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젠의《로마사》,로마사연구의고전이자인문학적교양의결실
가장위대한고전들중하나,몸젠의《로마사》국내최초완역의첫걸음
‘서양인문학전공자들의필독서’,‘실증주의에입각한탁월한고대연구서’,‘역사적저작들의가장위대한고전중하나’.테오도르몸젠TheodorMommsen(1817~1903)의《로마사R?mischeGeschichte》를수식하는표현들이다.
로마건국부터율리우스카이사르의사망까지를그린로마의역사서인몸젠의《로마사》는기존의로마사연구서와달리역사적증거물을제시하는방법으로진행되어좀더실증적이며객관적이라는평가를받고있다.하지만그런평가가전부가아니다.몸젠의《로마사》만큼세계적인반향을불러일으키고국제적인인정을받은책도없을것이다.이를입증하는것은줄잡아15개국어로,그것도각각의언어로여러번번역되었다는사실이다.늦었지만우리나라에서도이책을통해그번역국의하나로첫걸음을내딛고자한다.
몸젠은1902년12월《로마사》로독일최초의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역사연구서가문학상을받았다는점은《로마사》가가진의미,즉《로마사》가역사연구서를넘어서는인문학적교양의결실이라는점을다시한번되새기게한다.
몸젠의《로마사》의구성
몸젠의《로마사》는세권으로나뉘어출판되었다.제1권(제1,2,3책)1854년,제2권(제4책)1855년,제3권(제5책)1856년에각각출간되었으며,1856년에는제1권이개정증보되었고,1857년에는나머지두권도개정증보되어다시출간되었다.또제3판이1861년에출간되었으며이후여러번의개정이있었으나제3개정판이후에는커다란변화가없었다.1903년11월사망직전몸젠이최종적으로손본제9판은제1권이1902년,제2권이1903년,제3권이1904년에각각출간되었다.한편몸젠은황제정시대의경제를다룬제4권과카이사르에서티오클레티아누스황제까지의로마속주를다룬제5권을기획했는데,제5권(제8책)이먼저1885년출간되었고1904년에제5판이출간되었다.제4권은끝내출간되지않았다.
제1책은로마왕정의철폐까지를,제2책은로마왕정의철폐에서이탈리아통일까지를,제3책은이탈리아통일에서카르타고와희랍의복속까지를다루고있다.제4책은‘혁명’이라는제목으로그라쿠스형제와술라시대를다루고있으며,제5책은이른바삼두정치라고하는군정시대를다루고있다.제8책은앞서언급한바와같다.
《몸젠의로마사제1권-로마왕정의철폐까지》는이가운데고대이탈리아의시작부터로마왕정의철폐까지를다룬제1권의절반이다.향후1년에1~2권씩,10년내에전권완역출간을계획하고있다.모쪼록이책이우리나라의로마사연구,나아가인문학적교양의함양을바라는독자들의기대에조금이나마보탬이되기를희망한다.
이탈리아,태어나다
‘로마의역사’가아닌‘이탈리아의역사’를다루다
증명가능한한에서어느지역의가장오래된주민이그땅에서저절로생겨났는지아니면이주민인지를결정짓는것은역사학에서는불가능하며또한중요하지도않다.
역사가의작업은특정지역의연속적인민족지층을파헤쳐미개문화에서좀더성숙한문화로발전하는과정을추적하고,문화적으로우위에있는민족이그렇지못한종족혹은덜발전된문화를가진종족을지배하는과정을가능한범위에서시간을거슬러올라가면서추적하는일이다.
몸젠은이책에서로마의역사가아니라이탈리아의역사를다룬다고말한다.국가체계의형태를갖추고난이후로마라는도시공동체가이탈리아반도를,이후세계를지배했다고할수있겠지만,이는좀더높은차원의역사적관점에서보면결코그렇게주장될수없기때문이다.몸젠은강조한다.“흔히로마인에의한이탈리아정복이라고불리는것은기실이탈리아반도에살던전체민족하나의국가로통일되는과정이라고보는것이오히려합당하다.로마인들이이들가운데가장강력한세력이긴했으나,아무튼그들도이들가운데한부분이었을뿐이다.”
