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제가겪은,우리나라의소위진보를표방하고있는사람중상당수가모화사상에골수까지찌든사대주의자들이었는가하면김일성을숭배하는주체사상파도있었습니다.또오로지북의심기를거스르지않기위하여눈치를보면서북에사사건건동조하며이들을뒤쫓는종북내지친북좌파들도있었습니다.이들에게마오쩌둥과김일성그리고붉은이념은있었지만대한민국은없었습니다.그러므로이들이이야기하는‘적폐’는바로이나라의자유민주주의를수호함으로써그들이추종하는공산화내지는소위민중민주사회건설을방해한세력들즉‘반동’들의호칭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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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불구하고저는여기에있어야마땅할세가지의죄를지었습니다.
그첫째는우리할아버지할머니와아버지어머니세대가피흘려되찾고지켜온이나라를,그리고피같은땀과눈물을흘려가며가꾸어물려주신이나라를,발전시키기는커녕이토록혼란스럽게흘러가는것을막지못함으로서부모님세대에죄를지은것입니다.
둘째는이제저자신부모세대가되어우리자식들이-우리의젊은이들이-저마다의벅찬꿈을꾸면서용기로써꿈에도전하고,인내로써시련에맞서이를극복하면서마침내는꿈을이룰수있는그러한세상을물려주기는커녕,이토록젊은이들의모든희망을철저히짓부수어오직암울한미래만이펼쳐진예측불가능의시대를물려주게되어자식들세대에죄를지었습니다.
그리고셋째는,제가비록정치를한것은아니지만이나라의지도적위치에서10여년을살아온위치때문에오늘을사는이나라의모든국민에게도덕적책임이없다고는할수없는죄를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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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이부족한잘못된장군은누구보다도더나라에해악을끼치게됩니다.형님께서도잘아시듯임진왜란당시23전23승의이순신함대와단한번싸움에전멸한원균함대의차이는오직지휘관단한사람뿐이며이것이바로장군의역량과자질의중요성입니다.그런데일부정치하는사람들의정략적필요에따라,정상적절차에의거선발된인원을무효로하고재심을통하여심사에서탈락된장교4~5명(진급자의10%에해당)을재심하여진급시킬경우군인사에대한신뢰가송두리째무너져내려,군의기초를제손으로허물게됨으로저는이요구를일축하였습니다.만일제가이요구를한두명만이라도들어주었더라면그들이말하는소위육군장군진급인사비리의혹사건은없었을것이라는것을제가아무리우둔하다하더라도몰랐겠습니까?
그러나일국의운명을책임지는장군들을흥정의대상으로삼을수는없는것이며더욱이인사권은저를위하여제가개인적으로인심을쓸수있는사유물도아닙니다.군의진급은오로지나라를위하여헌신봉사할수있는국가의간성을선발하는공적관점에서만공식적으로이루어져야한다는것이제신념입니다.다시태어나그러한상황에다시처한다해도저는똑같이행동할것입니다.저는이요구를거절할경우제게돌아올엄청난불이익을기꺼이각오하고있었던것인데누구는제가정치력이부족하고고지식해서융통성없이일을처리하여이사건을자초하였다고이야기합니다.그러나저는제이익을위하여군복을입은것이아니라제조국을위하여군복을입은것이며,제게부여된권한은저를위하여사적목적으로행사하라고나라가제게준것이아니라나라를위하여제직분을수행함으로써그책임을다하라고준것입니다.물론저도인간이므로잠시번민하지않았던것은아니지만그들의올가미를의식하여제곤경을면하고자인심쓰듯장군의인사를할수는없었습니다.그래서저는장관의지시를일축하였고,그결과수사가시작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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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대선출마를결심하게된그첫번째이유는남북관계의극심한정신적,물리적‘힘’의불균형이었습니다.