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영웅서사시에서현대소설까지독일고전명작읽기
이책은독일문학의여러명작을중심으로문학전공자는물론이고문학애호가,명작수업을듣는학생및일반독자들이읽을만한작품들을선별해서되도록상세히소개,분석하고해설,평가했다.독일의고전작가인요한볼프강폰괴테와프리드리히실러,20세기의세거장토마스만,헤르만헤세,프란츠카프카를비롯하여현대의인기작가인에리히마리아레마르크,하인리히뵐,페터한트케,파트리크쥐스킨트,베른하르트슐링크의작품들을다루었다.그리고문학작품은아니어도토마스만,헤르만헤세,프란츠카프카에게큰영향을끼친아르투어쇼펜하우어와프리드리히니체의저서도아울러소개했다.
독일문학은철학,특히쇼펜하우어나니체의철학을바탕에깔고있는경우가많다.헤르만헤세의데미안에는니체의이름이직접거론되어있고,『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은처음에니체의영원회귀에대한단상으로시작하고있다.그리고카프카의작품에서‘법’이나‘성’은안으로들어가거나닿을수없는의지나무의식으로볼수도있는데그단초는의외로쇼펜하우어에게서가져온것으로보인다.그러나‘법’이나‘성’은외적차원에서보면오늘날안정된정규직의알레고리로도읽을수있다.이런점에서독일문학은난해하고지루한감이없지않지만지적흥미를불러일으킨다는점에서우리의도전의식을자극하기도한다.
책속으로추가
괴테는시를쓰는동기와소재가현실로부터나와야한다고말하는점에서현실주의작가이다.그는위대하고유익하며명랑하면서도우아한작품을선호했다.그는작가로서널리알려져있지만,그것말고도시와희곡,소설을망라한문학의전장르뿐만아니라문학및미학이론,심지어자연과학에이르기까지방대한양의저술을남겼으며,오랫동안공직에서활동하는등다방면에서뛰어난재능을펼친인물이다.따라서그의대표작도희곡,소설,시,기행문뿐만아니라자연과학연구서인『색채론』에이르기까지매우방대하다.특히그는뉴턴의기계론적색채이론과대비되는생태론적입장을취하는『색채론』을쓰고자신의색채론은독창적이라서자신의불멸의업적이며,자신만이이위대한자연의대상에관하여“수백만중에올바른것을알고있는유일한사람”이라며호언장담까지한다.그에의하면자연은언제나진실하고진지하고엄격하고옳으며,결함과오류는인간의것일뿐이라고한다.그러기에그는순수하고영원한자연의진리를파당적견해보다우월하다고본다.그리고뉴턴의이론은순수한학문의발전을위해서는쳐부수어야할‘바스티유의요새’라며적대감정을숨기지않는점에서헤겔을공격하는쇼펜하우어의태도를보는듯하다.괴테의색채론은20세기중반에들어와도구적이성과,문명의자기파괴적인결과에대한비판이이루어지면서일부물리학자들을비롯한연구자들에의해하나의대안으로새롭게조명되었다.-62쪽
사실『시와진실』에따르면『젊은베르터의고뇌』는쓰인직후바로파기될위기를겪기도했다.괴테가친구메르크에게사랑의편지를낭독해주었는데그는시큰둥한반응을보였다.괴테는소설의주제나음조,문체면에서무슨문제가있는게아닌가싶어만약옆에난로가있었다면집어넣고싶은충동을느꼈다고한다.그러나메르크는자기아내가다른남자의아이를임신하고있었기때문에괴테의말이귀에들어오지않았던것이다.그당시니콜라이라는작가는자살을옹호하는그작품에거부감을보여『젊은베르터의기쁨』이라는소설을쓰기도했다.작가렌츠는주인공이자살했다고괴테의작품을그런식으로해석해서매도하는것은호메로스의『일리아스』가분노와불화,적의를유발한다고보는것과같다고말한다.-74쪽
