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질하는 어머니들 깡깡이마을 역사 여행 - 너머학교 역사교실 그림책 (양장)

망치질하는 어머니들 깡깡이마을 역사 여행 - 너머학교 역사교실 그림책 (양장)

$15.38
Description
배들의 병원 깡깡이마을의 주인공들을 찾아서
『망치질하는 어머니들 깡깡이마을 역사 여행』은 근대 조선소의 발상지이자 수리 조선소로 유명한 부산시 영도구 깡깡이마을과 그곳에서 일하며 살아온 강인한 어머니들 이야기를 따스하고 아름다운 수채화로 그린 역사 그림책이다. 지난 백여 년 부산과 깡깡이마을의 변화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수리 조선소 여성 노동자들의 평범하지만 감동적인 삶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행정구역으로는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로 불리는 이 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처음으로 엔진이 달린 배를 만든 근대적 조선소, 다나카 조선철공소가 세워진 곳이었다. 70-80년대 원양 어업 전성기에는 수리 조선소 마을로 변신하며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로’ 번성했다. 그런데 왜 깡깡이마을이라고 불릴까? 배 수리의 첫 단계로, 배 표면에 붙은 조개나 따개비, 녹을 망치와 끌로 때려 떼어 낼 때 나는 ‘깡깡 깡깡’ 소리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줄을 매단 널판지(족장)를 타고 배에 올라 깡깡이질을 했던 사람은 대부분 여성들,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남편 대신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들이었다. 귀를 울리는 망치 소리와 날리는 쇳가루, 안전장치 하나 없는 환경에서 일하면서 어머니들은 아이를 키우고 생계를 책임졌다. 그렇게 일하는 보람과 자부심을 알았던 어머니들은 이제는 할머니들이 되었다. 몇 해 전부터 진행된 깡깡이예술마을 공동체 만들기에 함께 하며 글도 쓰고 춤도 추고, 박물관에서 이야기도 들려주는 이 그림책의 주인공들이 되셨다.
부산 지역 활동가이자 문화 기획자인 박진명 선생의 친절한 설명과 부산에서 나고 자란 김민정 작가의 투명한 색채와 따스한 시선을 담은 그림으로 『망치질하는 어머니들 깡깡이마을 역사 여행』은 독자들을 단숨에 깡깡이마을로 데려간다. 책을 읽고 나면 깡깡이 아지매뿐 아니라 자갈치시장과 섬유 공장, 신발 공장 등에서 일했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을 알게 되며, 삶과 역사를 더 풍부하게 상상하게 될 것이다.
너머학교 역사교실 그림책 시리즈의 한 권이다. 같은 시리즈로 『아마존에서 조선까지 고무 따라 역사 여행』, 『조선에서 파리까지 편지 따라 역사 여행』, 『식탁에서 약국까지 설탕 따라 역사 여행』, 『하늘로 날아』, 『세종로 1번지 경복궁 역사 여행』 등이 있다.
저자

박진명글,김민정

부산에서태어나살고있는시인이자지역활동가,문화기획자입니다.지역에서다양한문화적상상을실험하고있습니다.등단은못했지만20년넘게시를써왔습니다.딸이자라면서언어를배우는것을관찰하며기록하여『딸아이의언어생활탐구』를썼습니다.

출판사 서평

영도에최초의근대조선소가생기다

우리나라제2의도시,부산은우리나라남쪽,남해와동해그리고태평양이만나는길목에있어아주옛날부터배가드나드는항구가있었다.영도는바다쪽으로뾰족튀어나온,부산에서가장큰섬이다.바다와산,고층아파트와항구가있는현대부산의전경을시원하게보여준이책은말키우는목장이있던조선시대의영도부터역사속으로독자들을안내한다.임진왜란후에절영도왜관이설치되기도했고,부산이개항된후에는바다를메워서항구가만들어지고영도와육지를잇는최초의도개교도만들어졌다.

최초의근대조선소는일본인다나카의아들이지금의깡깡이마을자리에세운다나카조선철공소였다.이곳에서엔진이달린나무배,일명통통배를만들기시작하자일본인조선소들이잇따라마을에생겨났다.1945년해방이되자일본인들은돌아가고그들이만들었던시설과공장들은그전에일했던사람들이나다른나라에서기술을배워온사람들손으로다시돌아가기시작했다.서서히기술을닦은깡깡이마을조선소들은한국전쟁으로타지역조선소들이피해를입자유엔군강철배도수리할정도로발전을거듭하며전성기를맞이하는데,그계기가바로원양어업이었다.