현재남북한의재래식전력은우리육군이북한에비하여열세(우선병력면에서북한이우리의두배)인반면,해·공군은질적면에서다소우세하므로재래식통합전력면에서비록열세하기는하나,최소방어는가능한수준이라고이야기할수있습니다.여기에서우리군이북한군보다과학화,첨단화되어있으므로병력의열세는문제가되지않는다고주장하는사람들도있습니다.그러나이는전쟁을이해하지못하는사람들의단견일뿐입니다.상대적전투력이란단순한전력의비교에의한것이아니라전장환경과쌍방의전략전술에따라변화하는가변적인것입니다.이것이월남에서미국이승리하지못한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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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당시중대전술교범(.FM7-10:FieldManual7-10)은약600쪽이조금넘는두꺼운책(PocketBook)이었는데통역장교들이미군교범을번역해놓은한문투성이인데다가문장도어려워재미가없었습니다.그래도저는보병을지망하고있었기때문에생도3학년때부터그교범을읽어보려고했지만,항상47쪽(차례,머리말등다빼면한10여쪽읽은것에불과)에서지루하여그만두고는했습니다.그러나임관하여소대장으로보직된터에그다음주부터야외전술훈련이라그교범을다시꺼내들고발등에불떨어진기분으로읽기시작하였습니다.그런데마침47쪽을읽고있을때중대계원이쫓아와서대대장님이급히찾으신다고알려주었습니다.저는‘무슨일이지?’하고생각하면서대대장실로뛰어내려가니대대장실에4개중대장및대대참모,주임상사와인사계들이모두모여토의를하고있었습니다.저를보더니대대장님이“야!육사생,야전에서임시숙영시1인1일소요되는물의양이얼마야?”하고물었습니다.그래서저는주저없이“1과1/2.갤론입니다”하고답변하였더니대대장님께서“아니저녀석도엉터리아냐?”하는것이었습니다.그래서저는“예,FM7-1047쪽제1장0절0-0항에1과1/2갤런으로나와있습니다”하였습니다.그러자눈이휘둥그레진대대장님은당장교범을가져오라하시어확인하고는놀란입을다물지못하면서“아니,저녀석걸어다니는FM아니야?”하셨습니다.누가쪽수와장,절에항까지를외우고다니겠습니까?이게제군생활을마칠때까지멍에(?)가될줄은꿈에도몰랐지만,그당시저는조금으쓱한기분이었습니다.어떻게된것이냐고요?하하,제가생도3학년때부터그날까지작심삼일로수십번읽기시작한FM7-10을항상47쪽까지만보다가집어던졌기때문에그것이야말로우연히잡은행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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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20분가량을비행한후어느산봉우리에저를내려놓고헬기는급상승하여사라져버려헬기가겨우내릴수있을만큼나무가벗겨진정글속의공터에저만홀로남겨졌습니다.정신을차리고보니15~6m정도거리에서터뜨린연막이아직오르고있어어딘가에군인이있겠지하였으나함부로움직일수없어잠시있으려니병사세명이올라와서는따라오라고했습니다.이들을따라산을내려가보니지휘용소형텐트가처져있고사병몇명과대위한분이계셨습니다.이곳이제가보직된맹호사단제1연대3중대의지휘소였고,그분이중대장이셨는데저를보더니거두절미하고즉시소대로가지휘권을인수하고다음날새벽06:00시이동을개시하여10:00시까지좌표OO지점에도착하라는것이었습니다.
그래서지도가없느냐고하니까소대에가서소대장상황판을보라고하므로,솔직하게동서남북을분간못하겠으니,현소대위치의좌표를알려달라고하여좌표방안을받아적고,제휴대품을중대CP에맡긴후안내나왔던병사들을따라소대로이동하였습니다.이병사들은제가신임소대장인줄뻔히알면서도닭이개보듯하였던것입니다.저는소대에도착해서야전날작전에서우리소대출동인원35명중12명이전사·상하여후송되었고현재인원2개분대(+)로23명임을알게되었습니다.
