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1930년대 일본의 활자, 사진, 인쇄 | 양장본 Hardcover)

하라 히로무와 근대 타이포그래피 (1930년대 일본의 활자, 사진, 인쇄 |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일본 그래픽 디자인의 거장 하라 히로무의 삶과 작업
일본을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히로무(原弘, 1903~86년)를 다룬 평전.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본 근대 디자인 역사 연구자인 가와하타 나오미치(川畑直道)는 하라 히로무의 작품과 저작뿐 아니라 그를 다룬 각종 문헌을 통해 기술과 윤리에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 그의 삶을 추적하고, 이를 프리즘 삼아 193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 한 근대 타이포그래피의 면면을 살핀다. 그러면서도 그의 업적만을 소개하는 데 치중해온 기존의 평전들과 궤를 달리한다. 한국에 하라 히로무를 본격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이 책은 앞으로 그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늘 인용되어야 할 제1차 자료다.
저자

가와하타나오미치

저자가와하타나오미치는그래픽디자이너겸일본근대디자인역사연구가.1961년나가사키현사세보시에서태어났다.편저로『청춘도록,고노다카시초기작품집(?春?會,河野鷹思初期作品集),『지면위의모더니즘(紙上のモダニズム)』,『야마나하야오(山名文夫)』,『가메쿠라유사쿠(?倉雄策)』가있고,공저로『모더니즘/내셔널리즘(モダニズム/ナショナリズム)』,『클래식모던(クラシックモダン)』,『‘인쇄잡지’와그시대(「印刷雜誌」とその時代)』,『이타가키다카오,클래식모던』(板垣鷹?,クラシックモダン),『‘제국’과미술(「帝?」と美術)』이있다.

목차

옮긴이서문
서문:하라히로무의관점

1.타이포그래피이론수용
활자와책이길러내다
구성주의를향한눈빛
엘레멘타레튀포그라피를지지하다
노이에튀포그라피이론으로

2.활자와사진:튀포포토
일본이받아들인튀포포토
시각전달로서의튀포포토
튀포포토와전시공간

3.새로운디자인모색
일본공방:새로운그래픽을향해
중앙공방:광고사진실험실
도쿄인쇄미술가집단과활판포스터
포드인가,모리스인가:‘현대’를향한시선

4.대외선전과구문타이포그래피
대회선전의길:국제보도사진협회
이노우에요시미쓰의구문인쇄연구회
『프런트』의양면성

5.전후계승,그리고침묵
그래픽과장정:문화사와그이후
전후침묵:‘우리의신활판술’과의거리

지은이후기
하라히로무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일본을대표하는그래픽디자이너하라히로무(原弘,1903~86년)를다룬『하라히로무와근대타이포그래피:1930년대일본의활자·사진·인쇄』가워크룸프레스에서출간되었다.그래픽디자이너이자일본근대디자인역사연구자인가와하타나오미치(川畑直道)는하라히로무의작품과저작뿐아니라그를다룬각종문헌을통해기술과윤리에서빛과그림자가공존한그의삶을추적하고,이를프리즘삼아1930년대일본을중심으로한근대타이포그래피의면면을살핀다.그러면서도그의업적만을소개하는데치중해온기존의평전들과궤를달리한다.한국에하라히로무를본격적으로처음소개하는이책은앞으로그의삶과작품을이해하고연구하는데늘인용되어야할제1차자료다.

하라히로무,그는누구인가

일본에서문화적으로가장풍요로웠던쇼와(昭和)시대(1926~89년)를대표하는그래픽디자이너.얀치홀트(JanTschichold,1902~74년)가‘새로운타이포그래피’로촉발한서구모더니즘디자인을거의동시대에일본에소개하고,일본적으로재해석하는데성공한것으로평가받는인물.일본디자인센터를창설하는데참여해디자인비즈니스의최전선에서활약한인물.“활자로치면,명조같은사람.”조형미술학원,무사시노미술대학등의교육기관에서후학을양성하는데20여년을바친교육자.그럼에도자신은장정가(?幀家)로만불리기를원한인물.이렇듯디자인의거의모든분야에서활약한그를한마디로정의내리기란여간어려운일이아니다.그는과연어떤삶을살았을까.

그를타이포그래피의세계로처음이끈이는그의아버지하라시로(原四?)였다.그는하라가태어나기전부터자신의형하라유마(原勇馬)와활판인쇄소핫코도(?光堂)를운영하고,시나노사진회등의단체를결성해사진집『이나노하나』등을발행한인쇄및출판인이었다.나가노현시골(현이다시)의수재였던하라가도쿄로상경해도쿄부립공예학교평판과(이후‘재판인쇄과’로개칭)로진학한것은일차적으로는아버지가일으킨가업을잇기위해서였다.하지만그는숙부이자영문학자인오카무라지비키(岡村千曳)의도움으로숙식을해결하면서그동안접하기어려웠던양서(洋書)를탐독하고,학교에서는타이포그래피의매력에빠진다.결국졸업후학교에남아조수로일하기시작하면서그의삶은고향의아버지가기대한‘현장기술’에서디자인자체로오롯이향한다.

