨기겠는가!
2)어떤것이불법의근본적인뜻입니까?
3)황벽스님회하에서세번물었다가세번얻어맞았네.
4)부처가어디에있단말인가?
5)입을열기만해도깨달음과는이미어긋나버린다.
2.천수천안의바른눈[正眼]
3.무위진인(無位眞人)
4.주인의할(喝)과손님의할(喝)
1)재범(再犯)은용서치않는다.
2)손님과주인의구별이분명하다.
5.법을구하는마음가짐
1)임제스님이불자를든뜻은?
2)누가내게일돈방(一頓棒)을때려주겠느냐?
6.진퇴양난의관문
1)칼날위의일
2)방아찧다가발떼는것을잊다.
3)알거나알지못하거나모두틀리다.
7.고봉정상(高峰頂上)과십자가두(十字街頭)
8.가사(家舍)와도중(途中)
9.삼구(三句)와삼현삼요(三玄三要)
?삼구(三句)와삼현삼요(三玄三要)에대한선사들의송
1.삼구(三句)
1)제일구(第一句)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도오오진(道吾悟眞)스님의송
(3)해인초신(海印超信)스님의송
(4)운봉문열(雲峰文悅)스님의송
2)제이구(第二句)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도오오진(道吾悟眞)스님의송
(3)해인초신(海印超信)스님의송
(4)운봉문열(雲峰文悅)스님의송
3)제삼구(第三句)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도오오진(道吾悟眞)스님의송
(3)해인초신(海印超信)스님의송
(4)운봉문열(雲峰文悅)스님의송
2.삼현삼요(三玄三要)
1)분양선소(汾陽善昭)스님의삼현삼요(三玄三要)송
(1)삼현(三玄)
①제일현(第一玄)②제이현(第二玄)③제삼현(第三玄)
(2)삼요(三要)
①제일요(第一要)②제이요(第二要)③제삼요(第三要)
(3)총송(總頌)
2)자명초원(慈明楚圓)스님의삼현삼요(三玄三要)송
(1)삼현(三玄)
①제일현(第一玄)②제이현(第二玄)③제삼현(第三玄)
(2)삼요(三要)
①제일요(第一要)②제이요(第二要)③제삼요(第三要)
(3)총송(總頌)
?성철스님의삼구,삼현,삼요에대한총평
Ⅱ.시중
1.사료간(四料簡)
1)사람은빼앗고경계는빼앗지않는다.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수산성념(首山省念)스님의송
(3)법화전거(法華全?)스님의송
(4)자명초원(慈明楚圓)스님의송
2)경계는빼앗고사람은빼앗지않는다.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수산성념(首山省念)스님의송
(3)법화전거(法華全?)스님의송
(4)자명초원(慈明楚圓)스님의송
3)사람과경계를모두빼앗는다.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수산성념(首山省念)스님의송
(3)법화전거(法華全?)스님의송
(4)자명초원(慈明楚圓)스님의송
4)사람과경계를모두빼앗지않는다.
(1)풍혈연소(風穴延沼)스님의송
(2)수산성념(首山省念)스님의송
(3)법화전거(法華全?)스님의송
(4)자명초원(慈明楚圓)스님의송
5)불감혜근선사의사료간송과총송
(1)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송
(2)탈경불탈인(奪境不奪人)송
(3)인경양구탈(人境兩俱奪)송
(4)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송
(5)사료간((四料簡)총송(總頌)
2.참되고올바른견해[眞正見解]
1)깨달음을구하지않아도저절로이르리라.
2)남의잘못된주장에속지말라.
3)자신을철저히믿지않음이병이다.
4)그대는조사인부처와다름이없다.
5)일없는사람[無事人]
3.삼종신(三種身)
1)결코밖에서구하지말라.
2)삼종신이란명칭과말일뿐이다.
4.모든부처님의본원
1)자성의그림자를희롱하는사람
2)무엇이법을설하고들을줄아는가?
3)한순간도단절됨이없어야한다.
5.심법무형(心法無形)
1)일심(一心)도없다.
2)삼아승기겁이공임을알라.
3)진정한도인은깨달음을구함이없다.
6.참된자기
1)그대들에게단지한부모가있을뿐이다.
2)밥값을갚을날이있으리라.
7.사조용(四照用)
8.평상의심법(心法)
1)억지로해야할일없어야귀한사람이다.
2)이름뿐인부처를구하지말라.
