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F.드사드
『사제와죽어가는자의대화』
‘사드’를읽다
?D.A.F.드사드사후200주기를맞이하여
1사제와죽어가는자의대화
2소돔120일혹은방탕주의학교
3알린과발쿠르혹은철학소설
4미덕의불운
5쥐스틴혹은미덕의불행
6라누벨쥐스틴혹은미덕의불행
7언니쥘리에트이야기혹은악덕의번영
8규방철학
9사랑의죄악,영웅적이고비극적인이야기들
10짧은이야기들,콩트와우화들
11강주후작부인
12옥스티에른혹은방탕주의의불행
13이탈리아기행
14노트와일기,서한집
“18세기를휩쓴자유의파도가사드를태어나게했다.19세기는그를검열하고잊어버리느라무진애를썼다.20세기는야단법석부정적인모습으로그를드러내는데아주열심이었다.이제21세기는명확한의미로그를고찰하는일에매진하게될것이다.”
?필리프솔레르스
도나시앵알퐁스프랑수아드사드(DonatienAlphonseFran?oisdeSade).오랜시간,사드후작(마르키드사드)의이름은스캔들을동반해왔다.우선그의생애가그러했으며,그가남긴글들또한음란하다는추문에뒤덮여왔다.물론사드를읽는다는것은일차적으로물리적인거북함을감수해야만하는일이다.그러나이러한거북함은,시간이흐를수록아주희귀한문학적쾌감으로변하게된다.
2014년,D.A.F.드사드사후200주기를맞아프랑스에서는사드를재조명하는움직임이활발했다.장자크포베르와함께1986년부터1991년까지사드전집을기획출간했던아니르브룅은사드연구서두권을저술했고,사드의대표작『소돔120일혹은방탕주의학교』에새로운서문을더해펴냈다.또한사드의작품들이여러판본으로재출간됐다.그리고안타깝게도,20대초반에자신의출판사를차려사드의전작을1947~1970년과1986~1991년두차례에걸쳐펴내고사드전기를집필하며사드연구의새지평을연바있는장자크포베르가2014년9월27일여든여덟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이제한국에서,사드사후200주기인2014년12월부터,수년간사드연구에매진해온번역가성귀수와워크룸프레스가함께사드전집을펴낸다.국내에처음소개되는,사드의기본사상이드러나는글9편과사드에대한기욤아폴리네르의장문의해설,사드의생애와당시시대적배경이어우러진자료,사드의생전/사후출간작목록등사드를알기위한기본텍스트들로구성된사드전집1권『사제와죽어가는자의대화』를시작으로,1년에1~2권씩약10년간사드의전작을14권에걸쳐출간한다.그간국내에는사드의개별작품이간간이소개되어왔다.그러나사드의작품세계전반을본격적으로조명하며사드텍스트의가장큰특징인‘글쓰기(?criture)’를주목한적은없었다.우리는더이상사드를단지광적인성향을지녔던,한시대를풍미했던지나간작가로여기지않는다.필리프솔레르스의말대로,이제사드를명확히고찰해야하는시대가도래했다.오늘날그의이름은문학뿐아니라언어학,철학,심리학,사회학,정치학,의학,신학,예술등인간을논하는거의모든분야의담론에등장한다.이는그의독보적상상력이펼쳐보인전인미답의세계가인간의가장심오하면서치명적인영역의비밀들을폭로하고있다는방증이다.그런뜻에서,우리모두는사드적(sadique)이다.
사드와‘글쓰기’
“‘글쓰기(?criture)’,사드의고유한광기.”
?모리스블랑쇼
프랑스대혁명을통한구체제붕괴와공포정치,혁명전쟁그리고나폴레옹의등극과몰락에이르는유럽의격동기에귀족으로태어난D.A.F.드사드는사회에서받아들여지기힘든기상천외한행각으로인해15년간감옥에,14년간정신병원에머물러야했다.수감생활중그가써낸엄청난분량의글은대부분압수당해불태워지거나분실되었고,50대에접어들어발표한일부작품들은오명을낳았다.사후극소수작가들이진가를알아보았으나,20세기초현실주의가도래하기전까지100여년간,그는미치광이작가로머물러야했다.