몸젠은이탈리아의역사가크게둘로나뉜다고본다.우선이탈리아어계의주도아래이탈리아가통일되기까지의내부역사가그하나이고,이탈리아가세계를지배하기까지의역사가또다른하나다.따라서몸젠은이탈리아반도에이탈리아어계민족이정착하는과정,희랍인과에트루리아인등다른계통민족이나선주문명이이탈리아어계의민족적ㆍ정치적존재를위협하고부분적으로복속시킨과정,이탈리아어계가다른계통민족에저항하며그들을물리치거나정복한과정,마지막으로같은이탈리아어계인라티움사람들과삼니움사람들이이탈리아반도의패권을놓고벌인갈등과라티움사람들이기원전4세기후반에혹은로마인들이기원전5세기후반에최종적으로승리한과정등을기술하고자한다.
언어를통해이탈리아초기민족을살피다
언어비교는올바르고조심스럽게행해지기만한다면,분화가일어나던시점에민족이누리던문화적수준에대한대략적모습과함께문명발전으로서역사의시작을우리에게알려줄것이다.왜냐하면특히문명의발전시기별로언어는문화수준의발전을보여주는진정한지표이자도구이기때문이다.
상고사를구성하는요소들은개별민족,다른말로하면종족이다.몸젠은이를이탈리아반도에서유구한세월을살아온민족들의언어를통해확인하고자한다.민족의성장과함께만들어진언어에각인된민족성장의흔적은후대문화에의해서도완전히사라지지않기때문이다.
몸젠은언어연구를통해이탈리아초기민족을셋으로나눈다.바로이아퓌기아인,에트루리아인,이탈리아인이다.그리고이탈리아인은다시라티움어계와움브리아·마르시·볼스키·삼니움의방언을아우르는어계로양분된다.
희랍(고대그리스)민족과이탈리아민족의구분
언어현상에근거하여분명히말할수있는것은,민족과언어의모태로부터희랍어파와이탈리아어파의공동조상이갈라져나왔으며,이후다시이탈리아어파가갈라져나왔으며,이탈리아어파는다시서쪽어계와동쪽어계로나뉘며,동쪽어계는나중에다시한번움브리아어와오스키어로나뉜다는사실이다.
언어를통해이탈리아상고사를살핀몸젠은서양문명의두축인희랍(고대그리스)과이탈리아(로마)민족의시작과분화를고찰한다.몸젠에따르면,인간삶의물적토대에해당하는모든부문에서희랍민족과이탈리아민족은동일한언어및풍습의기원을갖는다.이들이하나의민족을형성하고있을때두민족은지구가인류에게제시한가장오래된숙제들을함께풀어나갔던것이다.
반면정신영역에서는차이가있다고말한다.희랍민족과이탈리아민족이나뉘면서현저한정신적대립이나타났는데,그영향은오늘날까지여전하다는것이다.그렇다면구체적으로무슨차이가있는가.
희랍민족의특징은개체를위해전체를,시민을위해공동체를,공동체를위해민족을희생시키는것이며,삶의목표는미와선,그리고종종학문적여가에있다는것이다.각도시국가의지역분권주의를근본적으로강화하고,이후소위자치권한을부여하는방향으로정치발전을이루었다는것이다.최초로신들을인간의모습으로만들었으며,결국신들을부정하는종교관을갖고있었다는것이다.청년들은운동에서거리낌없이벌거벗은사지를드러내보이며,구성원들은어떠한위업과위협에도맞서는사상적자유를갖고있었다는것이다.
반면에로마민족의특성은아들이아버지를섬기도록하고,시민이통치자를섬기도록하고,인간이신들을경외하도록만드는것이다.오로지유용성을추구하고존경하여시민들로하여금한시도쉬지않고짧은인생의매순간을노동으로채우도록강요하는것이다.청년들이정숙하게몸을가리도록강제하는것이다.동료와의집단행동을회피하는자를불량시민이라고부르며국가는전부이고국가의확장을유일하게높은이상으로여기는것이다.
이렇게고대사의최고전성기를구가했던두민족은서로커다란차이를보이는만큼서로필적할만한맞수였다.희랍사람들이갖는장점은좀더보편적인합리성과좀더선명한아름다움이다.반면개별가운데보편에대한깊은공감,개인의희생과헌신,독자적신성에대한진지한믿음은이탈리아의풍요로운자산이다.