3)마음법을문자가운데서찾지말라.
9.심지법(心地法)
1)불법의깊은뜻[玄旨]
2)나의설법은천하사람들과다르다.
10.어디에서나주인공[隨處作主]
11.참된출가[眞出家]
1)촉비양(觸鼻羊)같은출가인
2)마불(魔佛)을분별할줄아는출가인
12.부처와마구니
1)부처도없고중생도없다.
2)눈앞의이사람[目前此人]
13.본래무사(本來無事)
1)바로지금고스란히드러나있을뿐별다른시절이란없다.
2)만냥황금을쓰는사람
3)진정견해(眞正見解)를구할뿐세간의허물을책망하지않는다.
14.의지함없는도인[無依道人]
15.비밀
1)문자에떨어져삼계에윤회한다.
2)찾으려하면더욱멀어지고구하려들면더욱어긋나버린다.
3)인생이무상하니시간을아껴라.
?성철스님의수좌오계(首座五戒)
16.모양없는네경계[四種無相境]
17.오대산에는문수보살이없다
18.응물현형(應物現形)
1)누가찾아오더라도그의정체를알아내다
2)경계를활용하는사람[乘境底人]
19.대장부(大丈夫)
20.삼안국토(三眼國土)
21.조작(造作)
1)지옥에떨어지는업
2)외도법(外道法)
22.들여우와사자
1)비굴한수행자
2)훌륭한수행자
23.본래마음
1)반야지혜의칼을뽑아들라
2)살아있는조사[活祖]
24.마음과마음이다르지않은경계[心心不異處]
25.형상없음[無相]이참된형상[眞形]
26.육신통(六神通)
27.제법공상(諸法空相)
1)참부처[眞佛]는형상이없다
2)꺼리는법이없어야한다[無嫌底法]
28.상대를대하는네가지법[四賓主]을논함①
1)주인이객을간파하다[主看客]
2)주인과객이모두주인[主看主]
3)객이주인을간파하다[客看主]
4)주인과객이모두눈멀다[客看客]
29.다른사람에게속지말라
1)태어나면서안것이아니다
2)부처를죽이고조사를죽여라
30.산승에게는남에게줄하나의법도없다
31.삼계를떠나어디로가려고하는가
32.보리수(菩提樹)와무명수(無明樹)
33.상대를대하는네가지법[四賓主]을논함②
34.남의말에휘둘리지말라
1)짚신값갚을날이있으리라
2)움직임과움직이지않음은두가지경계일뿐
35.임제스님이4가지근기를대하는법
36.허망한이름[空名]
1)평생헛수고하는잘못을범하지말라
2)득실시비를놓아버려라
37.임제스님의법계
38.옷을입기도벗기도하는사람
39.형상을가리는옷
40.수행을성취하지못하는이유
41.업식중생(業識衆生)
42.삼진(三眞)과삼구(三句)
43.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44.자취를남기지않는사람
45.대통지승불의좌선
46.한마음도일으키지말라[一心不生]
47.오무간업(五無間業)과해탈
48.허공에그린그림
1)산승의말을곧이듣지말라
2)있는듯이보이게하는것[相似]일뿐
49.일없는사람
50.진실한선지식을만나기는어렵다
51.지극한불법의도리[至理之道]
52.무엇이라불러야할까?
Ⅲ.감변
1.쌀을일다가일돈방(一頓棒)을맞다
2.세스님을모두때리다
3.보화(普化)스님과극부(克符)스님과의인연
4.보화스님이공양상을엎어버리다
5.보화스님은범부인가,성인인가?
6.보화스님의나귀울음소리
7.보화스님의저잣거리행각
8.절을해야하는가,하지않아야하는가?
9.노주(露柱)는범부인가,성인인가?
10.차좁쌀[黃米]을팔다
11.낙보(樂普)스님의할
12.덕산(德山)스님의몽둥이30대
13.금가루가비록귀하긴하지만눈에들어가면병이될뿐이다
14.행산(杏山)스님의노지백우(露地白牛)
15.방(棒)과할(喝)중에진실에부합하는것은?
16.양손을펼쳐보인뜻은?