20세기들어와사드의글을문학텍스트로진지하게접근하기시작한이들중으뜸은단연기욤아폴리네르이다.(1904년독일인의사이반블로흐[가명오이겐뒤렌]가<소돔120일혹은방탕주의학교>를출간했지만,이는의학적호기심에서비롯된것이었다.)아폴리네르는1909년사드의주요소설을선집으로묶어『사드후작작품집』을펴냈고,그서두에장문의해설을첨부했다.이를시발점으로사드에대한초현실주의진영의관심이폭발했고,비로소순수문학으로서사드의작품이논의되기시작했다.아폴리네르의뒤를이어모리스엔과질베르렐리는사드의작품을온전히복원하는데공헌했는데,모리스엔은앞서오이겐뒤렌이출간한『소돔120일』을정밀히검토해재출간했고(1931년),질베르렐리는사드에관한방대한자료를수집해1952~7년세계최초의체계적인사드전기『사드후작의생애』를펴낸후,1989년까지이를수정하고보완했다.또한질베르렐리는1962년15권분량의사드전집을펴낸이후1973년까지세차례에걸쳐매번8권짜리합본형개정판을펴냈다.앞서언급된,사드사후200주기되는해에세상을떠난장자크포베르역시두차례에걸쳐사드전작을펴내고(1947~70년,1986~91년)사드전기『살아있는사드』(1986~90)를집필했다.
이렇게사드연구의기본토대를닦은이들에이어,사드를새롭게바라본현대작가들이있다.문학의전통적개념을전복시키고‘글쓰기(?criture)’라는새로운관점으로세계를바라본텔켈(TelQuel)그룹비평가들에게,사드는‘텍스트’다.모리스블랑쇼는사드의‘글쓰기’를자연과신,인간을말살하는부정(否定)의체험으로보면서,“‘글쓰기’야말로사드의고유한광기”라고정의한다.그는사드의문장에서보이는끊임없는반복현상도“자유를표명하는글쓰기의순환”으로해석해야한다고주장한다.롤랑바르트역시사드를“언어의창안자”로본다.그는소위말하는‘사디슴(sadisme)’이란사드의텍스트에담긴“투박한내용”일뿐,핵심은그에피소드와장면들,행위와자세들을조작하는‘문법’과그것들을표현할수있는‘언어’의발명에있음을간파한다.
그리하여이미장폴브리겔리의사드전기『사드,삶과전설』(번역서제목:사드?불멸의에로티스트)를번역해2006년국내에소개하는등오랜시간사드연구에천착해온번역가성귀수는이번사드전집을여는1권의첫해설에서이렇게고백한다.
“『소돔120일혹은방탕주의학교』에혼비백산하여사드를화형대에세우는그야말로‘사디슴적’인행위와이처럼‘희귀한쾌감’을찾아텍스트의켜를한겹씩벗겨들어가는독서의거리는상상이상으로멀다.이제시작하는사드전작번역의험난한길은바로그런먼거리에대한쓰라린자각에서시작한다.”
사드전집구성에대하여
현재우리가접하는사드의각종글(소설,희곡,편지,일기,시,기행문,그밖에소책자로묶일만한산문들)은일정한시점에일목요연하게집대성된것이아니라,상당부분흩어지거나분실된상태에서오랜세월에걸친발굴과복원작업을통해한편한편사드의문헌목록에이름을올린것들이다.따라서그작업은아직도현재진행형일수밖에없으며,고로그의작품집에는엄밀한의미의‘결정판(?ditiond?finitive)’이라는명칭을붙일수없거나,붙인다해도무의미하다.질베르렐리가1960년대에사드전집을펴내면서‘결정판’이라는명칭을붙였으나,그이후에도새롭게발굴된글들이있다는사실이대표적사례다.우리는이번사드전집을만들면서사드가남긴글가운데현재까지확인된소설작품을총망라해싣는것을우선의목표로삼는다.여기에더해희곡작품과기행문,편지글,그밖의운문과산문은부득이중요도를기준으로선별하여수록함을밝힌다.
