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vs 패션

패션 vs 패션

$15.00
Description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패션과 옷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패션을 렌즈 삼아 세상을 바라보는 이 책은, 처음부터 패션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그런 말을 미끼로 던지고 반전을 꾀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최근의 패션은 예전만큼 흥미롭지 못하다.” 그러나 패션이 평범한 이들의 삶에서 멀어져가고 있음에도 옷이란 너무나 가까이에 있고, 또 그걸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있기 때문에 이걸 완전히 속세에서 떨어뜨리긴 어렵다. 패션이 아니더라도 기호나 취향으로서 이 분야는 계속 존재할 것이며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움직여온 패션과 옷, 그리고 그걸 가지고 현대인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박세진

저자박세진은『패션vs.패션』은지금-여기의패션에대한비평이자제안서다.타임라인처럼흘러가는지금이시간,결코손에쥘수없는이미묘한흐름을뭐라고설명해야할지답답한,때로는파열과붕괴사이에서새로움을갈망하는이들에게이책을추천한다.

목차

들어가며서문:패션을바라보는눈

1부:패션은어떻게무의미해지는가
질샌더대(對)질샌더
알렉산더맥퀸의죽음
톰포드,사라지는패션
잉여의종말

2부:옷은어떻게유의미해지는가
스타일과코스프레
VAN,복제착탈식패션의프로토타입
패스트패션의도래

3부:패션과옷의또다른길
페티시와롤리타,망가진마음의힘
패딩전성시대
케이(K),패션의미래가될가능성
비싼,페미니즘

맺으며:어제의옷,내일의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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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패션은어떻게무의미해지는가

『패션vs.패션』은패션을렌즈삼아세상을바라본다.그런데이책은처음부터패션이무의미해지고있다고말한다.독자들의호기심을불러일으키기위해그런말을미끼로던지고반전을꾀하는게아니라말그대로“최근의패션은예전만큼흥미롭지못하다”는것이다.“여기서‘예전’은1980년대와1990년대,조금더넓게보자면2차대전이후부터21세기전까지를말한다.‘흥미롭다’는말은그래도한때소수의디자이너들이신선한실험을시도했고,그게세상여기저기에널리며어떤현상을만들거나하위문화와함께하는등문화측면에서분투를했고,더불어그런와중에어떤이들은운좋게돈도좀벌었다는의미다.”이책이흥미로워지는건바로이부분부터다.패션이재미없어지는시점이세계가후기자본주의시대로돌입하는시점과정확히맞아떨어지기때문이다.

이책의1부는온전히패션이어떻게무의미해지는지그과정을따라간다.가령패션‘디자이너’질샌더와‘브랜드’질샌더가사람따로이름따로떠돌아다니며서로‘질샌더’라는이름이붙은옷을내놓는모습은패션세계에서소위브랜드가소비되는방식을보여주고,한창잘나가던슈퍼스타디자이너알렉산더맥퀸(1969~2010년)의죽음은패션산업의냉혹한면모를드러낸다.결국2010년대들어정신을차리고보니패션에서재미라든가실험따위는사라지고,우리가맞닥뜨리는건LVMH나케링같은거대한패션제국,대차대조표에따라움직이는경영인들의숫자놀음,그에따른가차없는퇴출,초거부들을위한개인패션쇼뿐이다.

21세기의유니폼,패스트패션

그러나“이런사회및패션산업의변화속에서패션이평범한이들의삶에서멀어져가고있음에도옷이란너무나가까이에”있는존재라는점은달라지지않는다.한마디로인간은옷을입지않고는살아갈수없는것이다.2부는그런의미에서사회적옷입기,즉스타일과코스프레에대한이야기로부터시작한다.“우선스타일이라는단어가패션에서사용되는방식을말해보자면‘옷과삶이일치되어연동되는상태’정도로말할수있다.패션디자이너이브생로랑이‘패션은사라진다,하지만스타일은영원하다’는말을한적이있는데여기에사용된스타일이같은의미다.”이와대비해이책에서말하는코스프레는스타일과대척점에있는‘상황에따른옷입기’다.관혼상제때의례히정해진옷을입는다든가데이트때잡지에서추천한옷을고른다든가하는건모두“시간과장소,상황에맞는옷을고르는행위이고자신의스타일에서발아한게아닌이상일종의코스프레다.”둘모두동기에의해나눠지는사회적옷입기에해당하고어느쪽이낫다고도할수없다.문제는둘중하나를고를수있는선택의폭이점점좁아지는현실이다.즉가처분소득이뻔해지고있는요즘,우리는자의가아닌타의에의해안전한선택,즉코스프레를향한다.

“이과정을압축적으로보여주며결국염가의코스프레브랜드가정상의자리에서게되는과정을우리는전후일본에서아메리칸캐주얼이정착하는과정을통해엿볼수있다.즉세계시민이되며표준복장의필요성이도래하고,회복된경제상황속에서스타일과만듦새에초점을뒀던보다여유로운VAN,이후이걸훨씬저렴하게압축재생산해아메리칸캐주얼을실어나른유니클로의이야기다.”나아가저자는괜히옷때문에고민하지말고,21세기의유니폼으로패스트패션을받아들이고,패션에쓸돈이있으면다른문화생활을즐기라고충고한다.

패션과옷의또다른길

여기까지만본다면이책은패션에흥미를붙여주는대신정나미가떨어지게하는책에가까울텐데,저자의속내가아주그렇지만은않다는사실이3부에서드러난다.사회에서비주류로받아들여지는패시티패션과롤리타패션을소개하며기호나취향으로서패션이가지는의미를말하고,몇년째지겹게이어지는패딩유행과관련해서는거의실용서에가까운분석과구매가이드를제시하기도한다.또한YG엔터테인먼트와SM엔터테인먼트에속한아이돌그룹의의상을정밀분석하는대목에서는패션을즐기는또다른재미와가능성을발견할수있으며,칼라거펠트가샤넬에서선보인2015년용봄여름컬렉션이페미니즘이라는커다란조류와어떻게연동되는지밝힘으로써,그럼에도시대의흐름과함께하는패션의본질을보여준다.패션이무의미해지고있다면,그건아직우리시대를규정하는무언가가제모습을드러내지않았음을뜻할지도모른다.저자의말마따나미래의패션이어떤모습일지우리는아직알지못하고,“그러므로그어떤일탈도여전히가치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