17.대각(大覺)스님이참문하다
18.조주(趙州)스님이참문하다
19.정상좌(定上座)가참문하다
20.마곡(麻谷)스님이참문하다
21.사할(四喝)
22.한비구니의할
23.용아(龍牙)스님의선판[西來無意]
24.경산(徑山)스님의5백대중
25.보화스님의전신탈거(全身脫去)
Ⅳ.행록
1.임제스님의깨친기연
2.소나무를심은뜻
3.덕산스님의선상을뒤엎다
4.황벽스님을밀쳐넘어뜨리다
5.황벽스님이자기입을쥐어박다
6.임제스님이졸다
7.울력에빈손으로가다
8.위산스님에게편지를전하다
9.황벽스님의인가(印可)>
10.달마스님의탑전(塔殿)에이르다
11.용광(龍光)스님의낭패
12.평화상(平和尙)을만나다
13.대자(大慈)스님을만나다
14.화엄(華嚴)스님을만나다
15.취봉(翠峰)스님을만나다
16.상전(象田)스님을만나다
17.명화(明化)스님을만나다
18.노파를만나다
19.봉림(鳳林)스님을만나다
20.금우(金牛)스님을만나다
21.임제스님열반에드시다
임제혜조선사탑기(臨濟慧照禪師塔記)
후찬(後讚)
임제록후기
이제??성철스님평석임제록??을출간하게된이유
대한불교조계종제6~7대종정을지낸성철(1912~1993)스님법문은시자원택스님에의해1993년열반직전에대부분법문집으로출간되었습니다.그런데,이번에마지막으로나오게된??성철스님임제록평석??(장경각)은해인총림방장으로계시던성철스님께서1974년하안거에서이듬해75년하안거까지보름마다??임제록??을평석강설하신법문이녹음테이프로남아있던것을정리,보완해서출판하게된것입니다.
당시성철스님께서는??임제록??중전반부이며중요한대목이라할‘마방의서’,‘상당법문’,‘시중’의앞부분까지평석하시다중단하시어안타깝게도‘시중’나머지부분과‘수시’,‘감변’,‘행록’은미완의과제로남아있었습니다.원택스님께서는이부분이늘마음에걸려있었는데,이번에봉암사결사70주년이자해인총림백일법문50주년에즈음하여성철스님께서평석하신부분은그대로정리하고남기신부분은번역만하여정리출간하게되었습니다.
임제스님과임제록,그리고임제종에대하여
??임제록??은임제의현(臨濟義玄,?~867년)스님의말씀을제자삼성혜연((三聖慧然)이기록한법문집으로흔히불교계에선‘선어록의왕’이라합니다.성철스님은임제록평석을시작하면서임제스님과임제록,그리고임제종에대한역사와전통을소개하고있는데,??임제록??을“선어록의왕”,“세계4대귀서(貴書)”로높이평가하고있습니다.유명한일본근대철학자니시다기타로(西田幾多?)는일본이전쟁으로모든책이불타더라도??임제록??한권만있으면다시일어날수있다고극찬한바가있습니다.
??임제록??에는“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진정견해(眞正見解)”“살불살조(殺佛殺祖)”“무위진인(無位眞人)”등선(禪)정신이드러난수많은명언이기록되어있습니다.
??임제록??의주인공임제스님은불교선종의중심인임제종의시조(始祖)로중국당나라후기의선사입니다.동아시아선종(禪宗)은‘본래성불(本來成佛)’,‘직지(直指)’,‘돈오(頓悟)’정신으로초조달마대사에서6조혜능대사를이어남악-마조?백장의법맥이황벽스님에게이어졌는데,임제스님은이황벽스님의제자로깨달음을인가받아동아시아선종의황금시대를여는데가장큰기여를한스님입니다.
성철스님은임제스님과임제종을평하기를‘중국에불교가전해져초기500년동안에는역경하는불교였고,그뒤300년간법상,천태,화엄의교학불교시대였으나,6조혜능대사를거쳐마조(~788)스님대에서9세기초엽인임제스님대에이르면선종시대로접어든다고평하고있습니다.즉,중국에서마조스님문하에수많은걸출한선지식이나왔는데,그제자들이위암종,임제종,조동종,운문종,법안종5가로발전하였고,그중에서임제종과조동종이법맥이이어졌으나,가장융성하여지금까지선맥이이어진것은임제종이라합니다.
실제임제스님을시조로하는임제종법맥은송나라시대에‘간화선’을제창한대혜종고그리고고려시대태고보우,나옹혜근,백운경한스님으로이어져지금의대한불교조계종으로전해집니다.지금일본에도임제종이활발한활동을하고있으며,유명한베트남틱낫한스님도스스로임제종승려라자부할정도로동아시아불교에서큰역할을해왔습니다.