우리는『젊은베르터의고뇌』에서괴테가전하고자하는것에주목할필요가있다.베르터는직업활동을하면서시민계급의제한된환경에갑갑해하며그것을감옥처럼느낀다.그래서공사와불화를겪은것에대해공사관에서직업활동을한탓으로돌리기도한다.그는자아와자연의상태를동일시함으로써모든규칙을거부하는질풍노도기천재들의태도를취한다.그리고이성과합리성을기반으로한계몽주의적세계관을무시하고감정이나마음,열정을중시하는감상주의적인간의입장에서사회적활동보다고독으로빠져드는것을좋아한다.그에게는지식의축적보다마음이더중요하다.즉“내가아는것은누구나알수있지만,내마음은오직나만의것이다”라는게그의생각이다.-78쪽
『도적들』은1781년여름자비로출판되었다.게다가실러가다닌사관학교에서는학생이책을출판하려면학교당국의허가를받아야하기에돈을빌려익명으로책이나오게되었다.실러는그후출판비와생활비에다가그이자때문에오랫동안큰어려움을겪게된다.실러는책의정식출판을위해출판업자슈반에게내용의일부를보냈지만,고상하고예의바른독자가보기에는부적당하다는이유로그에게서거부당했다.그러나슈반은만하임국민극장극장장헤리베르트폰달베르트를소개하면서상연에부적합한표현을고치도록했다.그리하여1781년8월부터10월사이에달베르크와다른전문가의실질적인제안으로무대용대본이생겨났다.그러나달베르크는이정도에만족하지않았다.그는인습적인연극취향에맞추고,될수있는한실제정치상황과의비교를피하기위해연극대본을다시대폭수정했다.-89쪽
시를즐겨읽는문학소년인실러는사관학교시절루터의성서,『플루타르크영웅전』을애독했고,베르길리우스,클롭슈토크의작품들뿐만아니라볼테르,루소,괴테등의작품을읽었다.특히그는심리학교수아벨의영향을많이받았고,그의권유로셰익스피어의작품을접하게되었다.그를매혹시킨것은위대함의이념,천재그자체였다.그는위대한정신은타고나는것인지아니면교육되는것인지,또그런사람들의표식은어떤것인지에관심이있었다.생도시절에실러는은밀히책을읽고글을쓰기시작했다.그는새로나온시와소설,에세이와희곡을열심히읽었고희곡창작연습을하기도했다.이리하여대공오이겐의눈을피해생겨난희곡이『도적들』이다.사관학교에서생도들은낮에는자유가없고밤에만마음대로일할수있었다.따라서실러는상상력이나래를펴는고요한밤시간에글을쓰는습관이생겼다.사관학교에서는일정시간이되면소등하게되어있었으므로실러는부속병실의등불을이용하기위해가끔병계출(屆出)을냈다.가끔카를대공이병실을순시할때는『도적들』의원고를책상밑으로숨기고미리준비해둔의학책을보는척하기도했다.-93쪽
1782년에쓰기시작하여1783년에집필이끝난실러의『간계와사랑』은다음해인1784년4월13일프랑크푸르트에서초연된후4월15일만하임에서공연되었다.이시민비극은18세기중엽독일어느영주의궁정과시민계급의집을무대로귀족과시민계급사이의신분을뛰어넘는연애를중심으로벌어지는갈등을다루고있다.소재는레싱의『에밀리아갈로티』와마찬가지로로마의역사가리비우스의비르기니우스전설에서가져왔다.그러나영주가순박한시민처녀를유린하고파괴하는과정이묘사되는『에밀리아갈로티』와는달리,『간계와사랑』의페르디난트는귀족이지만시민적인가치관의소유자이다.그는자신의계급을이탈하여귀족계급을비판하고시민계급의가치관에따라살고자하는사람이다.원래제목이‘루이제밀러린LuiseMillerin’인이희곡은만하임극장의배우였던이플란트의제안으로『간계와사랑』으로개칭되었다.-106쪽
독일의시민비극은계몽주의시대와질풍노도기에세상에나오게되었다.이시기의문학은영주나귀족과시민계급의대립에서생기는여러현상에주목했으며,특히계급적편견과인습적결혼에대해신랄하게공격했다.귀족과시민이대립하고그사이에연애관계가끼어들면대립구도가악화된다.그로인한종국의파탄은대체로두가지로귀결된다.하나는귀족이시민에게폭력을가해시민이참변을당하는경우이고,또하나는귀족자신이주위의반대와음모로파멸하는경우이다.『간계와사랑』은귀족과시민이같이죽음을맞이하는경우이다.순수한성정을지닌사람이비열한사람들때문에파멸하는타락한사회에대한의분에서쓰인이시민비극에서는죄악과간계로가득찬궁정생활과,교양면에서는다소떨어지나윤리적으로는더우월한시민계급이극명한대조를이루고있다.-113쪽
