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 라디오 (남희영 소설)

미드나이트 라디오 (남희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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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7년 오늘,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라디오를 켜고 주파수를 맞춘다. 분주한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을 출근시킨 뒤 집안일을 잠시만 뒤로 미루어두고 차 한 잔을 앞에 놓은 가정주부. 정신없는 오전 업무를 마치고 간단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종이컵에 든 믹스커피 한 잔을 홀짝거리는 사무실의 직장인들. 아침 일찍 등교했다가 학원까지 모두 마치고 늦은 밤에야 제 방에 들어와서도 다시 책상 앞에 앉아야만 하는 아이들. 그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시그널을 찾아 잠시 귀를 기울인다.

그곳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바깥세상과 달리, 늘 한결같아 보이는 아날로그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경쟁자이기만 했던 친구들이,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었던 이웃들이, 험악한 뉴스의 주인공들이, 어느새 나와 다르지 않은 사연들의 주인공이 되어 있기도 하다. 밤이 깊어질수록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노란 백열등처럼 라디오 속 이야기들, 사람들, 노래들은 혼자일수록 희미하게 그러나 더욱 따뜻하게 빛을 낸다.

천천히 다이얼을 돌려 나만의 시그널을 찾는 그 일은, 어쩌면 먼 곳에 있어서 오히려 가까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어떤 이를 가만히 더듬어 찾는 일일지도 모른다. 여기, 한밤의 라디오 속 사연과도 같은 여덟 편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들은 깊은 밤, 오히려 홀로인 우리가 세상에 지친 서로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의 조각들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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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남희영

저자남희영은2002년단편소설「버스에타라」로계간『문학과의식』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작품집『컬트동화』『순정동화』『키요미즈무대에서』,장편소설『만능해결사나비』등이있다.

목차

StayGold_StevieWonderㆍ9
FireandRain_JamesTaylorㆍ39
Mr.Radio_E.L.Oㆍ61
Youneededme_AnneMurrayㆍ89
사랑에빠지고싶다_김조한ㆍ121
Wave_AntonioCarlosJobimㆍ151
Thefirsttime_Surfaceㆍ177
GoodbyetoLove_Carpentersㆍ205

출판사 서평

깊은밤,결국혼자인우리가,
낯모르는서로에게기대는가슴따뜻한이야기
남희영은지금까지늘그래왔듯,지금-여기를살아가는우리의이야기를들려준다.그의소설속주인공들은매일같이크고작은상처들을겪어내며2017년대한민국의현재를살아가는성실한가장과,가정주부와,학생들과,청년들과,연인들과,부부들이다.

_돈깨나있는아버지와치맛바람날리는엄마아래서부족한것없이자라,이제는어느새열여섯딸아이를둔대기업의임직원이된중년의남자.곧오십을바라보는나이,아직철없는딸아이뒷바라지할일이한창인데문득정신을차려보니언제실직할지도모르는하루하루를살아가고있다.……이대로,괜찮은걸까?_「StayGold」

_이제열다섯,아직친구들과놀러다니는게더좋고,햄버거와라면이제일맛있다.그런데덜컥아이가생겼고,오히려너무어린탓에아이를없애지도못했다.그렇게갑자기엄마가되어버린지금.아직이름조차지어주지못한아기.아기를사랑한다,아기가아플까봐걱정된다,아기를사랑한다,아기가죽을까봐걱정된다……매일같이쓰는일기장에는극단의문장들로가득채워진다.
_「FireandRain」

_아내의이름을부르는것이어느새익숙지않다.아이의이름으로대신해부르기를몇년.아내덕에큰성공을맛보았고그러면서어느새서로에게무뎌지고소홀해졌다.이혼을하고도얼마가지났는데,오늘몇년만에아내의이름을불러본다.그날밤,깊은밤아내는밤새도록어디를그렇게쏘다닌걸까.그날밤아내의행적을뒤쫓은오늘에야,아내가그렇게죽어버린지금에야,아내에대한사랑을깨닫는다._「사랑에빠지고싶다」

_대구에서는천재소리들으며자라남들모두부러워하는대한민국최고의대학에들어왔다.1년을어찌어찌버티고군대까지제대했는데,학교로돌아갈자신이없다.복학때문에방을알아보고있는지금도마찬가지다.공부는물론이고집안이고뭐고꿀리는거없는서울아이들사이에서견디기가힘들다고어디가서말할수도없다.팔자좋은소리라고들하겠지만,죽기보다싫다.학교로,서울로돌아갈수있을까._「Wave」

_8년만에일터로돌아왔다.자부심까지는아니어도매일같이라디오를들으며일할수있는택시기사라는직업을좋아했다.공부잘하고말잘듣는착한아이들이있어힘들어도힘든줄을몰랐다.그런데어이없는누명을쓰고8년이라는시간을허비했다.그사이아들은서울대법대에들어갔고,제대로뒷바라지해주지도못한딸아이도장학금을받으며체대에들어갔다.고마운일이지만여전히불쑥불쑥울컥거리는마음은달래지지가않는다._「ThefirstTime」

_첫사랑에실패했지만,뒤늦게지금의남편을만나화려하진않아도평범하게,남부럽지않게살아왔다.그런데이제와서말기암이라한다.딱히그리웠던적도없는데이루어지지못한첫사랑을만나고싶다.고맙게도남편이허락해주었다.게다가직접그사람을찾아주었다.지금그사람을만나러간다._「GoodbyetoLove」

"사랑한다.사랑한다.사랑한다.
나는사랑하는아내를꼭껴안는다.숨을크게쉰다.
아내의숨,아내의목소리,아내의냄새,아내의모든것에서향긋한온기가느껴진다.
사랑한다.사랑한다.사랑한다."

『MIDNIGHTRADIO』속주인공들은,모두들크고작은상처들을가지고있다.곧실직할지도모르는가장,철없는열다섯싱글맘소년소녀,고향을떠나낯선서울이두렵기만한청년,억울하게누명을쓰고8년이나복역을하고나온중년의택시기사,평탄하고굴곡없는삶을살다가갑자기말기암진단을받은중년의아내와그남편……
마냥타인의일일수만은없는사연들과그들의상처들.이들은이상처를어떻게극복해나갈까.담담하게,심야라디오의사연처럼소개된이이야기들은,그리고이야기속주인공들은,꼭그렇게,역시라디오속우리들처럼다시담담하게상처를받아들인다.언제실직할지모르는나에게는아직거두어야할철없지만착한딸아이가있고,제삶조차어쩌지못하는열다섯싱글맘에게는같은상처를겪고건강하게일어나는싱글대디친구가있다.낯선도시,낯선사람들이두렵기만한대학생에게는아직시간이있고,미래가있고,이사실을가르쳐주는가족과친구들이있다.억울하게옥살이를하고나온택시기사에게는이제어엿한법학도가되어국가를상대로손해배상청구를할줄아는아들이있고,말기암진단을받은중년의부인에게는그녀의첫사랑마저도지켜주고자하는든든한남편이있다.

작가는섣불리희망을이야기하지는않는다.부풀려진희망과과장된응원대신,작가는담담히우리의이야기를그려보이고,들려주고,또한함께듣는다.
깊은밤,라디오의시그널을통해멀리있는모르는이의사연을듣고가만히응원하는우리들처럼.가만히그들에게사연을이야기하는우리들처럼.
얼굴을마주보고긴수다를떨지않아도,아니,그럴수도없는우리들에게,가만히귀를내어주는시간.라디오를듣는시간.『MIDNIGHTRADIO』속이야기를읽는시간은아마그런시간이될것이다.당신에게,그리고우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