사드전집은다음과같은체제로진행될것이다.번역할텍스트는,질베르렐리가1962년15권분량의사드전집을펴낸이후1973년까지모두세차례에걸쳐매번8권(I~XVI)짜리합본형개정판을출간한중에서,두번째개정판본인세르클뒤리브르프레시외(CercleduLivrepr?cieux)판(版)『사드후작전집,결정판(OEuvrescompl?tesduMarquisdeSade,?ditiond?finitive)』(1966~7)을저본으로삼았다.여기에,1990년에서1998년까지미셸들롱의주도하에갈리마르출판사에서출간된‘비블리오테크드라플레이아드(Biblioth?quedelaPl?iade)’판『사드작품집(Sade,OEuvres)』과1986년부터1991년까지장자크포베르와아니르브룅의주도하에출간된‘포베르(Pauvert)’판『사드후작전집(OEuvrescompl?tesduMarquisdeSade)』을부분적으로참고했다.그밖에1968년장자크포베르사에서나온네권분량의『라누벨(新)쥐스틴혹은미덕의불행』과1954년역시장자크포베르사에서나온여섯권분량의『언니쥘리에트이야기혹은악덕의번영』을비롯하여,개별작품에따라다수의단행본을참고했다.각권마다1)해설,2)작품,3)자료의순서로글이배열되며,1권에서는‘부록’으로「사드와그의시대」(작가연보)와「작품연보」를추가한다.‘자료’는사드작품에관한후대의평론을위주로하되,그때마다작품이해의수준을높이는데도움이될만한저자혹은연구자의글을수록한다.
책에수록된각글에대하여
?사제와죽어가는자의대화
사드가뱅센감옥에결정적으로수감된지4년째되는해이자42세에접어들무렵완성된작품.저자생전에는출간되지못했다.19세기내내파리의경매시장을떠돌던원고는1920년11월6일드루오경매장에서체계적인사드연구의선구자모리스엔에의해발견되어,1926년스탕달출판사를통해비로소세상에정식소개되었다.
이작품은‘죽음을앞둔사람의성찰’이라는철학적,종교적테마가서로대극을이루는양자간대화의연극적장치를통해생동감있게펼쳐지는과정을보여준다.유물론과무신론,쾌락주의가혼융된18세기무신론적자유사상(libertinage)을본격적으로천착하는사드의초기모습이반영되어있다.향후초지일관하게펼쳐질사드의진면목이이길지않은작품속에씨앗의형태로조목조목포진해있다.단순히신의존재를요구하지않는자연의개념을넘어,인간을타락시키고파멸시키는무자비한자연의개념위에정립되어있는사드의무신론은18세기철학에만연한반종교적인사상들(백과전서파의이신론,자연을의인화하여떠받드는범신론)과는그격을달리한다.그것은어떤문제든하나의논리를극단으로몰아가는비타협적인정신세계에서만나올수있는이론으로,사드가앞으로보여줄사상적행보의가장큰특징이다.
? 무도회에서첫눈에반해버린C모(某)양에게
? L양을위한연가
? L양의초상
사드의5대손(孫)그자비에드사드가보관하고있던원고를질베르렐리가‘세르클뒤리브르프레시외’판사드전집을만들면서입수해세상에첫선을보인문헌이다.사드는스물세살(1763년)부터서른여덟살(1778년)에감옥에갇히기까지그야말로방탕의구렁텅이를마음껏뒹굴었는데,이세편의글은모두사드가20대때쓴글이다.이니셜로표기한여인들중C모양만확인이안되고나머지두L양은근접한추정이이루어진상태다.편지가쓰인시기로보나그내용으로보나,세여성모두떳떳한연정의대상이아니라는것이공통점이라면공통점이다.
? 독서노트제4권혹은수상록
두차례의스캔들을치른후사드는뱅센감옥에수감되고,그곳에서엄청난양의책을읽어나간다.그가운데일종의독후감을여러권의독서노트에담았고,그중유일하게오늘날까지전해져온한권이이것이다.철학자로서사드는완전히독창적인사상을표출했다기보다당대를풍미한라메트리,돌바크,엘베시우스등의무신론적유물론사상과달랑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