텔이등장하는역사책가운데하나인『동맹의노래』에서는명사수인빌헬름텔이발트슈테테지역의독립투쟁을돕는이야기를다루고있지만,자르넨의『백서』에서는텔을동맹의창시자로보지않고그저하나의에피소드로다룬다.그러나여기서는지명도나오고텔의노래에서는익명이었던태수가‘게슬러’로나온다.이소재가처음으로극화된것은『우리주의텔놀이』이다.이작품에서는역사책에서와는달리텔이멜히탈,슈타우파허와함께동맹의창시자로나온다.실러가이작품을알고있었는지는불분명하지만,독일문학사상최초의정치적연극이었다는점에서이작품의문학사적의미가있다.실러는작품을집필하면서여러역사서를참고했으나,이를그대로수용한것은아니다.그는스위스독립투쟁사와관련된역사적인사건을희곡기법상축소혹은확대하면서빌헬름텔의운명을좀더부각시켰다.-125쪽
실러의『도적들』,『간계와사랑』과『빌헬름텔』은비록200년전의작품이지만지금도현실성과현대성을지니고있다.실러는시대를앞서여성의실제적가치를보여주며여성이지닌덕목을높이평가하고있다.루이제는죽으면서자기를죽음에몰아넣은페르디난트를용서하는숭고한모습을보이지만,수상과서기는서로에게책임을전가하며치졸한모습을보인다.『빌헬름텔』에서태수들의폭정과탄압에맞서봉기에나서라고슈타우파허의결단을촉구하는사람은그의아내게르트루트이다.그리고스위스국민을배반하고오스트리아편에선루덴츠를정신차리게하는것도그가연모하는베르타이다.한편권력자게슬러는텔을두려워하고그에게열등감을느껴감옥에가두기로하는점에서강자가아니라약자라할수있다.또한현대사회의소통부재,정치적탄압,경제적불평등에의해야기된여러시위나사회변혁운동,재스민혁명과같은시민혁명을보면,실러의작품에등장하는핵심문제가모습만약간바뀌었을뿐현재에도여전히해결되지않고계속진행중에있음을알수있다.-135쪽
하이네는『겨울동화』를그의독일여행에대한사적인회상으로작성하지않고오히려독서대중을의식하고텍스트를작성한다.그에게대중에대한작가의관계는이중적인방향으로일어난다.한편으로작가는대중의잠복적인혹은공공연한소망을충족시키려하며다른한편으로는독자의기대를무시하고의식적으로반대행동을취한다.독자와의관계에서그런양면감정이『겨울동화』에서뚜렷이드러난다.
『겨울동화』의기본주제는낭만주의로분장된프로이센의이데올로기에대한비판이다.여기서화자는하이네와거의일치한다고볼수있다.화자는독일을여행하면서만난복고의상징들에대해가차없는비판을가한다.이러한비판수단으로쓰인것이하이네가초기시이래로발전시켜온아이러니이다.하이네는낭만주의자들과는달리가볍고도매끈하게제시된정다운무리를마지막에는가상으로폭로한다.그럼으로써즐겨감동에서냉엄한현실로회귀한다.즉그의시의낭만적정취는흔히환상적분위기를파괴하는반전과돌연한극적아이러니로나타난다.하이네는낭만주의자들을공격하기위하여바로낭만주의의아이러니를역이용한다.-143쪽
『독일.어느겨울동화』는이처럼격렬한논쟁과상이한평가의대상이되어왔을뿐아니라매우독특한수용사를지니고있다.독일의국수주의자나보수주의자에게이『겨울동화』는처음부터순전히넝마조각에지나지않았다.하지만루카치나카우프만과같은사람은『겨울동화』를‘단테의『신곡』이나괴테의『파우스트』에버금가는인류의걸작’이라고극찬한다.이작품이출판된이래많은사람이이와비슷한제목의비판적시를써왔다.즉1846년에라인하르트는『슈베린.어느여름동화』라는시를쓴바있으며현대에는구동독에서망명한볼프비어만이『독일.어느겨울동화』라는동명의시를쓰고있는것을보더라도이작품의영향을미루어짐작할수있다.-162쪽
뷔히너는어렸을때부터글쓰기에남다른재주를가졌다.1823년학교의축제일을맞이하여“과일을먹을때주의하세요!”라는라틴어로된글을처음으로공식석상에서낭독한이래,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