바우하우스,얀치홀트,노이에튀포그라피

처음에는강한호기심에지나지않았던타이포그래피에대한그의흥미는또한번전환된다.1925년미술지『미즈에(みづゑ)』에연재된기사「국립바우하우스」를통해서였다.이를통해그는독일의조형학교바우하우스(Bauhaus),나아가(자신과불과한살차이인)치홀트의존재를알게된다.당시유럽의예술가들은노이에튀포그라피(NeueTypographie,새로운타이포그래피),튀포포토(Typophoto,활자-사진),포토몽타주,레이아웃,그래픽디자인등새로운기술과그것이지향해야할가치를고민했고,미국의크고작은기업들은이런기술의진보를더욱가속화했다.하라는이렇게말하곤했다.“[헤르베르트]바이어와치홀트가내스승이었다.아마죽는순간까지나는그들의영향에서벗어나지못할것이다.”하지만그는바다건너서구에서약동한움직임을단순한스타일이아닌,동시대적시각전달의기본원리로받아들이고,이를당시의활자·문자환경에서검증하고재해석하는데매진했다.

치홀트는이렇게말했다.“현대에만들어진인쇄물은어떤것도현대의표식을붙여야만하며과거인쇄물의모방이어서는안된다.”치홀트의제언을교본삼아‘T형포드’로대변되는‘현대’에강한지지를보낸하라는새로운그래픽,사진포스터,활판포스터등을통해갖가지실험을하며전통에맞섰다.하지만동시에‘현대’를이루는기능주의와기계미학에지배되는상황에서이상과현실의모순에딜레마를느꼈다.“현대도안가는밤낮없이‘켈름스코트(Kelmscott)’에살다시피해서는안된다.”이렇게주장한그가그린‘현대’,즉‘합리적미래’는어떤모습이었을까.

1930년대활판인쇄현장에서장인들은납중독의위험에노출된상태로온종일서서일해야했다.디자인에대한인식은부족했고,마감이닥치면철야를강요받곤했다.자신의생활은없었다.이런상황은‘레이아웃맨(일본에서‘디자이너’를일컫던명칭)’에게도크게다르지않았다.하라가그린미래는사진이나활자등디자인에필요한재료가미리준비돼디자이너의의도대로몽타주할수있는환경이었다.그리고그런바람의연장선에도쿄인쇄미술가집단,일본공방,중앙공방등의동인활동과다케오양지점(현다케오주식회사)를위한종이디자인등의활동이있었을것이다.하지만이는하라가활동한시기에이루어지기에는요원했다.그미래가실현된것은그가세상을떠난뒤개인용컴퓨터를통해서였다.

빛과그림자

이렇듯디자이너의열악한작업환경을타개하기위한노동운동가,또는디자이너의역할과가치를알리는계급운동가의역할을자처하기도한그의화려한이력에는한가지,그렇지만퍽어두운그림자가있다.제2차세계대전의태평양전쟁시기일본육군참모본부의직속출판사인동방사(東方社)설립에참여해제국주의군사선전지『프런트(Front)』의아트디렉팅을맡은행적이다.그는동방사에서그동안익힌지식과기술을침략국의프로파간다에적용했다.

단순히하라한명만의과(過)라고는단정할수없겠지만,『프런트』는사진을몽타주해전투기와탱크수를늘리는등다양한수법으로일본의전력을과장하고,비행훈련사진에추락하는적기를몽타주해공중전승리로조작하는사진을실었다.각신문사는이사진에가짜캡션을달아승전보로사용했다.그런기술이있는지조차몰랐던당시사람들에게조작된사진의힘은실로위력적이었다.

지은이는일본디자인계에서터부시해온그의동방사시절행적을하나하나밝히지만,결론을내리기보다독자에게판단을맡기는쪽을택한다.“전후하라는『프런트』에관해침묵으로일관하면서잡지만큼은소중히보관했다.장서수만권가운데대부분은별실서고에있었지만,『프런트』는그보다비교적손이닿을만한곳에있었다.하지만그곳은서재구석가장밑단으로얼핏밖에서보면헤아릴수없는곳이었다.이미묘한거리감이야말로『프런트』에대한하라의애증을드러낸다.”

이후하라의모습은널리알려진바와같다.1947년사카구치안고(坂口安吾)의『타락론(?落論)』,1952년일본에‘전집붐’을일으킨가도카와서점의‘쇼와문학전집(昭和文?全集)’,1959년‘세계문학전집’등그는3,000여점의단행본과잡지를디자인하는데여생을바친다.

하라의말대로디자인은기술이며합목적성을띠어야한다.하지만누군가를도울뿐아니라해칠수도있는것이기술이기에그목적은윤리적여과를거쳐야한다.기술과윤리가극명하게대립하는인물로그는오늘날우리앞에다시섰다.판단은우리의몫이다.

[책속으로추가]

“노이에튀포그라피든우리의신활판술이든결국미완으로끝났다.하지만이는결과일뿐이고,과정은무의미하지않다.하라가일차적으로수확한것은자기내부에싹틔운문제의식이었다.사회와디자인의관계를숙고해시대와인쇄매체뿐아니라내용과형식의관계를탐구하는일이야말로그가타이포그래피와그래픽디자인에서탐구해온문제,즉‘비예술’로서의합목적적디자인이며,그런목적의식이나가치기준,무엇보다이과정에서기른실험정신이야말로가장큰수확이다.”(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