로마,시작되다
활발한무역활동과도시경제의발전,로마를선도적도시로만들다
알바롱가의왕족로물루스와레무스의영도아래알바롱가로부터일단의사람들이도망쳐로마를건설했다는신화는,이상하게도그렇게불리한장소에로마가생겨난이유를설명하는동시에로마의시초를라티움지방의거대도시와연결시키려는역사적설명의소박한시도라고하겠다.스스로‘역사’이기를희망하지만그다지훌륭할것없는단순한설명에불과한이런신화를역사학은다른무엇보다먼저배제해야할것이다.지리적관계의충분한검토를통해로마의생성에관해서가아니라로마의급격한성장과팽창에관해,그리고라티움지방내에서의특수한위치에관해긍정적추측을제공하는등신화보다진일보한모습이역사학에요구된다.
몸젠은로마의시작을과거독립적이었던람네스부족,티티에스부족,루케레스부족의공동체형성으로본다.그리고로마의생성을알바롱가의왕족로물루스와레무스로보는신화를역사학에서는배제해야한다고강조한다.로마가라티움지방의다른도시들보다돋보였던것은무역활동과이를통해형성된시민들의생각이었다.몸젠은라티움지방이농업경제를유지하는동안로마는도시경제를활발하고신속하게발전시켰으며이를통해라티움의다른도시들과는구별되는위치를갖게되었다고말한다.바로그것이로마가라티움지방에서선도적인정치적입지를갖게된요인이라는것이다.
가족,로마국가의토대
일반적으로가족을구성하는요소는,일부다처로인해가모자체가무의미해지지않는다면,가부장과가모,아들과딸,토지와주택,노예와가재도구다……자연적으로주어진것들을법률적으로이해하고단순하고단호하게이를관철시키는데에서로마민족을따라올민족은없다.
고대국가대부분이그러하듯,로마역시국가의토대는가족기반의씨족이었다.로마에서가족은아버지의죽음으로그권한을물려받은자유민,그와혼인한가모,그리고이들의아들과손자들,그합법적인아내들,또가부장의미혼딸들과아들들의딸들,그리고가족구성원의모든소유물과재산으로이루어진단일체다.
몸젠은로마가족이구성원들이따라야할윤리적위계질서라는고도의문화를근간으로한다고말한다.가부장이될수있는것은오직남성뿐이었다.법률적으로가족은무조건적으로가부장의절대적의지에따라통제되고조정되었다.가부장은가족구성원을엄격한통솔하에부양해야했을뿐만아니라,그들을재량에따라처벌하거나처형할수도있었다.가부장권은본질적으로무제약적이며세상누구도이를제한할수없는,가부장이살아있는동안훼손할수없는절대적권리였다.
왕,국가내에서최고권력을가진유일한자
국가의토대가가족기반의씨족들인것처럼,국가공동체의체제도세부사항에서,그리고전반적으로가족의체제를모방하고있다.자연은가족에게가부장을부여했으며,가부장과함께가족은생겨나고소멸한다.그러나국가공동체는영원무궁해야할실체로서자연이부여한주인은있을수없는바,적어도로마에서는존재하지않았다.로마는자유와평등을누리는농민으로구성되었으며,로마에서는어떤귀족도자신이주인으로서신적소명을받았다고주장할수없었다.따라서시민들의중의가모여그들가운데한사람이왕(rex),즉로마공동체에속한가족들을이끄는‘주인’으로선출되었다.
로마국가는구성요소에서나형식에서이런로마가족들을기반으로한다.국가체제또한가족체제를모방하고있다.구체적으로살펴보자.먼저자유와평등을누리는시민이자신들가운데한사람을왕,다시말해로마공동체에속한가족들을이끄는‘주인’으로선출한다.이렇게선출된왕은국가내에서최고권력을가진유일한자로서명령권,징계권,사법권,징집권,통수권을갖는다.
그러나왕일지라도지나치게부당한행위를저지르는것은국법을위반하는행위다.왕은법을만들기위해서가아니라집행하기위해왕권을부여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