전임소대장의피묻은상황판과지도백,신호용플래시,나침반,총과탄띠등장구를인수한저는날이이미어둑어둑어두워가고있었으므로취임인사를할겨를도없이소대를2개분대로재편성하여사주방어형태로배치하고매복호를구축토록하였습니다.그러자단한명이었던하사분대장이여기서함부로호파는소리를잘못내면몰살당한다면서호구축을거부하였습니다.그래서저는두말없이제총에실탄을장전하여방아쇠에손을걸고는가슴을찌르면서“내손에죽을래,베트콩손에죽을래?”하였습니다.그렇게전쟁터에서의소대장생활이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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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월남으로부터귀국한지사흘째되던날24기선배로부터몇몇선배가모여귀국환영을해주려하니반드시사귀는여자친구를대동하고어디로나오라는전화가왔습니다.그선배(인품도좋고합리적이며명민하였음)와는생도시절무척가까이지내던관계였으므로군말없이나가겠다고약속한후안가려고하는아내(그당시는결혼전)를협박반,잡아끌기반,강제로끌다시피하여약속장소로나갔습니다.그곳에서선배를만나따라가보니어느집에21기부터24기의선배아홉명이있었고이들모두는생도시절후배들에게신망이있었던선배들이었습니다.
그런데처음에는몰랐지만점점이야기의열기가무르익어가면서제느낌에생도시절의그순수함보다는주로현실적인대화들이오가고하여잘못참석했구나하는자책이들었습니다.그러나내색하지않고이야기를듣기만하다가자리가파하여집으로돌아왔습니다.그다음날저는전속부관때사단장으로모시던김용휴장군님(육본군수참모부장,사전에약속되어있었음)을인사차방문하여월남이야기를포함이런저런이야기를하다가다음보직이야기가나와서전날모선배가얼핏제가수경사로보직될것같다고지나가는이야기처럼한것이생각나서보직문제와함께그모임의이야기를드렸습니다.그랬더니김장군님은느닷없이얼굴이시뻘게질정도로화를내시면서“그따위짓하려고육사나왔느냐.그러려면당장옷을벗어라”라고하시는것이었습니다(그때자세한이야기는안하셨으나하나회에대하여조금알고계셨던것아닌지?).저는뭐가뭔지알수없는상태에서생도3학년때그모임에참가한것부터자초지종을차분하게설명드리니“그러면보직은내가알아서할터이니따르겠느냐?”하시기에그러겠다고답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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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엉뚱하게도참모님이“이바쁜데무슨장가냐”하며안내보내주셨습니다.이에저는거의단식농성을하다시피하여,결혼식전날밤도꼬박새우고결혼식당일여덟시가거의다되어서야겨우사정사정끝에2박3일휴가를얻어부대에서내준지프차를전속력으로달려집에서옷을갈아입고열두시결혼식에늦지않게식장에도착할수있었습니다.그런데이제와서자수하자면결혼식날이발과면도는커녕세면도제대로못한채로결혼식에임하였습니다.그리고처음부터끝까지서서잤기때문에주례사는하나도듣지못하였고,사회자소리에따라눈떠야할때잠깐잠깐눈만떴습니다.그래서제결혼사진을보면다른사람들은플래시터질때눈을깜박인것으로아는데사실은가는코까지골면서잔것(많이찢어버렸음)이라눈뜨고찍힌사진이별로없었습니다.
