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만리장성 (그림자 금융, 유령 도시, 대규모 부채 그리고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

빚의 만리장성 (그림자 금융, 유령 도시, 대규모 부채 그리고 중국 경제 기적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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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중국의 기적적인 성장기는 끝났고,
이제 중국은 “부채의 저주”에 직면해 있다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 경제의 기적,
그 화려한 신기루 뒤의 민낯을 파헤친다

중국 현지에서 경제 전문 언론인으로 10년간 활약하는 과정에서 디니 맥마흔은 점차 중국의 필연적인 경제적 상승에 대한 광범위한 믿음이 위험할 정도로 그릇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맥마흔은 유례를 찾기 힘든 심층 탐구를 바탕으로 한 이 책에서 번영이라는 환상 이면에 숨어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어마어마하게 쌓인 부채의 실상을 보여준다. 새로 지은 텅 빈 도시들, 무용지물로 전락한 국가 개발 사업, 복잡하게 뒤얽힌 그림자 금융 시스템 등에 관한 이야기는 걸핏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기사거리가 되었지만, 맥마흔은 헤드라인을 넘어서 이런 낭비가 어떻게 번성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정부가 왜 이 낭비를 멈추지 못하고 쩔쩔매는지를 설명한다.
저자

디니 맥마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언론인으로 중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문가이다. 베이징에서 6년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근무했고, 4년간 상하이에서 <다우존스뉴스와이어스> 기자로 일했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에도 글을 기고했다. 2015년 중국과 <월스트리트저널>을 떠나, 워싱턴DC에 있는 우드로윌슨 국제학술센터 특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빚의 만리장성』을 완성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현재 시카고대학교 폴슨연구소 산하의 중국 경제 전문 싱크탱크인 마르코폴로MarcoPolo에서 일하고 있다.

목차

서론 공포와 탐욕

1장 블랙박스
2장 좀비 기업
3장 유령 도시
4장 토지 약탈과 부동산 붐
5장 그림자 금융
6장 거대한 돈뭉치
7장 개혁에 대한 저항
8장 중국판 공급 중심 경제학
9장 신창타이, 새로운 표준

후주
감사의 말
옮기고 나서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중국 경제가 위험하다
수십 년 동안 세계는 성장의 쌍둥이 엔진으로 미국과 유럽에 의존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볼 수 있듯 두 엔진이 동시에 고장 나면 세계 경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2030년 무렵이 되면 중국이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대 경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은 마침내 제3의 엔진으로 부상 중이다. “중국의 세기”라고 상투적으로 묘사되는 21세기 어느 시점에선가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가 되고, 전 세계적 지배는 아닐지라도 상당한 수준의 지역적 지배를 이루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중국은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
20년 전만 해도 중국은 싸구려 운동화를 대량 생산하는 능력 말고는 나머지 세계와 별 관계가 없는 세계의 공장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규모 도시화로 전례 없는 자원 수요가 생기면서 중국은 전 세계 원자재 수출 국가들에 노다지를 안겨주는 국가가 되었다. 현재 중국 경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활력 넘치는 중산층이 등장하면서 잠재적으로 수억 명에 달하는 소비자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전 지구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중국의 거대한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우리 모두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중국 경제의 약점이다.
중국을 돌아다니다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많은 도시들이 텅 빈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다. 화려한 신축 정부 청사에는 공무원들이 다 들어가고도 사무실이 남아돈다. 중국 공장들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이자 이 나라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는 양을 생산한다. 공장을 짓기 위해 바다를 메워서 토지를 개간하고 있지만, 그 땅에 공장은 전혀 지어지지 않는다. 전국 각지에 무수히 많은 공장이 지어졌지만, 최대 생산 능력을 온전히 활용하는 공장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 없다. 위험 요소는 이런 개발 사업에 낭비된 부채가 절대 상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중국 경제의 기존 성장 모델(투자 주도 성장)이 수명을 다했다고 우려한다. 그 한가운데 중국의 거대한 부채 문제가 있다. “2차 대전 후 지금까지의 모든 전 세계적 불황은 미국 경제의 하강에서 시작되었지만, 다음번에는 중국발 위기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기적적인 성장기는 끝났고, 이제 중국은 부채의 저주에 직면해 있다.”

