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맛

책의 맛

$14.00
Description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 전후 프랑스 지성계를 대표하는 로제 그르니에의 문학 탐사
여기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역사, 로제 그르니에가 바라보는 문학의 세계가 있다. 프루스트·플로베르·나보코프·플래너리 오코너·체호프·보들레르·카프카가 저자의 친구 및 동료 들인 로맹 가리·장 폴 사르트르·클로드 루아, 그리고 멘토인 알베르 카뮈와 함께 행복하게 거니는 곳이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편집자 겸 작가로 활동하며 프랑스 문학의 면모를 일궈낸 로제 그르니에는 그만의 비평방법으로 문학을, 작가들을 보면서 삶의 의미들을 밝혀낸다.

사람들은 왜 쓸 필요를 느낄까? 기다리는 행위는 왜 그토록 문학의 중심적인 테마일까? 작가들은 마지막 문장을 막 썼을 때 알까? 아니면 늘 다른 누군가가 판정하는 것일까? 가장 깊은 자아를 문학 텍스트에 담는 것과 사생활을 드러내는 것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책은 총 아홉 개의 에세이로 이루어져있다. 각각의 에세이들은 모두 하나의 문제 또는 테마로 시작되어 문학적인 자유연상을 가장한 일종의 논쟁 형태로 탐험된다. 그르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소설과 에세이들로부터 지혜와 유머를 끌어낸다. 그의 펜 아래 줄지어 불려 나오는 어마어마한 저자와 작품의 무게만으로 충분히 묵직한 책이지만, 소박하고 섬세하고 깊이 있는 노작가의 해박함은 우리로 하여금 즐겁게 ‘책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한 세기를 책과 더불어 살아온 로제 그르니에가 아흔두 살에 출간한 것으로, 그의 전기나 다름없다. 한평생 책을 읽어온 작가의 독서 성찬. 그러나 그는 결코 교훈적이거나 현학적이지 않게 우리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책의 ‘맛’을 즐기라고 권한다. 독립된 아홉 편의 에세이가 내용적으로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어느 곳을 펼치더라도 보물 창고 같은 저자의 ‘문학 비평’의 세계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저자

로제그르니에

저자로제그르니에는1919년프랑스캉에서태어났다.프랑스서남부피레네산맥근처도시포에서유년시절을보냈고,제2차세계대전중에는파리소르본대학에서가스통바슐라르의가르침을받았으며,1944년‘파리해방’에참여했다.알베르카뮈의추천으로레지스탕스신문[콩바]에서기자생활을시작했고,이후[프랑스수아르]를거쳐20년넘게신문기자로활동했다.
에세이《피고의역할》로작가생활을시작한이후사십여편의작품을출간했고,페미나상·아카데미프랑세즈단편소설대상·알베르카뮈상등프랑스문학의굵직한상들을석권했다.1985년에는그의전작품에대하여아카데미프랑세즈문학대상이수여되는영예를안았다.
1963년부터갈리마르출판사의편집위원으로일하며지금도여전히글을쓰고문학에대해이야기하고있는,프랑스문단의살아있는역사이다.

목차

‘시인들의나라’ 9
기다림과영원 33
떠나다 61
사생활 89
사랑에대해쓴다,여전히… 125
치과에서보낸반시간 137
미완성작 149
나에게아직할말이남아있을까? 169
사랑받기위해 193
옮긴이의말 224

출판사 서평

프랑스문단의살아있는역사,로제그르니에가펼쳐보이는
문학의세계,책의맛!


1919년생이니올해나이아흔일곱,한세기를책과더불어살아온로제그르니에를어떻게소개할까….장폴사르트르·알베르카뮈·로맹가리등과동시대에프랑스지성계를이끌었던,프랑스문단의살아있는역사,지금도여전히프랑스갈리마르출판사의편집자로일하며,2013년에는카뮈탄생백주년을,2014년에는로맹가리탄생백주년을기념하는자리에서그들의작품세계를얘기하고,그들과함께한추억을증언했던,프랑스인들이‘므슈문학’이라부르는사람.
이책은50년가까운세월동안편집자겸작가로활동하며프랑스문학의면모를일궈낸로제그르니에가그만의비평방법으로문학을,작가들을보면서삶의의미들을밝혀낸책이다.

이책의원제는《Lepalaisdeslivres》이다.프랑스어‘palais’에는두가지뜻이있는데,’궁전’이라는뜻과‘미각’이라는뜻이다.저자는아마도‘궁전’이라는뜻으로그단어를제목에썼을것이다.그의미에맞추자면,여기책들의궁전이있다.프루스트·플로베르·나보코프·플래너리오코너·체호프·보들레르·카프카가저자의친구및동료들인로맹가리·장폴사르트르·클로드루아그리고멘토인알베르카뮈와함께행복하게거니는곳이다.그러나‘미각’의의미로보자면,저자그르니에가차려낸성찬의‘맛’또한그어느것과도비교할수없는독보적인맛이다.그래서이책의제목을‘책의맛’으로정했다.