결혼식이끝나고는“무슨신혼여행이냐”라며예식장앞에차를대기시켜놓을테니식끝나자마자부대복귀하라던참모님을졸라서겨우며칠말미를승낙받았던터라가까운곳으로신혼여행을갔습니다.저는호텔에도착하는대로예쁜여자아이인형하나를사주고는서울로올라올때까지밥먹는시간빼놓고잠만자다온것이지금도아내에게미안합니다.그때여자아이인형을사주어딸만둘인것같지만그래도제딸들이이세상에서제일예쁘기만합니다.저는2박3일의신혼여행에서돌아온후또다시정신없이지내다가약3개월후광주고등군사반에입교하였고이어서전방중대장으로나갔기때문에주례선생님-장인어른친지-께감사인사도못드려지금까지도말은못하였지만아내에게면목이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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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중대장실안에는그병사앞쪽으로제당번병이미리들어와앉아숫돌에칼을갈고있었습니다.그병사와이야기를시작한후약10여분쯤지나서,당번병이“중대장님,이만큼갈면되겠습니까?”하기에,종이를쳐보니잘베어졌습니다.당번병에게이제되었으니나가보라고한후나무토막과종이를서너번베어본후그병사도내보냈습니다.그날저녁여덟시30분쯤무렵예의그병사가또소란을떨기시작하자저는그날이퍼런칼을들고그병사앞으로다가가“나는내손으로사람을여럿죽였는데너도사람을죽여보았느냐”라고물었습니다.그병사가어리둥절하여멈칫하는사이에“내가네신상을파악하면서주변의이야기를들어보니내가생각해도네가죽는것이너를위해서나너같은녀석을두고평생속썩일네부모님들을위해서나그리고우리중대를위해서라도더나을것같다.내가중대를팽개치고너만따라다닐수도없는일이고…….그런데보니,네그대검으로는날이무디어무도못자를것같아서낮에너도보았지만이칼을갈아둔거야.너도와주려고.자,이칼받아라”하고재촉하자그병사는꿈에도생각지못해본엉뚱한상황전개에당황했습니다.제가“칼받지않고무엇을하느냐”라고다그치자,무릎꿇고앉아빌면서“다시는안그럴테니한번만용서해주십시오”라고하였습니다.그래서“네가약속을지킬지안지킬지내가어떻게아느냐.약속을못지킬것같으면부모님속썩이지말고죽는것이낫지않겠느냐”하자정말로다시는안그러겠다고다짐을하여알았으니가서점호준비하라고보냈습니다.그런병사들은조폭의의리같은것이있어조폭들이한번형님으로모시면끝까지의리를지키듯,마음으로승복하면끝까지진정성있게모범적으로근무합니다.저는그밤의짧은행동으로중대를완전장악하였고,그병사는남은기간모범적으로생활하면서타병사들을이끌어,중대지휘에큰도움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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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지나지않아서박정희대통령님의부산지역순시가있었습니다.이때저는대통령님을수행하다가3부두에서수행대열로부터이탈하게되시는사령관님을모시기위하여차를가지고3부두에서대기중이었습니다.그런데어디서왔는지경호원이라는사람이느닷없이나타나신분증제시도없이다짜고짜제가휴대하고있는권총을낚아채며압수하려하여싸움이붙어옥신각신하고있는사이대통령차량대열이갑자기나타나멈춰섰습니다.대통령님은창문을내리고얼굴을내밀며손짓으로저희를부르시더니지금무엇을하고있는중이냐고물으셨습니다.그때뒤따르던국방부장관,총장,사령관님등은저를보시더니얼굴이굳어지셨는데,그때만해도어렸던터라당당하게말씀드렸습니다.
“저는대한민국육군장교입니다.그런데이경호원이라는사람이갑자기나타나제권총을빼앗으려하였습니다.대한민국내에서대한민국장교가강제로무장해제를당한다는일은있을수없는일이기때문에싸우고있는중입니다.”
이렇게말씀드리자아무말씀도없이물끄러미저를쳐다보시던대통령님께서는그경호원에게“이장교말이맞아,자네가잘못했어”하시고는출발하셨습니다.대통령님말씀을들은장관,총장,사령관님의얼굴이환해지신것은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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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위는자기소개등개략적인인사가끝나자마자바로이순신장군에대한토의를시작하였습니다.그당시저의이순신장군에대한지식은학문적인지식이아니라정훈교육에서얻은정도로“1차옥포해전,2차당포해전,3차당항포해전하며,한산대첩에서의학익진,명량해전에서12척(13척)으로적선334척격파”하는어린이위인전내용의수준이었습니다.그런데그대위는각해전의배경과당시해류및해안의조건,상대적전투력,피아군함및화포의장단점과취약점,적용된전쟁의원칙과지휘결심의적절성및전투결과와교훈등완벽한해전사(海戰史)를제시하면서제의견을묻고는자기견해를이야기하며평가를요구하였습니다.
