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주인의마르크스강의,
빵의발효와부패사이에서자본주의의대안적삶을찾다
이책에서저자는마르크스강의를9강에걸쳐펼쳐내며‘마르크스’와‘천연균-발효’라는두영역을조화롭게접목시키고있다.빵을만들면서빵을만드는데없어서는안되는‘균’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다보니,균들이들려주는목소리가지금으로부터150년전의인물인마르크스의목소리와닮았다는사실을깨닫기시작했기때문이다.
이책에서저자는21세기일본도쿄와산업혁명이일어났던19세기영국런던의노동현실을비교하고있다.성인은물론어린아이들마저저임금?장시간노동을강요받았던과거와마찬가지로현재에도가혹한노동환경은지속되고있다는것이다.더불어상품의조건,가격의비밀,임금의정체,이윤의탄생과정,기술혁신의무용에이르기까지.
그러면서마르크스와천연균과의만남은시작된다.자연계에존재하는모든물질은시간과함께모습을바꾸고언젠가는흙으로돌아간다.즉그들의균형은‘순환’속에서유지되는것이다.그리고이모든것은균의작용에의한‘발효’와‘부패’를통해서이루어진다.그런데이스트처럼인공배양된균은원래부패해서흙으로돌아가야하는물질마저도억지로음식으로바꿔버린다.균은균인데자연의섭리를일탈한‘부패하지않는’음식을만들어내는인위적인균인것이다.
이러한부패하지않는음식은먹거리의가격을낮추고일자리를값싸게만든다.나아가싸구려먹거리는먹거리의안전을희생시키고사용가치를위장함으로써먹거리를만드는사람에게귀속되어야할기술과존엄을빼앗아간다.
“곡물및모든식료품의가격이싸야산업은이익을얻는다.왜냐하면가격을끌어올리는요소가무엇이건간에가격이비싸지면그로인해틀림없이노동력도비싸지기때문이다.(중략)식료품가격은반드시노동의가격에영향을미친다.생활필수품의가격이싸지면노동의가격은계속떨어질것이다.”(『자본론』1권4편10장)
또한먹거리를생산하는노동은지극히단순해져서노동자는아무리오랜시간을일해도고유의기술을습득하지못하게된다.
“기술혁신은결코노동자를풍족하게만들어주지않는다.자본이노동자를지배하고보다많은이윤을얻기위한수단일뿐이다.”(마르크스)
“노동자는기계의부속물로전락하고,부속물로서의그에게는오직가장단순하고가장단조로우며가장손쉽게획득할수있는기술만이요구된다.”(『공산당선언』)
그는『자본론』공부를통해자신이추구하고있는이것을‘부패하는경제’라명명한다.돈은시간이지나도흙으로돌아가지않는다.영원히부패하지않는다는의미다.부패는커녕오히려투자를통해얻는'이윤'과대차(금융)를통해발생하는이자로인해끝없이불어나는성질마저있다.결국이러한‘부패와순환하지않는’돈이자본주의의모순을낳았다는것이다.그는‘부패하는경제’속에서우리는삶이가진본디의의미를찾을수있다고말한다.
수많은실패에도포기하지않고신념을지키기위해불합리에정당하게맞서는그의삶의태도속에서우리는진정한풍요로움이란무엇인가를생각하게된다.또한지속가능한삶과사회에대한그의지향과모색은오늘날의사회를끊임없이발효시킬것이다.
‘이윤’보다는소중한것을위해빵을굽고싶다
넘치지않게가득채우는방법,진정한풍요를배우다
저자의빵집다루마리는사람들로부터‘희한한빵집’이라는별명을얻었다.오카야마역에서전철로두시간넘게걸리는산속의빵집.고택에붙어사는천연균으로만든주종으로발효시킨빵을만들며,그빵의가격은다소비싼편이다.게다가일주일에사흘은휴무,매년한달은장기휴가로문을닫는다.이것은제대로된먹거리에정당한가격을붙여서그것을원하는사람들에게팔고,만드는사람이숙련된기술을가졌다는이유로존경받으려면만드는사람이잘쉴수있어야하고인간답게살수있어야한다는의미다.게다가다루마리의경영이념은‘이윤을남기지않기’다.일반적인경영과마케팅성공잣대를무시하고세상과타협하지않은채최고의빵을만들며,부패와순환작용을통해지역경제를활성화시키기위해노력할뿐이다.
이시골빵집에찾아낸‘부패하여순환하는경제’의핵심은발효와순환,이윤남기지않기,빵과사람키우기,이4가지로,다루마리는이모든것을지향하며실천하고있다.이를위해오늘도다루마리는이스트도첨가물도섞지않고아무리어렵더라도천연효모를발생시켜정성껏빵을만들고있다.앞으로도‘이윤’보다는소중한것을위해빵을굽고싶다는‘작지만커다란’소망을말한다.