부채가 견인한 성장
글로벌 금융 위기가 강타했을 때, 중국은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착수했다. 다른 나라들이 주로 정부 지출을 가지고 경기 부양 예산을 충당한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은행들이 큰 짐을 짊어졌다. 글로벌 경제가 교착상태에 처했을 때 중국은 거의 위기를 겪지 않았다. 금융 시스템이 신규 주택과 기반 시설, 공장 등의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금액을 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부채가 중국의 성장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동력이 되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볼 때, 중국의 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2016년 말 중국 비금융권 총 부채 액수는 경제 규모와 비교했을 때 약 260퍼센트였는데, 이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부채 총량이 아니라 부채가 누적되는 속도다. 2008년 중국의 GDP 대비 부채는 160퍼센트에 불과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부채가 아주 빠른 속도로 누적될 경우 대체로 위기가 뒤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부채 누적 속도는 현대사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2008년 이래 중국 경제의 부채는 약 12조 달러 이상이 증가했는데, 이는 그해 미국 전체 은행 시스템의 규모와 맞먹는다.
중국 지도자들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개혁을 피한다는 의도적인 결정을 내렸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구조 개혁에 관해 가지고 있는 비전은, 기존 체제에 새로운 성장의 마디를 접목하여(중국제조 2025) 중국이 현재의 여러 문제를 넘어서서 계속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타협안은 고속 성장을 포기하고 대신 연 6퍼센트대의 중속 성장을 호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려는 시진핑의 실험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중국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려면 점점 더 많은 부채가 필요하다.
중국은 위기와 불황을 겪지 않는다기보다는 베이징 당국이 그런 상황을 무기한 미룰 수 있을 정도로 개입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미래에 직면할지도 모를 더 큰 고통을 차근차근 쌓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중국 당국은 문제를 뒤로 미룰 수 있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매번 뒤로 미룰 때마다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어느 순간 그들은 전혀 미루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과잉투자 구조
중국 경제의 견인차는 사실상 지방정부이다. 지방정부가 투자를 주도한다. 지방정부는 성장과 세입이라는 두 가지 지상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국영기업에 은행대출을 과도하게 내주고, 과잉 설비를 만들며, 결국 천문학적 낭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공무원들이 달성해야 하는 모든 목표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빠른 경제성장과 급속한 세입 증대이다. 특히 세금이 중요하다. 세금이 없으면 지방정부는 목록에 있는 다른 목표를 전혀 달성할 수 없다.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정리해고된 철강 노동자들에게 보상해주고, 교육 수준을 높이는 것 등등. 당국이 기대하는 이 모든 일에는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의 조세 체제는 중앙정부 이외의 하급 정부에 크게 불리하게 짜여 있다. 하급 정부는 보건, 교육, 연금 등 모든 지출의 80퍼센트가량을 책임지지만 전체 납세액 가운데 절반만을 받는다. 베이징 당국은 종종 충분한 예산을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하급 정부에 새로운 책임을 떠넘긴다. 따라서 지방 당국은 상당한 재량권을 활용해서 경기를 부양하고 세입을 확대하기 위해 창조적인 방식을 찾아낸다. 대체로 이런 동학은 중국 경제의 기적에 크게 기여했다.
베이징 당국은 경제에서 부채 리스크가 커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언제나 지방정부의 최우선적인 두 가지 목표(성장 창출과 세입 극대화)와 충돌한다. 지방정부는 “상부에 정책이 있다면 하부에는 대책이 있다”며 끊임없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다. 최근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정부가 이끈 덕분이 아니라 오히려 중앙정부의 방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구조는 중국 경제의 부실화를 가져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좀비 상태의 국영기업들
수많은 중국의 국영기업들이 좀비 상태로 걷고 있다. 중국의 정부 소유 기업은 15만 개 이상으로, 이들은 전체 경제 생산량의 약 25퍼센트와 도시 일자리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중국 기업들은 엄청난 액수를 빌리고 있다. 2007년에 3조 4천억 달러였던 기업 부채 규모는 2014년 중반에 12조 5천억 달러가 되었다. 이것은 현대의 어떤 나라보다도 증가세가 빠른 것이다. 부채가 빠르게 쌓일수록 생산적 투자처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며, 결국 악성 채무의 양이 늘어나고 그와 더불어 위기의 위험성도 커진다.
특히 국영기업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지나지 않지만 전체 기업 부채의 60퍼센트를 빌렸다. 국영기업 경영자들은, 자신들이 재량권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은행으로부터 언제든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회사를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더 많은 돈을 빌려서 더 많은 설비를 짓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 결과,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공장을 짓느라 막대한 규모의 부채가 축적되고 또한 헛되게 낭비된다. “중국에서는 크기가 중요하다.”
중국의 국가 소유 체계가 가진 현실적인 이점은 시장경제에 비해 부실기업 정리가 더 용이하다는 것이 아니라 정리를 미루는 게 더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미룰 수는 없다. 은행은 악성 채무를 장부에 남겨두고 정부가 묵인하는 가운데 악성이 아닌 척한다. 악성 채무가 쌓이는 것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빈털터리 기업들이 계속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 얼마나 많은 좀비 기업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2016년 IMF는 지방정부들이 발표한 데이터를 대조해 11개 성에 걸쳐 3500개의 국영 좀비 기업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약간 낮게 잡은 수치로 보인다. 은행들은 보유 자산의 2퍼센트가 악성으로 바뀌었다고 보고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실제 수치가 15퍼센트에 가까울 것이라고 의심한다. 은행들이 자금 회수를 요구하는 대신 기업들을 살려놓는 쪽을 택하기 때문이다.


사회 안정을 위해 희생되는 경제의 건전성
리커창 총리는 2015년에 중국 좀비 기업을 도와서 생명을 유지하고 잘살게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관용의 핵심에는 사회 불안정에 대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사회 안정은 지난 10년간 중국공산당이 그 무엇보다 관심을 쏟은 문제였다. 감시 능력을 향상시키고, 소셜미디어를 모니터하고, 국내 안보를 강화하는 데 막대한 돈이 투입되었다.
지방 관리는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아무리 성공했다 할지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시위가 한 번이라도 벌어지면 승진이 자동적으로 봉쇄된다. 사회 안정 앞에서 다른 모든 성과는 의미가 퇴색된다. 따라서 관리들은 기업을 살리고, 노동자 고용을 유지하고, 연금을 보호하려는 동기를 갖게 된다. 민간기업에서 주로 일하는 사람은 대개 이주 노동자로,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법에 따라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국영기업 직원은 보통 현지 주민이 많고, 그들은 일자리를 잃어도 달리 갈 곳이 없으므로 항의 행동을 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국영기업은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방정부는 국영기업이 좀비가 되더라도 함부로 청산하지 못한다.
지방정부는 기업이 설령 좀비 상태가 된다 해도 여전히 세입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