부산이가까워지자저는솔직하게“군인으로서네가존경스럽고나자신이부끄럽다.나도열심히연구하여이다음만나면보다전문가다운토의를할수있도록하겠다”라고이야기하면서어떻게이순신장군의해전사(海戰史)를연구하게되었느냐고물었습니다.그러자자기는생도시절에이순신장군의해전사를배웠고이때부터이순신장군을존경하게되었다고하였는데,참으로부끄러운일이지만우리육사에서는해·공군전사를가르치지않습니다.저는그날받은충격으로당장이순신장군관련서적들을구입하여나름대로읽기시작했고그이후지금까지이순신장군의〈난중일기〉를제손에서놓아본적이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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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의공수낙하및침투훈련은오인사고의우려가있기때문에사전에지역작전책임부대에게반드시훈련계획을통보및협조하게되어있었습니다.그러나당시특전사는충정부대로,조금과장한다면친위대격이었는데,그날은실무자의실수였는지아니면통상그렇게하였는지는모르겠지만사전통보없이저녁일곱시경(1/2월광상태),원주서남방에공수낙하를실시하였습니다.그지역은인가가없는지역이었으나이곳으로부터1km가량떨어진동네에사시는한가정주부가밖을내다보며늦은저녁밥을먹다가병사들이낙하하는것을보고남편을불렀고,남편은바로이웃가게로달려가사단상황실신고전화로상황을알려왔습니다.사단에서는바로그지역대대의5분대기조출동과예비군소집및도주로차단을지시한결과,특전사병사들이군장을수습하고출발을시작할즈음현장을포위하고정지를명령하였으나이에불응하자지체없이사격(공포탄)하였습니다.
이에놀란공수부대원들은검문에응하였고,제가팀장을바꾸어소속부대와인적사항및훈련계획을파악후,특전사상황실에확인을요구하여아군으로최종확인된다음상황을종료하였습니다.이러한일련의상황으로훈련성과를스스로확인하게되자전장·사병의사기가충천하였을뿐아니라훈련도실전에임하는진지한자세로바뀌어열성적으로기꺼이땀을흘림으로써점차싸울수있는부대가되어갔습니다.또예하부대도사단지시에따라일사불란하게움직이게되었으며,심지어는병사들입에서“참모님,북괴특수부대가우리앞으로들어왔으면좋겠습니다”하는이야기들이나오기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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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지뢰매설을해보면처음위험하다고긴장하였던병사들이2~3일작업후에는생각하였던만큼위험한것이아니라는사실에긴장이풀어진상태에서행동들이해이해지는데이러한심리적해이가가장위험합니다.저는예행연습을평가한후그다음주월요일부터매설작업에소대를투입하였습니다.일체의통제는소대장이하도록하고저는지뢰매설병력들의정중앙에위치하여전병력에게저를주목하도록한후,“너희가작업하는전기간연대장은지뢰매설작업조의중앙1보후방에위치할것이다”라고선언하였고,지뢰매설작업이종료될때까지그위치를지켰습니다.그위치는작업조의어느누가실수한다해도제가반드시부상또는사망할수있는위치였습니다.지뢰매설작업은계획일정대로순조롭게진행되어닷새만에성공적으로종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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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와중에하루는스스로국회OO위소속의국회의원(?)이라고자신의신분을밝히는인사가계룡대에골프치러왔다면서저를찾아와서는자기에게할당된장군진급공석이몇석인지하는기상천외의질문을하는것이었습니다.이에말귀를못알아들은저는“의원님께주어진공석이라는것이무슨의미입니까”하고되물었습니다.