동아시아불교에서이러한전통은지금한국불교에도그대로전해져흔히,우리나라스님들이나재가불자들의장례식을치를때마다하는망승의축원에는필히"속히사바세계에다시오시어임제문중에서길이인천(人天)의안목이되소서."라고할정도로임제스님의선맥이우리나라에도깊이뿌리내려져있습니다.
성철스님평석??임제록??의특징에대하여
원택스님이정리한이책은이전??임제록??과다른몇가지특징을지니고있는데,그것은다음과같이요약됩니다.
첫째,선어록과선을보는성철스님의관점이분명히드러나있습니다.“선사(先師)가도덕을중하게여기지아니하고,나를위해설파하지않으셨던것을귀하게여긴다.”는동산양개선사의말씀을책의첫머리에인용한점에서이점을명백하게알수있습니다.누구나알다시피선종은①‘스스로의힘으로스스로를제도한다’는자성자도(自性自度)와②‘절대로화두를설명하지않는다’는불설파(不說破)를금과옥조로여깁니다.성철스님은이책에서이두가지원칙을분명히지키면서도『임제록』의역사적·문화적·사상적배경을누구보다자세히밝히고있습니다.
둘째,『임제록』을단순히문자적지식을드러내기위해서가아니고,깨달음의징검다리혹은깨달음에이르는이정표로삼기위해평석하고있습니다.그래서모든설명의마지막부분에서는“(이도리는)오직참으로자기가확실히깨쳐야알지,깨치기전에는절대모르는것입니다.”는강조의말씀을거의예외없이만날수있습니다.
그래서“사정이그렇다면왜이책을평석하셨지?”라고의문을품는분들도있을수있습니다.문자와책으로는결코깨달음을드러내거나가리킬수없지만,문자와책을통하지않으면그나마깨달음에이르는이정표조차알려줄수없다는절박한심정에서이책을평석하신것으로이해하시면그의문은해소될것입니다.그만큼성철스님은실천궁행과실참(實參)을강조하고있다고보시면됩니다.
셋째,말의겉만쫓아가면모든법문은독약이됨을성철스님은이책에서고구정녕하게강조하고있습니다.이런뜻은성철스님이원오극근(園悟克勤,1063~1135)선사가지은??벽암록??제100칙끝에나오는아래의게송을인용해설명하는데서도분명히드러납니다.
만곡영주신수나(萬斛盈舟信手拏)
각인일립옹탄사(却因一粒甕?蛇)
염제백전구공안(拈提百轉舊公案)
살각시인기안사(撒却時人幾眼沙)
만섬곡식배에가득실어마음대로집게두었는데,
오히려한톨쌀알때문에뱀이독안에갇혔구나.
옛공안일백여개를설명해들려주었으니,
사람들눈에얼마나많은모래를뿌린것일까!
성철스님의평석에의하면,‘만섬곡식을배에가득싣고’라는구절에서,곡식이란우주법계에꽉찬보배를,배는우주전체를비유합니다.우주법계전체에꽉찬보배를마음대로자유자재로쓰도록하였건만독안의쌀한톨때문에큰뱀이독에빠져죽는다.아무것도아닌조그마한일때문에자기생명을잃어버렸다는의미입니다.특히‘백개의옛공안을염고(拈古.길게설명하는것),문제제기를하고평창(評唱.해석하는것),비평했는데,몇사람의눈에다얼마나많은모래를뿌렸는지알지못하겠구나.’백칙의옛공안을가지고??벽암록??을지었는데,그것은눈병이전혀없는사람눈에모래를한주먹집어넣은것과마찬가지라는뜻입니다.성한사람의눈에모래를집어넣으면눈이어찌되겠습니까?묻지않아도알수있습니다.
그런데,다른사람의눈만멀게하는것이아니라원오스님자기자신도우주법계에가득찬보배를자유자재로쓰다가,??벽암록??이라는조그맣고아무가치도없는쌀한톨때문에죽은뱀처럼되고말았다는것입니다.