2011년에출간된이책에서그르니에는아홉개의주제,아홉가지각도로글쓰기와책에대해이야기한다.미디어를점령한사회뉴스와문학의관계를짚어보고,여러문학작품이그리는기다림에주목하며글쓰기가시간과맺는관계도살핀다.그리고자기모순에빠질권리와떠날(죽을)권리에대해,작가의사생활에대해성찰하고,기억과소설의관계에도주목한다.문학의해묵은주제인사랑도빠뜨리지않고,작가들에게미완성작품과마지막작품이어떤의미를갖는지살피고,글을쓰는이유와글을쓰려는욕구에대해서도성찰한다.
그의펜아래어마어마한작가들이줄지어불려나온다.스탕달·플로베르·카뮈·도스토옙스키·프루스트·체호프·베케트·멜빌·피츠제럴드·버지니아울프·헨리제임스·카프카·보들레르·포크너·발레리·헤밍웨이·사르트르·파묵·페나크·무질….분량은그리많지않지만등장하는저자와작품의무게만으로이책은상당히묵직하다.그러나이노작가의해박함은위압적이지않다.그의문체는과시적이지않고소박하며섬세하고깊이가있다.

로제그르니에는프랑스의현대작가로서는특이하게도단편소설에치중한작가이다.그는작가이기에앞서기자이기도했다.알베르카뮈의추천으로[콩바]지에서데뷔해20년넘게기자로활동했다.카뮈가편집장을맡았던[콩바]는그가“모든것을배운세계”였다.그곳에서얻은경험을토대로서른살에《피고의역할》을출간하면서그는작가가되었고,70년가까이왕성한필력을유지하며사십여편의작품을펴냈다.참으로놀라운인생,놀라운창작력이다.
그르니에는장편소설과단편소설·에세이·평론·영화시나리오등다양한장르의글을써온만큼수상경력도다채롭다.1971년에는작품전체에대해‘문인협회문학대상’을받았고,1972년에는페미나상을,1975년에는아카데미프랑세즈단편소설대상을수상했으며,1985년에는전작품에대해아카데미프랑세즈대상을,1987년에는알베르카뮈상을받았다.장편소설로도대중으로부터큰사랑을받았지만,그는‘프랑스의체호프’라고불릴만큼특히단편소설분야에서대가로손꼽힌다.

또한이책에서도느낄수있듯이,로제그르니에는작가들의초상을대단히섬세하게그려내는평론가로도인정받는다.아홉편의에세이를수록하고있는이책은기본적으로문학비평집이라고할수있다.각각의에세이들은모두하나의문제또는테마로시작되어문학적인자유연상을가장한일종의논쟁형태로탐험된다.그르니에는자신이좋아하는작가들에게질문을던지고그들의소설과에세이들로부터지혜와유머를끌어낸다.
한예로사랑에관해쓴글에서체호프는여자가없는이야기는증기가안나오는증기기관같다고염려했음을,알렉상드르뒤마와그의공저자들이연애이야기하나없이《삼총사》속편의제40장까지왔음을깨닫고소스라치게놀랐음을,카뮈의《페스트》는여자가등장하지않는유일한현대소설인데그이유는《페스트》의주제는이별이고,그이별이란카뮈가전쟁의특징가운데하나를우의적인방식으로그린것임을,그르니에는우리에게상기시켜준다.
또한,‘기다림’같은하나의모티브가다양한시대·국적의작가들에게서어떤식으로펼쳐지는지를볼수있어문학비평의기준에서매우다양한‘재미’를선사한다.그리고독립된아홉편의에세이가내용적으로서로연결되는부분이많아어느곳을펼치더라도보물창고같은저자의‘문학비평’의세계를바로느낄수있는책이다.

1963년부터지금까지프랑스갈리마르출판사의편집위원으로일하며세기의숱한지성들과교류해온편집자이기도하니,그가모르는작가가없고,읽지않은책이없다고말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그르니에는아흔두살에이책을출간했으니,한평생책을읽어온작가의방대한독서이력이고스란히담긴이책은그의전기나다름없다.평생읽은책에서밑줄그은문장들을불러내오고,어떤주제에대해세기의작가들이한말들을찾아내고,그렇게훌륭한재료들로그만의맛을만들어낸로제그르니에의독서성찬.그가결코교훈적이거나현학적이지않게우리의손을부드럽게잡으며책의‘맛’을즐기라고권한다.덕택에이책을읽는독자는백세작가가이끄는대로풍성하고깊이있는독서를하게될뿐아니라그의삶까지도읽게될것이다.
그래서이책은“작가처럼책읽기”의즐거움을누리고자하는독자들에게수준높은‘책의맛’을제공해주는책이다.

책속으로추가
오스트리아의엘리자베스황후는울적한기분으로온세상을쏘다니는것에만족하지않았다.그녀가자기꿈에다가서는유일한순간은하이네를모방한시를쓸때였다.형편없는시였지만,그런건중요하지않았다.그시들속에서그녀는진정으로자기자신이었다.휴식을찾지못하는겁에질린갈매기같은모습이었다.-21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