그랬더니한심해보였던지조금쯤은무시하는투로부장이온지얼마되지않아그내용을잘모르시는것같은데하면서위원장은0석누구는0석하는식으로설명하였습니다.다듣고난저는“아~그문제라면저도알고있습니다”하면서“한석도없습니다”라고하자얼굴이시퍼렇게되면서“그게무슨소리냐,언제부터그렇게되었느냐”라고언성을높였습니다.그래서저는태연하게“내가부임한날부터그렇게되었습니다”라고이야기하고는“국가와국민의안위와생명을책임져야하는장군의직책이당신눈에는어물전에서파는꼴뚜기로밖에보이지않습니까?오늘당신이야기를한자도빠짐없이언론에알리겠습니다”라고협박(?)하여후환이없도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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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부임하고나서한달조금못되어연합사령관교체가있었습니다.신임사령관라포트(LeonJ.LaPorte)장군은,임관은저보다1년먼저이지만대장진급은제가1개월빨라대장선임자라는것이었습니다.이·취임식행사가끝나자전임슈워츠장군을전송한저는바로사령관실로들어가라포트장군과마주앉아“장군이알고있듯대장은내가선임입니다”하고이야기하자라포트장군의얼굴이순식간에굳어졌습니다.제가파악한라포트장군은인간관계에서그렇게능수능란한수단꾼이아니라진솔한인품에겸손이몸에밴,예절바른인간성을가지고있는전형적인신사였습니다.그런데그래서인지부사령관인제가선임대장이라는데대하여부담을느끼고있다는이야기를들었던터라일언이폐지하고단도직입적으로라포트장군이고민하고있는핵심을찌른것이었습니다.
이어서제가“그러나사령관은당신라포트장군이고나는부사령관이다.나는군인이므로전·평시나의직분인부사령관의직책을충실히수행할것이며부사령관으로서최선을다하여사령관을보좌할것이다”라고이야기하자라포트장군의얼굴이붉게상기되면서환하게밝아졌습니다.그2분이조금안되는시간에저와라포트장군은평생의우정을나누는사이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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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과거는어쩔수없었지만그래도남은기간나도가장으로서아내에게,자식들에게무엇인가하나를해주고싶었습니다.그래서곰곰이생각하다가함께갈수는없지만아내가아이들데리고3박4일정도휴양을할수있도록해줄것을생각해내고는부관을불러담당장교에게휴양소를예약하도록하였습니다.그러나잠시후부관이들어와서는-저는가족만의이용도가능하였던것으로기억하고있었는데,총장님부임이후규정이바뀌어본인이가지않고가족만가는것은휴양소이용이안된다는것이었습니다(휴양소관리규정은인사참모부장전결).할말이없어진제가인사참모부장을호출하자중령실무자를대동하고제방으로들어왔는데,그실무자는“휴양시설등군복지시설들의혜택이고르게돌아갈수있도록하기위하여군복지시설사용실태를점검해보니수용능력이소요에턱없이부족한현실에서,휴양시설이용이현역및예비역의장군등고급장교들에게편중되고있었습니다.뿐만아니라이들이이용한시설의70%가량이당사자들이아닌제3자들의이용이었습니다.말하자면군휴양시설의상당수가개인별장처럼사적으로사용되었다는이야기입니다.그래서이러한폐단을근절토록본인이가족을동반하지않을경우에는휴양소사용을하지못하도록규정을수정하였고예약도공평을기하기위하여전산예약으로제도를수정하였습니다.그러므로총장님께서도휴가를가시지않는한군휴양소이용은하실수없습니다”라고설명했습니다.할말이없어진저는감정을가라앉히고“조중령!내가자네의참모총장이라는것이정말로자랑스럽다”라고말할수밖에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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