이말은??벽암록??에만국한되지않고,일체법문에다해당하는말씀이라고성철스님은지적하고있습니다.교(敎)를떠나따로전하였다는선(禪),조사스님들이한법문,그것은손가락이아니라실제의달이아닌가생각하는데,그렇지않다는것입니다.그역시법문을말한사람도죽고듣는사람도다죽는설비상(雪砒霜)즉독이라고성철스님은누누이강조하고있습니다.그래서조사스님들의법문에서벗어난출격장부(出格丈夫)가되어살아남는사람이되어야지,임제스님아니라임제스님보다천만배훌륭한스님이하신법문들은다자기도죽고남도죽는설비상,독이지,실제로사람살리는법문은못된다는것입니다.
그런데,그처럼사람죽이는설비상(雪砒霜)같은법문을성철스님은하셨을까요?사람죽이는독을분명히쓰긴했지만,독자여러분들은여기에서살아나야합니다.그럼어떻게살아날수있느냐?결국은어떤스님이어떤법문을했든지간에그말을따라가면설비상(雪砒霜)이되는것이고그말에다죽습니다.누구든지간에어떤큰스님,어떤대조사의법문이라도말을따라가면결국은다죽고마니참으로살려면절대로말을따라가지말고말밖에있는뜻,근본뜻을알아야된다는것이성철스님이??임제록??을평석한진정한뜻입니다.즉말의겉만따라가지말고,진정한격외현지(格外玄旨)를찾으라고이책은강조하고있습니다.
그래서성철스님은“나는말을따라오지않는사람을바라고말을하는것이지,말[語]을따라와말밑에서고꾸라져죽는사람은절대로바라지않습니다.그러면어떤사람이참으로말을따라오지않을지,살아남는사람이다만한명이라도있게될는지,전체가다살게될는지나중에두고봅시다.”라고강조하고있습니다.
넷째,??임제록??전체가아닌앞부분의중요한대목만평석하신점입니다.성철스님이평석하고강설하신분량은『임제록』전체의1/4,내용적으로는1/3정도입니다.다시말해‘마방의서’,‘삼구·삼현·삼요’그리고‘사료간’등에대해,특히역대중국선사들의송고등을인용하며집중적으로설명하고있습니다.이런점은이전의??임제록??해설서에서보기힘든특징입니다.그러면서마지막부분에당신의총평을싣는등학자가아닌선사로써선에대한안목과관점을분명히제시하고있습니다.때문에,이책을읽는독자들은단순히??임제록??해설을읽고내용을이해한다는심정으로만이책을보지마시고,마치스승을옆에모시고있듯이이책을대하고또책의가르침에따라수행한다면,선(禪)과선종(禪宗)그리고선학(禪學)에대한독자자신의관점을확립할수있으리라감히생각합니다.
다섯째,??임제록??서문을쓴마방(馬防)이라는인물을조명한것도이책의특징입니다.청나라사람서송(徐松.1781∼1848)이가경(嘉慶)년간(1796∼1820)에총4백60권으로편집한??송회요집고(宋會要輯稿)??와송나라사람이도(李燾.1115∼1184)가저술한??속자치통감장편(續資治通鑑長編)??에마방과관련된기록이있습니다.??속자치통감장편(續資治通鑑長編)??제339권에마방에관한기록이한줄나오는데,북경의중화서국편집부가1990년출간한??속자치통감장편(續資治通鑑長編)??제339권(제23책.p.8162)에있는,“도적을사로잡은공로로건주(虔州)감현위마방에게선덕랑(宣德郞)을제수했다.”는서술이그것입니다.물론??송회요집고(宋會要輯稿)??에마방과관련된적지않은기록들이전합니다.이러한사료들과일본학자들이연구한논문을토대로마방에관한기록들을종합적으로정리해놓았습니다.
여섯째,??임제록??본문과관련있는자료들의내력(來歷)과성철스님이평석에서인용하신인용문의출처를??선문염송??등을활용해밝혀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이책353쪽에실린?성철스님의수좌오계?부분은이미알려진지침이나당시성철스님께서이??임제록??평석을마칠때수좌들에게하신말씀인바그대로실었습니다.안거중수좌들에게“①얘기하지말라.②잠많이자지마라.③책보지마라.④음식에조심하여적게먹어라.⑤돌아다니지마라.”다섯가지지침을강조하신것은??임제록평석??의뜻이선어록을새기는것이중요한것이아니라실참실수를독려하고강조하기위해서라는것이그대로드러나있습니다.
이러한특징들이담긴??성철스님임제록평석??이선(禪)에대한새로운시각을독자들에게제공하고,선에대한독자들의관심을불러일으켜,많은분들을실참(實參)으로인도하는지침서가되기를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