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내면의 풍경

슈만, 내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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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슈만, 내면의 풍경』은 슈만의 음악, 그중에서도 피아노 작품과 가곡의 분석을 담았다. 슈만의 음악에 영향을 끼친 결정적 사건, 그가 남긴 기록과 자취, 주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슈만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다윗동맹춤곡 op.6』, 『크라이슬레리아나 op.16』 등 여러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탁월한 전문성에 한 번 놀라고, 어느 평전과도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문학성에 거듭 놀라게 된다.

저자

미셸슈나이더

저자:미셸슈나이더MichelSchneider
1944년에프랑스에서태어나국립행정학교를졸업하고1988년부터1991년까지프랑스문화성에서음악,무용부서의책임자로일했다.현재는작가이자평론가,음악이론전문가,정신분석학자로서다양한저술활동을펼치고있다.음악과문학이융합한듯한특유의아름답고지적인글로페미나바카레스코상(1989년,《글렌굴드,피아노솔로》)부터메디치상(2003년에세이부문,《죽음을그리다》)과앵테랄리에상(2006년,《마릴린,그녀의마지막정신상담》)까지두루수상하며프랑스의대표작가로자리잡았다.

역자:김남주
1960년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주로문학작품을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가즈오이시구로의『우리가고아였을때』,『창백한언덕풍경』,『녹턴』,『나를보내지마』,귀스타브플로베르의『마담보바리』,프랑수아즈사강의『브람스를좋아하세요...』,『마음의심연』,『슬픔이여안녕』,제임스설터의『스포츠와여가』,로맹가리(에밀아자르)의『새들은페루에가서죽다』,『가면의생』,『여자의빛』,『솔로몬왕의고뇌』,미셸슈나이더의『슈만,내면의풍경』,야스미나레자의『행복해서행복한사람들』등이있으며,지은책으로『나의프랑스식서재』가있다.

목차

추천의말
일러두기
우리는하나의징후다
더는아무의미도
더는아무고뇌도아니다
우리는
그리고우리는거의잃어버렸다
언어를
낯선땅에서
옮긴이의말
주석
작품색인

출판사 서평

고통의시인횔덜린을통해들여다보는슈만의황혼

우리는하나의징후다,더는아무의미도
더는아무고뇌도아니다우리는그리고우리는
거의잃어버렸다
낯선땅에서언어를.
_횔덜린,'기억의여신므네모시네'

《슈만,내면의풍경》은횔덜린이쓴위시의시구를일곱개장의제목으로차용한다.하나의징후일뿐,그어떤말로도분명해지지않는고통을노래하는시를접하고,슈나이더는자연스럽게슈만을떠올린다.
저자는정신적인고통을‘고뇌’,육체적인고통을‘고통’으로부르며단어자체를분리하여설명한다.두예술가를괴롭힌것은당시대부분의낭만주의예술가들이겪었던‘고뇌’가아닌‘고통’이다.고통은이성으로제어할수없다.차라리물성에가까운개념이다.횔덜린은프리드리히실러에게“나는돌로되어있다”고토로했고,슈만은어머니에게“저는하나의조각상에지나지않습니다”라고말했다.
고뇌에빠진인간은그속에서자신을지탱할수있으나고통에빠진인간은자신을잃는다.고통속에서는언어도,의미도없다.이처럼저자는‘고통’이라는주제를가지고슈만음악곳곳에숨겨진고통의징후들을더듬는다.이러한징후들은어스름하다.낮도아니고밤도아닌오직‘황혼의시간(원제의뜻)’을닮았다.그리하여저자는결론을내린다.우리가들여다보는슈만의고통은오직황혼속에서만어렴풋하게나마볼수있다고.

슈만이평생에걸쳐음악으로토로했던고통의미학

저자는슈만의음악을‘후모어(Humor)’라는단어로정리한다.후모어는평소우리가쓰는‘유머(humor)’와같은단어다.그러나슈만의후모어는그저유머에그치지않는다.해학이나풍자도아니다.즐거운유머와가라앉는기분이음악으로융합된결정체를의미한다.유쾌함속에가라앉는침울함,음울한선율속에솟아오르는열정을뜻한다.후모어속엔황홀한고통이있다.『유모레스크op.20』에서‘유모레스크(humoresque)’의의미는‘익살스러운곡’이지만,슈만은피아니스트헨리에테포이크트에게이곡이자신이만든가장우울한곡이라고털어놓는다.이런태도에대해저자는일관성없는관점을취한다고슈만을비난하는대신,이것이야말로작품의심오한이중성을반영한다고평가한다.
후모어와함께‘먼곳’,‘낯선곳’,‘조각’,‘내면’이라는단어가슈만의악보에자주등장하는데,이단어들이의미하는것도결국특별한고통의정서다.즉‘멀고’,‘낯설고’,‘조각난’감정이지만분명우리‘내면’에자리잡고있는감정인것이다.저자는슈만의음악이우리안의생경한감각을끌어내는점에주목한다.누구라도이책을읽는다면‘고통’이이처럼매력적이고아름다울수도있다는의견에동의할수밖에없을것이다.

프랑스문학전문번역가김남주의번역,
사진작가안웅철의사진을더해완성도를높이다

특별히이책의한국어판에서는독자들이더욱내용에몰입할수있도록,세계적인음반레이블ECM이선택한최초의한국사진작가안웅철의사진을수록했다.흔들리는나뭇가지,날아가는새들,겨울의숲,바다의물결등을담은사진은평생슈만을지배했던광기그리고고통과어우러져깊은울림을전한다.
독자의입장을세심하게배려하는번역가김남주의노력은음악을잘모르는사람도충분히공감하며읽을수있는또하나의걸작을만들어냈다.그동안로맹가리,알베르카뮈,장그르니에등프랑스대표작가들의작품을국내에소개,번역해온그녀는200페이지가안되는이책을번역하는일이그어떤번역작업보다어려웠다고고백한다.《슈만,내면의풍경》은번역을하는내내끊임없이슈만의음악을들으며고민하고,각문장에담긴본질을이해하고자했던그녀의오랜수고덕분에마침내독자들앞에서게되었다.이제독자가이책과함께새로운슈만의세계를향해발을내딛을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