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p (입장들)

warp (입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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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워크룸 한국 문학 ‘입장들’의 첫 책은 이상우의 『warp』이다.『warp』는 글이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모습, 우리가 글 본연의 모습이라고 익히 알고 있는 형태를 보란 듯이 왜곡하면서 시작된다. 잘 쓴 글로 통용되는 원래 모습이 사라지고 나타난 낯선 글의 기이한 매끄러움. 한국어 문법과 일반적인 이야기 구조를 비껴난 문장들이 하나씩 만들어가는 말들이 가까스로 읽히는 순간, 우리는 거의 모든 문학적 실험이 수행되고 지나간 이후인 이 시대의 잘 쓴 글을 새롭게 정의하게 된다.
저자

이상우

저자이상우는소설집『프리즘』(문학동네,2015)을썼다.

목차

계단에앉아있는사람들
한남대교에서바라본국회의사당의둥그런지붕빛깔
그곳으로이곳이

출판사 서평

워크룸한국문학‘입장들’
우리가당면하게된이름들.
정영문,이상우,배수아,정지돈,한유주.워크룸프레스는이들을워크룸의한국문학작가로택했다.우리는다섯작가를오래주목해왔고,계속지켜보기로했다.이들은그동안새롭고탁월한글들을써왔고어떤식으로든문학의경계를넓혀갈이름들이다.적어도우리는이들을그렇게바라보고있고,그렇게바라보는시선이있는한,이들은문학에서새롭고탁월한자리를계속마련해나갈수있을것이다.
‘입장들’은출간되기시작했지만,이총서는현재한국문학의입장이아닐수있다.차라리우리가앞으로처하게되기를바라는미래를향한의지와결심에가깝다.‘입장들’을발판으로한국문학이지금이러한입장에놓여있다고말할수있게되기를바라며,워크룸한국문학‘입장들’을펴낸다.

워크룸한국문학‘입장들’의첫책은이상우의『warp』이다.

잘쓴글
이상우의글은잘쓴글,혹은글을잘쓴다는말을다시생각하게끔한다.잘쓴글은어떠한글인가?글을잘쓴다는것은어떠한행위인가?당신은어떠한글을읽고서잘썼다는생각을하게되는가?
이상우의글은이미지에서시작되고이미지로남는다.느슨한3부작『warp』에서,이미지는지배적이다.3부작의첫단편「계단에앉아있는사람들」은작가가제목그대로계단에앉아있는사람들을떠올리며쓰게된글이다.의미아닌이미지가지배하는소설을꿈꾸며시작된글은비문으로읽힐법한문장으로시작되고끝난다.비문들이흘러가고,단편들이지나간다.말이되지않는듯한말들이이야기같지않은이야기들을흘리며지나간다.실험적인단편영화숏들이뒤섞인듯한문장들은랩처럼읽히기도한다.이미지의리듬.혼돈끝에결국소리내어읽어보게되는,의도된비문들의중얼거림.비문들사이에파랗고크고인위적인실제이미지가등장하고,어린시절에대한회상이구글번역기를통해생소한언어로불완전하게옮겨져제대로읽히지못한채지면을차지하고,가로쓰기에익숙해진시선을세로쓰기가교란하고,무작위로조합되어아무것도증명해내지못하는위상수학공식과무생물을닮은위키피디아문서가흐름을가로지르고,문단마다문체가바뀐다.세번째단편「그곳으로이곳이」의구성또한익숙하지않다.20대로대표되는젊음그리고물리적이기라기보다심상적으로다가오는공간인지가불러일으키는우울함이나공허함같은것들의기운을다루는이단편은제목보다본문이먼저등장하며,소설속에소설이등장하고,본문의목소리가QR코드를통해새어나온다.원래의모습에서휘어지고틀어지고비뚤어진,왜곡된글.『warp』는이렇게글이가지고있다고알려진모습,우리가글본연의모습이라고익히알고있는형태를보란듯이왜곡하면서시작된다.잘쓴글로통용되는원래모습이사라지고나타난낯선글의기이한매끄러움.한국어문법과일반적인이야기구조를비껴난문장들이하나씩만들어가는말들이가까스로읽히는순간,우리는거의모든문학적실험이수행되고지나간이후인이시대의잘쓴글을새롭게정의하게된다.알려진대로잘쓰기는쉬울수있다.알려지지않은대로잘쓰기는확실히어렵다.

21세기의첫문학
『warp』의두번째단편「한남대교에서바라본국회의사당의둥그런지붕빛깔」은다음의질문에서시작되었다.언어는이미지보다,영상보다느릴수있을까?
이상우의소설은문체에서시작된다.소설을한편쓸때마다문체를하나씩만들어내는식이다.그는첫소설집『프리즘』(2015)을낸후“언어는,문장은어쩔수없이이미지보다빠르고소리보다느리다.”고생각했었다.온전한문장은그안에담긴품사들의정보값과그조합이이루는‘무드’때문에이미지보다빠를수밖에없다고보았기때문이다.언어가문장이될때,거의필연적으로역사와문학사등에많은것들을기대게되는데,따라서현재까지도문학,적어도대다수의소설은과거에기대고있다는판단.문장을문장으로사용할경우,문학이작가가바라는‘현대’의자리를얻기는힘들겠다는우려.이후그는문자가인간에게지각되는속도에대해계속고민해왔고,이소설은그가불가능하다고생각해왔던속도를이용한작업의결과다.작가는문자단위로이루어진언어이미지덩어리들이어디까지느려질수있는지실험한다.문장의형태를버리고,즉단어를문장으로구성하려다말고,글자를읽고지각되는감각들을생각하면서,하나의서술어가앞뒤로영향을미치게하면서때로는서술어의앞뒤를바꾸고,때로는특정단어들을반복하며리듬을더하기.이는글을쓰는행위에대한작가의답이되기도하지만글을읽는행위에대한작가의질문이기도하며,나아가작가는이글을읽은이가이후이글을떠올릴때무엇을떠올릴수있을지궁금해한다.
그런데왜글이이미지보다느려지도록시도하는가?작가는‘무드’를변형시키고싶어서였다고답한다.걸출한작가들의전례로보건대글의무드를아예없애기는어려워보이지만,무드를변형시키거나진화시킬수는있겠다는판단에서였다.문장의시간을한계이상으로늦춰보면서,문장으로과거문학사에기대지않으면서,새로운무드,오래전존재했었지만아주오랫동안잊힌태초의소설적무드를만들어보기.작가는인류에게문자가생기고나서발생한최초의소설이어쩌면이러한형태였을지도모른다고상상한다.
문장을문장으로사용하기를거부한끝에이제비로소과거를벗어난문장,현대의자리를획득한글,마침내새로운소설.우리는이상우의『warp』가21세기의첫문학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