배들의병원,수리조선일번지깡깡이마을

1970년대들어원양어업이늘어나면서배들이많이필요해졌다.처음에는일본에서중고배들을수입,수리해서배를만들다가80년대에는국산엔진을단배를만들어수출하기도했다.하지만여기저기에대규모조선소들이새로생겨나기시작하면서규모가작은깡깡이마을조선소들은변화를맞는다.그동안쌓은기술을활용해서자동차정비소가있어야자동차가달릴수있듯이,배를수리하는조선소로탈바꿈하게된것이다.

이렇게배들의병원이된깡깡이마을의조선소는90년대까지배와사람들로붐볐다.선박관련부품업체와정비업체들까지수리조선관련업체들이계속생겨났다.하루종일매캐한쇠냄새와기름냄새가떠나지않았고배를고치고부품을만들고깎는소리들로가득했다.여러나라의배들이수리하려고올정도로성황이었던마을에는지금도10곳의수리조선소와200여개가넘는공업사와부품업체,배수리의장인들이남아있다.

깡깡이소리,어머니들의망치질소리

바다를오래항해한배는녹도슬고,조개나따개비같은것들이붙어있어서새로페인트칠을하기전에이물질을떼어내야한다.배에달라붙은찌꺼기나녹을무엇으로뗐을까?바로망치로두드려서떼어냈다.누가무거운망치를들고온종일배에망치질을했을까?바로깡깡이아지매라불렸던이그림책의주인공들이다.

제대로된안전장치는커녕마스크,보호안경,귀마개도없이아파트4~5층높이에매달려3킬로그램이넘는망치를두드리며한번올라가면2시간씩일했다.망치로치고긁어내면나오는쇳가루와먼지를마시고,수천번씩내리칠때마다울리는큰소리도피할수가없었다.아지매들은아이들돌보기,집안살림도대부분자신들의몫이었다고담담하게회고한다.

“새벽일찍나가는엄마를보고어린마음에도그렇게아팠던가봐.”“일하다가도10시가되면뛰어가서애젖먹이고오고….”“한달일한걸로식구들안굶기고애들공부시키고다할수있었기”때문에힘든일을견뎌냈지만참고일만한것은아니다.1970년대중반‘청락부’라는노동조합을만들어건강검진이나임금인상을받아내기도했다.노동조합은90년대에조선소사장들의방해로없어지고말았지만,“힘들어도작업하면서말끔하게해놓으면옷다듬어놓은것처럼이쁘다고.”라며일하는보람과자부심을공유했던,평범하지만비범한분들이었다.

『망치질하는어머니들깡깡이마을역사여행』은이들외에도자갈치시장과섬유공장,신발공장등에서일했던수많은여성들의땀과눈물이빠른경제성장의숨은힘이었음을들려준다.

다채로운예술마을로변신하는깡깡이마을

부산은아주빠르게대도시가되었다.광안리며해운대를찾는관광객이나여행자들도늘어나고문화시설들도생겨났다.겉으로는화려하게변하고있지만인구는계속줄어들고있다.깡깡이마을도예전모습을간직한채나이를먹어인구소멸지역으로꼽힌다.옛날에만들어진배들은낡아서하나둘없어지고,새조선소에서만드는큰배들은깡깡이마을에서수리할수가없게되었다.깡깡이아지매들은할머니들이되었고이제는그라인더를든이주노동자들과몇안남은할머니들이배표면을다듬고있다.

마을도아지매들도사라지는것일까?그렇지않다.한동안조용했던깡깡이마을은몇해전부터다시활기를찾고있다.할머니,할아버지들이시도쓰고춤도추는등동아리활동을하고,마을곳곳에다양한예술작품을그리고설치하며예술마을공동체로변신하고있는것이다.비록오래되고낡았지만그역사와기억을간직하며마을과사람들모두가박물관이자미술관이되고있다.이제그이야기를들으러깡깡이마을로떠나보자.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